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일용직·시급제 근로자들 “수입 절반 됐어요”

입력 2020.03.10 (08:27) 수정 2020.03.1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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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 서울 남구로역에 위치한 인력시장입니다.

수도권 최대 규모인 이곳에 일감을 찾기 위한 일용직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모여들었습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음성변조 : “생활이 어려우니까 하루라도 벌어야 되니까 나온 거죠.”]

건설현장 비수기인 겨울을 견디며 3월이 오기를 기다렸던 사람들.

기다리던 봄은 왔지만 분위기는 더 얼어붙었습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음성변조 : “반토막 났다고 보면 돼요. (일주일에) 4일 가던 사람들은 지금 하루 갈까 말까 이렇게 되는 상황이죠.”]

[건설 일용직 근로자/음성변조 : “인력사무소 1층부터 3층 위에 다 닫았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자리가 줄어든 것도 걱정, 혹시나 감염될까도 걱정. 이래저래 시름이 깊은데요.

[인력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인원을 조정하는 거 같더라고요. 많이 사람들이 부대끼면 전파가 되니까 최소 인력으로 하는 거 같더라고. 같이 차 타고 이동하다 보니까 차 안에서 전염 문제도 있고.”]

그래도 생계를 위해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부지런히 일거리를 찾아 나섰습니다.

하지만 새벽부터 모인 이들 중 절반 가량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했는데요.

[건설 일용직 근로자/음성변조 : “옛날 같으면 여기가 (구직자들로) 새까맸어요. 새까맣게 있어도 다 나갔다고요. 일을. (새벽) 5시 10분~20분이면 여기가 비었어야 돼요. 그런데 사람이 지금도 있잖아요.”]

벌써 2주 이상, 허탕치고 돌아가는 이들도 허다합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음성변조 : “건설 일이 아예 없어요. 코로나 난 뒤로는 저희들이 갈 데가 없어요. 새벽같이 매일 나오던 사람들이라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나오는 거예요. 나와서 행여나 하고. 이제 없으면 또 집에 들어가고. 그러니까 가장 노릇을 못하는 거지.”]

[건설 일용직 근로자 : “거의 고사 직전입니다. 고사 직전. 월평균 일하는 것도 엄청 줄었죠. 월평균 20일 기준으로 보거든요. 건설 일은. 20일 기준인데 저 같은 경우는 열흘 밑으로 하고 있어요. 여기서 한두 시간 대기하다가 집에 가는 거죠. 내일 비 오니까 내일은 어렵고 모레 또 나와 보는 거죠.”]

길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하루 수입으로 사는 일용직이나 시급제 근로자들에게 특히 직격탄이 되고 있는데요.

이들의 일자리를 중개하는 인력사무실, 개점휴업상태나 다름 없습니다.

[정희준/직업소개소 대표 : “식당들이 장사가 돼야 부르고 가사도우미 같은 경우도 아무래도 꺼리시죠. 당분간 한시적으로 보내지 말아 달라는 데가 많죠.”]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사람들, 여기 또 있습니다.

벌써 두 차례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교내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이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습니다.

초등학교 방과후 교사인 이 모 씨,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데요.

[방과후 교사/음성변조 : “갑자기 (수업 전날) 문자메시지가 왔어요. 학교 휴업이니 수업을 휴강한다고.”]

2월 수업도 절반 이상 나가지 못한데다 3월 개학까지 연기되면서 다음 달엔 수입이 한 푼도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방과후 교사/음성변조 : “2월은 (수입이) 거의 3분의1 정도 수준밖에 안되고요. 3월은 거의 0원이라고 보시면 돼요.”]

더 걱정인 건 오는 23일에 개학을 한다하더라도 수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건데요.

[방과후 교사/음성변조 : “수업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지금 기존에 코로나로 인해서 부모님들께서 아이들 수업 신청을 많이 안 하게 되면 그로 인해서 저희도 또 이중고를 겪게 될 것 같아요.”]

집집마다 방문해 일대일 대면 수업을 하는 학습지 교사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학습지 교사 10년차인 A씨에게도 이 같은 불황은 처음입니다.

[학습지 교사/음성변조 : “보통 같으면 밤 9시 반, 10시에 끝나야 되는데 오늘은 오후 4시 반에 수업이 끝났습니다.”]

기본급이 없고 회원 수에 따른 수당으로 수입을 올리는 A씨, 불과 한 달 사이, 생계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습니다.

[학습지 교사/음성변조 : “저희 같은 경우는 월급을 받는 게 아니라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 수수료를 받는 거기 때문에 회원 방문 안 하는 만큼 수수료가 차감돼서 받습니다. 그래서 타격이 많이 크죠.”]

엎친 데 덮친 격, 그제는 담당지역인 경기 성남에서 확진자 9명이 추가로 발표되자 수업 취소 신청이 잇따랐습니다.

[학습지 교사/음성변조 : “장기화되면 저희 같은 특수 노동자들은 2~3개월 못 버틸 거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지난달에 보험 하나 깨서 월 마감을 했거든요. 지금같이 그만두는 회원들이 쏟아져 나오면 한 달 급여를 못 받아 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 어느새 한 달 여.

