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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훈의 시사본부] 류영재 판사 “사법농단은 명백한 위헌, 판사 탄핵 논의해야”
입력 2020.02.17 (16:16) 오태훈의 시사본부
- 영장 처리내용 상부에 보고하는 것이 전통? 전국적, 통상적 관행이었다고 보기 힘들어
- 영장재판에 달린 수사정보까지 보고하는 것 이례적... 관행으로 인식되는 것 우려돼
- 월권은 권한에 없는 일을 행사한 것, 직권남용은 권한 범위를 잘못 행사한 것
- 재판에 개입할 권한 자체가 없기 때문에 월권이지, 직권남용은 아니라서 직권남용 무죄
- 같은 논리로 어떤 재판 개입도 처벌하지 못해... 처벌의 공백이 생긴 상황
- 최소한 재판 개입 혐의, 판사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은 명백한 위헌
- 위헌에 대해 헌법상 판사에 대한 탄핵 절차 있지만, 국회에서 논의되지 않아
- 법원 개혁의 완성은 입법, 그런데 입법이 되지 않아 법원 개혁 동력 사라져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2월 17일(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류영재 판사(춘천지방법원)



▷ 오태훈 : 사법농단에 연루돼 기소된 현직 판사들에 대해서 법원이 1심에서 잇따라 무죄 판결 내놓았습니다. 특히 현직 판사 3명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 또 법원 행정처의 요청을 받고 일선 재판에 관여한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1심 판결의 논리가 좀 궁금해지기도 하는데요. 그동안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계속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류영재 춘천지법 판사 연결해서 여기에 대한 입장을 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류영재 : 네, 안녕하십니까? 춘천지방법원 판사 류영재입니다.

▷ 오태훈 : 사법농단이라고 우리가 불렀습니다. 사법 행정권 남용실태, 이게 드러난 지 곧 3년 정도가 되는데 먼저 좀 많은 분들이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사법농단이라고 부른 가장 중요한 혐의 내용이 무엇이었습니까?

▶ 류영재 : 사법농단에 대해서 워낙에 드러난 사실관계가 많기는 한데 그걸 크게 분류를 하자면 첫 번째로는 사법부가 청와대나 아니면 국회와 서로 재판 정보를 주고받거나 재판에 대해서 논의를 하거나 특히 강제동원 재판 절차 협의처럼 협의체까지 구성을 해서 재판 절차에 대해서 밀접한 이 논의를 한 혐의가 하나가 있고요. 그리고 그에 따라서 청와대나 국회의원들에게 재판에 대한 법률자문을 행한 혐의도 있고요. 그리고 또 사법행정에 대해서 비판적이거나 혹은 정부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조금 정부의 방향성과 다른 목소리를 낸 판사들을 사찰을 하거나 혹은 인사상 불이익을 준 그런 혐의가 또 있고요. 크게는 이렇게 좀 볼 수 있겠네요.

▷ 오태훈 : 그 부분에 대해서 지금 재판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1심 판결들이 나오고 있는데 지난 13일이었습니다.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에 영장 내용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3명의 부장판사에 대해서 재판부가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내용은 어떻게 보세요?

▶ 류영재 : 일단은 그 사실관계가 판결문에 인정된 사실관계로 보면 당시 정운호 게이트 관련해서 최유정 변호사나 김수천 전 판사처럼 전‧현직 판사들이 그 게이트에 연루가 되어 있다는 혐의가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최유정 변호사나 김수천 판사의 범죄수사를 위한 압수수색 영장부터 구속영장까지 청구가 됐는데요. 당시에 영장전담판사가 압수수색이나 구속영장의 영장 판단을 위해서 수사기록이 붙어 오거든요. 그 수사기록에 수록된 관련 수사 정보들의 일부를 수석부장에게 보고를 하고 또 수석부장은 그 정보를 또 행정처한테 이렇게 보고를 했다. 이게 재판의 대략적인 내용이고요. 여기에 대해서 재판부는 ‘중앙영장전담이 수석부장에게 보고를 한 거는 법관 비관련한 사안이나 중요 사건에 대해서는 그렇게 보고를 하는 관행이 있었기 때문에 정당한 사법행정 절차에 따른 거다.’라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고 또 수석부장이 그 수사 정보를 행정처에게 보고를 한 것은 일단 법관비리 사안을 보고한 것인 데다가 이미 그 정보들이 언론이나 혹은 검찰 측을 통해서 행정처에 이미 알려진 내용들과 겹치기 때문에 비밀로써의 가치가 없다, 이런 내용으로 무죄를 선고한 겁니다.

▷ 오태훈 : 그런데 그 부분을 좀 짚어보면요, 재판부가 부장판사들 혐의에 대해서 영장 처리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는 것, 앞서 말씀해 주셨는데 이게 ‘법원 내부 관행이었다, 전통이었다.’ 이렇게 한 부분인데 이게 맞습니까?

