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①]내 고향, 30년 안에 사라진다
입력 2020.02.17 (16:50)
수정 2020.02.18 (08: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멘트]
1970년대 전체 인구의
28% 정도였던 수도권 인구가
지난해 말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습니다.
역대 정부가 계속해서
균형 발전을 외치고 있지만,
수도권 쏠림이 가속하면서
지방은 소멸 위기에 놓였는데요.
지방자치 30년을 맞아
지방 소멸의 실태를 짚어보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빠르게 사라져가는 농촌 마을의 실태를
이형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리산 자락의 한 농촌 마을.
자동차로 구석구석 한참을 달려도
사람 만나기가 힘듭니다.
"옆집도 빈집, 그 바로 옆집도, 빈집. 빈집들이 계속 이어져가지고."
한 집 건너 한 집이 빈집입니다.
어렵게 만난 할머니 한 분과
빈집을 돌아봤습니다.
하늘색 지붕의 아담한 돌담 집.
하지만 주인이 떠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방과 마루를 잇는
고운 격자 문은 떨어져 나가고,
창호지는 성한 데가 없습니다.
방안 곳곳에는
먼지 쌓인 세간살이들이 아직도 남아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흉물이 돼 버린 한 가족의 집은
공포영화 세트장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제순달(76살)
"한 집 건너 한 집이 다 비어있어요. 저쪽에 빈집이 많아요. 저기 건너편에도 전부 다 빈집에요."
광복 직후 지어진
마을의 작은 초등학교는
벌써 27년 전 문을 닫았습니다.
학교 운동장은 아이들 대신
어린 흑염소들의 차지가 됐습니다.
이 마을에서 아이가 태어난 건
지난 2008년이 마지막.
모두 자라 도시로 떠나고,
마을을 지키는 건
70~80대 어르신뿐입니다.
한때 100여 명이 어울려
함께 농사짓고 잔치를 열며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마을.
이제는 마을 회관에
빛바랜 사진 몇 장을 펼쳐놓고
사라져 가는 추억의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이어 맞춥니다.
[인터뷰]김도순(70살)
"(이거 가족사진이에요?) 아니, 친구들이랑 놀면서 장구 치고 놀면서 찍은 거에요. 이때는 사람 사는 것 같았어요. 그때 그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늙었다고 생각 안 해요. (웃음)"
현재 이 마을의 주민은 겨우 30여 명.
30년 안에 사라질
'소멸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우리의 고향이
훨씬 더 더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1970년대 전체 인구의
28% 정도였던 수도권 인구가
지난해 말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습니다.
역대 정부가 계속해서
균형 발전을 외치고 있지만,
수도권 쏠림이 가속하면서
지방은 소멸 위기에 놓였는데요.
지방자치 30년을 맞아
지방 소멸의 실태를 짚어보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빠르게 사라져가는 농촌 마을의 실태를
이형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리산 자락의 한 농촌 마을.
자동차로 구석구석 한참을 달려도
사람 만나기가 힘듭니다.
"옆집도 빈집, 그 바로 옆집도, 빈집. 빈집들이 계속 이어져가지고."
한 집 건너 한 집이 빈집입니다.
어렵게 만난 할머니 한 분과
빈집을 돌아봤습니다.
하늘색 지붕의 아담한 돌담 집.
하지만 주인이 떠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방과 마루를 잇는
고운 격자 문은 떨어져 나가고,
창호지는 성한 데가 없습니다.
방안 곳곳에는
먼지 쌓인 세간살이들이 아직도 남아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흉물이 돼 버린 한 가족의 집은
공포영화 세트장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제순달(76살)
"한 집 건너 한 집이 다 비어있어요. 저쪽에 빈집이 많아요. 저기 건너편에도 전부 다 빈집에요."
광복 직후 지어진
마을의 작은 초등학교는
벌써 27년 전 문을 닫았습니다.
학교 운동장은 아이들 대신
어린 흑염소들의 차지가 됐습니다.
이 마을에서 아이가 태어난 건
지난 2008년이 마지막.
모두 자라 도시로 떠나고,
마을을 지키는 건
70~80대 어르신뿐입니다.
한때 100여 명이 어울려
함께 농사짓고 잔치를 열며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마을.
이제는 마을 회관에
빛바랜 사진 몇 장을 펼쳐놓고
사라져 가는 추억의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이어 맞춥니다.
[인터뷰]김도순(70살)
"(이거 가족사진이에요?) 아니, 친구들이랑 놀면서 장구 치고 놀면서 찍은 거에요. 이때는 사람 사는 것 같았어요. 그때 그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늙었다고 생각 안 해요. (웃음)"
현재 이 마을의 주민은 겨우 30여 명.
30년 안에 사라질
'소멸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우리의 고향이
훨씬 더 더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방소멸①]내 고향, 30년 안에 사라진다
-
- 입력 2020-02-18 02:49:31
- 수정2020-02-18 08:59:29
[앵커멘트]
1970년대 전체 인구의
28% 정도였던 수도권 인구가
지난해 말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습니다.
역대 정부가 계속해서
균형 발전을 외치고 있지만,
수도권 쏠림이 가속하면서
지방은 소멸 위기에 놓였는데요.
지방자치 30년을 맞아
지방 소멸의 실태를 짚어보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빠르게 사라져가는 농촌 마을의 실태를
이형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리산 자락의 한 농촌 마을.
자동차로 구석구석 한참을 달려도
사람 만나기가 힘듭니다.
"옆집도 빈집, 그 바로 옆집도, 빈집. 빈집들이 계속 이어져가지고."
한 집 건너 한 집이 빈집입니다.
어렵게 만난 할머니 한 분과
빈집을 돌아봤습니다.
하늘색 지붕의 아담한 돌담 집.
하지만 주인이 떠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방과 마루를 잇는
고운 격자 문은 떨어져 나가고,
창호지는 성한 데가 없습니다.
방안 곳곳에는
먼지 쌓인 세간살이들이 아직도 남아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흉물이 돼 버린 한 가족의 집은
공포영화 세트장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제순달(76살)
"한 집 건너 한 집이 다 비어있어요. 저쪽에 빈집이 많아요. 저기 건너편에도 전부 다 빈집에요."
광복 직후 지어진
마을의 작은 초등학교는
벌써 27년 전 문을 닫았습니다.
학교 운동장은 아이들 대신
어린 흑염소들의 차지가 됐습니다.
이 마을에서 아이가 태어난 건
지난 2008년이 마지막.
모두 자라 도시로 떠나고,
마을을 지키는 건
70~80대 어르신뿐입니다.
한때 100여 명이 어울려
함께 농사짓고 잔치를 열며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마을.
이제는 마을 회관에
빛바랜 사진 몇 장을 펼쳐놓고
사라져 가는 추억의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이어 맞춥니다.
[인터뷰]김도순(70살)
"(이거 가족사진이에요?) 아니, 친구들이랑 놀면서 장구 치고 놀면서 찍은 거에요. 이때는 사람 사는 것 같았어요. 그때 그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늙었다고 생각 안 해요. (웃음)"
현재 이 마을의 주민은 겨우 30여 명.
30년 안에 사라질
'소멸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우리의 고향이
훨씬 더 더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
-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이형관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