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크루즈선에서 또 99명…코로나19를 대하는 일본의 오늘

입력 2020.02.17 (16:23) 수정 2020.02.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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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에서 언제. 어디에서 감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다"

일본 동북의과대학의 카쿠 미츠오 특임 교수가 14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일본 내에서 언제. 어디에서 감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 출처 : NHK“일본 내에서 언제. 어디에서 감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 출처 : NHK

일본내 코로나19감염 상황은 딱 이 말에 부합하고 있습니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오늘(17일) 새롭게 99 명의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승무원 · 승객 감염이 확인 된 것은 모두 454명이 됐습니다.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코로나19 환자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역적으로는 북쪽 홋카이도에서 남쪽 오키나와까지.

도쿄를 포함해 47개 광역단체 가운데 11곳에서 감염자가 나왔습니다.


■ 일본 '컨트롤타워'가 없이 '중구난방'

일본은 현재 코로나19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후생노동성이 담당할 뿐, 미국의 CDC(질병통제예방센터)나 한국의 중앙방역대책본부 같은 조직이 마련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감염자 집계가 중구난방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오늘(17일) 일본에서 최초로 코로나 19로 사망한 가나가와 현의 80대 여성을 돌봤던 병원(사가중앙병원)의 간호사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17일 사가 미하라시 기자회견, 출처 : NHK17일 사가 미하라시 기자회견, 출처 : NHK

이 사실을 발표한 것은 후생노동성이 아닙니다. 가와가나 현 사가 미하라시 자체적으로 기자 회견을 통해 17일 발표했습니다.

16일 도쿄도 기자회견, 출처: NHK16일 도쿄도 기자회견, 출처: NHK

어제(16일) 도쿄 소형 유람선인 '야카타부네'(屋形船)를 빌려 신년회에 참가했던 개인택시조합원 가운데 11명이 감염된 것도 도쿄도에서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감염자 발표는 후생노동성이 하고 있습니다.

오늘(17일)도 크루즈선에서 승객들의 건강을 관리하던 검역관 1명과, 환자 이송을 담당했던 소방대원 1명의 감염이 추가로 확인됐는데 이는 후생노동성에서 나온 정보입니다.

나아가 감염자에 대한 정보를 소극적으로 공개한다는 비판도 높습니다.

홋카이도의 경우, 이제서야 감염자의 거주 지역 등 정보 등을 원칙적으로 공개하는 것으로 공표 기준을 바꿨다고 홋카이도신문이 오늘(17일)보도했습니다.


■ "초기 단계다"…느슨한 '인식'도 문제

일요일인 어제(16일) 긴급하게 열린 일본 정부의 전문가회의.

이 회의의 좌장인 아키타 다카지 국립감염증연구소장은 "감염 경로를 완전히 추적할 수 없게 되는 '유행 상태'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발생의 초기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미 홋카이도와 지바 현, 가나가와 현, 아이치 현, 와카야마 현 등에서 전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데도 말입니다.

아키타 소장은 "발병이 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는 했지만, 상황이 심각하지는 않다고 인식한 모습이었습니다.


■ 스가 "대규모 집회 자제 요구 없어"…도쿄 마라톤 결국 일반인 빼고 실시

그러다 보니 대책도 체계적이지 못하고 뜨뜻미지근합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늘(17일) 기자회견에서 대규모 행사에 축소나 취소 문제 대해 "주최자가 판단할 것으로 어제 전문가 회의에서 대규모 집회 자제를 요구한다는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17)일 교도통신은 3월 1일 예정인 도쿄 마라톤의 경우 결국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일반인 참가들은 빼고 초대 선수 등 엘리트 선수만 참가해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23일로 예정된 일왕 생일맞이 국민 초대 행사(일반참하·一般參賀)도 오늘부로 취소됐습니다.


■ 크루즈선 승객 성명서 발표…기업 앞장서 대책 마련

일본 정부의 갑갑한 대처에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객들은 오늘(17일) 성명서까지 냈습니다.

먼저 하선 예정일인 19일에 확실하게 배에서 내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선내 환경 개선과 의료팀 파견, 그리고 선내 상담 창구 설치를 요구했습니다.

기업들도 자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20만 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는 일본 통신사 NTT는 NTT도코모 등 그룹 계열사에 대해 오늘(17일)부터 재택 근무나 시차근무를 하도록 권고했다고 NHK가 보도했습니다.

NEC도 11만 명의 직원 중 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6만 명에 대해 재택 근무를 실시할 방침입니다.


후생노동성 코로나19 오늘에서야 상담·진료 기준발표

후생노동성은 어제 회의에서 PCR 검사 키트 고급은 충분하다면서도, 경증 환자의 검사 의뢰가 쏟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상담 진료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17일)일 발표된 기준을 보면 일반인의 경우, 감기 증상이나 37.5도 이상의 발열이 4일 이상 지속하고, 강한 권태감과 답답함이 있는 경우, 전국 귀국자·접촉자 상담센터에서 상담할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임산부와 노인, 당뇨, 심장, 호흡기 지병자. 면역억제제 및 항암제 투여자는 위 상태가 2일 이상 지속하면 상담을 받으라고 했습니다.