▶ 류영재 : 저도 전수조사를 해 본 것은 아닌데 확실한 것은 전국 법원의 영장재판의 관행이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영장 전담을 해 보신 부장님들께 몇 분 여쭤봤는데 다 그런 보고 요청을 받거나 보고를 한 적이 없다고 말을 했고요. 제가 좀 걱정이 되는 건 물론 재판부의 판결은 일단 존중을 하지만 최소한 그게 중앙지방법원의 관행이었을지는 몰라도 그게 전국적인, 통상적인 관행이었다고 보기는 그렇게 오해가 될까 봐 그것이 조금 걱정이 되고요. 특히 영장재판이 비공개이기 때문에 그 영장재판의 결과만 보고를 하는 게 아니라 영장재판에 달린 그 수사기록의 수사정보까지 보고를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굉장히 이례적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중앙지방법원만의 어떤 사법 행정상의 관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통상적으로 다 보고가 된다든지 ‘전국 법원의 관행이었다.’라고 이렇게 인식이 되는 것은 좀 우려스러운 부분이 아닌가 싶고요. 또 한 마디 추가하자면 그 보고에 대해서 어쨌든 근거 규정 중 하나라고 해석이 되는 예규가 하나 있었는데 그 예규도 2018년 9월에 이 의혹이 보고가 되고 법원 내부에서도 비판이 상당했는데 그 이후에 그 예규도 폐지가 됐기 때문에 최소한 ‘영장 정보의 수사기록이 전부 다 지금 상부에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인식이 퍼지는 건 조금 오해인 것 같습니다. 조금 우려가 돼요, 그 부분은.

▷ 오태훈 : 그 3명의 부장판사에 대해서 무죄 판결이 난 다음 날이었습니다. 법원 행정처 측의 요청을 받고 일선 재판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던 임성근 판사의 경우도 무죄 판결을 받았어요. 직권남용죄가 아니라고 했는데 이 재판도 좀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 류영재 : 일단은 제가 현직 판사이기 때문에 앞서 말한 그 영장 정보 수사기록 보고에 대해서도 그렇고, 이 재판도 그렇고 제가 1심 재판 판결의 당부당을 이렇게 평가를 할 권한 자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단 1심 판단을 다 존중하는 전제하에서 1심 판단의 내용을 설명하자면 1심 재판부는 일단은 형식적으로 수석부장에게 그런 재판에 대해서 조언을 하거나 혹은 재판에 대해서 ‘어떻게 어떻게 해 달라.’ 이렇게 요청을 할 권한 자체가 없다고 이제 재판부는 판단을 했어요. 그런데 재판부는 직권남용죄 자체를 월권은 처벌하지 않는 범죄로 해석을 했어요. 그러니까 ‘월권이라 함은 권한이 없는 거를 행사를 한 거고 직권남용은 그게 아니라 권한 범위 내의 것을 잘못 행사한 거다.’ 이렇게 구분을 해서 ‘수석부장에게는 재판 개입의 권한이 없기 때문에 월권이지, 이거는 직권남용이 아니다.’ 이래서 직권남용죄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를 했는데 이것은 쉽게 말하자면 예컨대 회사원을 예로 들면 상사가 이럴 수 있어요. 한 번은 어떤 부하직원이 밉다는 이유로 부하직원한테만 어려운 일을 잔뜩 몰아서 배당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또 어떤 케이스에서는 상사가 자기의 인사권자란 지위를 이용해서 아예 자기 아들의 숙제를 ‘네가 대신해라.’ 이렇게 지시를 할 수도 있을 거예요. 이럴 경우에 둘 다 사실은 인사권자이기 때문에 아들의 숙제를 나 보고 하라는 거는 전혀 그 사람이 할 수 없는 지시이지만 따를 수밖에 없게 될 수도 있거든요. 이게 흔히 말하는 직장 내 갑질, 이런 건데 이런 건 다 월권이거든요. 그런데 재판부가 보기에는 어려운 일을 몰아준 것은 처벌을 하더라도 아들의 숙제를 시켜서 하게 한 거는 처벌하지 못한다. 쉽게 말해서 이렇게 판단을 한 거고요. 여기에 대해서는 반박도 이루어지고 또 ‘직권남용죄에 대해서 이게 다수설적인 해석이다.’ 이렇게 지금 학계나 아니면 시민사회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재판 개입은 맞지만 직권남용은 아니다? 이런 판결을 보면.

▶ 류영재 : 월권이라는 거죠.

▷ 오태훈 : 재판부 논리대로라면 ‘앞으로도 어떤 재판 개입도 처벌 못 하는 거 아닌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 싶거든요.

▶ 류영재 : 네, 논리적으로는 그런 수순이 됩니다. 왜냐하면 재판 개입을 할 수 있는 판사는 아무도 없기 때문에 그 인사권자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사실상 개입을 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다 월권이 되고 그렇게 될 경우에 직권남용죄를 처벌하지 못하고 우리 사회에 지금 월권죄는 없기 때문에 이럴 경우에는 그런 식의 처벌 공백이 생기게 된다는 논리로 흐르게는 됩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행위지만 최고 법인 헌법을 위반한 사람이 면죄부를 받게 되는 꼴이 아닌가 싶은데 이런 결론을 납득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좀 답답한 마음이거든요.

