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든 곳으로 보내주세요”…병원 문 닫고 대구 갑니다

입력 2020.03.04 (21:33) 수정 2020.03.0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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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목 뒤 어깨에서 등과 목으로 불편해진다"

코로나 19를 치료하고 어제(3일) 퇴원한 한 인천 시민이 전한 글입니다.

코로나 감염이 의심될 때부터 증상과 동선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혹시나 주변사람들에게 피해 줄까, 먼 거리도 가급적 걸어다녔다고 합니다.

가슴 통증이 심한 상황에서도 매일 일지를 쓴 건, 감염된 게 맞다면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기심 보다 이타심이 필요합니다’

감염병을 이겨내면서 모두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이라는데요.

이렇게 함께 나누며 고통과 불안을 이겨내는 사람들.

오늘(4일)은 자신의 병원 문을 닫고, 또 생업을 중단하고 대구, 경북으로 달려가는 의료진들 얘기 문예슬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성수동의 이 병원은 내일(5일)부터 2주 정도 문을 닫습니다.

20년 만에 처음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력난을 호소하는 대구에 손을 보태기 위해서입니다.

[김태호/대구 의료지원 의사 : "대구 쪽에 환자들이 폭증하다보니까 의료인력이 엄청나게 달릴 거라고 생각을 했고요.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기존 환자들에게는 한명 한명 전화해 양해를 구하고 미리 조치를 합니다.

[유선화/간호사 : "날짜는 남았는데 이번 달에 어떻게 될 지 몰라서 미리 (약) 받으러 오시라고 전화드렸어요."]

하지만 가족들에게는 걱정할까 봐, 미리 알리지 못 했습니다.

[김태호/대구 의료지원 의사 : "제가 노모가 계신데, 90세 넘은 노모가 계시는데 부모님한테는 아직 말씀 안 드렸습니다. (걱정하실까봐?) 네."]

신혼 5개월 차 간호사 오성훈 씨가 있는 곳은 청도 대남병원입니다.

[오성훈/청도 의료지원 간호사 :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아내가 반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사실 신청서를 몰래 지원을 했습니다."]

처음엔 SNS에 그림을 직접 그려 응원하다가, 직접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오성훈/청도 의료지원 간호사 : "이왕 뭔가를 할거면 가장 힘들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가고 싶어서 지원서를 작성할 때부터..."]

하루 9시간 동안 정신병동 환자를 간호하다, 일이 끝나면 곧장 숙소에서 격리되는 강행군 속에서도 오히려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청도대남병원 지원 의료진 : "대한민국 국민분들 두렵고 떨리시겠지만 저희가 의료지원 나와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 화이팅! 대한민국 의료진 분들 화이팅!"]

오늘(4일)까지 대구와 경북지역으로 자원하거나 파견되기로 한 전국 의료진은 모두 천 7백 명을 넘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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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힘든 곳으로 보내주세요”…병원 문 닫고 대구 갑니다
    • 입력 2020-03-04 21:36:55
    • 수정2020-03-05 08:55:11
    뉴스 9
[앵커] "목 뒤 어깨에서 등과 목으로 불편해진다" 코로나 19를 치료하고 어제(3일) 퇴원한 한 인천 시민이 전한 글입니다. 코로나 감염이 의심될 때부터 증상과 동선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혹시나 주변사람들에게 피해 줄까, 먼 거리도 가급적 걸어다녔다고 합니다. 가슴 통증이 심한 상황에서도 매일 일지를 쓴 건, 감염된 게 맞다면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기심 보다 이타심이 필요합니다’ 감염병을 이겨내면서 모두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이라는데요. 이렇게 함께 나누며 고통과 불안을 이겨내는 사람들. 오늘(4일)은 자신의 병원 문을 닫고, 또 생업을 중단하고 대구, 경북으로 달려가는 의료진들 얘기 문예슬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성수동의 이 병원은 내일(5일)부터 2주 정도 문을 닫습니다. 20년 만에 처음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력난을 호소하는 대구에 손을 보태기 위해서입니다. [김태호/대구 의료지원 의사 : "대구 쪽에 환자들이 폭증하다보니까 의료인력이 엄청나게 달릴 거라고 생각을 했고요.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기존 환자들에게는 한명 한명 전화해 양해를 구하고 미리 조치를 합니다. [유선화/간호사 : "날짜는 남았는데 이번 달에 어떻게 될 지 몰라서 미리 (약) 받으러 오시라고 전화드렸어요."] 하지만 가족들에게는 걱정할까 봐, 미리 알리지 못 했습니다. [김태호/대구 의료지원 의사 : "제가 노모가 계신데, 90세 넘은 노모가 계시는데 부모님한테는 아직 말씀 안 드렸습니다. (걱정하실까봐?) 네."] 신혼 5개월 차 간호사 오성훈 씨가 있는 곳은 청도 대남병원입니다. [오성훈/청도 의료지원 간호사 :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아내가 반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사실 신청서를 몰래 지원을 했습니다."] 처음엔 SNS에 그림을 직접 그려 응원하다가, 직접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오성훈/청도 의료지원 간호사 : "이왕 뭔가를 할거면 가장 힘들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가고 싶어서 지원서를 작성할 때부터..."] 하루 9시간 동안 정신병동 환자를 간호하다, 일이 끝나면 곧장 숙소에서 격리되는 강행군 속에서도 오히려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청도대남병원 지원 의료진 : "대한민국 국민분들 두렵고 떨리시겠지만 저희가 의료지원 나와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 화이팅! 대한민국 의료진 분들 화이팅!"] 오늘(4일)까지 대구와 경북지역으로 자원하거나 파견되기로 한 전국 의료진은 모두 천 7백 명을 넘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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