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픽] 대산공단 ‘사고경보 심각’

입력 2020.03.04 (20:33) 수정 2020.03.0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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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픽 시간입니다.

보도국 정재훈 기자 나와있습니다.

정 기자, 오늘 준비한 키워드는 뭡니까?

[기자]

오늘 준비한 키워드, "사고경보 심각" 입니다.

코로나19 얘긴줄 아셨겠지만, 오늘 발생한 롯데케미칼 폭발사고 얘깁니다.

하도 사고가 자주나니 대산공단이 코로나19 처럼 '심각' 수준에 이르렀단 뜻입니다.

지난해 8월, 대산공단의 입주사인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 대기업 4곳이 서산시에 모였습니다.

이곳에서 이들 대기업, 8천 70억 원 규모의 매머드급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목돈,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과 환경분야에 투자되기로 약속됐습니다.

사고 좀 그만 내자는 의지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 롯데케미칼 공장에 폭발사고가 났습니다.

8천억짜리 안전 투자계획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또 사고가 난 겁니다.

공장은 불에 탔고, 5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났습니다.

사고 충격에 인근 상가 외벽이 뜯겨 나갔습니다.

건물 천장까지 내려앉았는데, 공장 일대가 쑥대밭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 대산석유화학단지, 사고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화학물질안전원과 서산시에 알아봤더니 최근 3년간 무려 23건이 났습니다.

2017년 한해 3건에 불과했던 사고, 2018년과 지난해는 각각 10건씩 한 달에 한 번꼴로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페놀과 벤젠 누출부터 메탄 폭발, 수소 폭발까지 원인도 유형도 다양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화토탈에서 다량의 유증기가 유출됐습니다.

2천 명이 넘는 주민이 구토와 어지럼증에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현대오일뱅크에선 노동자 1명이 황화수소를 흡입해 목숨까지 잃었습니다.

대산공단 인근 주민들, 이대론 못 살겠다며 들고 일어났습니다.

국내 4대 대기업의 8천 억 투자계획, 괜히 나온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앵커]

정 기자, 그러면 대기업이 약속한 8천억 원 언제부터 어떻게 쓰였는지는 알려졌나요?

[기자]

지난해 약속한 8천억, 앞으로 5년간 쓰기로 했습니다.

용도는 낡은 설비 바꾸고 악취는 줄이고, 소방시설 고치는데 쓰기로 했습니다.

기업별로 갹출한 건데 한화 3천억, 현대 2천억, 롯데와 LG 천억 원 대입니다.

그런데 이 돈, 아직까지 어디에 어떻게 투자했는지 모릅니다.

투자계획 발표 당시에도 유해물질 어떻게 줄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빠졌습니다.

주민을 상대로 한 화학재난사고 훈련도 부실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중재에 나선 서산시, 지난해 8월 투자약속 민관합동점검반을 운영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점검반, 서산시의 발표 반년 후인 지난 1월 말에서야 꾸려졌습니다.

8천억 원짜리 약속에 대한 검증, 아직은 오리무중입니다.

[앵커]

오늘, 또 대형사고가 또 났습니다.

대기업이 한 약속, 믿을 수는 있습니까?

[기자]

오늘 사고가 난 롯데케미칼 측에 투자금 내용을 물어봤습니다.

지난해 롯데에선 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롯데 측은 투자내역 아직 밝히긴 어렵다,

일부분은 진행됐다고 알려왔습니다.

또 구체적인 투자 방향과 연도별 액수는 내부적으로 정리되면 공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투자합동검증단 위원으로 참여한 한 시민단체에 물어봤습니다.

법적 강제성이 없다보니 자료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습니다.

대기업들의 투자비용에 대해선 사용연한이 다 된 설비를 바꾸거나 법적 기준이 바뀌면서 강제로 교체될 비용도 안전 투자항목에 포함돼 아쉽다고 했습니다.

합동검증단이 얼마나 투명하고 꼼꼼하게 살필 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대산공단, 여수 국가산단, 울산 미포산단과 함께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중 한 곳입니다.