▶ 류영재 : 개인적으로는 물론 재판부 입장에서는 어쨌든 간에 정해진 법에 따라서 법리도 어떻게 해석하냐? 이런 문제가 있는데 사실 지금 1심 판단의 입장도 저는 이해는 됩니다. 그러니까 이게 그간의 법리 축적으로 봤을 때 무리한 판단은 아니거든요. 그러나 어쨌든 재판에 대해서 시민사회에서 이런, 이런 점들의 입법불비나 혹은 처벌 공백이 생긴다는 비판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또 거기에 대해서 저희 사법부 전체가 그 국민의 비판은 어쨌든 간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는 생각을 해요. 다만 이 1심 재판이 앞으로 대법원에서 어떻게 확정이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고 대법원에서 이 1심 재판의 법리를 따라서 그대로 확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시민사회에서 그러면 이 처벌 공백을 어떻게 막을 건가? 재판 개입 행위를 어떻게 방지를 할 건가에 대해서 추가적인 입법조치나 또는 탄핵에 대한 활성화, 이런 논의들로 사회적 논의를 계속 이어가게 될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사법부에 대해서 비판이 쏟아진다면 또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법원 입장에서는 어쨌든 ‘비판은 일단 겸허하게 수용을 해야 할 문제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춘천지방법원 류영재 판사와 함께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지금 진행 중인 사법농단 관련 재판들이 계속 있습니다. 특히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고용환 대법관 판결도 남아 있는데 지금의 양상을 보면 이들의 재판에 대한 영향도 좀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 류영재 : 물론 양승태 전 대법원장 또 박병대 전 대법관, 고용환 전 대법관 등 이제 판결에 있는 혐의는 지금까지 평결이 된 것에 비해서 훨씬 다양해요. 다양해서 이 전적으로 이 법리에 따라서 전부 다 무죄다, 전부 다 유죄다, 이런 식으로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주요한 재판 개입권한이라든지 어쨌든 이 혐의 사실 자체가 사실은 정상적이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거든요. 그러니까 그 당시에는 그분들이 이게 정당한 사법행정 권한이라고 인식하고 행사를 하고 그 보고서를 쓴 심의관도 아마 이게 정당한 사법행정권의 권한이라고 인식을 하고 했을 것 같기는 한데 어쨌든 지금 와서 ‘이게 권한이 아니다.’라고 주장을 하시면 또 판단을 해 보면 권한은 아니죠. 재판 개입을 하거나 청와대랑 재판 절차 협의할 권한이 어떻게 있겠습니까? 사실 존재할 수 없는 권한이기 때문에 이 논리대로 봤을 때 이 논리가 만약에 그대로 이어진다면 영향을 미칠 것 같기는 하고요. 어쨌든 간에 그런데 재판부별로 독립해서 판단을 하기 때문에 사실 그냥 기다려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 오태훈 : 일개 사건 하나하나의 판결보다도 이게 사법농단이라는 차원에서 짚어본다고 그러면 재판부가 좀 어떻게 임해야 된다고 보시는지도 궁금하고 이렇게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그러면 다른 방법도 우리가 생각해 봐야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거든요.

▶ 류영재 : 일단은 그 사법농단 사건에 대해서 재판부는 원리원칙대로 독립적으로 자기가 심리를 제대로 하고 숙고해서 판단을 내리는 것까지가 할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뭐 예컨대 범죄가 안 되는데 사법농단에 대한 단죄가 필요하다는 것 때문에 무리하게 범죄를 인정을 해서도 안 될 거고 다만 또 법리상 재판부가 법리해석을 했더니 이게 범죄가 된다고 생각이 되면 그러면 그렇게 유죄 판결을 그냥 독립적으로 내리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저희가 아쉬웠던 건 2018년도에 전국법관대표회의 의결에서도 있었지만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쨌든 형법상 범죄가 되든 안 되든. 왜냐하면 형법상 범죄가 되는 건 법상 정해진 구속 요건을 충족해야만 범죄가 되니까요. 그래서 모든 위헌을 다 범죄로 구성하지는 않거든요. 그렇지만 어쨌든 최소한 재판 개입 협의나 아니면 판사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 같은 경우는 명백한 위헌이다. 그런 위헌에 대해서, 판사의 위헌 행위에 대해서는 헌법상 탄핵이라는 절차를 지금 이미 헌법이 규정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우리는 그런 위헌적인 행위에 대해서 헌법상 책임을 질 그런 논의의 필요성은 있다.’라는 결의를 했었는데요. 사실은 그런 탄핵 절차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는 그 부분이 전혀 논의는 됐던 것 같지만 진전은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사실 어떻게 보면 ‘그 사법농단 재판에 대해서 헌법이 이렇게 예정한 절차에 따른 책임 조치가 사실은 조금 미흡했던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조금 들고요.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법관 징계도 있는데 사실 징계사유에 비해서 징계가 결정된 그 양정 자체가 조금 가벼워서 이 위헌적이거나 불법적인 사안에 대해서 사실상 경징계 수준의 결과가 적절했느냐 하는 비판도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사안별 재판은 진행될 거고요. 방금 말씀하셨던 법관 탄핵은 국회에서 행동을 해 줘야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고요.

▶ 류영재 : 네, 저희 판사가 관여할 일은 아니죠.

▷ 오태훈 : 그리고 사법부 내에서 자체적으로 단지 재판을 떠나서라도 사법농단 사태가 불거진 지 벌써 3년이 됐는데 개혁적인 작업들을 사법계에서도 해야 된다고 보거든요. 행정처 폐지라든가, 법원사무처 신설한다든가, 여러 가지 사법 개혁안들은 나오기는 했었는데 지금은 어떤 상황입니까?

