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재심 무죄, 의미와 영향은?

입력 2020.01.20 (20:43) 수정 2020.01.2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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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네,
그럼 여순사건과
재심에 대해 쭉 취재해 온
양창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양 기자,
오늘 여순사건 재심의 무죄 선고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답변1]
네. 이번 재판은
여순사건과 관련한 첫 재심이었고,
무죄 선고도 당연히 처음이었죠.

여순사건 당시 반란에 가담했다는 죄로
사형을 당한 민간인이 죄가 없다고,
72년 만에 법원이 다시 판단을 했다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법적으로 명예 회복을 해 준 건데요.

비슷한 국가폭력 사건인
제주 4.3의 경우를 보면요,
재심에서 무죄가 아니라
공소 기각 판결이 났습니다.

당시 사법기관의 수사와 재판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긴 했지만,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유죄인지 무죄인지는 판단을 안 했습니다.

반면 여순사건 재심의 재판부는
대상자인 고 장환봉 씨에게 적용된 죄목이
전부 무죄라고 확실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정리하자면 과거 여순사건 당시
민간인을 사형시킨 국가의 판단이
정의롭지 못했다, 옳지 못했다.

이들은 국가의 반역 세력이 아니라
무고한 시민이었다.

이 사실을 사법부가 명확히
결론내렸다는 점에서
역사적 판결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질문2] 그만큼
오늘 재판에 쏠린 관심도 컸을 텐데요,
재판정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답변2] 네, 입장을 시작하자마자
여순사건 유족과 기자 등으로
방청석이 가득 찼고요.
서서 볼 자리까지 없을 정도였습니다.

고 장환봉 씨의 두 가지 죄목에 대해
무죄임이 선언될 땐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판결문은 읽은 김 판사는 재판 말미에
"이번 판결의 집행이 위법한 공권력에
의한 것이었음을 사과한다"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김 판사에게
방청객들은 다시 박수를 보냈고요.

김 판사는
장 씨가 좌익도 우익도 아니며
명예로운 철도 공무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하며 선고를 끝냈고요.

그 직후 다른 판사들,
그리고 검사들과 함께 일어나
방청석을 향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재판장의 눈물, 그리고 사과...
다른 재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된 건데요.

여순사건에 얽힌 유족들의 아픔,
그리고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바라는
그들의 간절한 소망이
작용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질문3] 이번 재판,
역사적 의미만큼이나
영향도 클 것 같은데요?

[답변3] 무엇보다
이번에 무죄 판결을 받은
고 장환봉 씨와 같은
군사재판 피해자들의
집단 소송이 예상됩니다.

연구자들은
당시 신문 기사와
기록 등을 근거로 했을 때,

여순사건과 관련한
군사재판이 10차례 열렸고
3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순사건 재심대책위원회는
이런 군사재판 피해자들의 유족을 찾아
한꺼번에 소송을 낼 계획입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공소 기각 판결을 받았던
4.3 재심의 추가 소송에도
이번 무죄 판결이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이번 판결로
여순사건에 대해 관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데요.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고
특별법안 5건은
아직 상임위도 통과를 못해서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지역사회는
이번 재심 판결을 계기로
다시 목소리를 모아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네, 고생하셨습니다.[앵커멘트]
지금까지 양창희 기자였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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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순사건 재심 무죄, 의미와 영향은?
    • 입력 2020-01-20 20:43:32
    • 수정2020-01-20 23:53:57
    뉴스9(순천)
[앵커멘트] 네, 그럼 여순사건과 재심에 대해 쭉 취재해 온 양창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양 기자, 오늘 여순사건 재심의 무죄 선고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답변1] 네. 이번 재판은 여순사건과 관련한 첫 재심이었고, 무죄 선고도 당연히 처음이었죠. 여순사건 당시 반란에 가담했다는 죄로 사형을 당한 민간인이 죄가 없다고, 72년 만에 법원이 다시 판단을 했다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법적으로 명예 회복을 해 준 건데요. 비슷한 국가폭력 사건인 제주 4.3의 경우를 보면요, 재심에서 무죄가 아니라 공소 기각 판결이 났습니다. 당시 사법기관의 수사와 재판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긴 했지만,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유죄인지 무죄인지는 판단을 안 했습니다. 반면 여순사건 재심의 재판부는 대상자인 고 장환봉 씨에게 적용된 죄목이 전부 무죄라고 확실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정리하자면 과거 여순사건 당시 민간인을 사형시킨 국가의 판단이 정의롭지 못했다, 옳지 못했다. 이들은 국가의 반역 세력이 아니라 무고한 시민이었다. 이 사실을 사법부가 명확히 결론내렸다는 점에서 역사적 판결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질문2] 그만큼 오늘 재판에 쏠린 관심도 컸을 텐데요, 재판정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답변2] 네, 입장을 시작하자마자 여순사건 유족과 기자 등으로 방청석이 가득 찼고요. 서서 볼 자리까지 없을 정도였습니다. 고 장환봉 씨의 두 가지 죄목에 대해 무죄임이 선언될 땐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판결문은 읽은 김 판사는 재판 말미에 "이번 판결의 집행이 위법한 공권력에 의한 것이었음을 사과한다"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김 판사에게 방청객들은 다시 박수를 보냈고요. 김 판사는 장 씨가 좌익도 우익도 아니며 명예로운 철도 공무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하며 선고를 끝냈고요. 그 직후 다른 판사들, 그리고 검사들과 함께 일어나 방청석을 향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재판장의 눈물, 그리고 사과... 다른 재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된 건데요. 여순사건에 얽힌 유족들의 아픔, 그리고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바라는 그들의 간절한 소망이 작용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질문3] 이번 재판, 역사적 의미만큼이나 영향도 클 것 같은데요? [답변3] 무엇보다 이번에 무죄 판결을 받은 고 장환봉 씨와 같은 군사재판 피해자들의 집단 소송이 예상됩니다. 연구자들은 당시 신문 기사와 기록 등을 근거로 했을 때, 여순사건과 관련한 군사재판이 10차례 열렸고 3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순사건 재심대책위원회는 이런 군사재판 피해자들의 유족을 찾아 한꺼번에 소송을 낼 계획입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공소 기각 판결을 받았던 4.3 재심의 추가 소송에도 이번 무죄 판결이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이번 판결로 여순사건에 대해 관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데요.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고 특별법안 5건은 아직 상임위도 통과를 못해서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지역사회는 이번 재심 판결을 계기로 다시 목소리를 모아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네, 고생하셨습니다.[앵커멘트] 지금까지 양창희 기자였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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