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고살지마] ‘교통사고 입원’ 31번 확진자, 예식장과 교회를 들락거린 비결은?

입력 2020.03.08 (14:02) 수정 2020.03.0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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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의 신천지예수교 확산에 중요한 역학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31번 확진자(61·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습니다. 검사를 받으라는 의료진의 권고까지 무시하고 자유롭게 다녔고, 이 과정에서 무려 160여 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입원한 열흘간의 행적을 보면 비단 방역 체계의 문제뿐 아니라 또 다른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이번 <속고살지마>는 그녀의 입원 기간 행적이 보여준 자동차 보험 누수 문제에 주목했습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입원치료는 통원치료가 불가능할 경우 병원에서 머물며 집중적인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통사고로 입원한 31번 확진자는 코로나 19 확진 판정으로 대구보건소로 이송되기 전까지 열흘간 입원하며 교회와 예식장 등을 자차 혹은 택시를 이용해 자유롭게 외출하며 돌아다녔습니다. 입원 다음 날에는 지인에게 줄 물품이 있으며 외출을 했다고 합니다. 총 4번을 외출한 것입니다. 그녀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다리가 부러진 건 아니고, 혈압이 안 떨어져서 입원했다"고 말했습니다.

31번 확진자 경로31번 확진자 경로


올 초 KBS 9시 뉴스 등 주요 언론들은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 보험료 3%대 인상 움직임을 전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보험 평균 손해율이 지난해 10%를 넘고 있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손보사들의 설명인데, 특히 손보사들은 한방 진료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사고 시 과잉진료를 부추기는 문제가 비단 한방병원만의 문제는 아니겠습니다만, 최근 몇 년간 한방 병원 진료비의 가파른 증가세는 좀 석연치 않습니다.


위 표에서 보듯 2015년과 2018년에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양방 진료비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그런데 한방 진료비는 3,500억 원에서 7,100억 원으로 2배가 넘게 증가했습니다. 한방치료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환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라면 좋은 일지만, 최근 빠른 증가세가 과연 그런 요인일까요.

교통사고 관련 한방진료비는 급증했지만, 이 기간에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2015년 23만 2,000건에서 2018년에는 21만 7,148건입니다. 교통사고 사망, 부상자 수도 줄었고요. 교통사고는 줄었는데 자동차 보험 진료비가 2배 늘었다면 분명 과잉진료와 보험료 누수 문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통사고 치료를 전문으로 내세운 일부 한방병원의 과잉 진료 문제가 최근 언론에 자주 보도되고 있습니다. 자동차보험을 활용하면 본인 부담금이 없다며 부항술과 침술, 약제 등 풀세트 치료를 권하는 일부 한방병원들의 사례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손보협회 자료에 의하면 경미한 후미 추돌사고를 당한 한 환자는 추나요법과 온랭경락요법 등 각종 한방 치료와 약제비까지 해서 총 943만 원의 진료비를 보험회사에 청구했다고 합니다.

만 3세 이하 아동이 한방치료를 받았다며 삼성화재 등 손해보험사 5곳에서 타간 보험금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42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건수로는 1만 2,000건이나 돼 구요. 돌이 안된 갓난아이가 부항이나 뜸 치료를 받았다며 보험금을 받은 경우가 542건이 된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한방 치료가 도움이 안 된다거나 불필요하다는 얘기는 전혀 아닙니다. 그러나 자동차 보험을 악용한 과잉 진료는 모럴 해저드이고, 정도가 지나치면 보험 사기입니다. 이는 입원을 권하며 과잉진료를 유도하는 일부 양방병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늘어나는 교통사고 관련 진료비는 결국은 일반 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경상 환자가 한방 치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한데, 언론 보도처럼 경상 환자에게 수백만 원의 과잉 진료가 이뤄지는 현실이 개선되지 못하면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은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정하는 건강보험수가와는 달리 우리나라 자동차 보험수가는 국토교통부가 하는데 기준이 모호하고 비전문적이어서 과잉진료를 막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KBS제보창에도 이와 관련된 문제를 지적하는 제보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번 <속고살지마>는 대구 31번 확진자 문제를 계기로 자동차 보험을 이용한 과잉진료와 이에 따라 보험료 누수 문제를 짚어봅니다. 한방 치료는 수백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우리 전통의 치료법으로 양방 치료와 함께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유용한 치료 수단입니다만 자동차 보험을 과잉 요소가 있다면 개선이 필요합니다. 꼭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고 구독버튼 눌러주세요.