▶ 류영재 : 문제는 행정처를 폐지하거나 법원사무처를 신설하는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사실상 행정처의 역할을 줄이고 거기에 대한 내부적인 사무 분담을 해결하는 것은 저희가 규칙된 개정으로 어느 정도는 해결을 할 수 있고 그 규칙으로 나온 게 사법자문회의인데요. 그 외에는 사실 이 모든 개혁 논의의 완성은 사실 입법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래서 사법농단이 발의가 된 다음에 국회가 여당, 야당 가리지 않고 사실 이 법원 개혁에 대한 법원조치법 개정안을 다 발의를 하긴 했는데 그것이 지금 의결이 전혀 안 되고 있습니다. 사실 그런 부분 때문에 개혁의 완성이 입법인데 입법이 안 돼서 사실 조금 법원 개혁에 대한 동력이 사라진 측면이 있고요. 하지만 지금 내부적으로 살펴보면 어쨌든 간에 법원 내에서의 법관들의 대의기구인 대표회의에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계속 어쨌든 개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결을 계속 내고 있고 물론 또 사법농단이 불거진 지로부터 벌써 3년, 시간이 좀 흘러서 이제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개혁에 대한 의지나 동력이 조금 약해진 건 맞지만, 하지만 분명히 제가 느끼기로는 다수의 법관들이 ‘어쨌든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긴 하다.’라는 점 자체에는 지금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런 면에서는 어느 정도 다 인식이 좀 공감대가 형성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오태훈 : 그 부분 때문에도 아마 이런 움직임들이 있지 않나 싶은데 입법부가 좀 움직여야 돼서인지 사법개혁의 선봉에 섰던 판사들이 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 일이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또 여기에 대해서는 사법개혁의 정당성이 흔들릴 수도 있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이걸 내부에서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 류영재 : 일단은 저희 내부에서는 여러 판사님들의 글도 나오고 해서 대충 짐작이 가실 텐데 일단 저 같은 경우에는 최소한 법관을 사직하고 즉시 출마한 점에 대해서는 조금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는 그거는 어쨌든 ‘어제까지는 판사였고 오늘부터는 정당 정치인이다.’라고 했을 때 어제까지의 판사였을 때 이 사람이 하루 만에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자 혹은 구성원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그 어제까지의 연속성이 전혀 파기가 안 되기 때문에 법관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받을 소지가 있다고 생각을 해서 법관으로서 최소한 즉시 출마를 한 이수진, 최기상, 장동혁 판사님의 선택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움이 있고요. 하지만 이것 때문에 사법개혁의 정당성이 흔들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게 사법농단은 그 자체로 1심 판결에서도 인정이 된 것처럼 좀 확고한 사실관계 하에서 쌓여진 위헌적인 행위들이거든요. 그런 사실관계가 인정이 되는 사법농단의 위헌적인 행위가 그 사법농단을 비판하고 사법개혁을 외친 분들 중의 일부가 정당 정치인이 됐다고 해서 그 사법농단 자체가 있던 게 없던 게 되는 것도 아니고, 위헌성이 갑자기 정치적인 문제로 바뀌는 게 되는 게 아니에요. 왜냐하면 헌법은 진보든 보수든 어떤 정당이든 다 지켜야 되는 가치이기 때문에 이거는 제가 봤을 때는 진보나 보수의 문제가 아니고 정치적 사안이 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사직 후에 즉시 출마하신 판사님들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는 낼 수 있고 그 판사님들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치우쳐서 목소리 내느냐.’ 이렇게 의심을 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걸로 인해서 사법농단 자체가 정치적인 쟁점에 불과하다. 권력 투쟁에 불과하다. 이거는 위헌 사안이 아니다. 혹은 없던 일이 된다. 이렇게 말을 하는 건 저는 전형적인 인과관계의 오류라고 생각을 해요. 사법농단은 그분들의 출마랑 상관없이 존재하고 그리고 위헌적인 상황인 거죠. 그리고 그걸 위한 재발방지는 꼭 필요하기 때문에 사법개혁의 정당성도 사실은 그분들의 출마로 인해서 훼손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개별 판결은 차치하고 법원의 재판 개입 행위가 위헌이라는 것은 분명히 지적됐거든요. 더 이상 사법농단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끝으로 말씀 듣겠습니다.

▶ 류영재 : 일단 가장 좋은 것은 제도적으로 사람을 믿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제도적인 개혁이 필요할 것 같고요. 특히 입법적인 개혁도 필요할 것 같은데 이렇게 개인적인 판사로서는 그 판결에서 예컨대 영장 전담이 비공개 영장재판의 수사 정보를 상부에 보고하는 게 그간의 정당한 사법행정이었다 하더라도 그리고 또 수석부장이, 인사권자가 이렇게 재판에 대해서 조언을 하는 게 그간의 관행이었다 하더라도 저로서는 그것들이 어쨌든 정당하거나 타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재판의 판단과는 별개로. 그렇기 때문에 저는 독립적으로 제가 재판을 할 때는 그런 사법행정 관행의 부당성을 인식하고 그렇게 재판에 임하지 않겠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선언을 할 수밖에 없고 만약에 판사님들이 사실은 그런 식으로 사법행정을 조금 더 엄격하게 바라보고 독립적으로 재판을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고 결국은 그런 식으로 판사님들의 인식이 변하고 재판이 변하는 게 또 어떻게 보면 어떤 식으로 사법개혁이 되든 가장 중요한 일 아닌가 싶습니다.

