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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코로나19’ 팬데믹
“거의 다 왔다고 생각했는데”…‘취준생’의 길어진 겨울나기
입력 2020.03.09 (14:55) 수정 2020.03.09 (15:28) 취재K
예년과 확연히 다른 3월입니다.

신입생들로 북적이는 대학가도, 인파가 가득 들어찬 시내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신 어딜 가나 마스크를 낀 사람과 약국 앞에 길게 늘어선 긴 줄이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취업준비생과 공무원시험 준비생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피해가지 못합니다. 학교를 가득 채웠던 채용설명회 부스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기업 채용전형이 언제 시작할 지도 오리무중입니다. 국가공무원과 경찰공무원을 비롯한 공무원시험은 물론이고 토익(TOEIC)이나 텝스(TEPS) 등 영어시험과 자격증 시험도 모두 연기되거나 취소됐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의 '취업 시계'도 멈춰버렸습니다.

한 인터넷 취업 정보 공유사이트에 상반기 공개채용이 미뤄지는지 묻는 글이 올라와 있다.한 인터넷 취업 정보 공유사이트에 상반기 공개채용이 미뤄지는지 묻는 글이 올라와 있다.

■ '취준생' 이야기

"불확실성이 가장 저희한테는 힘든 것 같은데요. 코로나19가 갑자기 퍼지게 되는 상황에서 언제쯤에나 공채가 열리고 그 규모는 얼마나 될지 그런 것들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 보니까 그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지금 상황에서" - A 씨/취업준비생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 두 번째 기업 공채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 A 씨는 '불확실함'이 가장 힘들다고 말합니다.

어떤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맡아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 하루하루가 고민의 연속인 '취준생 시절'. 코로나19 여파로 공채는 언제쯤 열릴지, 경기가 안 좋다는데 채용 규모는 얼마나 될지 걱정거리가 늘었습니다. 올해엔 대학별로 열리던 채용설명회도 열리지 않아 '취준생'이 정보를 구할 길도 적어졌습니다.


■ 토익·텝스·한자·컴퓨터 시험도 줄줄이 연기·취소

"공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자격증을 몇 개 따놓고 시작하려고 준비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취소되고 연기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많이 답답해하시더라고요" - A 씨

토익이나 텝스와 같은 영어시험이나 자격증 시험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상황도 문제입니다. 보통 방학 땐 자격증을 따 '스펙'을 쌓거나 기업 서류전형 응시자격인 영어성적을 따놓곤 합니다. 그런데 각종 자격증 시험과 영어시험이 연기돼 '스펙'을 쌓지 못할뿐더러, 서류전형 응시자격조차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과 오는 15일 열릴 예정이던 토익 정기시험이 취소됐습니다. 지난 7일 예정됐던 텝스 정기시험도 취소됐고, 오는 21일 시행 예정이던 텝스 시험은 1주일 연기됐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컴퓨터활용능력시험, 한자시험 등도 역시 취소됐습니다.

서울대 텝스관리위원회는 "4월에 예정된 대학원 입시와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 선발 등의 일정에 더는 차질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취소가 아닌 시험 연기를 결정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지만, 준비를 게을리할 순 없습니다. 스터디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언제 채용전형이 시작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실 채용 일정 자체가 나오질 않다 보니 계획대로 스터디를 진행하진 못합니다. 서류전형 기간엔 서류를, 인·적성시험 기간엔 인·적성을 중점적으로 공부하는데, 계획표를 짜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채용 공고가 나오겠지 하는 기대감과, 스터디라도 하지 않으면 공채시험에서 떨어진다는 불안감에 스터디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경찰공무원 준비 학원에서 학원생에게 경찰 시험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문자로 전해줬다.경찰공무원 준비 학원에서 학원생에게 경찰 시험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문자로 전해줬다.

■ '공시생' 이야기

"복학하면서 시험 준비하려고 했는데 밀렸다고. 그래서 약간 어떻게 둘 다 다 놓치게 생겼으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 이수빈/국가공무원 준비생

"저희는 체력도 봐야 하고 면접도 봐야 하는데 그런 시간이 다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니까. 지금도 계속 운동해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솔직히 운동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상태라서…거의 다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험 일정이 미정이라서 그게 제일 불안해요." - 정욱진/경찰공무원 준비생

"7급 준비생인데 9급을 같이 하는 경우에는 원래 3월 말에 시험이 있고 8월 시험이니까 준비할 기간이 있었는데 이번에 5월 이후로 밀렸잖아요. 만약 5월 이후로 그 시험을 친다고 하면 7급이 2달 밖에 안 남잖아요. 그래서 되게 애매해졌어요. 7급 준비생들이"
-B 씨/국가공무원 준비생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학생들도 일정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지난 2월로 예정돼있던 국가공무원 5급·외교관후보자 선발 제1차시험, 일명 'PSAT'이 4월 이후로 잠정 연기됐습니다. 오는 28일 시행 예정이었던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도 5월 이후로 미뤄졌습니다.

