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없애는 목걸이?…“효과 검증 되지 않아”

입력 2020.03.10 (17:16) 수정 2020.03.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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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확산하는 틈을 타, '코로나바이러스 퇴치'를 내세운 제품이 온라인 쇼핑몰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마스크 구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온라인에서는 마스크의 대체재로 바이러스를 차단한다는 목걸이·팔찌·안경 등 온갖 상품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효과가 있는 건지, 안전한 건지 따져봤습니다.

한 판매처가 상품 설명 페이지에 이산화염소의 ‘제균’ 원리와 탈취 효과, 안전성 등을 설명해놓았다. 하지만 이는 이산화염소 성분의 제품을 호흡기나 피부에 가까이 두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 것이 아닌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한 판매처가 상품 설명 페이지에 이산화염소의 ‘제균’ 원리와 탈취 효과, 안전성 등을 설명해놓았다. 하지만 이는 이산화염소 성분의 제품을 호흡기나 피부에 가까이 두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 것이 아닌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 전문가 "위험할 수 있어…절대 하지 말아야"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관련 물품은 '코로나 방지 목걸이'입니다. 고체 이산화염소를 카드 형태의 용기에 담아 목에 거는 형태인데, 고체 이산화염소가 산소와 만나면서 반경 1m 공기에 있는 바이러스와 세균의 단백질을 제거한다는 원리라고 설명돼 있습니다. 주위 공기를 깨끗하게 해주는 일명 '공간 제균 목걸이'라는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목걸이의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으며, 인체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공유정옥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는 "이산화염소가 물 분자를 만났을 때 염산 성분을 만들어내 살균 기능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제품은 "락스 병을 옆에 열어두고 계속해서 맡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합니다. 또, 이산화염소를 계속 들이마시면 호흡기 질환으로 이어지거나 고형 이산화염소가 손과 닿아 땀 등에 녹으며 피부염 등이 생길 수 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도 “염소가스는 호흡기 자극성 물질로, 낮은 용량이라도 지속해서 흡입하거나 고용량을 흡입할 경우 호흡기에 치명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해선 접촉 시간이 충분해야 하는데, 공기 중에 떠다니는 정도로는 바이러스를 없애는 효과조차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증서' 받았다지만…"목걸이 용도 아니에요."

그런데도, 이 제품이 일본에서 안전 인증을 받았다거나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는 등 안전하다고 홍보하는 판매처가 많습니다. 취재팀은 한 판매처에 연락해 안전 인증서를 받아봤습니다. 그런데 이 인증서는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발급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본의 민간 기업인 주식회사 '환경위생'이란 곳이 발행한 인증서였습니다.

한 판매처가 제조사로부터 받았다며 제공한 안전 인증서. 뒷부분에는 ‘흡입하거나(빨간 네모 안), 피부나 모발, 눈에 닿거나, 삼켰을 때의 응급처치법’을 적어놓았다한 판매처가 제조사로부터 받았다며 제공한 안전 인증서. 뒷부분에는 ‘흡입하거나(빨간 네모 안), 피부나 모발, 눈에 닿거나, 삼켰을 때의 응급처치법’을 적어놓았다

게다가 이 인증서의 뒷부분을 보면, 해당 성분을 흡입할 경우 위험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흡입할 경우 신선한 공기가 있는 곳으로 사람을 옮겨 심호흡을 시켜야 하고, 그래도 몸이 좋지 않을 경우, 독극물센터를 연락하거나 의사를 찾으라고도 돼 있습니다.

'목걸이'는 우리의 코나 입과 매우 가까운 위치에 걸기 때문에 그만큼 흡입할 가능성이 큽니다. 판매처 측은 "일본에서 안전하다고 인증받은 것으로 알고 팔고 있다. 문제가 되는 제품은 한국에서 파는 유사품"이라고 해명했지만, 해당 업체가 제시한 인증서에서조차 이런 위험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일부 제품이 미국 FDA의 인증을 받았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이 목걸이의 주원료인 이산화염소가 의료용이나 소독용 등으로 미국 FDA의 인증을 받았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수영장 소독 등 소독을 위해서 괜찮다는 뜻이지, 계속해서 목걸이 형태로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흡입해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실제로 '이산화염소'는 환경부 화학물질 정보시스템에 유독물질로 등재돼있으며, 흡입할 경우 치명적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온라인의 카페나 블로그에서는 "마스크 대신 목걸이라도 샀다"라며 아이에게 이 목걸이를 해준 사진을 올려놓은 게시물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어린이는 몸이 작아 더 위험할 수 있어서 부모들은 이 점을 꼭 주의해야 합니다.