▷ 오태훈 : 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류영재 : 네, 감사합니다.
  • [오태훈의 시사본부] 류영재 판사 “사법농단은 명백한 위헌, 판사 탄핵 논의해야”
    • 입력 2020-02-17 16:16:56
    오태훈의 시사본부
- 영장 처리내용 상부에 보고하는 것이 전통? 전국적, 통상적 관행이었다고 보기 힘들어
- 영장재판에 달린 수사정보까지 보고하는 것 이례적... 관행으로 인식되는 것 우려돼
- 월권은 권한에 없는 일을 행사한 것, 직권남용은 권한 범위를 잘못 행사한 것
- 재판에 개입할 권한 자체가 없기 때문에 월권이지, 직권남용은 아니라서 직권남용 무죄
- 같은 논리로 어떤 재판 개입도 처벌하지 못해... 처벌의 공백이 생긴 상황
- 최소한 재판 개입 혐의, 판사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은 명백한 위헌
- 위헌에 대해 헌법상 판사에 대한 탄핵 절차 있지만, 국회에서 논의되지 않아
- 법원 개혁의 완성은 입법, 그런데 입법이 되지 않아 법원 개혁 동력 사라져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2월 17일(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류영재 판사(춘천지방법원)



▷ 오태훈 : 사법농단에 연루돼 기소된 현직 판사들에 대해서 법원이 1심에서 잇따라 무죄 판결 내놓았습니다. 특히 현직 판사 3명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 또 법원 행정처의 요청을 받고 일선 재판에 관여한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1심 판결의 논리가 좀 궁금해지기도 하는데요. 그동안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계속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류영재 춘천지법 판사 연결해서 여기에 대한 입장을 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류영재 : 네, 안녕하십니까? 춘천지방법원 판사 류영재입니다.

▷ 오태훈 : 사법농단이라고 우리가 불렀습니다. 사법 행정권 남용실태, 이게 드러난 지 곧 3년 정도가 되는데 먼저 좀 많은 분들이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사법농단이라고 부른 가장 중요한 혐의 내용이 무엇이었습니까?

▶ 류영재 : 사법농단에 대해서 워낙에 드러난 사실관계가 많기는 한데 그걸 크게 분류를 하자면 첫 번째로는 사법부가 청와대나 아니면 국회와 서로 재판 정보를 주고받거나 재판에 대해서 논의를 하거나 특히 강제동원 재판 절차 협의처럼 협의체까지 구성을 해서 재판 절차에 대해서 밀접한 이 논의를 한 혐의가 하나가 있고요. 그리고 그에 따라서 청와대나 국회의원들에게 재판에 대한 법률자문을 행한 혐의도 있고요. 그리고 또 사법행정에 대해서 비판적이거나 혹은 정부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조금 정부의 방향성과 다른 목소리를 낸 판사들을 사찰을 하거나 혹은 인사상 불이익을 준 그런 혐의가 또 있고요. 크게는 이렇게 좀 볼 수 있겠네요.

▷ 오태훈 : 그 부분에 대해서 지금 재판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1심 판결들이 나오고 있는데 지난 13일이었습니다.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에 영장 내용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3명의 부장판사에 대해서 재판부가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내용은 어떻게 보세요?

▶ 류영재 : 일단은 그 사실관계가 판결문에 인정된 사실관계로 보면 당시 정운호 게이트 관련해서 최유정 변호사나 김수천 전 판사처럼 전‧현직 판사들이 그 게이트에 연루가 되어 있다는 혐의가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최유정 변호사나 김수천 판사의 범죄수사를 위한 압수수색 영장부터 구속영장까지 청구가 됐는데요. 당시에 영장전담판사가 압수수색이나 구속영장의 영장 판단을 위해서 수사기록이 붙어 오거든요. 그 수사기록에 수록된 관련 수사 정보들의 일부를 수석부장에게 보고를 하고 또 수석부장은 그 정보를 또 행정처한테 이렇게 보고를 했다. 이게 재판의 대략적인 내용이고요. 여기에 대해서 재판부는 ‘중앙영장전담이 수석부장에게 보고를 한 거는 법관 비관련한 사안이나 중요 사건에 대해서는 그렇게 보고를 하는 관행이 있었기 때문에 정당한 사법행정 절차에 따른 거다.’라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고 또 수석부장이 그 수사 정보를 행정처에게 보고를 한 것은 일단 법관비리 사안을 보고한 것인 데다가 이미 그 정보들이 언론이나 혹은 검찰 측을 통해서 행정처에 이미 알려진 내용들과 겹치기 때문에 비밀로써의 가치가 없다, 이런 내용으로 무죄를 선고한 겁니다.

▷ 오태훈 : 그런데 그 부분을 좀 짚어보면요, 재판부가 부장판사들 혐의에 대해서 영장 처리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는 것, 앞서 말씀해 주셨는데 이게 ‘법원 내부 관행이었다, 전통이었다.’ 이렇게 한 부분인데 이게 맞습니까?

