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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실소유주 따로 있다면…법원 “‘바지사장’도 근로자”
입력 2020.02.22 (13:54) 수정 2020.02.22 (13:58) 사회
회사의 실질적인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있다면 법인등기부에 있는 명목상 대표라도 근로자 지위를 가질 수 있다고 법원이 판단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커튼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 대표이사로 등기돼 있던 A 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등을 지급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오늘(22일) 밝혔습니다.

A 씨는 2017년 6월 자택에서 쓰러져 뇌 손상으로 숨졌는데, 근로복지공단은 A 씨가 매주 52시간 이상 근무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회사 대표라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며 유족급여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유족 측은 근로복지공단 결정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의 대표이사 지위는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고 의사결정권자인 실제 경영자가 따로 있었다"며 "A 씨는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는 데 지나지 않았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의 명함에 '대표이사'가 아닌 '영업이사'라는 직함이 적힌 점, 또 A 씨가 영업 업무만 담당했다는 내부 직원 등의 진술도 판결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실제 회사 소유자인 B 씨 역시 자신의 실소유를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A 씨가 회사 주식 일부를 보유했지만, 주주나 투자자로 행세하지 않는 등 해당 사실을 근거로 근로자의 지위를 부정할 순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른바 '바지사장'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는 법원의 판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2009년 대법원은 전남 여수 소재 모 회사의 이른바 '바지사장'이었던 강 모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강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지만, 대표이사의 지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고 실제 경영자가 따로 있어 근로 자체의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회사 실소유주 따로 있다면…법원 “‘바지사장’도 근로자”
    • 입력 2020-02-22 13:54:13
    • 수정2020-02-22 13:58:58
    사회
회사의 실질적인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있다면 법인등기부에 있는 명목상 대표라도 근로자 지위를 가질 수 있다고 법원이 판단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커튼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 대표이사로 등기돼 있던 A 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등을 지급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오늘(22일) 밝혔습니다.

A 씨는 2017년 6월 자택에서 쓰러져 뇌 손상으로 숨졌는데, 근로복지공단은 A 씨가 매주 52시간 이상 근무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회사 대표라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며 유족급여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유족 측은 근로복지공단 결정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의 대표이사 지위는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고 의사결정권자인 실제 경영자가 따로 있었다"며 "A 씨는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는 데 지나지 않았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의 명함에 '대표이사'가 아닌 '영업이사'라는 직함이 적힌 점, 또 A 씨가 영업 업무만 담당했다는 내부 직원 등의 진술도 판결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실제 회사 소유자인 B 씨 역시 자신의 실소유를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A 씨가 회사 주식 일부를 보유했지만, 주주나 투자자로 행세하지 않는 등 해당 사실을 근거로 근로자의 지위를 부정할 순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른바 '바지사장'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는 법원의 판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2009년 대법원은 전남 여수 소재 모 회사의 이른바 '바지사장'이었던 강 모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강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지만, 대표이사의 지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고 실제 경영자가 따로 있어 근로 자체의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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