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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법 ​“긴급조치 손배소 소멸시효는 3년”…헌재 결정 후 첫 판결
입력 2020.02.12 (17:42) 수정 2020.02.12 (19:45) 사회
긴급조치 피해자가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소멸시효를,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알게 된 지 3년 이내'라고 인정한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32부는 긴급조치 피해자 김 모 씨와 가족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정부가 2억 8천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습니다.

인권침해 사건 등에 대해서는 위자료 청구를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 아닌 3년 이내에 할 수 있다고 본 2018년 8월 헌법재판소 결정을 고려한 판결입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조작의혹 사건에 대한 손해배상 사건"이라며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민법상 소멸시효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본 헌법재판소 결정의 효력은 이번 사건에도 미친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지난 2013년 12월 간첩 조작 사건 등 과거사 피해자가 낸 소송에서 소멸 시효를 '재심 무죄 확정 이후 형사보상 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이라고 해석했고, 이는 과거사 국가배상 사건의 판례가 됐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8월 헌재는 중대한 인권 침해 사건 등에 대해서는 일반 사건에서처럼 민법상 소멸시효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번 긴급조치 피해자 소송의 2심 재판부 역시 헌재 결정에 따라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1심보다 폭넓게 국가의 손해배상 범위를 인정했습니다.

소송을 낸 김 씨는 1975년 6월 28일 서울의 한 사립대 3학년으로 재학하며 유신체제를 비판하고 대한민국 헌법 폐지를 주장하는 내용의 간행물을 제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 씨는 1976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0개월의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김 씨는 2011년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고, 같은 해 7월 법원은 적용법령인 긴급조치 제9호가 위헌·무효이므로 '범죄로 되지 않은 때'라고 판단해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에 김 씨는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는데, 1심에선 소멸시효를 6개월로 봐 일부 위자료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에선 헌재 결정에 따라 소멸시효를 3년으로 보고 1심보다 약 1억 천5백만 원 높은 배상액을 인정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이번 판결에 대해 논평을 내고 "우리 헌법이 구현하고자 하는 법치주의 정신에 입각한 당연한 결론"이라며 "긴급조치라는 암흑의 유신 시대를 청산하고 긴급조치 피해자의 권리보장에 더욱 적극적인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존중돼야 마땅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판결을 계기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존중해 대법원이 긴급조치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적극적인 결단을 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고법 ​“긴급조치 손배소 소멸시효는 3년”…헌재 결정 후 첫 판결
    • 입력 2020-02-12 17:42:37
    • 수정2020-02-12 19:45:07
    사회
긴급조치 피해자가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소멸시효를,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알게 된 지 3년 이내'라고 인정한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32부는 긴급조치 피해자 김 모 씨와 가족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정부가 2억 8천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습니다.

인권침해 사건 등에 대해서는 위자료 청구를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 아닌 3년 이내에 할 수 있다고 본 2018년 8월 헌법재판소 결정을 고려한 판결입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조작의혹 사건에 대한 손해배상 사건"이라며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민법상 소멸시효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본 헌법재판소 결정의 효력은 이번 사건에도 미친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지난 2013년 12월 간첩 조작 사건 등 과거사 피해자가 낸 소송에서 소멸 시효를 '재심 무죄 확정 이후 형사보상 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이라고 해석했고, 이는 과거사 국가배상 사건의 판례가 됐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8월 헌재는 중대한 인권 침해 사건 등에 대해서는 일반 사건에서처럼 민법상 소멸시효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번 긴급조치 피해자 소송의 2심 재판부 역시 헌재 결정에 따라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1심보다 폭넓게 국가의 손해배상 범위를 인정했습니다.

소송을 낸 김 씨는 1975년 6월 28일 서울의 한 사립대 3학년으로 재학하며 유신체제를 비판하고 대한민국 헌법 폐지를 주장하는 내용의 간행물을 제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 씨는 1976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0개월의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김 씨는 2011년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고, 같은 해 7월 법원은 적용법령인 긴급조치 제9호가 위헌·무효이므로 '범죄로 되지 않은 때'라고 판단해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에 김 씨는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는데, 1심에선 소멸시효를 6개월로 봐 일부 위자료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에선 헌재 결정에 따라 소멸시효를 3년으로 보고 1심보다 약 1억 천5백만 원 높은 배상액을 인정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이번 판결에 대해 논평을 내고 "우리 헌법이 구현하고자 하는 법치주의 정신에 입각한 당연한 결론"이라며 "긴급조치라는 암흑의 유신 시대를 청산하고 긴급조치 피해자의 권리보장에 더욱 적극적인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존중돼야 마땅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판결을 계기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존중해 대법원이 긴급조치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적극적인 결단을 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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