▶ 류영재 : 저도 전수조사를 해 본 것은 아닌데 확실한 것은 전국 법원의 영장재판의 관행이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영장 전담을 해 보신 부장님들께 몇 분 여쭤봤는데 다 그런 보고 요청을 받거나 보고를 한 적이 없다고 말을 했고요. 제가 좀 걱정이 되는 건 물론 재판부의 판결은 일단 존중을 하지만 최소한 그게 중앙지방법원의 관행이었을지는 몰라도 그게 전국적인, 통상적인 관행이었다고 보기는 그렇게 오해가 될까 봐 그것이 조금 걱정이 되고요. 특히 영장재판이 비공개이기 때문에 그 영장재판의 결과만 보고를 하는 게 아니라 영장재판에 달린 그 수사기록의 수사정보까지 보고를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굉장히 이례적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중앙지방법원만의 어떤 사법 행정상의 관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통상적으로 다 보고가 된다든지 ‘전국 법원의 관행이었다.’라고 이렇게 인식이 되는 것은 좀 우려스러운 부분이 아닌가 싶고요. 또 한 마디 추가하자면 그 보고에 대해서 어쨌든 근거 규정 중 하나라고 해석이 되는 예규가 하나 있었는데 그 예규도 2018년 9월에 이 의혹이 보고가 되고 법원 내부에서도 비판이 상당했는데 그 이후에 그 예규도 폐지가 됐기 때문에 최소한 ‘영장 정보의 수사기록이 전부 다 지금 상부에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인식이 퍼지는 건 조금 오해인 것 같습니다. 조금 우려가 돼요, 그 부분은.

▷ 오태훈 : 그 3명의 부장판사에 대해서 무죄 판결이 난 다음 날이었습니다. 법원 행정처 측의 요청을 받고 일선 재판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던 임성근 판사의 경우도 무죄 판결을 받았어요. 직권남용죄가 아니라고 했는데 이 재판도 좀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 류영재 : 일단은 제가 현직 판사이기 때문에 앞서 말한 그 영장 정보 수사기록 보고에 대해서도 그렇고, 이 재판도 그렇고 제가 1심 재판 판결의 당부당을 이렇게 평가를 할 권한 자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단 1심 판단을 다 존중하는 전제하에서 1심 판단의 내용을 설명하자면 1심 재판부는 일단은 형식적으로 수석부장에게 그런 재판에 대해서 조언을 하거나 혹은 재판에 대해서 ‘어떻게 어떻게 해 달라.’ 이렇게 요청을 할 권한 자체가 없다고 이제 재판부는 판단을 했어요. 그런데 재판부는 직권남용죄 자체를 월권은 처벌하지 않는 범죄로 해석을 했어요. 그러니까 ‘월권이라 함은 권한이 없는 거를 행사를 한 거고 직권남용은 그게 아니라 권한 범위 내의 것을 잘못 행사한 거다.’ 이렇게 구분을 해서 ‘수석부장에게는 재판 개입의 권한이 없기 때문에 월권이지, 이거는 직권남용이 아니다.’ 이래서 직권남용죄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를 했는데 이것은 쉽게 말하자면 예컨대 회사원을 예로 들면 상사가 이럴 수 있어요. 한 번은 어떤 부하직원이 밉다는 이유로 부하직원한테만 어려운 일을 잔뜩 몰아서 배당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또 어떤 케이스에서는 상사가 자기의 인사권자란 지위를 이용해서 아예 자기 아들의 숙제를 ‘네가 대신해라.’ 이렇게 지시를 할 수도 있을 거예요. 이럴 경우에 둘 다 사실은 인사권자이기 때문에 아들의 숙제를 나 보고 하라는 거는 전혀 그 사람이 할 수 없는 지시이지만 따를 수밖에 없게 될 수도 있거든요. 이게 흔히 말하는 직장 내 갑질, 이런 건데 이런 건 다 월권이거든요. 그런데 재판부가 보기에는 어려운 일을 몰아준 것은 처벌을 하더라도 아들의 숙제를 시켜서 하게 한 거는 처벌하지 못한다. 쉽게 말해서 이렇게 판단을 한 거고요. 여기에 대해서는 반박도 이루어지고 또 ‘직권남용죄에 대해서 이게 다수설적인 해석이다.’ 이렇게 지금 학계나 아니면 시민사회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재판 개입은 맞지만 직권남용은 아니다? 이런 판결을 보면.

▶ 류영재 : 월권이라는 거죠.

▷ 오태훈 : 재판부 논리대로라면 ‘앞으로도 어떤 재판 개입도 처벌 못 하는 거 아닌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 싶거든요.

▶ 류영재 : 네, 논리적으로는 그런 수순이 됩니다. 왜냐하면 재판 개입을 할 수 있는 판사는 아무도 없기 때문에 그 인사권자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사실상 개입을 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다 월권이 되고 그렇게 될 경우에 직권남용죄를 처벌하지 못하고 우리 사회에 지금 월권죄는 없기 때문에 이럴 경우에는 그런 식의 처벌 공백이 생기게 된다는 논리로 흐르게는 됩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행위지만 최고 법인 헌법을 위반한 사람이 면죄부를 받게 되는 꼴이 아닌가 싶은데 이런 결론을 납득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좀 답답한 마음이거든요.

