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맥] 바이러스, 한달도 생존…사회적 거리두기 중요

입력 2020.03.09 (20:45) 수정 2020.03.09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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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먼저 이 화면 한번 보시죠.

바이러스로 인해 도시가 폐쇄되면서 피할 새도 없이 격리된 사람들이 일대 혼란에 휩싸입니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감기'의 일부분인데요, 물론, 치사율 100%의 극단적 상황을 가정했지만,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라는 점에서 코로나19를 떠올리게 합니다.

2011년에는 박쥐로부터 시작된 바이러스 전파가 전 세계로 확산된다는 내용의 영화 '컨테이젼'도 나왔죠.

이 영화의 포스터 문구, '아무 것도 만지지 마라'. 

악수나 침방울 등에 의한 '직접 전파' 외에 바이러스가 묻은 물건, 즉 매개체를 통한 '간접 접촉 전파'를 경고한 문구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간접 접촉 전파.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독일의 한 의대에서 최근 메르스와 사스 바이러스의 환경 표면 생존시간을 분석한 논문을 내놨습니다.

코로나19의 분석 결과는 아니지만 메르스와 사스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이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내용인데요.

먼저 표면재질이 종이인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는 실온에서 3시간 정도 생존합니다.

목재의 경우 실온에서 4일 정도 살고, 플라스틱에서는 온도에 따라, 이틀에서 최대 9일까지 살아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눈에 띄는 건, 금속과 철강 같은 강도가 높은 물체일수록 생존시간이 길다는 건데요. 

특히, 같은 철강 재질이더라도 4도에서는 한 달에 가까웠던 생존시간이 온도가 높아지면 단 몇 시간으로 급격하게 줄어드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례로 한번 보겠습니다. 

지난달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다녀간 서울 명성교회 부목사가 코로나19 첫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를 같이 탔던 주민 한 명도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엘리베이터 감염' 우려가 커졌죠.

결국 최종검사에서 둘 다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전문가들은 '엘리베이터 감염'에 대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앞서 보셨다시피 철강이나 금속에서는 이러스가 오래 생존하기 때문인데요.

감염된 사람이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버튼이나 문 등을 만진 경우 적어도 하루 이틀 그곳에 남아있던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질 수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종이에서는 바이러스가 살 수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택배 상자나 인쇄물 등으로 옮겨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 궁금한 점,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는 3월인데, '날씨가 따뜻해지면 앞으로 바이러스가 자연스럽게 잦아들까' 하는 겁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김신우/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 : "신종이라는 것은 어떻게 될지 모르고. 더운 나라에서도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바이러스가 없어질 것이라고 섣불리 생각하기보다는 그것을 믿지는 않고 최대한의 방역과 위생과 이렇게 접촉자 관리 등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아열대 기후인 싱가포르와 태국에서도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또, 기온이 오르면 간접 접촉 감염의 가능성은 줄어들 수 있지만, 침방울과 악수 등에 의한 직접 전파 차단에는 큰 영향을 못 준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방역 당국은 손 씻기와 함께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고 있죠. 

'사회적 거리'는 미국 문화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이 저서 '숨겨진 차원'에서 소개한 개념입니다. 

인간관계를 4단계, 즉 친밀한 거리와 개인적 거리, 사회적 거리와 공적 거리로 나눴는데요. 

여기서 사회적 거리는 120에서 360센티미터로, 이 정도 거리를 서로 두자는 건데요.

통상적으로 사람이 기침을 하거나 말을 할 때 침방울이 튈 수 있는 거리 즉, 사람 간 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2미터 안팎의 접촉을 피하자는 뜻입니다.

[권준욱/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 "보건용 마스크는 사실은 의료인이 쓸 수 있도록, 또 써야 되는 그런 상황이고 우리 같은 일반시민들의 경우에는 그것보다는 거리 두기, 누차 말씀드린 대로 2m, 심지어 유럽의 질병관리기구에서는 시간까지도 15분이라고 제시를 합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 유지를 위해 시민들에게 종교활동이나 행사를 취소하고 불필요한 모임이나 만남을 하지 말 것을 요청했습니다. 

