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으로 배달된 만여 개의 마스크…“소외 아동에게도 전달해주세요”

입력 2020.02.03 (17:36) 수정 2020.02.0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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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 어려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제주에서 익명의 한 독지가가 마스크를 익명으로 기부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제주도사회복지협의회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독지가가 지난 1일 지인과 함께 협의회를 방문해 편지와 성인용 마스크(KF94) 1만 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독지가는 "신분을 밝힐 수 없지만 다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야 하는 시기에 누군가는 이런 기부를 하는 게 기부문화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많은 시민이 나눔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스크를 전달받은 제주도사회복지협의회 관계자는 "행정기관과 협의해 사회복지시설을 비롯해 홀로 사는 어르신과 장애인 가정에 마스크가 우선 배부되도록 해 독지가의 뜻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독지가의 기부에 힘입어 소외된 이웃들이 신종 감염증 확산 위기를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염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시선을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돌리는 마음이 대단하다."라며 취재진에게 훈훈함을 전했다.

제주에서 익명의 독지가가 기부한 마스크 [사진 제공 : 제주시]제주에서 익명의 독지가가 기부한 마스크 [사진 제공 : 제주시]

제주시에도 다녀간 이름없는 천사 "소외 아동들에게도 전달해주세요."

같은 날 이 익명의 독지가는 아동용 마스크(KF80) 5천 개, 천만 원 상당을 제주시 주민복지과에도 기부했다. 독지가는 역시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고 택배로 아동용 마스크를 보냈다. 택배와 함께 온 손글씨 메모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정했고,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에 동참해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면 좋겠다며 소외 아동들에게 전달해달라고"라고 적혀 있었다.

제주시 아동지원 담당자는 기부금소득공제를 위해 독지가에게 이름과 연락처를 물었지만, 좋은 일 하는데 아무것도 남기지 않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담당자는 "실제로 마스크 가격이 폭증하고 있고 동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어 소외 아동들에게는 마스크 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정 가득한 마스크 5천 개는 오늘(3일) 하루 아동복지시설 48곳과 방과 후 아카데미 5곳, 취약계층 아동 369명에게 모두 전달됐다.

한편, 도내 한 청년협동조합에서도 SNS를 통해 신청한 도민들에게 일회용 마스크를 나눠주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기도 했다.

전염병 사태에 다들 자기 한 몸 챙기기도 힘겨운 상황에서, 품귀 현상을 빚어 구하기도 힘든 마스크를 대량으로 기부한 것은 아무리 힘들어도 '함께 사는 사회'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겨 주고 있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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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으로 배달된 만여 개의 마스크…“소외 아동에게도 전달해주세요”
    • 입력 2020-02-03 17:36:42
    • 수정2020-02-03 18:19:56
    취재K
"경제적으로 어려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제주에서 익명의 한 독지가가 마스크를 익명으로 기부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제주도사회복지협의회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독지가가 지난 1일 지인과 함께 협의회를 방문해 편지와 성인용 마스크(KF94) 1만 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독지가는 "신분을 밝힐 수 없지만 다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야 하는 시기에 누군가는 이런 기부를 하는 게 기부문화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많은 시민이 나눔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스크를 전달받은 제주도사회복지협의회 관계자는 "행정기관과 협의해 사회복지시설을 비롯해 홀로 사는 어르신과 장애인 가정에 마스크가 우선 배부되도록 해 독지가의 뜻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독지가의 기부에 힘입어 소외된 이웃들이 신종 감염증 확산 위기를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염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시선을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돌리는 마음이 대단하다."라며 취재진에게 훈훈함을 전했다.

제주에서 익명의 독지가가 기부한 마스크 [사진 제공 : 제주시]
제주시에도 다녀간 이름없는 천사 "소외 아동들에게도 전달해주세요."

같은 날 이 익명의 독지가는 아동용 마스크(KF80) 5천 개, 천만 원 상당을 제주시 주민복지과에도 기부했다. 독지가는 역시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고 택배로 아동용 마스크를 보냈다. 택배와 함께 온 손글씨 메모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정했고,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에 동참해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면 좋겠다며 소외 아동들에게 전달해달라고"라고 적혀 있었다.

제주시 아동지원 담당자는 기부금소득공제를 위해 독지가에게 이름과 연락처를 물었지만, 좋은 일 하는데 아무것도 남기지 않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담당자는 "실제로 마스크 가격이 폭증하고 있고 동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어 소외 아동들에게는 마스크 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정 가득한 마스크 5천 개는 오늘(3일) 하루 아동복지시설 48곳과 방과 후 아카데미 5곳, 취약계층 아동 369명에게 모두 전달됐다.

한편, 도내 한 청년협동조합에서도 SNS를 통해 신청한 도민들에게 일회용 마스크를 나눠주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기도 했다.

전염병 사태에 다들 자기 한 몸 챙기기도 힘겨운 상황에서, 품귀 현상을 빚어 구하기도 힘든 마스크를 대량으로 기부한 것은 아무리 힘들어도 '함께 사는 사회'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겨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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