※일상 속 사기와 속임수를 파헤치고 해법도 제시합니다. KBS의 대국민 사기방지 프로젝트 〈속고살지마〉입니다. (유튜브 채널 https://bit.ly/2UGO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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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8 14:02:44
    • 수정2020-03-08 14:09:51
    속고살지마
코로나 19의 신천지예수교 확산에 중요한 역학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31번 확진자(61·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습니다. 검사를 받으라는 의료진의 권고까지 무시하고 자유롭게 다녔고, 이 과정에서 무려 160여 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입원한 열흘간의 행적을 보면 비단 방역 체계의 문제뿐 아니라 또 다른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이번 <속고살지마>는 그녀의 입원 기간 행적이 보여준 자동차 보험 누수 문제에 주목했습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입원치료는 통원치료가 불가능할 경우 병원에서 머물며 집중적인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통사고로 입원한 31번 확진자는 코로나 19 확진 판정으로 대구보건소로 이송되기 전까지 열흘간 입원하며 교회와 예식장 등을 자차 혹은 택시를 이용해 자유롭게 외출하며 돌아다녔습니다. 입원 다음 날에는 지인에게 줄 물품이 있으며 외출을 했다고 합니다. 총 4번을 외출한 것입니다. 그녀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다리가 부러진 건 아니고, 혈압이 안 떨어져서 입원했다"고 말했습니다.

31번 확진자 경로

올 초 KBS 9시 뉴스 등 주요 언론들은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 보험료 3%대 인상 움직임을 전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보험 평균 손해율이 지난해 10%를 넘고 있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손보사들의 설명인데, 특히 손보사들은 한방 진료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사고 시 과잉진료를 부추기는 문제가 비단 한방병원만의 문제는 아니겠습니다만, 최근 몇 년간 한방 병원 진료비의 가파른 증가세는 좀 석연치 않습니다.


위 표에서 보듯 2015년과 2018년에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양방 진료비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그런데 한방 진료비는 3,500억 원에서 7,100억 원으로 2배가 넘게 증가했습니다. 한방치료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환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라면 좋은 일지만, 최근 빠른 증가세가 과연 그런 요인일까요.

교통사고 관련 한방진료비는 급증했지만, 이 기간에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2015년 23만 2,000건에서 2018년에는 21만 7,148건입니다. 교통사고 사망, 부상자 수도 줄었고요. 교통사고는 줄었는데 자동차 보험 진료비가 2배 늘었다면 분명 과잉진료와 보험료 누수 문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통사고 치료를 전문으로 내세운 일부 한방병원의 과잉 진료 문제가 최근 언론에 자주 보도되고 있습니다. 자동차보험을 활용하면 본인 부담금이 없다며 부항술과 침술, 약제 등 풀세트 치료를 권하는 일부 한방병원들의 사례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손보협회 자료에 의하면 경미한 후미 추돌사고를 당한 한 환자는 추나요법과 온랭경락요법 등 각종 한방 치료와 약제비까지 해서 총 943만 원의 진료비를 보험회사에 청구했다고 합니다.

만 3세 이하 아동이 한방치료를 받았다며 삼성화재 등 손해보험사 5곳에서 타간 보험금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42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건수로는 1만 2,000건이나 돼 구요. 돌이 안된 갓난아이가 부항이나 뜸 치료를 받았다며 보험금을 받은 경우가 542건이 된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한방 치료가 도움이 안 된다거나 불필요하다는 얘기는 전혀 아닙니다. 그러나 자동차 보험을 악용한 과잉 진료는 모럴 해저드이고, 정도가 지나치면 보험 사기입니다. 이는 입원을 권하며 과잉진료를 유도하는 일부 양방병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늘어나는 교통사고 관련 진료비는 결국은 일반 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경상 환자가 한방 치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한데, 언론 보도처럼 경상 환자에게 수백만 원의 과잉 진료가 이뤄지는 현실이 개선되지 못하면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은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정하는 건강보험수가와는 달리 우리나라 자동차 보험수가는 국토교통부가 하는데 기준이 모호하고 비전문적이어서 과잉진료를 막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KBS제보창에도 이와 관련된 문제를 지적하는 제보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번 <속고살지마>는 대구 31번 확진자 문제를 계기로 자동차 보험을 이용한 과잉진료와 이에 따라 보험료 누수 문제를 짚어봅니다. 한방 치료는 수백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우리 전통의 치료법으로 양방 치료와 함께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유용한 치료 수단입니다만 자동차 보험을 과잉 요소가 있다면 개선이 필요합니다. 꼭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고 구독버튼 눌러주세요.

※일상 속 사기와 속임수를 파헤치고 해법도 제시합니다. KBS의 대국민 사기방지 프로젝트 〈속고살지마〉입니다. (유튜브 채널 https://bit.ly/2UGO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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