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경기장 등 방사선량 ‘기준치 초과’…“제염해도 또 오염”

입력 2020.03.09 (11:10) 수정 2020.03.09 (11:1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도쿄올림픽 개막이 넉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구 경기장을 비롯해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내 주요 행사 예정지에서 이른바 '핫스팟'(방사능 농도가 매우 높은 지점)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오늘(9일) 서울과 도쿄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10월 16일부터 11월 5일까지 후쿠시마 현 내 주요 지점에 대해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야구와 소프트볼 일부 경기가 열리는 후쿠시마 아즈마 야구장의 경우 인근 도로 지표면 10cm 높이에서 시간 당 0.48μSv(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선량이 측정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오염 지역의 흙을 제거하는 '제염 작업'은 대기 중 방사능 농도를 0.23μSv/h까지 낮추는 게 목표인데 이를 2배 이상 넘긴 것입니다.

앞서 그린피스가 올림픽 성화 출발지인 후쿠시마 축구시설, 'J-빌리지' 주변의 방사능 농도를 측정한 결과, 주차장 인근 잔디밭 지표면에서 71μSv의 방사선량이 측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전에 비해 무려 1,775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 측은 "지난해 11월 그린피스의 조사 결과가 나오자 일본 정부에서 '핫스팟'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면서도 "하지만 지난해 12월 다시 J-빌리지를 찾았을 때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또 다른 '핫스팟'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 정부가 주민 귀환을 지시한 나미에 마을의 경우 피난지시 해제 구역 5581곳의 강 제방과 도로의 대부분(99%)이 일본 정부가 제시한 제염 목표치를 웃돌았습니다.

이 곳의 평균 선량은 시간 당 0.8μSv/h, 최댓값은 1.7μSv/h로, 사고 이전보다 20배 가량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그린피스는 이와 함께 후쿠시마 시내 중심부에서도 '핫스팟' 45곳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핫스팟은 5.5μSv/h로 원전 사고 이전에 비해 137배 가량 높은 수치였습니다.

그린피스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후 꾸준히 제염을 한다고는 하지만 다시 우리가 방사능 수치를 재봤을 경우 인근 지역에서 또 핫스팟들이 발견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10월 일본을 덮친 태풍 하기비스가 이번 제염 실패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일본 정부에 후쿠시마 주민의 안전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피난 및 귀환 정책 개선을 포함한 요구사항을 전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도쿄올림픽 경기장 등 방사선량 ‘기준치 초과’…“제염해도 또 오염”
    • 입력 2020-03-09 11:10:55
    • 수정2020-03-09 11:15:36
    국제
도쿄올림픽 개막이 넉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구 경기장을 비롯해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내 주요 행사 예정지에서 이른바 '핫스팟'(방사능 농도가 매우 높은 지점)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오늘(9일) 서울과 도쿄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10월 16일부터 11월 5일까지 후쿠시마 현 내 주요 지점에 대해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야구와 소프트볼 일부 경기가 열리는 후쿠시마 아즈마 야구장의 경우 인근 도로 지표면 10cm 높이에서 시간 당 0.48μSv(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선량이 측정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오염 지역의 흙을 제거하는 '제염 작업'은 대기 중 방사능 농도를 0.23μSv/h까지 낮추는 게 목표인데 이를 2배 이상 넘긴 것입니다.

앞서 그린피스가 올림픽 성화 출발지인 후쿠시마 축구시설, 'J-빌리지' 주변의 방사능 농도를 측정한 결과, 주차장 인근 잔디밭 지표면에서 71μSv의 방사선량이 측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전에 비해 무려 1,775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 측은 "지난해 11월 그린피스의 조사 결과가 나오자 일본 정부에서 '핫스팟'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면서도 "하지만 지난해 12월 다시 J-빌리지를 찾았을 때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또 다른 '핫스팟'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 정부가 주민 귀환을 지시한 나미에 마을의 경우 피난지시 해제 구역 5581곳의 강 제방과 도로의 대부분(99%)이 일본 정부가 제시한 제염 목표치를 웃돌았습니다.

이 곳의 평균 선량은 시간 당 0.8μSv/h, 최댓값은 1.7μSv/h로, 사고 이전보다 20배 가량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그린피스는 이와 함께 후쿠시마 시내 중심부에서도 '핫스팟' 45곳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핫스팟은 5.5μSv/h로 원전 사고 이전에 비해 137배 가량 높은 수치였습니다.

그린피스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후 꾸준히 제염을 한다고는 하지만 다시 우리가 방사능 수치를 재봤을 경우 인근 지역에서 또 핫스팟들이 발견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10월 일본을 덮친 태풍 하기비스가 이번 제염 실패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일본 정부에 후쿠시마 주민의 안전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피난 및 귀환 정책 개선을 포함한 요구사항을 전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