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미국 대선 경선…아이오와·뉴햄프셔를 가다

입력 2020.02.15 (22:17) 수정 2020.02.1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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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이었죠.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당원대회를 통한 후보경선, 이른바 '코커스'가 열렸죠.

11일에는 뉴햄스셔 주에서 비당원들까지 참여하는 이른바 '프라이머리'도 열렸습니다.

올해 대통령선거를 위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된 겁니다.

금철영 특파원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아이오와주 데모인시 한 초등학교의 불빛이 어둠을 밝히고 있습니다.

복도에서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은 이 동네 민주당원들인데요.

자신이 지지하는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에 투표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입구에서 선거인 명부를 확인하면 파란색 띠를 받습니다.

이 걸 손에 차야 투표할 수 있다는 군요.

아이 목말을 태운 아빠에서부터, 가방을 맨 어린이들까지.

딱딱한 투표장이라기보다 마을 행사같은 분위깁니다.

여기도 가족처럼 보이는데요,

어떤 후보를 지지하냐고 한번 물어봤습니다

[엄마 :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어요."]

[아빠 : "아직 결정 못했어요 생각하는 중이에요. 줄서기라도 하는 것처럼 후보를 결정해야할거 같아요."]

[엄마 : "딸은 결정한 거 같아요."]

[딸 : "저는 (엘리자베스)워런에게 투표하려고 해요. 저도 처음에는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왔어요. 그런데 워런 지지자가 와서 (워런에 대해)제게 얘기해줬죠. 제 주된 관심사는 환경문제와 기후변화입니다. 정말 그분들이 환경문제 등에 대 한 워런의 입장에대해 잘 설명했고 결국 저를 설득했어요."]

하지만 아빠 생각은 달라보입니다.

[아빠 : "워런이 제기하는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저는 워런후보를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그녀가 제기한 이슈들은 너무 좌편향적인 거 같아요."]

투표할 시간이 가까워져 오면서 분위기가 더 뜨거워 지는데요,

투표장 구석구석이 벌써 각 후보들의 작은 캠프처럼 변했습니다.

가슴에 붙이는 스티커는 물론, 벽에도 지지후보 포스터가 가득합니다.

여기 이 유권자는 샌더스 의원 지지잡니다.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자 : "버니 샌더스는 40년동안 정치를 해왔습니다. 나의 부모들은 수천달러가 넘는 의료비를 (그가 당선되면)아낄수도 있을 거에요. 저도 등록금 없이 대학을 다닐 수 있고요. 워런도 진보적이지만 그의 정책들을 지지하지만 왜 원조(샌더스)를 두고 복제(워런)를 선택해야 합니까."]

이제 투표를 해야할 시간이 다가왔나 봅니다.

그런데 후보를 선택할 시간을 준다고 하는군요.

민주당 선관위 관계자 지금부터 정확하게 20분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나선 또 각 후보별 대표 지지자가 나와 연설을 하는군요.

[바이든 지지자 : "그는 경험이 많고 그 전에 '오바마케어'도 의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바이든이 부통령이던) 전 정부가 오바마케어를 통과시키지 않았다면 우리가 지금 받고 있는 의료혜택이 얼마나 줄어들었을까요?"]

[피트 부티지지 지지자 : "저는 정말 피트에게 감동했어요.피트는 정말 호감이 가는 요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지지와 참여를 호소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IT 사업가 출신인 앤드류 양을 지지자하는 사람들은 그를 지지하면 20달러를 준다고 하네요.

이래도 되는 걸까요?

다른 후보 지지자가 이렇게 말하는군요.

[샌더스 지지자 : "샌더스는 돈주고 살 수 없어요. 우리도 마찬가지죠."]

[앤드류 양 지지자 : "(20달러의 의미가 뭡니까?) 그의 정책 중 하나가 일을 하든 안하든 18세 이상의 미국인들에게 매달 천달러씩 준다는 것입니다."]

결국 선관위 관계자들의 제지를 받는군요.

["정말 미안합니다."]

이제 드디어 투표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투표용지 표기가 아닌 손을 드는 방식입니다.

비밀투표 아닌 공개투표입니다.

["34,35,36,37,38 제가 세지 못한 바이든 지지자 또 계신가요?"]

그러다 보니 잘 못 세는 경우도 있어 다시 숫자를 세야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5퍼센트를 얻지 못한 후보의 지지자들은 2차 투표로 다른 후보를 선택하게 됩니다.