한국이 모든 폐렴 환자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겠다는 방침과 비교하면 뒤늦고 많이 부족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요미우리신문이 14∼16일 벌인 여론조사에서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은 36%에 불과했습니다. 절반이 넘는 52%는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코로나19 팩트체크’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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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돋보기] 크루즈선에서 또 99명…코로나19를 대하는 일본의 오늘
    • 입력 2020-02-17 16:23:16
    • 수정2020-02-17 18: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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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에서 언제. 어디에서 감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다"

일본 동북의과대학의 카쿠 미츠오 특임 교수가 14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일본 내에서 언제. 어디에서 감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 출처 : NHK
일본내 코로나19감염 상황은 딱 이 말에 부합하고 있습니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오늘(17일) 새롭게 99 명의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승무원 · 승객 감염이 확인 된 것은 모두 454명이 됐습니다.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코로나19 환자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역적으로는 북쪽 홋카이도에서 남쪽 오키나와까지.

도쿄를 포함해 47개 광역단체 가운데 11곳에서 감염자가 나왔습니다.


■ 일본 '컨트롤타워'가 없이 '중구난방'

일본은 현재 코로나19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후생노동성이 담당할 뿐, 미국의 CDC(질병통제예방센터)나 한국의 중앙방역대책본부 같은 조직이 마련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감염자 집계가 중구난방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오늘(17일) 일본에서 최초로 코로나 19로 사망한 가나가와 현의 80대 여성을 돌봤던 병원(사가중앙병원)의 간호사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17일 사가 미하라시 기자회견, 출처 : NHK
이 사실을 발표한 것은 후생노동성이 아닙니다. 가와가나 현 사가 미하라시 자체적으로 기자 회견을 통해 17일 발표했습니다.

16일 도쿄도 기자회견, 출처: NHK
어제(16일) 도쿄 소형 유람선인 '야카타부네'(屋形船)를 빌려 신년회에 참가했던 개인택시조합원 가운데 11명이 감염된 것도 도쿄도에서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감염자 발표는 후생노동성이 하고 있습니다.

오늘(17일)도 크루즈선에서 승객들의 건강을 관리하던 검역관 1명과, 환자 이송을 담당했던 소방대원 1명의 감염이 추가로 확인됐는데 이는 후생노동성에서 나온 정보입니다.

나아가 감염자에 대한 정보를 소극적으로 공개한다는 비판도 높습니다.

홋카이도의 경우, 이제서야 감염자의 거주 지역 등 정보 등을 원칙적으로 공개하는 것으로 공표 기준을 바꿨다고 홋카이도신문이 오늘(17일)보도했습니다.


■ "초기 단계다"…느슨한 '인식'도 문제

일요일인 어제(16일) 긴급하게 열린 일본 정부의 전문가회의.

이 회의의 좌장인 아키타 다카지 국립감염증연구소장은 "감염 경로를 완전히 추적할 수 없게 되는 '유행 상태'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발생의 초기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미 홋카이도와 지바 현, 가나가와 현, 아이치 현, 와카야마 현 등에서 전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데도 말입니다.

아키타 소장은 "발병이 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는 했지만, 상황이 심각하지는 않다고 인식한 모습이었습니다.


■ 스가 "대규모 집회 자제 요구 없어"…도쿄 마라톤 결국 일반인 빼고 실시

그러다 보니 대책도 체계적이지 못하고 뜨뜻미지근합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늘(17일) 기자회견에서 대규모 행사에 축소나 취소 문제 대해 "주최자가 판단할 것으로 어제 전문가 회의에서 대규모 집회 자제를 요구한다는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17)일 교도통신은 3월 1일 예정인 도쿄 마라톤의 경우 결국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일반인 참가들은 빼고 초대 선수 등 엘리트 선수만 참가해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23일로 예정된 일왕 생일맞이 국민 초대 행사(일반참하·一般參賀)도 오늘부로 취소됐습니다.


■ 크루즈선 승객 성명서 발표…기업 앞장서 대책 마련

일본 정부의 갑갑한 대처에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객들은 오늘(17일) 성명서까지 냈습니다.

먼저 하선 예정일인 19일에 확실하게 배에서 내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선내 환경 개선과 의료팀 파견, 그리고 선내 상담 창구 설치를 요구했습니다.

기업들도 자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20만 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는 일본 통신사 NTT는 NTT도코모 등 그룹 계열사에 대해 오늘(17일)부터 재택 근무나 시차근무를 하도록 권고했다고 NHK가 보도했습니다.

NEC도 11만 명의 직원 중 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6만 명에 대해 재택 근무를 실시할 방침입니다.


후생노동성 코로나19 오늘에서야 상담·진료 기준발표

후생노동성은 어제 회의에서 PCR 검사 키트 고급은 충분하다면서도, 경증 환자의 검사 의뢰가 쏟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상담 진료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17일)일 발표된 기준을 보면 일반인의 경우, 감기 증상이나 37.5도 이상의 발열이 4일 이상 지속하고, 강한 권태감과 답답함이 있는 경우, 전국 귀국자·접촉자 상담센터에서 상담할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임산부와 노인, 당뇨, 심장, 호흡기 지병자. 면역억제제 및 항암제 투여자는 위 상태가 2일 이상 지속하면 상담을 받으라고 했습니다.

한국이 모든 폐렴 환자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겠다는 방침과 비교하면 뒤늦고 많이 부족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요미우리신문이 14∼16일 벌인 여론조사에서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은 36%에 불과했습니다. 절반이 넘는 52%는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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