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한국 믿는다는데…미국의 ‘입국 제한’ 가능성은?

입력 2020.03.04 (17:15) 수정 2020.03.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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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오늘(4일) 외교부를 찾았습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면담을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조세영 차관은 해리스 대사에게 한국의 철저한 코로나19 방역 노력을 설명하고, 입국 제한 조치는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외교부에 들어오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외교부에 들어오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미국은 한국에 대해 최고 단계의 여행 경보를 발령했지만, 한국인의 입국을 막지는 않고 있습니다. 미국이 코로나19가 시작된 중국에 대해 즉각적으로 입국 제한을 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우리 외교당국은 미국이 한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처를 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인적 교류나 교역의 측면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미국도 조만간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면담하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면담하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 美 대사관 코로나19 TF 운영…"한국 조치 매우 인상적"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조세영 차관에게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모든 조치가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한국이 코로나19에 맞선 세계적인 싸움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광범위한 조치들과 검사들을 언급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대응 노력을 계속 신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주한미국대사관에는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을 점검하는 태스크포스(TF)팀이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주 미국에서 재외공관장회의를 마치고 귀국해 이 팀을 직접 이끌고 있습니다. 이 TF팀 회의에서도 한국의 방역 조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미국, 한국 입국 제한에 부담감 느껴"

미국 국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미국이 한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심각한 단계이긴 하지만,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급속히 확산되고 있고 나머지 지역에선 관리가 되고 있다고 보는 겁니다.

특히 한국인의 입국을 완전히 제한했을 때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과의 인적 교류와 교역이 끊기게 되면 미국의 경제에도 타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에 빠르게 입국 제한 조치를 취했던 중국과도 다르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미국은 중국과 이란에 대해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 두 나라는 미국과 갈등을 겪은 곳입니다. 양자 관계를 방역에 우선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그러나 한국은 동맹국이기 때문에, 중국, 이란과 똑같이 대하는 건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빠른 확산에 상황 급변 가능성…트럼프 대통령 결단이 관건"

하지만 한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다소 불균형적으로 높은 환자 수가 보고된 두어 나라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면서 "곧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두 나라는 한국과 이탈리아, 일본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이 세 나라는 '고위험 국가'로 지정돼 있습니다.

데이비드 페코스케 교통안보국(TSA) 국장도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관련 태스크포스(TF)팀과 논의를 진행 중인데, 더 많은 나라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추가 입국 제한 국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미국 내에서 코로나19가 점차 확산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미국 워싱턴주에서 코로나19로 사망자가 3명 더 나오면서 지금까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모두 9명이 됐습니다.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주(州)는 13곳으로 늘었고, 확진자는 120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확진자 중에는 한국 교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교민은 지난달 대구를 다녀온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미국 국내에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과 이탈리아, 일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전격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정부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입국 제한만은 막기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 이미 실질적인 조치 시행 중…교민 불편 불가피

벌써 미국에서는 실질적인 한국인 입국인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일단 입국 절차부터 까다롭습니다.

미국 교통안보국(TSA)은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과 북부 이탈리아에서 출발해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기를 운항하는 모든 항공사에 승객 탑승 전 발열 검사와 코로나19 증상 문진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시행키로 했습니다. 발열 기준은 38도이며, 그 이상의 발열이 확인되는 경우 탑승이 거부됩니다.

또 기침과 콧물, 한기 등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있는지, 최근 14일 이내에 위험 지역에 있는 의료시설을 방문했거나 그런 시설에서 일했거나 입원했는지,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있는지를 물어보게 됩니다. 해당 사항이 있으면 역시 탑승이 거부됩니다.

학교와 직장에서도 한국인의 자가 격리를 요구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는 한국, 이탈리아, 중국, 이란을 다녀온 학생과 교직원에 대해 자가격리를 요구했습니다.