지금까진 이 방식이 별 문제 없이 잘 작동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앱을 이용한 디지털 집계 방식이 더해지면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결과발표가 당초 예정보다 나흘이나 늦어지면서 미 언론의 질타가 이어진 겁니다.

또 부티지지가 샌더스에 불과 0.1퍼센트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는데 복잡한 투표방식 때문에 샌더스 역시 자신이 실질적 1위라고 주장하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일주일 뒤에 다시 뉴햄프셔주에서 경선후보들이 맞붙었습니다.

여기서 치러지는 '프라이머리' 즉, 예비선거에선 코커스와 달리 당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참여합니다.

시끌벅적한 공개투표방식의 코커스와 달리 비밀투표로 조용히 진행됩니다.

선거 전에 여론조사에선 민주당도, 공화당 지지도 아닌 이른바 무당층이 40퍼센트 정도였다고 하는군요.

후보는 물론 지지 정당도 정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죠.

그래서인지 표심을 잡으려는 후보들의 유세는 더 뜨거웠습니다.

지지자들도 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숀 맥그라/버니 샌더스 후보 지지자 : "(많은 후보들 가운데 왜 버니 샌더스입니까? 그를 지지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헬스케어(국민의료보험)'때문입니다. 이 나라에선 개인이 파산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의료보장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조합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고 있는데요. 제 주머니에서 매달 5백달러 정도가 의료보험료로 나가고 있어요."]

아이오와 코커스 돌풍의 주역, 30대 부티지지를 지지하는 열기는 뉴햄프셔에서도 꺽이지 않았습니다.

[부티지지 지지자 : "흥분됩니다. 저는 지역사회에서 개인적 차원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부티지지는 범 국가적 차원에서 제기할 겁니다."]

투표결과 샌더스가 부티지지에 박빙의 차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샌더스 상원의원 : "오늘 밤의 이 승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종말을 예고하는 시작일 것입니다."]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3위를 기록하면서 중위권에서 뛰어올랐고 워런 상원의원은 4위, 바이든 전 부통령은 5위로 추락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또 한명의 유력대선후보로 분류되는 억만장자,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유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상황.

이제 눈은 다음달 3일 14개 주에서 동시 선거가 치러지는 이른바 '슈퍼 화요일'로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햄프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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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 오른 미국 대선 경선…아이오와·뉴햄프셔를 가다
    • 입력 2020-02-15 22:25:48
    • 수정2020-02-15 22: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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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이었죠.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당원대회를 통한 후보경선, 이른바 '코커스'가 열렸죠.

11일에는 뉴햄스셔 주에서 비당원들까지 참여하는 이른바 '프라이머리'도 열렸습니다.

올해 대통령선거를 위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된 겁니다.

금철영 특파원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아이오와주 데모인시 한 초등학교의 불빛이 어둠을 밝히고 있습니다.

복도에서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은 이 동네 민주당원들인데요.

자신이 지지하는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에 투표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입구에서 선거인 명부를 확인하면 파란색 띠를 받습니다.

이 걸 손에 차야 투표할 수 있다는 군요.

아이 목말을 태운 아빠에서부터, 가방을 맨 어린이들까지.

딱딱한 투표장이라기보다 마을 행사같은 분위깁니다.

여기도 가족처럼 보이는데요,

어떤 후보를 지지하냐고 한번 물어봤습니다

[엄마 :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어요."]

[아빠 : "아직 결정 못했어요 생각하는 중이에요. 줄서기라도 하는 것처럼 후보를 결정해야할거 같아요."]

[엄마 : "딸은 결정한 거 같아요."]

[딸 : "저는 (엘리자베스)워런에게 투표하려고 해요. 저도 처음에는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왔어요. 그런데 워런 지지자가 와서 (워런에 대해)제게 얘기해줬죠. 제 주된 관심사는 환경문제와 기후변화입니다. 정말 그분들이 환경문제 등에 대 한 워런의 입장에대해 잘 설명했고 결국 저를 설득했어요."]

하지만 아빠 생각은 달라보입니다.

[아빠 : "워런이 제기하는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저는 워런후보를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그녀가 제기한 이슈들은 너무 좌편향적인 거 같아요."]

투표할 시간이 가까워져 오면서 분위기가 더 뜨거워 지는데요,

투표장 구석구석이 벌써 각 후보들의 작은 캠프처럼 변했습니다.

가슴에 붙이는 스티커는 물론, 벽에도 지지후보 포스터가 가득합니다.

