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 폭행도 견뎌라"…승선 실습생의 증언

입력 2020.02.17 (20:10) 수정 2020.02.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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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외항선을 탄 지 나흘만에 숨진 해양대 실습생의 빈소가 어제 차려져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실습생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토로하는 증언도 잇따랐는데요, 현재 항해 중인 실습생은 선내에서 폭언과 폭행까지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보도에 신건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양경찰을 꿈꾸며 승선 실습을 위해 외항선에 올랐다, 숨진 채 고향으로 돌아온 해양대 학생.

빈소는 온 종일 침통한 분위기였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녹취]
"안 믿깁니다. 자기 건강하대요. 그런 말도 했어요. 거기서 아프고 이러면 안 되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건강하대요."

유족들은 숨진 학생의 휴대전화 메모를 보며 가슴 아파했습니다.

선원들에게 필요한 물품이 빼곡히 적혀 있는데, 승선하기 전부터 이들의 계속되는 부탁에 숨진 학생이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유가족(음성변조)[녹취]
"마지막에 막걸리까지 주문합니다. 다 해줬어요. 마지막에는 터졌어요. 전화해야겠다. 심하네."

KBS 취재진과 어렵게 연락이 닿은 한 해외 승선 실습생은 아픈 기억을 털어놨습니다.

50도에 육박하는 기관실에서 5시간 넘게 일한 것은 물론, 폭언에다 폭행까지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결국, 이 실습생은 승선 두 달 만에 배를 갈아탔습니다.

승선 실습생(음성변조) [녹취]
"사투리를 못 알아들으면 욕도 많이 들었고, 선교 당직을 서면 장난식으로 해서 따귀도 때리는데 솔직히 그때 많이 힘들었어요."

해양대 실습생들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부당한 대우를 알리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학교에서도 견디라는 말뿐이었고, 실습을 중도에 포기할 경우 취업 때 불이익을 받기 때문입니다.

前 승선 실습생 [녹취]
"기관장, 선장이 제 인사고과를 인사권을 갖고 있어요. 그들이 좀 (점수를) 안 좋게 줘버리면 이 회사를 올 수 없는 거죠."

사망 경위를 놓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해경은 숨진 학생의 시신을 부검했습니다.

해경은 부검 결과가 이르면 2주, 늦어도 한 달 안에 나올 예정이라며, 외항선 선장 등을 소환해 선사의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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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언, 폭행도 견뎌라"…승선 실습생의 증언
    • 입력 2020-02-18 02:25:50
    • 수정2020-02-18 11:40:00
    뉴스9(부산)
[앵커멘트] 외항선을 탄 지 나흘만에 숨진 해양대 실습생의 빈소가 어제 차려져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실습생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토로하는 증언도 잇따랐는데요, 현재 항해 중인 실습생은 선내에서 폭언과 폭행까지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보도에 신건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양경찰을 꿈꾸며 승선 실습을 위해 외항선에 올랐다, 숨진 채 고향으로 돌아온 해양대 학생. 빈소는 온 종일 침통한 분위기였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녹취] "안 믿깁니다. 자기 건강하대요. 그런 말도 했어요. 거기서 아프고 이러면 안 되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건강하대요." 유족들은 숨진 학생의 휴대전화 메모를 보며 가슴 아파했습니다. 선원들에게 필요한 물품이 빼곡히 적혀 있는데, 승선하기 전부터 이들의 계속되는 부탁에 숨진 학생이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유가족(음성변조)[녹취] "마지막에 막걸리까지 주문합니다. 다 해줬어요. 마지막에는 터졌어요. 전화해야겠다. 심하네." KBS 취재진과 어렵게 연락이 닿은 한 해외 승선 실습생은 아픈 기억을 털어놨습니다. 50도에 육박하는 기관실에서 5시간 넘게 일한 것은 물론, 폭언에다 폭행까지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결국, 이 실습생은 승선 두 달 만에 배를 갈아탔습니다. 승선 실습생(음성변조) [녹취] "사투리를 못 알아들으면 욕도 많이 들었고, 선교 당직을 서면 장난식으로 해서 따귀도 때리는데 솔직히 그때 많이 힘들었어요." 해양대 실습생들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부당한 대우를 알리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학교에서도 견디라는 말뿐이었고, 실습을 중도에 포기할 경우 취업 때 불이익을 받기 때문입니다. 前 승선 실습생 [녹취] "기관장, 선장이 제 인사고과를 인사권을 갖고 있어요. 그들이 좀 (점수를) 안 좋게 줘버리면 이 회사를 올 수 없는 거죠." 사망 경위를 놓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해경은 숨진 학생의 시신을 부검했습니다. 해경은 부검 결과가 이르면 2주, 늦어도 한 달 안에 나올 예정이라며, 외항선 선장 등을 소환해 선사의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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