한인 사회에서는 한국인에 대한 혐오로 인종 차별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전면적인 입국 제한이 시행될 경우 미국을 오가는 한국인과 교민들은 큰 불편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정부도 미국의 한국인 입국 제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전방위적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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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4 17:15:26
    • 수정2020-03-04 17:36:25
    취재K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오늘(4일) 외교부를 찾았습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면담을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조세영 차관은 해리스 대사에게 한국의 철저한 코로나19 방역 노력을 설명하고, 입국 제한 조치는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외교부에 들어오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미국은 한국에 대해 최고 단계의 여행 경보를 발령했지만, 한국인의 입국을 막지는 않고 있습니다. 미국이 코로나19가 시작된 중국에 대해 즉각적으로 입국 제한을 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우리 외교당국은 미국이 한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처를 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인적 교류나 교역의 측면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미국도 조만간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면담하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 美 대사관 코로나19 TF 운영…"한국 조치 매우 인상적"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조세영 차관에게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모든 조치가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한국이 코로나19에 맞선 세계적인 싸움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광범위한 조치들과 검사들을 언급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대응 노력을 계속 신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주한미국대사관에는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을 점검하는 태스크포스(TF)팀이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주 미국에서 재외공관장회의를 마치고 귀국해 이 팀을 직접 이끌고 있습니다. 이 TF팀 회의에서도 한국의 방역 조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미국, 한국 입국 제한에 부담감 느껴" 미국 국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미국이 한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심각한 단계이긴 하지만,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급속히 확산되고 있고 나머지 지역에선 관리가 되고 있다고 보는 겁니다. 특히 한국인의 입국을 완전히 제한했을 때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과의 인적 교류와 교역이 끊기게 되면 미국의 경제에도 타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에 빠르게 입국 제한 조치를 취했던 중국과도 다르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미국은 중국과 이란에 대해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 두 나라는 미국과 갈등을 겪은 곳입니다. 양자 관계를 방역에 우선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그러나 한국은 동맹국이기 때문에, 중국, 이란과 똑같이 대하는 건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빠른 확산에 상황 급변 가능성…트럼프 대통령 결단이 관건" 하지만 한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다소 불균형적으로 높은 환자 수가 보고된 두어 나라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면서 "곧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두 나라는 한국과 이탈리아, 일본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이 세 나라는 '고위험 국가'로 지정돼 있습니다. 데이비드 페코스케 교통안보국(TSA) 국장도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관련 태스크포스(TF)팀과 논의를 진행 중인데, 더 많은 나라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추가 입국 제한 국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미국 내에서 코로나19가 점차 확산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미국 워싱턴주에서 코로나19로 사망자가 3명 더 나오면서 지금까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모두 9명이 됐습니다.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주(州)는 13곳으로 늘었고, 확진자는 120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확진자 중에는 한국 교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교민은 지난달 대구를 다녀온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미국 국내에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과 이탈리아, 일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전격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정부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입국 제한만은 막기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 이미 실질적인 조치 시행 중…교민 불편 불가피 벌써 미국에서는 실질적인 한국인 입국인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일단 입국 절차부터 까다롭습니다. 미국 교통안보국(TSA)은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과 북부 이탈리아에서 출발해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기를 운항하는 모든 항공사에 승객 탑승 전 발열 검사와 코로나19 증상 문진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시행키로 했습니다. 발열 기준은 38도이며, 그 이상의 발열이 확인되는 경우 탑승이 거부됩니다. 또 기침과 콧물, 한기 등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있는지, 최근 14일 이내에 위험 지역에 있는 의료시설을 방문했거나 그런 시설에서 일했거나 입원했는지,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있는지를 물어보게 됩니다. 해당 사항이 있으면 역시 탑승이 거부됩니다. 학교와 직장에서도 한국인의 자가 격리를 요구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는 한국, 이탈리아, 중국, 이란을 다녀온 학생과 교직원에 대해 자가격리를 요구했습니다. 한인 사회에서는 한국인에 대한 혐오로 인종 차별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전면적인 입국 제한이 시행될 경우 미국을 오가는 한국인과 교민들은 큰 불편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정부도 미국의 한국인 입국 제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전방위적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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