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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코로나19’ 팬데믹
“양성인데 음성으로 통보” 가족들까지 감염 피해
입력 2020.03.09 (10:02) 수정 2020.03.09 (10:02) 취재K
"화장실도 따로 쓰고, 밥도 식판에 따로 드렸어요"

A 씨의 아버지(50대)는 이른바 '슈퍼 전파자'로 불린 31번째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걸 알고 보건소를 찾았습니다.

이후 자가격리자로 분류됐고 '코로나 19' 검사를 받았습니다. A 씨는 "해당 기간 아버지가 집에서 화장실도 따로 썼고, 음식도 식판으로 방에 배식했다"고 말했습니다. 자가격리 기간 중 철저히 수칙을 지켰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통보된 검사 결과. 대구광역시 동구 보건소는 지난달 21일 A 씨의 아버지에게 '음성'이라는 결과를 통보했습니다. A 씨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아내와 자녀,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A 씨의 아버지와 어머니, A 씨는 지금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상태입니다. 아내와 자녀는 자가격리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보건소 직원이 실수로 '음성'이라고 알렸다"

A 씨 아버지의 '코로나 19' 검사 결과는 사실 '양성'이었습니다. 보건소 직원이 실수로 '음성'이라고 통보한 겁니다.

대구광역시 동구청은 "보건소 직원이 시스템상 실수로 '양성'을 '음성'으로 통보했다"며 "바로 다음날 '양성'으로 정정해 다시 통보했다"고 말했습니다.

결과가 잘못된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엔 "대구시인가 어디엔가에서 (A 씨 아버지의) 입원 여부 등을 확인해 와서 알아보다가 잘못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기관에서 입원 여부를 문의하지 않았다면, 자칫 A 씨 가족은 '코로나 19' 전파자가 될 뻔한 겁니다.

그러면서 대구 동구청은 "확진 판정 나기 전에 가족분들이 증상이 있었고, 통보할 때 자가격리에 대한 내용도 충분히 고지했지만, 가족분들이 위반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아버지에 대한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자가격리 수칙 등을 철저하게 지켰다. 공신된 기관에서 음성이라고 통보를 했는데, 가족을 멀리해야 하나"라고 토로했습니다.

또, "보건소 실수로 가족이 같이 저녁을 먹는 등 접촉해 '코로나 19'에 추가 감염됐는데 보건소는 이렇다 할 사과도 없었다. '음성' 결과를 알려줄 때 자가격리 관련 설명도 따로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는 퇴원하는 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자가격리 관리도 구멍"


이해하기 어려운 일은 대구 동구에서만 일어난 게 아닙니다. 대구 달서구 보건소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70대 남성 B 씨는 지난 1일,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B 씨는 심장 스탠스 시술을 받았고,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까지 있는 고위험군. 고열에 산소호흡기까지 사용하는 중증 기저 질환자지만, B 씨는 병원에 가지 못 했습니다.

대구 달서구 보건소는 병상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물론 대구에서 병상이 부족한 것은 B 씨만의 문제는 아닐지 모르지만, 환자 상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당사자와 가족들은 애를 태울 만합니다.

자가격리와 관련해서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B 씨는 아내와 아들, 손녀까지 함께 살지만 '자가격리 지침'은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마스크나 소독제 같은 '위생 물품'도 오지 않았습니다. 보건소의 자가격리자 관리에 구멍이 생긴 겁니다.

이에 대해 달서구청에서 '위생 키트' 보급 등을 담당하는 부서 관계자는 "보건소에서 자가격리 대상 명단을 주는데, B 씨의 아들 등이 거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사이 B 씨를 간병했던 아들은 '코로나 19'에 감염되고 말았습니다. 현재 마스크를 쓰고 3살 아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아이도 위험합니다.

