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히잡 쓴’ 무슬림 미국인 “편견 깨겠다”

입력 2020.02.06 (10:48) 수정 2020.02.06 (11: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여전히 미국사회 팽배한 '이슬람 포비아' 속에서 미국 무슬림들의 삶은 녹록지 않은데요.

무슬림을 향한 편견과 차별,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젊은 여성 블로거가 있습니다.

지구촌 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27살 미국 뉴저지에 사는 아마니 알-카타트바는 미국인 무슬림 2세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엄연한 미국인이지만 무슬림이란 꼬리표는 평생 그녀를 괴롭혀왔는데요.

[아마니 알-카타트바/웹커뮤니티 '무슬림걸닷컴' 운영 : "저는 제 자신의 정체성을 밝힐 기회를 늘 박탈당해 왔습니다."]

미국 내 이슬람 공포가 확산한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난 뒤 그녀의 가족은 잠시 미국을 떠나있어야 했습니다.

사태가 조금 잠잠해진 뒤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상황은 더 나빠져 있었는데요.

학교에선 왕따였고, 좋지 않은 사건엔 늘 범인으로 몰려 휘말렸습니다.

["911 테러 이후 사춘기가 찾아 왔고, 그 시기에 무슬림의 정체성에 대한 공격은 가장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편견에 굴복하지 않고 싸우겠노라' 다짐한 아마니는 17살에 자신과 같은 뜻을 가진 젊은 무슬림 여성들을 모으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무슬림걸닷컴은 전 세계에 회원을 두고 있는데요.

지난해엔 방문객 수 2백만을 넘겼습니다.

미국과 영국에 거주하는 15세에서 32세 사이의 젊은이들이 주 방문자인데요.

세계 곳곳에 무슬림의 소식을 전하고, 무슬림을 위한 소소한 일상 정보들을 공유하며 '모든 무슬림이 테러리스트는 아니라고' 목소리를 내 이슬람 포비아와 싸우고 있습니다.

[아마니 알-카타트바/웹커뮤니티 '무슬림걸닷컴' 운영 : "사람들은 '무슬림걸'의 소리 없는 사람들을 위한 목소리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고, 그 목소리를 스스로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아마니는 최근 포브스 선정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됐고, CNN 선정 25인의 영향력 있는 무슬림 미국인에도 선정됐습니다.

미셸 오바마의 초청으로 <미국 여성 정상 회담>에도 참석했고, 미국 의회 최초 무슬림 여성 의원인 일한 오마의 당선 회견에도 초대받았습니다.

소셜미디어상에서 그녀는 이제 '무슬림 소녀 군대(#muslimgirlarmy)'라는 해시태그로 통하는데요.

[아마니 알-카타트바/웹커뮤니티 '무슬림걸닷컴' 운영 : "'무슬림걸'의 성공은 진정성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그녀의 짙은 화장과 차림새가 무슬림답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 자체가 지금을 살아가는 밀레니얼 무슬림들의 진짜 모습이라고 그녀는 말하는데요.

["밀레니얼 무슬림들은 두려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15년 미국 내 무슬림 증오 범죄는 정점을 찍었습니다.

미국 20개 주에서 260건이 발생해 2001년 481건 이후 가장 많았는데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계속되는 테러뿐 아니라 무슬림에 대한 잘못된 고정 관념과 가치를 훼손하는 미디어의 발언 들이 증오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잘못된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기 위한 이들의 작은 목소리가 큰 울림이 되어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IN] ‘히잡 쓴’ 무슬림 미국인 “편견 깨겠다”
    • 입력 2020-02-06 10:46:22
    • 수정2020-02-06 11:04:55
    지구촌뉴스
[앵커]

여전히 미국사회 팽배한 '이슬람 포비아' 속에서 미국 무슬림들의 삶은 녹록지 않은데요.

무슬림을 향한 편견과 차별,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젊은 여성 블로거가 있습니다.

지구촌 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27살 미국 뉴저지에 사는 아마니 알-카타트바는 미국인 무슬림 2세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엄연한 미국인이지만 무슬림이란 꼬리표는 평생 그녀를 괴롭혀왔는데요.

[아마니 알-카타트바/웹커뮤니티 '무슬림걸닷컴' 운영 : "저는 제 자신의 정체성을 밝힐 기회를 늘 박탈당해 왔습니다."]

미국 내 이슬람 공포가 확산한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난 뒤 그녀의 가족은 잠시 미국을 떠나있어야 했습니다.

사태가 조금 잠잠해진 뒤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상황은 더 나빠져 있었는데요.

학교에선 왕따였고, 좋지 않은 사건엔 늘 범인으로 몰려 휘말렸습니다.

["911 테러 이후 사춘기가 찾아 왔고, 그 시기에 무슬림의 정체성에 대한 공격은 가장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편견에 굴복하지 않고 싸우겠노라' 다짐한 아마니는 17살에 자신과 같은 뜻을 가진 젊은 무슬림 여성들을 모으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무슬림걸닷컴은 전 세계에 회원을 두고 있는데요.

지난해엔 방문객 수 2백만을 넘겼습니다.

미국과 영국에 거주하는 15세에서 32세 사이의 젊은이들이 주 방문자인데요.

세계 곳곳에 무슬림의 소식을 전하고, 무슬림을 위한 소소한 일상 정보들을 공유하며 '모든 무슬림이 테러리스트는 아니라고' 목소리를 내 이슬람 포비아와 싸우고 있습니다.

[아마니 알-카타트바/웹커뮤니티 '무슬림걸닷컴' 운영 : "사람들은 '무슬림걸'의 소리 없는 사람들을 위한 목소리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고, 그 목소리를 스스로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아마니는 최근 포브스 선정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됐고, CNN 선정 25인의 영향력 있는 무슬림 미국인에도 선정됐습니다.

미셸 오바마의 초청으로 <미국 여성 정상 회담>에도 참석했고, 미국 의회 최초 무슬림 여성 의원인 일한 오마의 당선 회견에도 초대받았습니다.

소셜미디어상에서 그녀는 이제 '무슬림 소녀 군대(#muslimgirlarmy)'라는 해시태그로 통하는데요.

[아마니 알-카타트바/웹커뮤니티 '무슬림걸닷컴' 운영 : "'무슬림걸'의 성공은 진정성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그녀의 짙은 화장과 차림새가 무슬림답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 자체가 지금을 살아가는 밀레니얼 무슬림들의 진짜 모습이라고 그녀는 말하는데요.

["밀레니얼 무슬림들은 두려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15년 미국 내 무슬림 증오 범죄는 정점을 찍었습니다.

미국 20개 주에서 260건이 발생해 2001년 481건 이후 가장 많았는데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계속되는 테러뿐 아니라 무슬림에 대한 잘못된 고정 관념과 가치를 훼손하는 미디어의 발언 들이 증오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잘못된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기 위한 이들의 작은 목소리가 큰 울림이 되어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