여기 이 유권자는 샌더스 의원 지지잡니다.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자 : "버니 샌더스는 40년동안 정치를 해왔습니다. 나의 부모들은 수천달러가 넘는 의료비를 (그가 당선되면)아낄수도 있을 거에요. 저도 등록금 없이 대학을 다닐 수 있고요. 워런도 진보적이지만 그의 정책들을 지지하지만 왜 원조(샌더스)를 두고 복제(워런)를 선택해야 합니까."]

이제 투표를 해야할 시간이 다가왔나 봅니다.

그런데 후보를 선택할 시간을 준다고 하는군요.

민주당 선관위 관계자 지금부터 정확하게 20분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나선 또 각 후보별 대표 지지자가 나와 연설을 하는군요.

[바이든 지지자 : "그는 경험이 많고 그 전에 '오바마케어'도 의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바이든이 부통령이던) 전 정부가 오바마케어를 통과시키지 않았다면 우리가 지금 받고 있는 의료혜택이 얼마나 줄어들었을까요?"]

[피트 부티지지 지지자 : "저는 정말 피트에게 감동했어요.피트는 정말 호감이 가는 요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지지와 참여를 호소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IT 사업가 출신인 앤드류 양을 지지자하는 사람들은 그를 지지하면 20달러를 준다고 하네요.

이래도 되는 걸까요?

다른 후보 지지자가 이렇게 말하는군요.

[샌더스 지지자 : "샌더스는 돈주고 살 수 없어요. 우리도 마찬가지죠."]

[앤드류 양 지지자 : "(20달러의 의미가 뭡니까?) 그의 정책 중 하나가 일을 하든 안하든 18세 이상의 미국인들에게 매달 천달러씩 준다는 것입니다."]

결국 선관위 관계자들의 제지를 받는군요.

["정말 미안합니다."]

이제 드디어 투표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투표용지 표기가 아닌 손을 드는 방식입니다.

비밀투표 아닌 공개투표입니다.

["34,35,36,37,38 제가 세지 못한 바이든 지지자 또 계신가요?"]

그러다 보니 잘 못 세는 경우도 있어 다시 숫자를 세야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5퍼센트를 얻지 못한 후보의 지지자들은 2차 투표로 다른 후보를 선택하게 됩니다.

지금까진 이 방식이 별 문제 없이 잘 작동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앱을 이용한 디지털 집계 방식이 더해지면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결과발표가 당초 예정보다 나흘이나 늦어지면서 미 언론의 질타가 이어진 겁니다.

또 부티지지가 샌더스에 불과 0.1퍼센트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는데 복잡한 투표방식 때문에 샌더스 역시 자신이 실질적 1위라고 주장하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일주일 뒤에 다시 뉴햄프셔주에서 경선후보들이 맞붙었습니다.

여기서 치러지는 '프라이머리' 즉, 예비선거에선 코커스와 달리 당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참여합니다.

시끌벅적한 공개투표방식의 코커스와 달리 비밀투표로 조용히 진행됩니다.

선거 전에 여론조사에선 민주당도, 공화당 지지도 아닌 이른바 무당층이 40퍼센트 정도였다고 하는군요.

후보는 물론 지지 정당도 정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죠.

그래서인지 표심을 잡으려는 후보들의 유세는 더 뜨거웠습니다.

지지자들도 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숀 맥그라/버니 샌더스 후보 지지자 : "(많은 후보들 가운데 왜 버니 샌더스입니까? 그를 지지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헬스케어(국민의료보험)'때문입니다. 이 나라에선 개인이 파산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의료보장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조합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고 있는데요. 제 주머니에서 매달 5백달러 정도가 의료보험료로 나가고 있어요."]

아이오와 코커스 돌풍의 주역, 30대 부티지지를 지지하는 열기는 뉴햄프셔에서도 꺽이지 않았습니다.

[부티지지 지지자 : "흥분됩니다. 저는 지역사회에서 개인적 차원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부티지지는 범 국가적 차원에서 제기할 겁니다."]

투표결과 샌더스가 부티지지에 박빙의 차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샌더스 상원의원 : "오늘 밤의 이 승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종말을 예고하는 시작일 것입니다."]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3위를 기록하면서 중위권에서 뛰어올랐고 워런 상원의원은 4위, 바이든 전 부통령은 5위로 추락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또 한명의 유력대선후보로 분류되는 억만장자,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유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상황.

이제 눈은 다음달 3일 14개 주에서 동시 선거가 치러지는 이른바 '슈퍼 화요일'로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햄프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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