이에 대해 대구 달서구 보건소 관계자는 "인력을 계속 투입해도 과부하 상태다. 저희가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있어 계속 추가해야 할 것을 추가하는데, 그런데도 늦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BS 취재가 시작된 이후에야 달서구는 119구급대원을 집으로 출동시켜 B 씨를 병원으로 옮겼고, 위생 키트를 보급했습니다.

"같이 살지도 않고 음성 판정받았는데 자가격리 대상자라니"

‘코로나 19’ 14번째 사망자의 딸이 지난달 29일 KBS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코로나 19’ 14번째 사망자의 딸이 지난달 29일 KBS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확진자와 같이 살지도 않았고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 자가격리자로 분류된 사람도 있습니다. 14번째 사망자의 딸 C 씨가 그렇습니다.

C 씨는 지난달 28일 어머니가 확진 판정 뒤 사망하고 장례를 치렀습니다. 유가족은 당일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음 날 C 씨의 아버지는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와 바로 자가격리됐고, C 씨는 음성 판정을 받아 빈소를 지켰습니다.

문제는 발인 다음 날인 3월 2일에 발생했습니다. C 씨가 갑자기 '자가격리자'로 분류된 겁니다. C 씨는 검사 이후 아버지를 만난 적도 없고, 함께 살지도 않습니다. 빈소를 지키는 동안은 아무런 말도 없다가 이후 갑자기 이뤄진 조치인 겁니다.

C 씨는 "엄마 아빠와 함께 살지 않았고 접촉한 적도 없다"며 왜 자신이 자가격리자로 분류됐는지 항의했습니다.

대구 달서구 보건소는 "C 씨가 돌아가신 어머니 또는 확진자 아버지와 접촉한 것 같은데 정확한 사유는 대구시 역학조사 담당에 확인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취재진은 대구시 역학조사팀 관계자 등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28일 자가격리자로 분류된 C 씨는 오는 13일까지 격리된 상태로 생활을 해야 합니다.

KBS 취재진이 확인한 이와 같은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현재 대구가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또 행정 공백이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시민들이 이중, 삼중으로 불편과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을 알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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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성인데 음성으로 통보” 가족들까지 감염 피해
    • 입력 2020-03-09 10:02:10
    • 수정2020-03-09 10:02:39
    취재K
"화장실도 따로 쓰고, 밥도 식판에 따로 드렸어요"

A 씨의 아버지(50대)는 이른바 '슈퍼 전파자'로 불린 31번째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걸 알고 보건소를 찾았습니다.

이후 자가격리자로 분류됐고 '코로나 19' 검사를 받았습니다. A 씨는 "해당 기간 아버지가 집에서 화장실도 따로 썼고, 음식도 식판으로 방에 배식했다"고 말했습니다. 자가격리 기간 중 철저히 수칙을 지켰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통보된 검사 결과. 대구광역시 동구 보건소는 지난달 21일 A 씨의 아버지에게 '음성'이라는 결과를 통보했습니다. A 씨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아내와 자녀,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A 씨의 아버지와 어머니, A 씨는 지금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상태입니다. 아내와 자녀는 자가격리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보건소 직원이 실수로 '음성'이라고 알렸다"

A 씨 아버지의 '코로나 19' 검사 결과는 사실 '양성'이었습니다. 보건소 직원이 실수로 '음성'이라고 통보한 겁니다.

대구광역시 동구청은 "보건소 직원이 시스템상 실수로 '양성'을 '음성'으로 통보했다"며 "바로 다음날 '양성'으로 정정해 다시 통보했다"고 말했습니다.

결과가 잘못된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엔 "대구시인가 어디엔가에서 (A 씨 아버지의) 입원 여부 등을 확인해 와서 알아보다가 잘못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기관에서 입원 여부를 문의하지 않았다면, 자칫 A 씨 가족은 '코로나 19' 전파자가 될 뻔한 겁니다.