▶ 류영재 : 개인적으로는 물론 재판부 입장에서는 어쨌든 간에 정해진 법에 따라서 법리도 어떻게 해석하냐? 이런 문제가 있는데 사실 지금 1심 판단의 입장도 저는 이해는 됩니다. 그러니까 이게 그간의 법리 축적으로 봤을 때 무리한 판단은 아니거든요. 그러나 어쨌든 재판에 대해서 시민사회에서 이런, 이런 점들의 입법불비나 혹은 처벌 공백이 생긴다는 비판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또 거기에 대해서 저희 사법부 전체가 그 국민의 비판은 어쨌든 간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는 생각을 해요. 다만 이 1심 재판이 앞으로 대법원에서 어떻게 확정이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고 대법원에서 이 1심 재판의 법리를 따라서 그대로 확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시민사회에서 그러면 이 처벌 공백을 어떻게 막을 건가? 재판 개입 행위를 어떻게 방지를 할 건가에 대해서 추가적인 입법조치나 또는 탄핵에 대한 활성화, 이런 논의들로 사회적 논의를 계속 이어가게 될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사법부에 대해서 비판이 쏟아진다면 또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법원 입장에서는 어쨌든 ‘비판은 일단 겸허하게 수용을 해야 할 문제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춘천지방법원 류영재 판사와 함께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지금 진행 중인 사법농단 관련 재판들이 계속 있습니다. 특히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고용환 대법관 판결도 남아 있는데 지금의 양상을 보면 이들의 재판에 대한 영향도 좀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 류영재 : 물론 양승태 전 대법원장 또 박병대 전 대법관, 고용환 전 대법관 등 이제 판결에 있는 혐의는 지금까지 평결이 된 것에 비해서 훨씬 다양해요. 다양해서 이 전적으로 이 법리에 따라서 전부 다 무죄다, 전부 다 유죄다, 이런 식으로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주요한 재판 개입권한이라든지 어쨌든 이 혐의 사실 자체가 사실은 정상적이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거든요. 그러니까 그 당시에는 그분들이 이게 정당한 사법행정 권한이라고 인식하고 행사를 하고 그 보고서를 쓴 심의관도 아마 이게 정당한 사법행정권의 권한이라고 인식을 하고 했을 것 같기는 한데 어쨌든 지금 와서 ‘이게 권한이 아니다.’라고 주장을 하시면 또 판단을 해 보면 권한은 아니죠. 재판 개입을 하거나 청와대랑 재판 절차 협의할 권한이 어떻게 있겠습니까? 사실 존재할 수 없는 권한이기 때문에 이 논리대로 봤을 때 이 논리가 만약에 그대로 이어진다면 영향을 미칠 것 같기는 하고요. 어쨌든 간에 그런데 재판부별로 독립해서 판단을 하기 때문에 사실 그냥 기다려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 오태훈 : 일개 사건 하나하나의 판결보다도 이게 사법농단이라는 차원에서 짚어본다고 그러면 재판부가 좀 어떻게 임해야 된다고 보시는지도 궁금하고 이렇게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그러면 다른 방법도 우리가 생각해 봐야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거든요.

▶ 류영재 : 일단은 그 사법농단 사건에 대해서 재판부는 원리원칙대로 독립적으로 자기가 심리를 제대로 하고 숙고해서 판단을 내리는 것까지가 할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뭐 예컨대 범죄가 안 되는데 사법농단에 대한 단죄가 필요하다는 것 때문에 무리하게 범죄를 인정을 해서도 안 될 거고 다만 또 법리상 재판부가 법리해석을 했더니 이게 범죄가 된다고 생각이 되면 그러면 그렇게 유죄 판결을 그냥 독립적으로 내리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저희가 아쉬웠던 건 2018년도에 전국법관대표회의 의결에서도 있었지만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쨌든 형법상 범죄가 되든 안 되든. 왜냐하면 형법상 범죄가 되는 건 법상 정해진 구속 요건을 충족해야만 범죄가 되니까요. 그래서 모든 위헌을 다 범죄로 구성하지는 않거든요. 그렇지만 어쨌든 최소한 재판 개입 협의나 아니면 판사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 같은 경우는 명백한 위헌이다. 그런 위헌에 대해서, 판사의 위헌 행위에 대해서는 헌법상 탄핵이라는 절차를 지금 이미 헌법이 규정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우리는 그런 위헌적인 행위에 대해서 헌법상 책임을 질 그런 논의의 필요성은 있다.’라는 결의를 했었는데요. 사실은 그런 탄핵 절차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는 그 부분이 전혀 논의는 됐던 것 같지만 진전은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사실 어떻게 보면 ‘그 사법농단 재판에 대해서 헌법이 이렇게 예정한 절차에 따른 책임 조치가 사실은 조금 미흡했던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조금 들고요.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법관 징계도 있는데 사실 징계사유에 비해서 징계가 결정된 그 양정 자체가 조금 가벼워서 이 위헌적이거나 불법적인 사안에 대해서 사실상 경징계 수준의 결과가 적절했느냐 하는 비판도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사안별 재판은 진행될 거고요. 방금 말씀하셨던 법관 탄핵은 국회에서 행동을 해 줘야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고요.

▶ 류영재 : 네, 저희 판사가 관여할 일은 아니죠.

▷ 오태훈 : 그리고 사법부 내에서 자체적으로 단지 재판을 떠나서라도 사법농단 사태가 불거진 지 벌써 3년이 됐는데 개혁적인 작업들을 사법계에서도 해야 된다고 보거든요. 행정처 폐지라든가, 법원사무처 신설한다든가, 여러 가지 사법 개혁안들은 나오기는 했었는데 지금은 어떤 상황입니까?

