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120개국 암호장비 댄 회사 배후는 CIA…한국도 고객”

입력 2020.02.12 (03:06) 수정 2020.02.12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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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년간 전세계 정부를 상대로 암호장비를 팔아온 스위스 회사가 사실은 미 중앙정보국(CIA) 소유였으며 CIA는 서독 정보기관과 함께 손쉽게 정보를 빼내왔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폭로했습니다.

이 회사의 고객이었던 국가는 120개국이 넘는데 확인된 62개국에는 한국과 일본도 포함되며 특히 1981년 기준으로 한국이 이 회사의 10위권에 드는 고객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WP는 11일(현지시간) 독일의 방송사 ZDF와 함께 기밀인 CIA 작전자료를 입수,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WP에 따르면 2차 대전 이후 각국에 암호 장비를 제작·판매하는 영역에서 독보적 위상을 유지해온 스위스 회사 '크립토AG'는 사실 CIA가 당시 서독 정보기관 BND와의 긴밀한 협조하에 소유한 회사였습니다.

크립토AG는 2차 대전 당시 미군과 첫 계약을 맺은 이후 전 세계의 정부들과 계약을 맺고 암호 장비를 판매해왔으며 각국은 이 암호 장비를 통해 자국의 첩보요원 및 외교관, 군과의 연락을 유지해왔습니다. CIA와 BND는 미리 프로그램을 조작해둬 이 장비를 통해 오가는 각국의 기밀정보를 쉽게 해제,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누워서 떡 먹기식으로 기밀을 취득하면서 장비 판매 대금으로 수백만 달러의 거액도 챙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크립토AG의 장비를 쓴 나라는 120여개국에 달했으며 확인된 곳만 62개국에 달했습니다. 한국과 일본도 포함돼 있으며 앙숙 관계인 인도와 파키스탄은 물론 미국과 오랫동안 대치해온 이란, 미국의 오랜 우방 사우디아라비아도 포함돼 있었고 바티칸도 고객 리스트에 들어 있었습니다.

입수 문건에는 미국과 동맹국이 다른 나라들을 오랫동안 이용해 장비 판매대금으로 돈도 받고 기밀도 빼낸 내역이 들어있으며 자칫 작전을 망치게 할 뻔한 내부갈등도 들어있다는 주장입니다.

WP는 CIA 내부 기관인 정보연구센터가 2004년 완성한 96쪽짜리 작전 문건과 독일 정보당국에서 2008년 편집한 구술사 등을 확보해 이날 보도를 내놨습니다. CIA와 BND는 코멘트 요청을 거부했으나 문건의 진위를 반박하지도 않았다고 WP는 전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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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2-12 03:24:10
    국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년간 전세계 정부를 상대로 암호장비를 팔아온 스위스 회사가 사실은 미 중앙정보국(CIA) 소유였으며 CIA는 서독 정보기관과 함께 손쉽게 정보를 빼내왔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폭로했습니다.

이 회사의 고객이었던 국가는 120개국이 넘는데 확인된 62개국에는 한국과 일본도 포함되며 특히 1981년 기준으로 한국이 이 회사의 10위권에 드는 고객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WP는 11일(현지시간) 독일의 방송사 ZDF와 함께 기밀인 CIA 작전자료를 입수,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WP에 따르면 2차 대전 이후 각국에 암호 장비를 제작·판매하는 영역에서 독보적 위상을 유지해온 스위스 회사 '크립토AG'는 사실 CIA가 당시 서독 정보기관 BND와의 긴밀한 협조하에 소유한 회사였습니다.

크립토AG는 2차 대전 당시 미군과 첫 계약을 맺은 이후 전 세계의 정부들과 계약을 맺고 암호 장비를 판매해왔으며 각국은 이 암호 장비를 통해 자국의 첩보요원 및 외교관, 군과의 연락을 유지해왔습니다. CIA와 BND는 미리 프로그램을 조작해둬 이 장비를 통해 오가는 각국의 기밀정보를 쉽게 해제,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누워서 떡 먹기식으로 기밀을 취득하면서 장비 판매 대금으로 수백만 달러의 거액도 챙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크립토AG의 장비를 쓴 나라는 120여개국에 달했으며 확인된 곳만 62개국에 달했습니다. 한국과 일본도 포함돼 있으며 앙숙 관계인 인도와 파키스탄은 물론 미국과 오랫동안 대치해온 이란, 미국의 오랜 우방 사우디아라비아도 포함돼 있었고 바티칸도 고객 리스트에 들어 있었습니다.

입수 문건에는 미국과 동맹국이 다른 나라들을 오랫동안 이용해 장비 판매대금으로 돈도 받고 기밀도 빼낸 내역이 들어있으며 자칫 작전을 망치게 할 뻔한 내부갈등도 들어있다는 주장입니다.

WP는 CIA 내부 기관인 정보연구센터가 2004년 완성한 96쪽짜리 작전 문건과 독일 정보당국에서 2008년 편집한 구술사 등을 확보해 이날 보도를 내놨습니다. CIA와 BND는 코멘트 요청을 거부했으나 문건의 진위를 반박하지도 않았다고 WP는 전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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