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졸업식에 부모 참석 못 해요”…화훼산업도 직격탄

입력 2020.02.12 (08:33) 수정 2020.02.12 (09: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우리 생활을 바꿔놓고 있죠.

어제도 관련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오늘 하나 더 전해드립니다.

바로 졸업식에 관한 이야깁니다.

지금 한창 졸업식 시즌이죠.

그런데 이번 사태로 줄줄이 취소되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때문에 화훼산업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바뀐 졸업식 풍경, 뉴스따라잡기에서 현장취재했습니다.

지금 바로 보시죠.

[리포트]

어제 오전, 졸업식이 열린 서울의 한 고등학교 앞입니다.

졸업식이 한창인데, 어쩐 일인지 학부모들은 교문 밖에서 서성입니다.

["진입 통제합니다. 협조해 주세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우려 때문에 학부모 등 외부인의 출입이 전면 금지된 겁니다.

한번 뿐인 졸업식이지만, 바이러스 앞에 예외는 없습니다.

[학부모 : "많이 아쉽죠. 들어가지도 못하고 이러고 있는데 아쉽죠. 졸업식 같지도 않고 너무 낯설어요."]

[고성욱/학부모 : "학교 운동장 가서 마지막 고등학교 졸업하는 거 보고 싶은데 못 봐서 아쉽긴 하죠. 특히 고등학교 3학년 입시 때문에 많이 힘들잖아요. (담임 선생님께서)고생 많이 하신 거 알고 있고 그래서 인사드리고 싶은데 그걸 못해서 많이 아쉬운 것 중에 하나예요."]

교문 밖에서 기다리길 한 시간여.

졸업식을 마친 학생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조용준/졸업생 : "저도 부모님 오셔서 강당에서 다 같이 하면서 친구들과 즐겁게 보내고 싶었는데 반에 따로따로 분배되니까 친했던 애들과 같이 못하는 게 좀 아쉬웠어요."]

가족들은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교문 앞에서 남기는 기념사진으로 달래봅니다.

[박선희/학부모 : "쭉 내려오면서 다시 한 번 사진 찍었어요. 입구에서 학교만 배경으로 해서 찍었습니다."]

전국 대부분의 학교 졸업식이 이렇게 외부인이 출입을 못하거나 취소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졸업식을 인터넷 생중계로 대체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당연히 가족들은 참석할 수 없고..

학생들도 한꺼번에 모이지 않고, 조용히 교실에서 졸업식을 치릅니다.

["지금부터 00고등학교 제44회 졸업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졸업식이 이렇게 줄줄이 축소되다보니, 지금이 대목인 꽃집 상인들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꽃 판매 상인 : "거의 안 팔린다고 봐요. 한 개, 두 개. 엄마들을 못 오게 하니까."]

학교 인근 꽃집들은 이번 사태로 말 그대로 날벼락을 맞은 겁니다.

지금 졸업식에 장사가 안 되는 것도 문제지만..

앞으로 열릴 입학식도 취소된 경우가 많아 상인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한 대학교 앞에서 30년 넘게 장사한 한 꽃집 사장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소연합니다.

[꽃집 사장 : "오늘도 한 명도 안 왔어. 지금 00여중 졸업식이라는데도 안 왔어요."]

이렇게 예약된 것이 달력을 가득히 채울만큼 지금이 대목이지만, 현실은 예약이 모두 취소돼 허탈할 뿐입니다.

[꽃집 주인 : "주문 들어온 것도 다 줄줄이 써놨는데 지웠어요. 다 취소당해서. 작업실에다 어마어마하게 만들어놨어. 가득 그냥 있어. 지금 석 달 전부터 준비한 거예요. 꽃만 준비하는 게 아니라 포장지 이런 거 준비해야 만들어서 주지. 빨리빨리."]

꽃 소매점이 이러다보니까 도매시장도 당연히 얼어붙었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발 디딜틈 없던 이 곳이 지금은 손님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꽃시장 도매상인 : "최악이지 뭐 최악. 지금 다들 다녀도 마스크 쓰고 다니고 모이려고 하지 않는데 뭐."]

[꽃시장 도매상인 : "수입하시는 분들은 억 단위로 까먹으신 분이 계시고요. 그냥 하루에 돈 천만 원치 (꽃을) 분쇄기로 갈아엎는 경우도 많고요. 굉장히 심각해요."]

