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피소드] ‘반려동물 코로나19 감염’의 진실 (feat. CNN)

입력 2020.03.04 (07:07) 수정 2020.03.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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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홍콩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의 반려견 한 마리가 바이러스 검사 결과 '약한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세상에서 처음으로 개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여서 관심이 매우 높았다.

이 개는 증상은 없었지만 격리 수용됐고 '음성'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홍콩 농수산보호국은 이와 함께 코로나19 확진 환자들의 반려동물들에 대해 '2주 격리 방침'을 강력히 권고했다.

그렇다면 개나 고양이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을까? 아니 보다 더 구체적으로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거의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심지어 확진 환자의 반려동물들에 '2주 격리'를 강권한 홍콩 당국과 세계보건기구도 개나 고양이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확언했다.

그렇다면 왜 격리를 권할까? 또 반려동물은 어쩌다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을까?

코로나 바이러스는 물건이나 물체의 표면에 존재할 수 있다. 얼마나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지는 알려진 바 없지만 이런 이유로 중국에서는 감염원이 될 수도 있는 지폐를 소독하거나 폐기 처분하기까지 했다.

같은 원리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개나 고양이의 털이나 피부 표면에 잔존할 수 있다. 해당 개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홍콩에서는 현재 지난주 양성 반응을 보인 반려견이 실제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바이러스가 묻은 것인지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에 오염됐을 수 있는 문 손잡이나 살아있는 반려동물이나 사람에게 위험을 끼칠 수 있는 정도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아직까지 세계 어디에서도 개나 고양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례는 보고된 바 없으며 발표된 관련 연구 결과도 전무하다.

중간숙주가 사향 고향이로 확인된 2003년 사스 때도 흡사한 공포가 일었는데, 과학자들은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인 사스에 걸리는 데에 있어서 일반 반려고양이가 매개체가 될 확률은 극히 낮고 증거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홍콩 등지에서는 많은 반려묘들이 위험한 존재로 오해받아 죽임을 당했다.

중국 우한에서 지난달 16일 고양이 한 마리가 창틀 위에 앉아 있다.(사진 출처: CNN 홈페이지)중국 우한에서 지난달 16일 고양이 한 마리가 창틀 위에 앉아 있다.(사진 출처: CNN 홈페이지)

개와 고양이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다. 하지만 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에 문제를 일으키는 현재의 코로나19와는 계통이 아예 다른 종류라고 홍콩 SPCA 수석 수의사 제인 그레이는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도 코로나19의 감염 경로는 사람 간 전염으로, 환자와 가까이 접촉하거나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비말 등을 통해서라고 밝혔다.

따라서 동물들을 격리 조사하는 것은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아직 덜 알려진 코로나19에 대한 과학적 연구 목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에게 마스크는 왜 씌울까?

제인 그레이는 반려동물 마스크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면서 오히려 동물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려동물에게 마스크를 씌우는 대신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대로 동물을 만지고 난 후에는 반드시 비누를 이용해 손을 깨끗이 씻고 정 우려된다면 반려견을 산책시킨 후에는 발바닥을 소독용 물수건 등으로 닦아주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정말 위험한 건 반려동물이 아니라 사람, 그리고 그보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은 무분별한 불안과 공포입니다."

제인 그레이를 비롯한 수의사들 그리고 동물보호론자들은 코로나19 공포가 더해만 가는 현 시점에서 이 같이 우려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홍콩에서 반려견이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문의가 급증했는데 심한 경우 이는 유기나 도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이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꺼려하거나 낙인찍기를 통해 사람 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SNS를 통해 퍼진 위 영상에서처럼 중국 우한에서는 이미 버려져 떠돌고 있는 반려동물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들이 '코로나19의 무고한 희생양'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러한 때에 반려동물은 인간에게 큰 도움이자 위안이 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즉,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따분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의학적으로도 스트레스 강도를 낮추고 혈압을 낮춰 면역력 강화에 결과적으로는 보탬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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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홍콩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의 반려견 한 마리가 바이러스 검사 결과 '약한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세상에서 처음으로 개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여서 관심이 매우 높았다.

이 개는 증상은 없었지만 격리 수용됐고 '음성'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홍콩 농수산보호국은 이와 함께 코로나19 확진 환자들의 반려동물들에 대해 '2주 격리 방침'을 강력히 권고했다.

그렇다면 개나 고양이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을까? 아니 보다 더 구체적으로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거의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심지어 확진 환자의 반려동물들에 '2주 격리'를 강권한 홍콩 당국과 세계보건기구도 개나 고양이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확언했다.

그렇다면 왜 격리를 권할까? 또 반려동물은 어쩌다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을까?

코로나 바이러스는 물건이나 물체의 표면에 존재할 수 있다. 얼마나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지는 알려진 바 없지만 이런 이유로 중국에서는 감염원이 될 수도 있는 지폐를 소독하거나 폐기 처분하기까지 했다.

같은 원리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개나 고양이의 털이나 피부 표면에 잔존할 수 있다. 해당 개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홍콩에서는 현재 지난주 양성 반응을 보인 반려견이 실제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바이러스가 묻은 것인지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에 오염됐을 수 있는 문 손잡이나 살아있는 반려동물이나 사람에게 위험을 끼칠 수 있는 정도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아직까지 세계 어디에서도 개나 고양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례는 보고된 바 없으며 발표된 관련 연구 결과도 전무하다.

중간숙주가 사향 고향이로 확인된 2003년 사스 때도 흡사한 공포가 일었는데, 과학자들은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인 사스에 걸리는 데에 있어서 일반 반려고양이가 매개체가 될 확률은 극히 낮고 증거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홍콩 등지에서는 많은 반려묘들이 위험한 존재로 오해받아 죽임을 당했다.

중국 우한에서 지난달 16일 고양이 한 마리가 창틀 위에 앉아 있다.(사진 출처: CNN 홈페이지)
개와 고양이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다. 하지만 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에 문제를 일으키는 현재의 코로나19와는 계통이 아예 다른 종류라고 홍콩 SPCA 수석 수의사 제인 그레이는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도 코로나19의 감염 경로는 사람 간 전염으로, 환자와 가까이 접촉하거나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비말 등을 통해서라고 밝혔다.

따라서 동물들을 격리 조사하는 것은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아직 덜 알려진 코로나19에 대한 과학적 연구 목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에게 마스크는 왜 씌울까?

제인 그레이는 반려동물 마스크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면서 오히려 동물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려동물에게 마스크를 씌우는 대신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대로 동물을 만지고 난 후에는 반드시 비누를 이용해 손을 깨끗이 씻고 정 우려된다면 반려견을 산책시킨 후에는 발바닥을 소독용 물수건 등으로 닦아주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정말 위험한 건 반려동물이 아니라 사람, 그리고 그보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은 무분별한 불안과 공포입니다."

제인 그레이를 비롯한 수의사들 그리고 동물보호론자들은 코로나19 공포가 더해만 가는 현 시점에서 이 같이 우려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홍콩에서 반려견이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문의가 급증했는데 심한 경우 이는 유기나 도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이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꺼려하거나 낙인찍기를 통해 사람 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SNS를 통해 퍼진 위 영상에서처럼 중국 우한에서는 이미 버려져 떠돌고 있는 반려동물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들이 '코로나19의 무고한 희생양'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러한 때에 반려동물은 인간에게 큰 도움이자 위안이 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즉,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따분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의학적으로도 스트레스 강도를 낮추고 혈압을 낮춰 면역력 강화에 결과적으로는 보탬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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