‘AI 딥러닝 아버지’의 충고…“터미네이터보다 인간이 더 두려워”

입력 2020.01.14 (08:01) 수정 2020.01.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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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으로 전 세계가 난립니다.

멀고 모호하게만 느껴졌던 AI가 분야를 막론하고 생활에 성큼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CES의 슬로건은 'AI를 우리 일상으로'였습니다.

'AI 시대'는 성큼 다가왔는데, 과연 우리는?

진지한 질문이 필요한 시기. 새해 첫날, 인공지능 딥러닝 분야의 세계적 석학 3인방으로 꼽히는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에게 화상으로 묵직한 질문들을 던져봤습니다.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와 얀 르쿤 페이스북 수석 AI 과학자,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인공지능 딥러닝 분야를 개척한 공으로 2018년 컴퓨터 과학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연관기사] AI, 기회인가? 위기인가?…‘딥러닝 아버지’의 경고

50여 분 넘게 이어진 인터뷰, 핵심 내용을 요약해봤습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AI가 인간지능 초월하면 인류를 공격할 수도 있을까.

"그건 공상 과학이라 생각합니다. 인간 지능 수준의 AI를 만드는 것은 한참 멀었습니다. 저는 타인을 통제하고 권력·돈을 얻기 위해 인간이 AI의 힘을 남용하는 게 더 우려스럽습니다."

AI는 인간 수준 지능에 언제 도달할까.

"그건 예측하기 굉장히 어려워요. 사실 누군가 예측을 한다면, 그 사람을 믿지 말라고 말하고 싶군요."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AI가 한 나라 산업구조까지 바꿀까.

"저렴한 임금을 받는, 노동 집약적인 용역들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자본·기술 집약적인) 제조업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큽니다. 저렴한 노동력에 기댄 국가들에겐 굉장히 중요한 변화죠."

AI 발전 위해 정부가 규제 완화해야 할까.

"아뇨, 전 반대합니다. 강력한 기술이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쓰이고, 남용되지 않도록 정부가 규제에 나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술 변화에 대항하는 백래시(대중의 저항)이 있을 겁니다."

킬러로봇이 실제로 등장할까.

"이미 존재합니다. 중국이 '킬러 드론'을 여러 국가에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전 세계 차원에서 킬러 로봇이 위험하고 부도덕한 기술이라는 데 동감하고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또 다른 부작용도 있을까.

"또 다른 부작용은 광고나 SNS를 통해서 사람들 심리에 영향을 미치거나 조작하는 데 AI가 쓰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정당·국가에서 AI를 통해 사람들이 특정 방향으로 투표하도록 속일 수 있으므로 민주주의에 치명적일 수 있죠."


AI의 혜택이 양극화를 심화시킬까.

"우리가 어떻게 사회를 구성해가는지에 달려있습니다. 일부 기업의 '승자 독식' 현상이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입니다. 일부 기업들이 틈새시장을 장악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더 확대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양극화 해소를 위해 미래엔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은데.

"기본 소득은 부작용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지만, 교육을 포함한 전반적인 사회 안전망을 반드시 재고해봐야 합니다.
사회 과학이나 인문학을 폭넓게 이해하는 시민을 양성하는 교육 시스템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공장에서 일할 사람을 키우는 교육 시스템보다도 말입니다."

한국서는 코딩교육을 조기부터 한다.

"미래 사회는 기술적 전문지식을 갖춘 더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할 것이고 코딩이 큰 역할을 할 겁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엔지니어가 되거나 기술을 다룰 건 아니죠.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그룹의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겁니다. 이런 능력은 컴퓨터가 자동화하기 어려워 매우 중요합니다."


'AI 물결'을 마주할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충고해달라.

"캐나다 정부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초 연구에 투자해왔습니다. 그렇기에 그 당시 산업적 영향력이 전혀 없었던 딥러닝을 탐구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에 대한 투자는 다양화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한국과 같은 나라는 모든 것에 투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산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고 딥러닝처럼 가치가 큰 영역에 대해 전략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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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딥러닝 아버지’의 충고…“터미네이터보다 인간이 더 두려워”
    • 입력 2020-01-14 08:01:55
    • 수정2020-01-16 15:24:02
    취재K
'인공지능(AI)'으로 전 세계가 난립니다.