채워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가던 꽃들, 요즘은 버려지는 게 태반이라고 합니다.

[꽃 도매시장 관계자/음성변조 : "많이 버려지죠. 하루에 17상자나 버렸어요. 원래 버린 적이 없어요. 하루 지나 한 상자도 버리나 마나 하죠. 이렇게되면 앞으로 수입이 예정된 꽃 물량을 소화할 수 없어 더 큰 걱정이라고 합니다."]

[꽃시장 도매상인 : "저희도 손해 심하고 농민들이 문제예요. 농민들도 대책이 없어서 꽃 농사에 손을 놓으시면 수입량은 점점 늘어요. 꽃이."]

[꽃시장 도매상인 : "겨울에 기름 떼워 하는 건데. 이게 자연으로 나오는 건 아닌데. 다 기름 들어가고 인건비 들어가고 해서 나온 건데 이제 졸업식 맞춰서 다 나왔는데 꽃이 가격이 이 모양이니.."]

졸업식도 모자라 앞으로 입학식도 취소될 것이 뻔한 상황.

화훼 농가 뿐만 아니라 대목을 준비하던 대학 앞 상권은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습니다.

예전같으면 예약이 많았을테지만, 지금은 예약 전화도 잘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학가 음식점 주인 : "이 기간 때가 신입생들 오리엔테이션 입학하기 전에 각 과라든가 각종 동아리 활동들, 사전 교육, 사전 예비 소집 같은 행사들이 많은데 지금 그런 모임들도 전부 다 취소되고 있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아예 문을 닫은 가게도 등장했는데요.

졸업식, 입학식이 축소되고..

이것도 모자라 일부 학교에선 개강도 연기돼 상인들의 마음은 더 무겁습니다.

[대학가 음식점 주인 : "저희도 다섯 명씩 있었어요. 알바 분들이. 그런데 지금 방학기간이라 좀 줄였었는데 더 줄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니면 안 뽑고 그냥 저희들끼리 하든가.."]

1년 중 대목을 전혀 대목처럼 보내지 상인들.

어서 빨리 이 사태가 끝나길 누구보다 바라고 있습니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신종코로나 팩트체크’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바로가기
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졸업식에 부모 참석 못 해요”…화훼산업도 직격탄
    • 입력 2020-02-12 08:33:54
    • 수정2020-02-12 09:06:58
    아침뉴스타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우리 생활을 바꿔놓고 있죠.

어제도 관련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오늘 하나 더 전해드립니다.

바로 졸업식에 관한 이야깁니다.

지금 한창 졸업식 시즌이죠.

그런데 이번 사태로 줄줄이 취소되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때문에 화훼산업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바뀐 졸업식 풍경, 뉴스따라잡기에서 현장취재했습니다.

지금 바로 보시죠.

[리포트]

어제 오전, 졸업식이 열린 서울의 한 고등학교 앞입니다.

졸업식이 한창인데, 어쩐 일인지 학부모들은 교문 밖에서 서성입니다.

["진입 통제합니다. 협조해 주세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우려 때문에 학부모 등 외부인의 출입이 전면 금지된 겁니다.

한번 뿐인 졸업식이지만, 바이러스 앞에 예외는 없습니다.

[학부모 : "많이 아쉽죠. 들어가지도 못하고 이러고 있는데 아쉽죠. 졸업식 같지도 않고 너무 낯설어요."]

[고성욱/학부모 : "학교 운동장 가서 마지막 고등학교 졸업하는 거 보고 싶은데 못 봐서 아쉽긴 하죠. 특히 고등학교 3학년 입시 때문에 많이 힘들잖아요. (담임 선생님께서)고생 많이 하신 거 알고 있고 그래서 인사드리고 싶은데 그걸 못해서 많이 아쉬운 것 중에 하나예요."]

교문 밖에서 기다리길 한 시간여.

졸업식을 마친 학생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조용준/졸업생 : "저도 부모님 오셔서 강당에서 다 같이 하면서 친구들과 즐겁게 보내고 싶었는데 반에 따로따로 분배되니까 친했던 애들과 같이 못하는 게 좀 아쉬웠어요."]

가족들은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교문 앞에서 남기는 기념사진으로 달래봅니다.

[박선희/학부모 : "쭉 내려오면서 다시 한 번 사진 찍었어요. 입구에서 학교만 배경으로 해서 찍었습니다."]