그러면서 대구 동구청은 "확진 판정 나기 전에 가족분들이 증상이 있었고, 통보할 때 자가격리에 대한 내용도 충분히 고지했지만, 가족분들이 위반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아버지에 대한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자가격리 수칙 등을 철저하게 지켰다. 공신된 기관에서 음성이라고 통보를 했는데, 가족을 멀리해야 하나"라고 토로했습니다.

또, "보건소 실수로 가족이 같이 저녁을 먹는 등 접촉해 '코로나 19'에 추가 감염됐는데 보건소는 이렇다 할 사과도 없었다. '음성' 결과를 알려줄 때 자가격리 관련 설명도 따로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는 퇴원하는 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자가격리 관리도 구멍"


이해하기 어려운 일은 대구 동구에서만 일어난 게 아닙니다. 대구 달서구 보건소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70대 남성 B 씨는 지난 1일,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B 씨는 심장 스탠스 시술을 받았고,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까지 있는 고위험군. 고열에 산소호흡기까지 사용하는 중증 기저 질환자지만, B 씨는 병원에 가지 못 했습니다.

대구 달서구 보건소는 병상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물론 대구에서 병상이 부족한 것은 B 씨만의 문제는 아닐지 모르지만, 환자 상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당사자와 가족들은 애를 태울 만합니다.

자가격리와 관련해서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B 씨는 아내와 아들, 손녀까지 함께 살지만 '자가격리 지침'은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마스크나 소독제 같은 '위생 물품'도 오지 않았습니다. 보건소의 자가격리자 관리에 구멍이 생긴 겁니다.

이에 대해 달서구청에서 '위생 키트' 보급 등을 담당하는 부서 관계자는 "보건소에서 자가격리 대상 명단을 주는데, B 씨의 아들 등이 거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사이 B 씨를 간병했던 아들은 '코로나 19'에 감염되고 말았습니다. 현재 마스크를 쓰고 3살 아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아이도 위험합니다.

이에 대해 대구 달서구 보건소 관계자는 "인력을 계속 투입해도 과부하 상태다. 저희가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있어 계속 추가해야 할 것을 추가하는데, 그런데도 늦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BS 취재가 시작된 이후에야 달서구는 119구급대원을 집으로 출동시켜 B 씨를 병원으로 옮겼고, 위생 키트를 보급했습니다.

"같이 살지도 않고 음성 판정받았는데 자가격리 대상자라니"

‘코로나 19’ 14번째 사망자의 딸이 지난달 29일 KBS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코로나 19’ 14번째 사망자의 딸이 지난달 29일 KBS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확진자와 같이 살지도 않았고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 자가격리자로 분류된 사람도 있습니다. 14번째 사망자의 딸 C 씨가 그렇습니다.

C 씨는 지난달 28일 어머니가 확진 판정 뒤 사망하고 장례를 치렀습니다. 유가족은 당일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음 날 C 씨의 아버지는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와 바로 자가격리됐고, C 씨는 음성 판정을 받아 빈소를 지켰습니다.

문제는 발인 다음 날인 3월 2일에 발생했습니다. C 씨가 갑자기 '자가격리자'로 분류된 겁니다. C 씨는 검사 이후 아버지를 만난 적도 없고, 함께 살지도 않습니다. 빈소를 지키는 동안은 아무런 말도 없다가 이후 갑자기 이뤄진 조치인 겁니다.

C 씨는 "엄마 아빠와 함께 살지 않았고 접촉한 적도 없다"며 왜 자신이 자가격리자로 분류됐는지 항의했습니다.

대구 달서구 보건소는 "C 씨가 돌아가신 어머니 또는 확진자 아버지와 접촉한 것 같은데 정확한 사유는 대구시 역학조사 담당에 확인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취재진은 대구시 역학조사팀 관계자 등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28일 자가격리자로 분류된 C 씨는 오는 13일까지 격리된 상태로 생활을 해야 합니다.

KBS 취재진이 확인한 이와 같은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현재 대구가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또 행정 공백이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시민들이 이중, 삼중으로 불편과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을 알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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