멀고 모호하게만 느껴졌던 AI가 분야를 막론하고 생활에 성큼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CES의 슬로건은 'AI를 우리 일상으로'였습니다.

'AI 시대'는 성큼 다가왔는데, 과연 우리는?

진지한 질문이 필요한 시기. 새해 첫날, 인공지능 딥러닝 분야의 세계적 석학 3인방으로 꼽히는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에게 화상으로 묵직한 질문들을 던져봤습니다.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와 얀 르쿤 페이스북 수석 AI 과학자,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인공지능 딥러닝 분야를 개척한 공으로 2018년 컴퓨터 과학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연관기사] AI, 기회인가? 위기인가?…‘딥러닝 아버지’의 경고

50여 분 넘게 이어진 인터뷰, 핵심 내용을 요약해봤습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AI가 인간지능 초월하면 인류를 공격할 수도 있을까.

"그건 공상 과학이라 생각합니다. 인간 지능 수준의 AI를 만드는 것은 한참 멀었습니다. 저는 타인을 통제하고 권력·돈을 얻기 위해 인간이 AI의 힘을 남용하는 게 더 우려스럽습니다."

AI는 인간 수준 지능에 언제 도달할까.

"그건 예측하기 굉장히 어려워요. 사실 누군가 예측을 한다면, 그 사람을 믿지 말라고 말하고 싶군요."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AI가 한 나라 산업구조까지 바꿀까.

"저렴한 임금을 받는, 노동 집약적인 용역들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자본·기술 집약적인) 제조업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큽니다. 저렴한 노동력에 기댄 국가들에겐 굉장히 중요한 변화죠."

AI 발전 위해 정부가 규제 완화해야 할까.

"아뇨, 전 반대합니다. 강력한 기술이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쓰이고, 남용되지 않도록 정부가 규제에 나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술 변화에 대항하는 백래시(대중의 저항)이 있을 겁니다."

킬러로봇이 실제로 등장할까.

"이미 존재합니다. 중국이 '킬러 드론'을 여러 국가에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전 세계 차원에서 킬러 로봇이 위험하고 부도덕한 기술이라는 데 동감하고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또 다른 부작용도 있을까.

"또 다른 부작용은 광고나 SNS를 통해서 사람들 심리에 영향을 미치거나 조작하는 데 AI가 쓰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정당·국가에서 AI를 통해 사람들이 특정 방향으로 투표하도록 속일 수 있으므로 민주주의에 치명적일 수 있죠."


AI의 혜택이 양극화를 심화시킬까.

"우리가 어떻게 사회를 구성해가는지에 달려있습니다. 일부 기업의 '승자 독식' 현상이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입니다. 일부 기업들이 틈새시장을 장악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더 확대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양극화 해소를 위해 미래엔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은데.

"기본 소득은 부작용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지만, 교육을 포함한 전반적인 사회 안전망을 반드시 재고해봐야 합니다.
사회 과학이나 인문학을 폭넓게 이해하는 시민을 양성하는 교육 시스템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공장에서 일할 사람을 키우는 교육 시스템보다도 말입니다."

한국서는 코딩교육을 조기부터 한다.

"미래 사회는 기술적 전문지식을 갖춘 더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할 것이고 코딩이 큰 역할을 할 겁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엔지니어가 되거나 기술을 다룰 건 아니죠.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그룹의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겁니다. 이런 능력은 컴퓨터가 자동화하기 어려워 매우 중요합니다."


'AI 물결'을 마주할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충고해달라.

"캐나다 정부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초 연구에 투자해왔습니다. 그렇기에 그 당시 산업적 영향력이 전혀 없었던 딥러닝을 탐구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에 대한 투자는 다양화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한국과 같은 나라는 모든 것에 투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산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고 딥러닝처럼 가치가 큰 영역에 대해 전략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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