전국 대부분의 학교 졸업식이 이렇게 외부인이 출입을 못하거나 취소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졸업식을 인터넷 생중계로 대체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당연히 가족들은 참석할 수 없고..

학생들도 한꺼번에 모이지 않고, 조용히 교실에서 졸업식을 치릅니다.

["지금부터 00고등학교 제44회 졸업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졸업식이 이렇게 줄줄이 축소되다보니, 지금이 대목인 꽃집 상인들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꽃 판매 상인 : "거의 안 팔린다고 봐요. 한 개, 두 개. 엄마들을 못 오게 하니까."]

학교 인근 꽃집들은 이번 사태로 말 그대로 날벼락을 맞은 겁니다.

지금 졸업식에 장사가 안 되는 것도 문제지만..

앞으로 열릴 입학식도 취소된 경우가 많아 상인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한 대학교 앞에서 30년 넘게 장사한 한 꽃집 사장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소연합니다.

[꽃집 사장 : "오늘도 한 명도 안 왔어. 지금 00여중 졸업식이라는데도 안 왔어요."]

이렇게 예약된 것이 달력을 가득히 채울만큼 지금이 대목이지만, 현실은 예약이 모두 취소돼 허탈할 뿐입니다.

[꽃집 주인 : "주문 들어온 것도 다 줄줄이 써놨는데 지웠어요. 다 취소당해서. 작업실에다 어마어마하게 만들어놨어. 가득 그냥 있어. 지금 석 달 전부터 준비한 거예요. 꽃만 준비하는 게 아니라 포장지 이런 거 준비해야 만들어서 주지. 빨리빨리."]

꽃 소매점이 이러다보니까 도매시장도 당연히 얼어붙었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발 디딜틈 없던 이 곳이 지금은 손님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꽃시장 도매상인 : "최악이지 뭐 최악. 지금 다들 다녀도 마스크 쓰고 다니고 모이려고 하지 않는데 뭐."]

[꽃시장 도매상인 : "수입하시는 분들은 억 단위로 까먹으신 분이 계시고요. 그냥 하루에 돈 천만 원치 (꽃을) 분쇄기로 갈아엎는 경우도 많고요. 굉장히 심각해요."]

채워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가던 꽃들, 요즘은 버려지는 게 태반이라고 합니다.

[꽃 도매시장 관계자/음성변조 : "많이 버려지죠. 하루에 17상자나 버렸어요. 원래 버린 적이 없어요. 하루 지나 한 상자도 버리나 마나 하죠. 이렇게되면 앞으로 수입이 예정된 꽃 물량을 소화할 수 없어 더 큰 걱정이라고 합니다."]

[꽃시장 도매상인 : "저희도 손해 심하고 농민들이 문제예요. 농민들도 대책이 없어서 꽃 농사에 손을 놓으시면 수입량은 점점 늘어요. 꽃이."]

[꽃시장 도매상인 : "겨울에 기름 떼워 하는 건데. 이게 자연으로 나오는 건 아닌데. 다 기름 들어가고 인건비 들어가고 해서 나온 건데 이제 졸업식 맞춰서 다 나왔는데 꽃이 가격이 이 모양이니.."]

졸업식도 모자라 앞으로 입학식도 취소될 것이 뻔한 상황.

화훼 농가 뿐만 아니라 대목을 준비하던 대학 앞 상권은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습니다.

예전같으면 예약이 많았을테지만, 지금은 예약 전화도 잘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학가 음식점 주인 : "이 기간 때가 신입생들 오리엔테이션 입학하기 전에 각 과라든가 각종 동아리 활동들, 사전 교육, 사전 예비 소집 같은 행사들이 많은데 지금 그런 모임들도 전부 다 취소되고 있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아예 문을 닫은 가게도 등장했는데요.

졸업식, 입학식이 축소되고..

이것도 모자라 일부 학교에선 개강도 연기돼 상인들의 마음은 더 무겁습니다.

[대학가 음식점 주인 : "저희도 다섯 명씩 있었어요. 알바 분들이. 그런데 지금 방학기간이라 좀 줄였었는데 더 줄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니면 안 뽑고 그냥 저희들끼리 하든가.."]

1년 중 대목을 전혀 대목처럼 보내지 상인들.

어서 빨리 이 사태가 끝나길 누구보다 바라고 있습니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신종코로나 팩트체크’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바로가기
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