일부 기업들도 영업시간을 축소하고,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유도하는 동시에 회식이나 미팅 등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코레일과 SR도 KTX와 SRT 승차권 예매 시 기존에 창가와 복도 자리를 번갈아 배정하던 것을 승객 간 거리를 두기 위해 창가 좌석을 우선 배정하기로 하는 등 각양각색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환자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확진자 수는 매일 세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확산세가 꺾일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이번 주, 특히 손 씻기와 사회적 거리 유지가 더욱 강조되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오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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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9 20:45:48
    • 수정2020-03-09 21: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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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먼저 이 화면 한번 보시죠. 바이러스로 인해 도시가 폐쇄되면서 피할 새도 없이 격리된 사람들이 일대 혼란에 휩싸입니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감기'의 일부분인데요, 물론, 치사율 100%의 극단적 상황을 가정했지만,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라는 점에서 코로나19를 떠올리게 합니다. 2011년에는 박쥐로부터 시작된 바이러스 전파가 전 세계로 확산된다는 내용의 영화 '컨테이젼'도 나왔죠. 이 영화의 포스터 문구, '아무 것도 만지지 마라'.  악수나 침방울 등에 의한 '직접 전파' 외에 바이러스가 묻은 물건, 즉 매개체를 통한 '간접 접촉 전파'를 경고한 문구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간접 접촉 전파.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독일의 한 의대에서 최근 메르스와 사스 바이러스의 환경 표면 생존시간을 분석한 논문을 내놨습니다. 코로나19의 분석 결과는 아니지만 메르스와 사스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이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내용인데요. 먼저 표면재질이 종이인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는 실온에서 3시간 정도 생존합니다. 목재의 경우 실온에서 4일 정도 살고, 플라스틱에서는 온도에 따라, 이틀에서 최대 9일까지 살아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눈에 띄는 건, 금속과 철강 같은 강도가 높은 물체일수록 생존시간이 길다는 건데요.  특히, 같은 철강 재질이더라도 4도에서는 한 달에 가까웠던 생존시간이 온도가 높아지면 단 몇 시간으로 급격하게 줄어드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례로 한번 보겠습니다.  지난달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다녀간 서울 명성교회 부목사가 코로나19 첫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를 같이 탔던 주민 한 명도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엘리베이터 감염' 우려가 커졌죠. 결국 최종검사에서 둘 다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전문가들은 '엘리베이터 감염'에 대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앞서 보셨다시피 철강이나 금속에서는 이러스가 오래 생존하기 때문인데요. 감염된 사람이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버튼이나 문 등을 만진 경우 적어도 하루 이틀 그곳에 남아있던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질 수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종이에서는 바이러스가 살 수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택배 상자나 인쇄물 등으로 옮겨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 궁금한 점,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는 3월인데, '날씨가 따뜻해지면 앞으로 바이러스가 자연스럽게 잦아들까' 하는 겁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김신우/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 : "신종이라는 것은 어떻게 될지 모르고. 더운 나라에서도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바이러스가 없어질 것이라고 섣불리 생각하기보다는 그것을 믿지는 않고 최대한의 방역과 위생과 이렇게 접촉자 관리 등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아열대 기후인 싱가포르와 태국에서도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또, 기온이 오르면 간접 접촉 감염의 가능성은 줄어들 수 있지만, 침방울과 악수 등에 의한 직접 전파 차단에는 큰 영향을 못 준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방역 당국은 손 씻기와 함께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고 있죠.  '사회적 거리'는 미국 문화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이 저서 '숨겨진 차원'에서 소개한 개념입니다.  인간관계를 4단계, 즉 친밀한 거리와 개인적 거리, 사회적 거리와 공적 거리로 나눴는데요.  여기서 사회적 거리는 120에서 360센티미터로, 이 정도 거리를 서로 두자는 건데요. 통상적으로 사람이 기침을 하거나 말을 할 때 침방울이 튈 수 있는 거리 즉, 사람 간 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2미터 안팎의 접촉을 피하자는 뜻입니다. [권준욱/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 "보건용 마스크는 사실은 의료인이 쓸 수 있도록, 또 써야 되는 그런 상황이고 우리 같은 일반시민들의 경우에는 그것보다는 거리 두기, 누차 말씀드린 대로 2m, 심지어 유럽의 질병관리기구에서는 시간까지도 15분이라고 제시를 합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 유지를 위해 시민들에게 종교활동이나 행사를 취소하고 불필요한 모임이나 만남을 하지 말 것을 요청했습니다.  일부 기업들도 영업시간을 축소하고,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유도하는 동시에 회식이나 미팅 등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코레일과 SR도 KTX와 SRT 승차권 예매 시 기존에 창가와 복도 자리를 번갈아 배정하던 것을 승객 간 거리를 두기 위해 창가 좌석을 우선 배정하기로 하는 등 각양각색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환자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확진자 수는 매일 세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확산세가 꺾일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이번 주, 특히 손 씻기와 사회적 거리 유지가 더욱 강조되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오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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