시험 전후로 3월에 복학을 하려던 수험생들의 일정도 덩달아 꼬였습니다. 보통 준비생들은 1차 시험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로 돌아갈지 말지를 결정합니다. 원래 5급 공채 1차 시험이 2월, 2차 시험이 6월이니 1차에 합격할 만한 점수가 나왔다면 휴학을 하고 2차 시험을 준비하는 겁니다. 그런데 1차 시험이 4월과 5월로 밀렸으니 휴학과 복학 일정이 모두 꼬인 겁니다. 시험은 시험대로 밀리고, 휴·복학 일정도 꼬여 '두 마리 토끼'를 둘 다 놓치게 됐다고 말합니다.

경찰공무원 준비생들도 상황이 답답하긴 마찬가집니다. 취재진이 노량진 학원가를 방문했던 날이 3월 5일 목요일입니다. 경찰청이 경찰공무원 공채를 미루겠다고 발표한 날이었습니다. 경찰공무원 준비생들은 그날 시험 연기 소식을 전해 들었죠.

취재진이 만난 경찰공무원 준비생은 코로나19 여파로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신체·체력 적성검사' 준비에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런데 필기시험까지 미뤄졌으니 이후 체력검사, 면접시험에 대비할 시간도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얘기합니다.

"구체적인 일자는 아니라도 예를 들어서 4월 초, 4월 중순쯤에는 어떠한 전형이 시작될 예정이라는 기업들의 시그널 같은 게 저희한테 온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름 계획을 꾸리고 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A 씨/취업준비생

"아무래도 미뤄진다면 정확히 기간이 언제 시험을 보는지 그것만이라도 주면 좀 계획이라도 세워서 딱딱 공부할 텐데 아무래도 그냥 잠정적으로 미뤄진다 이렇게 얘기해버리니까 이걸 어떻게 세워서 공부해야 할지 걱정이 되고." - 문재권/경찰공무원 준비생

저희가 만난 학생 대부분이 바라는 건 채용전형이나 시험 일자에 대한 대략적인 '신호'입니다. 언제쯤 서류전형을 시작한다거나 언제쯤 시험을 볼 예정이라는 신호라도 있다면 준비하는 데 훨씬 수월할 것 같다는 겁니다. 물론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이나 기관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겠죠.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힘든 이때, 개구리도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은 이미 지났지만 '취준생'과 '공시생'의 겨울나기는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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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 “거의 다 왔다고 생각했는데”…‘취준생’의 길어진 겨울나기
    • 입력 2020-03-09 14:55:27
    • 수정2020-03-09 15:28:39
    취재K
예년과 확연히 다른 3월입니다.

신입생들로 북적이는 대학가도, 인파가 가득 들어찬 시내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신 어딜 가나 마스크를 낀 사람과 약국 앞에 길게 늘어선 긴 줄이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취업준비생과 공무원시험 준비생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피해가지 못합니다. 학교를 가득 채웠던 채용설명회 부스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기업 채용전형이 언제 시작할 지도 오리무중입니다. 국가공무원과 경찰공무원을 비롯한 공무원시험은 물론이고 토익(TOEIC)이나 텝스(TEPS) 등 영어시험과 자격증 시험도 모두 연기되거나 취소됐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의 '취업 시계'도 멈춰버렸습니다.

한 인터넷 취업 정보 공유사이트에 상반기 공개채용이 미뤄지는지 묻는 글이 올라와 있다.한 인터넷 취업 정보 공유사이트에 상반기 공개채용이 미뤄지는지 묻는 글이 올라와 있다.

■ '취준생' 이야기

"불확실성이 가장 저희한테는 힘든 것 같은데요. 코로나19가 갑자기 퍼지게 되는 상황에서 언제쯤에나 공채가 열리고 그 규모는 얼마나 될지 그런 것들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 보니까 그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지금 상황에서" - A 씨/취업준비생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 두 번째 기업 공채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 A 씨는 '불확실함'이 가장 힘들다고 말합니다.

어떤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맡아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 하루하루가 고민의 연속인 '취준생 시절'. 코로나19 여파로 공채는 언제쯤 열릴지, 경기가 안 좋다는데 채용 규모는 얼마나 될지 걱정거리가 늘었습니다. 올해엔 대학별로 열리던 채용설명회도 열리지 않아 '취준생'이 정보를 구할 길도 적어졌습니다.