정부의 소상공인 대책 등에서도 비껴있어 어느 곳에서도 지원받을 수 없는 취약계층의 고통은 하루하루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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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3-10 09: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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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 서울 남구로역에 위치한 인력시장입니다.

수도권 최대 규모인 이곳에 일감을 찾기 위한 일용직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모여들었습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음성변조 : “생활이 어려우니까 하루라도 벌어야 되니까 나온 거죠.”]

건설현장 비수기인 겨울을 견디며 3월이 오기를 기다렸던 사람들.

기다리던 봄은 왔지만 분위기는 더 얼어붙었습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음성변조 : “반토막 났다고 보면 돼요. (일주일에) 4일 가던 사람들은 지금 하루 갈까 말까 이렇게 되는 상황이죠.”]

[건설 일용직 근로자/음성변조 : “인력사무소 1층부터 3층 위에 다 닫았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자리가 줄어든 것도 걱정, 혹시나 감염될까도 걱정. 이래저래 시름이 깊은데요.

[인력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인원을 조정하는 거 같더라고요. 많이 사람들이 부대끼면 전파가 되니까 최소 인력으로 하는 거 같더라고. 같이 차 타고 이동하다 보니까 차 안에서 전염 문제도 있고.”]

그래도 생계를 위해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부지런히 일거리를 찾아 나섰습니다.

하지만 새벽부터 모인 이들 중 절반 가량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했는데요.

[건설 일용직 근로자/음성변조 : “옛날 같으면 여기가 (구직자들로) 새까맸어요. 새까맣게 있어도 다 나갔다고요. 일을. (새벽) 5시 10분~20분이면 여기가 비었어야 돼요. 그런데 사람이 지금도 있잖아요.”]

벌써 2주 이상, 허탕치고 돌아가는 이들도 허다합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음성변조 : “건설 일이 아예 없어요. 코로나 난 뒤로는 저희들이 갈 데가 없어요. 새벽같이 매일 나오던 사람들이라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나오는 거예요. 나와서 행여나 하고. 이제 없으면 또 집에 들어가고. 그러니까 가장 노릇을 못하는 거지.”]

[건설 일용직 근로자 : “거의 고사 직전입니다. 고사 직전. 월평균 일하는 것도 엄청 줄었죠. 월평균 20일 기준으로 보거든요. 건설 일은. 20일 기준인데 저 같은 경우는 열흘 밑으로 하고 있어요. 여기서 한두 시간 대기하다가 집에 가는 거죠. 내일 비 오니까 내일은 어렵고 모레 또 나와 보는 거죠.”]

길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하루 수입으로 사는 일용직이나 시급제 근로자들에게 특히 직격탄이 되고 있는데요.

이들의 일자리를 중개하는 인력사무실, 개점휴업상태나 다름 없습니다.

[정희준/직업소개소 대표 : “식당들이 장사가 돼야 부르고 가사도우미 같은 경우도 아무래도 꺼리시죠. 당분간 한시적으로 보내지 말아 달라는 데가 많죠.”]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사람들, 여기 또 있습니다.

벌써 두 차례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교내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이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습니다.

초등학교 방과후 교사인 이 모 씨,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데요.

[방과후 교사/음성변조 : “갑자기 (수업 전날) 문자메시지가 왔어요. 학교 휴업이니 수업을 휴강한다고.”]

2월 수업도 절반 이상 나가지 못한데다 3월 개학까지 연기되면서 다음 달엔 수입이 한 푼도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방과후 교사/음성변조 : “2월은 (수입이) 거의 3분의1 정도 수준밖에 안되고요. 3월은 거의 0원이라고 보시면 돼요.”]

더 걱정인 건 오는 23일에 개학을 한다하더라도 수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건데요.

[방과후 교사/음성변조 : “수업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지금 기존에 코로나로 인해서 부모님들께서 아이들 수업 신청을 많이 안 하게 되면 그로 인해서 저희도 또 이중고를 겪게 될 것 같아요.”]

집집마다 방문해 일대일 대면 수업을 하는 학습지 교사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학습지 교사 10년차인 A씨에게도 이 같은 불황은 처음입니다.

[학습지 교사/음성변조 : “보통 같으면 밤 9시 반, 10시에 끝나야 되는데 오늘은 오후 4시 반에 수업이 끝났습니다.”]

기본급이 없고 회원 수에 따른 수당으로 수입을 올리는 A씨, 불과 한 달 사이, 생계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습니다.

[학습지 교사/음성변조 : “저희 같은 경우는 월급을 받는 게 아니라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 수수료를 받는 거기 때문에 회원 방문 안 하는 만큼 수수료가 차감돼서 받습니다. 그래서 타격이 많이 크죠.”]

엎친 데 덮친 격, 그제는 담당지역인 경기 성남에서 확진자 9명이 추가로 발표되자 수업 취소 신청이 잇따랐습니다.

[학습지 교사/음성변조 : “장기화되면 저희 같은 특수 노동자들은 2~3개월 못 버틸 거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지난달에 보험 하나 깨서 월 마감을 했거든요. 지금같이 그만두는 회원들이 쏟아져 나오면 한 달 급여를 못 받아 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 어느새 한 달 여.

정부의 소상공인 대책 등에서도 비껴있어 어느 곳에서도 지원받을 수 없는 취약계층의 고통은 하루하루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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