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2의 사스 공포…춘절 앞두고 인접국 후덜덜

입력 2020.01.21 (08:07) 수정 2020.01.2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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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 일식 때, 새까만 태양 주위에서 후광처럼 하얗게 빛나는 부분이 바로 '코로나'입니다.

이번 우한 폐렴의 원인이 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단백질 표면 모양이 태양의 코로나와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1930년대 닭에서 발견됐습니다.

이후 개·돼지·조류 등에서, 1960년대에는 사람에서도 발견됐습니다.

사람이 걸리는 감기 가운데 3분의 1이상이 코로나바이러스일만큼 감염은 일상이 됐습니다.

원래 코로나바이러스는 치명적인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돌연변이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대표적 사례가 2003년 중국을 강타한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 '사스' 입니다.

돌연변이를 일으킨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이었습니다.

당시 사스 감염자는 전 세계 약 8천 명으로 이 가운데 약 10%가 사망했습니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은 ‘사스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비롯된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몇 해 전 우리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역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입니다.

사스보다 치명적이어서 치사율이 40%나 됩니다.

당시 메르스의 숙주로 추정된 건 낙타였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메르스 예방법으로 ‘낙타와 접촉을 피하세요’ ‘멸균되지 않은 낙타유 또는 낙타 고기 섭취를 피하세요’라는 안내문을 제작한 이유였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이번 폐렴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 일곱 번째 코로나바이러스'로 등록했습니다.

명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발원지로 수산물 도매시장이 지목됐지만, 일부 환자는 시장에 간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이 강조해 온 동물에 의한 감염이 아니라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심지어 태국과 일본, 우리나라에서도 확진 환자가 나왔습니다.

폐렴 바이러스가 이미 국경을 넘은 겁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 : "중국의 우한시 보건 당국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 특히 가족 간의 전파가 있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아마 저희 생각은 가족, 사람 간의 전파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당장 걱정되는 것이 우리의 설에 해당하는 중국 춘절 연휴입니다.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수억 명의 대이동이 예상되는 춘제 기간 감염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춘제 연휴에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14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천과 우한을 잇는 직항 비행기만 주 8편으로 입국 인원이 하루 평균 200명입니다.

2015년 국내에서 38명의 희생자를 낸 메르스 바이러스는 저 멀리 중동발이었습니다.

하지만 우한은 비행기로 2시간 반이면 닿는 거리입니다.

긴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중국 우한 발 여객기 탑승객들이 들어오는 입국 게이트에선 최고 단계의 검역이 적용 중입니다.

입국자 한 명 한 명, 일일이 체온을 재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한계가 있습니다.

잠복기이거나 해열제를 복용했을 경우, 발열 등 증상이 당장은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 사회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국 BBC는 우한 폐렴 감염자 수가 1723명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이 발표한 숫자와는 차이가 너무 큰 데다 중국 당국이 구체적인 감염 경로와 우한 이외 지역의 의심 환자 수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축소 은폐 의혹까지 일고 있습니다.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는 “외국에서도 확진 환자가 나오는데, 우한에만 환자가 있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당국의 정보통제 가능성을 언급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긴장하되 당황하지 말고, 2003년 사스 파동 때처럼 정보를 감추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2002년 사스 사태 때도 피해 사실을 숨기다 양심적인 중국 의사의 폭로가 나온 후에야 사스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후 사스 바이러스 전파자를 사형에 처하는 엄벌 규정까지 두면서 사스 퇴치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뒷북 대처로 37개국 774명의 사망자를 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위원회를 현지 시간 22일 소집한다고 밝혔습니다.

국경 없는 감염병에는 국가 간 정보 공유와 공조가 필수적입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우한 폐렴의 경우는 더욱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전염병 방역에는 ‘티끌’도 ‘들보’처럼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의학계 지적은 더욱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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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제2의 사스 공포…춘절 앞두고 인접국 후덜덜
    • 입력 2020-01-21 08:08:58
    • 수정2020-01-21 08: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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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 일식 때, 새까만 태양 주위에서 후광처럼 하얗게 빛나는 부분이 바로 '코로나'입니다.

이번 우한 폐렴의 원인이 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단백질 표면 모양이 태양의 코로나와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1930년대 닭에서 발견됐습니다.

이후 개·돼지·조류 등에서, 1960년대에는 사람에서도 발견됐습니다.

사람이 걸리는 감기 가운데 3분의 1이상이 코로나바이러스일만큼 감염은 일상이 됐습니다.

원래 코로나바이러스는 치명적인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돌연변이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대표적 사례가 2003년 중국을 강타한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 '사스' 입니다.

돌연변이를 일으킨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이었습니다.

당시 사스 감염자는 전 세계 약 8천 명으로 이 가운데 약 10%가 사망했습니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은 ‘사스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비롯된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몇 해 전 우리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역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입니다.

사스보다 치명적이어서 치사율이 40%나 됩니다.

당시 메르스의 숙주로 추정된 건 낙타였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메르스 예방법으로 ‘낙타와 접촉을 피하세요’ ‘멸균되지 않은 낙타유 또는 낙타 고기 섭취를 피하세요’라는 안내문을 제작한 이유였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이번 폐렴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 일곱 번째 코로나바이러스'로 등록했습니다.

명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발원지로 수산물 도매시장이 지목됐지만, 일부 환자는 시장에 간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이 강조해 온 동물에 의한 감염이 아니라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심지어 태국과 일본, 우리나라에서도 확진 환자가 나왔습니다.

폐렴 바이러스가 이미 국경을 넘은 겁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 : "중국의 우한시 보건 당국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 특히 가족 간의 전파가 있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아마 저희 생각은 가족, 사람 간의 전파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당장 걱정되는 것이 우리의 설에 해당하는 중국 춘절 연휴입니다.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수억 명의 대이동이 예상되는 춘제 기간 감염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춘제 연휴에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14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천과 우한을 잇는 직항 비행기만 주 8편으로 입국 인원이 하루 평균 200명입니다.

2015년 국내에서 38명의 희생자를 낸 메르스 바이러스는 저 멀리 중동발이었습니다.

하지만 우한은 비행기로 2시간 반이면 닿는 거리입니다.

긴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중국 우한 발 여객기 탑승객들이 들어오는 입국 게이트에선 최고 단계의 검역이 적용 중입니다.

입국자 한 명 한 명, 일일이 체온을 재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한계가 있습니다.

잠복기이거나 해열제를 복용했을 경우, 발열 등 증상이 당장은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 사회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국 BBC는 우한 폐렴 감염자 수가 1723명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이 발표한 숫자와는 차이가 너무 큰 데다 중국 당국이 구체적인 감염 경로와 우한 이외 지역의 의심 환자 수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축소 은폐 의혹까지 일고 있습니다.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는 “외국에서도 확진 환자가 나오는데, 우한에만 환자가 있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당국의 정보통제 가능성을 언급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긴장하되 당황하지 말고, 2003년 사스 파동 때처럼 정보를 감추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2002년 사스 사태 때도 피해 사실을 숨기다 양심적인 중국 의사의 폭로가 나온 후에야 사스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후 사스 바이러스 전파자를 사형에 처하는 엄벌 규정까지 두면서 사스 퇴치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뒷북 대처로 37개국 774명의 사망자를 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위원회를 현지 시간 22일 소집한다고 밝혔습니다.

국경 없는 감염병에는 국가 간 정보 공유와 공조가 필수적입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우한 폐렴의 경우는 더욱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전염병 방역에는 ‘티끌’도 ‘들보’처럼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의학계 지적은 더욱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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