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충남 기초의회의장들, 이 와중에 동유럽 ‘리더십 역량강화’ 외유

[앵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충남 기초의회 의장들이 리더십 역량을 키우겠다며 어제 동유럽으로 해외 출장을 떠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일정을 확인해보니 연수 목적이 무색하게 '문화 탐방' 일정들이 가득했습니다.

이정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역 보건소를 포함해 지역 행정기관을 감시 감독하고, 주민들을 대표하는 기초의회.

그런데 충청남도 기초의회 의장 대부분이 자리를 비웠습니다.

[충남 계룡시의회/음성변조 : "(혹시 의장님 계신가요?) 휴가 중이시거든요."]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

[충남 논산시의회/음성변조 : "의장님은 지금 가봐야 아는데, 안 계신데."]

리더십 역량을 키우겠다며 함께 연수를 떠난겁니다.

이곳 논산시의회를 비롯해 충남 지역 13명의 시군의회 의장은 어제부터 7박 9일 일정으로 동유럽 해외 연수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논산시의회 담당 공무원/음성변조 : "구(舊)시가지 중심으로 된 관광 문화 활성화 방안이라든지. 충남 시·군 발전 방안 관련해서…."]

하지만 KBS가 입수한 일정표엔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는 문화 탐방 일정이 빼곡합니다.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오스트리아 잘츠카머구트에선 관광지로 발전시킨 현황을 밤 8시에 파악하고 레저 시설인 소금 광산을 체험 합니다.

체코로 이동해선 '연구' 목적으로 트램을 타본 뒤 헝가리로 가 부다 왕궁과 어부의 요새를 봅니다.

모두 동유럽 패키지 여행 단골 코스들입니다.

공식방문 일정이 5차례 있지만 현지의 시의원 등을 만나는 일정조차 없습니다.

이런 연수에 든 비용은 모두 1억여 원으로 주민 세금으로 충당했습니다.

충남지역 기초의장들은 4년 전에도 비슷한 동유럽 여정으로 '외유성 연수'를 다녀와 비판을 받았습니다.

취재진은 충남 시군의회 의장협의회장인 김진호 논산시의장에게 전화와 문자로 수차례 연락했지만 답장은 없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