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찬물 학대’ 어머니에 ‘살인죄’ 적용 송치

입력 2020.01.20 (16:46) 수정 2020.01.2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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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장애를 앓는 의붓아들을 찬물 속에 장시간 앉아 있게 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계모에게 경찰이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살인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 혐의로 31살 A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0일 오후 6시쯤 여주의 한 아파트에서 언어장애 2급인 의붓아들 9살 B 군이 떠들고 돌아다니는 등 저녁 식사 준비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찬물이 담긴 어린이용 욕조에 1시간가량 속옷만 입고 앉아있게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B 군은 2016년 2월과 5월에도 A 씨에게 학대를 당해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격리 조처됐지만,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2018년 2월 "학교에 보낼 나이가 됐으니 잘 키워보겠다"는 부모에게 인계됐다가 결국 또다시 학대를 당하고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당초 A 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했지만, 법리검토를 거쳐 부작위(不作爲)에 의한 살인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혐의를 바꿨습니다.

부작위는 마땅히 해야 할 위험 방지 의무를 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부작위 살인죄는 일반 살인죄와 같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선 아들을 보호해야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아 숨지게 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경찰은 아울러 "지난해 3∼4차례 아들이 말을 듣지 않을 때 손찌검을 한 적이 있다"는 A 씨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여 그의 진술이 사실이라고 판단, 아동학대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 사건 이후 학대 피해 아동이 가정으로 돌아가 또다시 학대당하지 않는지를 확인하고자 B 군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학대 피해아동 680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 점검에 나섰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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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언어장애를 앓는 의붓아들을 찬물 속에 장시간 앉아 있게 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계모에게 경찰이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살인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 혐의로 31살 A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0일 오후 6시쯤 여주의 한 아파트에서 언어장애 2급인 의붓아들 9살 B 군이 떠들고 돌아다니는 등 저녁 식사 준비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찬물이 담긴 어린이용 욕조에 1시간가량 속옷만 입고 앉아있게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B 군은 2016년 2월과 5월에도 A 씨에게 학대를 당해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격리 조처됐지만,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2018년 2월 "학교에 보낼 나이가 됐으니 잘 키워보겠다"는 부모에게 인계됐다가 결국 또다시 학대를 당하고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당초 A 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했지만, 법리검토를 거쳐 부작위(不作爲)에 의한 살인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혐의를 바꿨습니다.

부작위는 마땅히 해야 할 위험 방지 의무를 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부작위 살인죄는 일반 살인죄와 같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선 아들을 보호해야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아 숨지게 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경찰은 아울러 "지난해 3∼4차례 아들이 말을 듣지 않을 때 손찌검을 한 적이 있다"는 A 씨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여 그의 진술이 사실이라고 판단, 아동학대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 사건 이후 학대 피해 아동이 가정으로 돌아가 또다시 학대당하지 않는지를 확인하고자 B 군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학대 피해아동 680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 점검에 나섰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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