■ 토익·텝스·한자·컴퓨터 시험도 줄줄이 연기·취소

"공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자격증을 몇 개 따놓고 시작하려고 준비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취소되고 연기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많이 답답해하시더라고요" - A 씨

토익이나 텝스와 같은 영어시험이나 자격증 시험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상황도 문제입니다. 보통 방학 땐 자격증을 따 '스펙'을 쌓거나 기업 서류전형 응시자격인 영어성적을 따놓곤 합니다. 그런데 각종 자격증 시험과 영어시험이 연기돼 '스펙'을 쌓지 못할뿐더러, 서류전형 응시자격조차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과 오는 15일 열릴 예정이던 토익 정기시험이 취소됐습니다. 지난 7일 예정됐던 텝스 정기시험도 취소됐고, 오는 21일 시행 예정이던 텝스 시험은 1주일 연기됐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컴퓨터활용능력시험, 한자시험 등도 역시 취소됐습니다.

서울대 텝스관리위원회는 "4월에 예정된 대학원 입시와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 선발 등의 일정에 더는 차질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취소가 아닌 시험 연기를 결정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지만, 준비를 게을리할 순 없습니다. 스터디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언제 채용전형이 시작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실 채용 일정 자체가 나오질 않다 보니 계획대로 스터디를 진행하진 못합니다. 서류전형 기간엔 서류를, 인·적성시험 기간엔 인·적성을 중점적으로 공부하는데, 계획표를 짜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채용 공고가 나오겠지 하는 기대감과, 스터디라도 하지 않으면 공채시험에서 떨어진다는 불안감에 스터디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경찰공무원 준비 학원에서 학원생에게 경찰 시험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문자로 전해줬다.경찰공무원 준비 학원에서 학원생에게 경찰 시험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문자로 전해줬다.

■ '공시생' 이야기

"복학하면서 시험 준비하려고 했는데 밀렸다고. 그래서 약간 어떻게 둘 다 다 놓치게 생겼으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 이수빈/국가공무원 준비생

"저희는 체력도 봐야 하고 면접도 봐야 하는데 그런 시간이 다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니까. 지금도 계속 운동해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솔직히 운동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상태라서…거의 다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험 일정이 미정이라서 그게 제일 불안해요." - 정욱진/경찰공무원 준비생

"7급 준비생인데 9급을 같이 하는 경우에는 원래 3월 말에 시험이 있고 8월 시험이니까 준비할 기간이 있었는데 이번에 5월 이후로 밀렸잖아요. 만약 5월 이후로 그 시험을 친다고 하면 7급이 2달 밖에 안 남잖아요. 그래서 되게 애매해졌어요. 7급 준비생들이"
-B 씨/국가공무원 준비생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학생들도 일정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지난 2월로 예정돼있던 국가공무원 5급·외교관후보자 선발 제1차시험, 일명 'PSAT'이 4월 이후로 잠정 연기됐습니다. 오는 28일 시행 예정이었던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도 5월 이후로 미뤄졌습니다.

시험 전후로 3월에 복학을 하려던 수험생들의 일정도 덩달아 꼬였습니다. 보통 준비생들은 1차 시험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로 돌아갈지 말지를 결정합니다. 원래 5급 공채 1차 시험이 2월, 2차 시험이 6월이니 1차에 합격할 만한 점수가 나왔다면 휴학을 하고 2차 시험을 준비하는 겁니다. 그런데 1차 시험이 4월과 5월로 밀렸으니 휴학과 복학 일정이 모두 꼬인 겁니다. 시험은 시험대로 밀리고, 휴·복학 일정도 꼬여 '두 마리 토끼'를 둘 다 놓치게 됐다고 말합니다.

경찰공무원 준비생들도 상황이 답답하긴 마찬가집니다. 취재진이 노량진 학원가를 방문했던 날이 3월 5일 목요일입니다. 경찰청이 경찰공무원 공채를 미루겠다고 발표한 날이었습니다. 경찰공무원 준비생들은 그날 시험 연기 소식을 전해 들었죠.

취재진이 만난 경찰공무원 준비생은 코로나19 여파로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신체·체력 적성검사' 준비에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런데 필기시험까지 미뤄졌으니 이후 체력검사, 면접시험에 대비할 시간도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얘기합니다.

"구체적인 일자는 아니라도 예를 들어서 4월 초, 4월 중순쯤에는 어떠한 전형이 시작될 예정이라는 기업들의 시그널 같은 게 저희한테 온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름 계획을 꾸리고 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A 씨/취업준비생

"아무래도 미뤄진다면 정확히 기간이 언제 시험을 보는지 그것만이라도 주면 좀 계획이라도 세워서 딱딱 공부할 텐데 아무래도 그냥 잠정적으로 미뤄진다 이렇게 얘기해버리니까 이걸 어떻게 세워서 공부해야 할지 걱정이 되고." - 문재권/경찰공무원 준비생

저희가 만난 학생 대부분이 바라는 건 채용전형이나 시험 일자에 대한 대략적인 '신호'입니다. 언제쯤 서류전형을 시작한다거나 언제쯤 시험을 볼 예정이라는 신호라도 있다면 준비하는 데 훨씬 수월할 것 같다는 겁니다. 물론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이나 기관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겠죠.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힘든 이때, 개구리도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은 이미 지났지만 '취준생'과 '공시생'의 겨울나기는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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