1990년부터 30년간 지역경제 밑바탕이었던 이곳이 끝없는 화학 사고로 애물단지로 전락해선 안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스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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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픽] 대산공단 ‘사고경보 심각’
    • 입력 2020-03-04 20:33:14
    • 수정2020-03-05 16:08:01
    뉴스7(대전)
[앵커] 뉴스픽 시간입니다. 보도국 정재훈 기자 나와있습니다. 정 기자, 오늘 준비한 키워드는 뭡니까? [기자] 오늘 준비한 키워드, "사고경보 심각" 입니다. 코로나19 얘긴줄 아셨겠지만, 오늘 발생한 롯데케미칼 폭발사고 얘깁니다. 하도 사고가 자주나니 대산공단이 코로나19 처럼 '심각' 수준에 이르렀단 뜻입니다. 지난해 8월, 대산공단의 입주사인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 대기업 4곳이 서산시에 모였습니다. 이곳에서 이들 대기업, 8천 70억 원 규모의 매머드급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목돈,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과 환경분야에 투자되기로 약속됐습니다. 사고 좀 그만 내자는 의지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 롯데케미칼 공장에 폭발사고가 났습니다. 8천억짜리 안전 투자계획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또 사고가 난 겁니다. 공장은 불에 탔고, 5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났습니다. 사고 충격에 인근 상가 외벽이 뜯겨 나갔습니다. 건물 천장까지 내려앉았는데, 공장 일대가 쑥대밭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 대산석유화학단지, 사고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화학물질안전원과 서산시에 알아봤더니 최근 3년간 무려 23건이 났습니다. 2017년 한해 3건에 불과했던 사고, 2018년과 지난해는 각각 10건씩 한 달에 한 번꼴로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페놀과 벤젠 누출부터 메탄 폭발, 수소 폭발까지 원인도 유형도 다양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화토탈에서 다량의 유증기가 유출됐습니다. 2천 명이 넘는 주민이 구토와 어지럼증에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현대오일뱅크에선 노동자 1명이 황화수소를 흡입해 목숨까지 잃었습니다. 대산공단 인근 주민들, 이대론 못 살겠다며 들고 일어났습니다. 국내 4대 대기업의 8천 억 투자계획, 괜히 나온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앵커] 정 기자, 그러면 대기업이 약속한 8천억 원 언제부터 어떻게 쓰였는지는 알려졌나요? [기자] 지난해 약속한 8천억, 앞으로 5년간 쓰기로 했습니다. 용도는 낡은 설비 바꾸고 악취는 줄이고, 소방시설 고치는데 쓰기로 했습니다. 기업별로 갹출한 건데 한화 3천억, 현대 2천억, 롯데와 LG 천억 원 대입니다. 그런데 이 돈, 아직까지 어디에 어떻게 투자했는지 모릅니다. 투자계획 발표 당시에도 유해물질 어떻게 줄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빠졌습니다. 주민을 상대로 한 화학재난사고 훈련도 부실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중재에 나선 서산시, 지난해 8월 투자약속 민관합동점검반을 운영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점검반, 서산시의 발표 반년 후인 지난 1월 말에서야 꾸려졌습니다. 8천억 원짜리 약속에 대한 검증, 아직은 오리무중입니다. [앵커] 오늘, 또 대형사고가 또 났습니다. 대기업이 한 약속, 믿을 수는 있습니까? [기자] 오늘 사고가 난 롯데케미칼 측에 투자금 내용을 물어봤습니다. 지난해 롯데에선 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롯데 측은 투자내역 아직 밝히긴 어렵다, 일부분은 진행됐다고 알려왔습니다. 또 구체적인 투자 방향과 연도별 액수는 내부적으로 정리되면 공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투자합동검증단 위원으로 참여한 한 시민단체에 물어봤습니다. 법적 강제성이 없다보니 자료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습니다. 대기업들의 투자비용에 대해선 사용연한이 다 된 설비를 바꾸거나 법적 기준이 바뀌면서 강제로 교체될 비용도 안전 투자항목에 포함돼 아쉽다고 했습니다. 합동검증단이 얼마나 투명하고 꼼꼼하게 살필 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대산공단, 여수 국가산단, 울산 미포산단과 함께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중 한 곳입니다. 1990년부터 30년간 지역경제 밑바탕이었던 이곳이 끝없는 화학 사고로 애물단지로 전락해선 안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스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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