▶ 류영재 : 문제는 행정처를 폐지하거나 법원사무처를 신설하는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사실상 행정처의 역할을 줄이고 거기에 대한 내부적인 사무 분담을 해결하는 것은 저희가 규칙된 개정으로 어느 정도는 해결을 할 수 있고 그 규칙으로 나온 게 사법자문회의인데요. 그 외에는 사실 이 모든 개혁 논의의 완성은 사실 입법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래서 사법농단이 발의가 된 다음에 국회가 여당, 야당 가리지 않고 사실 이 법원 개혁에 대한 법원조치법 개정안을 다 발의를 하긴 했는데 그것이 지금 의결이 전혀 안 되고 있습니다. 사실 그런 부분 때문에 개혁의 완성이 입법인데 입법이 안 돼서 사실 조금 법원 개혁에 대한 동력이 사라진 측면이 있고요. 하지만 지금 내부적으로 살펴보면 어쨌든 간에 법원 내에서의 법관들의 대의기구인 대표회의에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계속 어쨌든 개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결을 계속 내고 있고 물론 또 사법농단이 불거진 지로부터 벌써 3년, 시간이 좀 흘러서 이제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개혁에 대한 의지나 동력이 조금 약해진 건 맞지만, 하지만 분명히 제가 느끼기로는 다수의 법관들이 ‘어쨌든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긴 하다.’라는 점 자체에는 지금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런 면에서는 어느 정도 다 인식이 좀 공감대가 형성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오태훈 : 그 부분 때문에도 아마 이런 움직임들이 있지 않나 싶은데 입법부가 좀 움직여야 돼서인지 사법개혁의 선봉에 섰던 판사들이 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 일이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또 여기에 대해서는 사법개혁의 정당성이 흔들릴 수도 있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이걸 내부에서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 류영재 : 일단은 저희 내부에서는 여러 판사님들의 글도 나오고 해서 대충 짐작이 가실 텐데 일단 저 같은 경우에는 최소한 법관을 사직하고 즉시 출마한 점에 대해서는 조금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는 그거는 어쨌든 ‘어제까지는 판사였고 오늘부터는 정당 정치인이다.’라고 했을 때 어제까지의 판사였을 때 이 사람이 하루 만에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자 혹은 구성원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그 어제까지의 연속성이 전혀 파기가 안 되기 때문에 법관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받을 소지가 있다고 생각을 해서 법관으로서 최소한 즉시 출마를 한 이수진, 최기상, 장동혁 판사님의 선택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움이 있고요. 하지만 이것 때문에 사법개혁의 정당성이 흔들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게 사법농단은 그 자체로 1심 판결에서도 인정이 된 것처럼 좀 확고한 사실관계 하에서 쌓여진 위헌적인 행위들이거든요. 그런 사실관계가 인정이 되는 사법농단의 위헌적인 행위가 그 사법농단을 비판하고 사법개혁을 외친 분들 중의 일부가 정당 정치인이 됐다고 해서 그 사법농단 자체가 있던 게 없던 게 되는 것도 아니고, 위헌성이 갑자기 정치적인 문제로 바뀌는 게 되는 게 아니에요. 왜냐하면 헌법은 진보든 보수든 어떤 정당이든 다 지켜야 되는 가치이기 때문에 이거는 제가 봤을 때는 진보나 보수의 문제가 아니고 정치적 사안이 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사직 후에 즉시 출마하신 판사님들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는 낼 수 있고 그 판사님들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치우쳐서 목소리 내느냐.’ 이렇게 의심을 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걸로 인해서 사법농단 자체가 정치적인 쟁점에 불과하다. 권력 투쟁에 불과하다. 이거는 위헌 사안이 아니다. 혹은 없던 일이 된다. 이렇게 말을 하는 건 저는 전형적인 인과관계의 오류라고 생각을 해요. 사법농단은 그분들의 출마랑 상관없이 존재하고 그리고 위헌적인 상황인 거죠. 그리고 그걸 위한 재발방지는 꼭 필요하기 때문에 사법개혁의 정당성도 사실은 그분들의 출마로 인해서 훼손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개별 판결은 차치하고 법원의 재판 개입 행위가 위헌이라는 것은 분명히 지적됐거든요. 더 이상 사법농단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끝으로 말씀 듣겠습니다.

▶ 류영재 : 일단 가장 좋은 것은 제도적으로 사람을 믿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제도적인 개혁이 필요할 것 같고요. 특히 입법적인 개혁도 필요할 것 같은데 이렇게 개인적인 판사로서는 그 판결에서 예컨대 영장 전담이 비공개 영장재판의 수사 정보를 상부에 보고하는 게 그간의 정당한 사법행정이었다 하더라도 그리고 또 수석부장이, 인사권자가 이렇게 재판에 대해서 조언을 하는 게 그간의 관행이었다 하더라도 저로서는 그것들이 어쨌든 정당하거나 타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재판의 판단과는 별개로. 그렇기 때문에 저는 독립적으로 제가 재판을 할 때는 그런 사법행정 관행의 부당성을 인식하고 그렇게 재판에 임하지 않겠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선언을 할 수밖에 없고 만약에 판사님들이 사실은 그런 식으로 사법행정을 조금 더 엄격하게 바라보고 독립적으로 재판을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고 결국은 그런 식으로 판사님들의 인식이 변하고 재판이 변하는 게 또 어떻게 보면 어떤 식으로 사법개혁이 되든 가장 중요한 일 아닌가 싶습니다.

▷ 오태훈 : 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류영재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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