■ 코로나 방지 안경·항균 팔찌…아무 데나 들어가는 '코로나 예방' 문구

이외에도 인터넷에는 각막 전염을 막는다는 ‘코로나 방지 안경’, 팔에 하는 것만으로도 세균을 죽인다는 ‘항균 팔찌’ 등이 있습니다. 둘 다 코로나19 사태를 인식한 듯, 코로나를 가장 먼저 앞세워 홍보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제 의학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습니다.

'항균 팔찌'의 경우, 팔에 하고 다니며 만지는 것만으로도 구리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이는 원리라고 홍보합니다.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금속 표면에 오히려 오래 사는 균이나 바이러스도 있고, 코로나바이러스에 구리가 효과 있다는 점은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모두 ‘코로나’에 예민해진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자 하는 홍보 수단으로 보입니다.

다 불안하기 때문에 그런 정서를 파고드는 상술입니다. 이럴수록, 예방의 가장 기본인 '비누로 손 자주 씻기'를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특히 바이러스가 손에 묻기만 한다고 감염되는 게 아니라,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질 때 점막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염 공포'가 번질수록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 하며,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들에 현혹되어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거듭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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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0 17:16:28
    • 수정2020-03-10 17:27:10
    취재K
코로나19가 확산하는 틈을 타, '코로나바이러스 퇴치'를 내세운 제품이 온라인 쇼핑몰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마스크 구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온라인에서는 마스크의 대체재로 바이러스를 차단한다는 목걸이·팔찌·안경 등 온갖 상품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효과가 있는 건지, 안전한 건지 따져봤습니다.

한 판매처가 상품 설명 페이지에 이산화염소의 ‘제균’ 원리와 탈취 효과, 안전성 등을 설명해놓았다. 하지만 이는 이산화염소 성분의 제품을 호흡기나 피부에 가까이 두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 것이 아닌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 전문가 "위험할 수 있어…절대 하지 말아야"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관련 물품은 '코로나 방지 목걸이'입니다. 고체 이산화염소를 카드 형태의 용기에 담아 목에 거는 형태인데, 고체 이산화염소가 산소와 만나면서 반경 1m 공기에 있는 바이러스와 세균의 단백질을 제거한다는 원리라고 설명돼 있습니다. 주위 공기를 깨끗하게 해주는 일명 '공간 제균 목걸이'라는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목걸이의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으며, 인체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공유정옥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는 "이산화염소가 물 분자를 만났을 때 염산 성분을 만들어내 살균 기능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제품은 "락스 병을 옆에 열어두고 계속해서 맡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합니다. 또, 이산화염소를 계속 들이마시면 호흡기 질환으로 이어지거나 고형 이산화염소가 손과 닿아 땀 등에 녹으며 피부염 등이 생길 수 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도 “염소가스는 호흡기 자극성 물질로, 낮은 용량이라도 지속해서 흡입하거나 고용량을 흡입할 경우 호흡기에 치명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해선 접촉 시간이 충분해야 하는데, 공기 중에 떠다니는 정도로는 바이러스를 없애는 효과조차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증서' 받았다지만…"목걸이 용도 아니에요."

그런데도, 이 제품이 일본에서 안전 인증을 받았다거나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는 등 안전하다고 홍보하는 판매처가 많습니다. 취재팀은 한 판매처에 연락해 안전 인증서를 받아봤습니다. 그런데 이 인증서는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발급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본의 민간 기업인 주식회사 '환경위생'이란 곳이 발행한 인증서였습니다.

한 판매처가 제조사로부터 받았다며 제공한 안전 인증서. 뒷부분에는 ‘흡입하거나(빨간 네모 안), 피부나 모발, 눈에 닿거나, 삼켰을 때의 응급처치법’을 적어놓았다
게다가 이 인증서의 뒷부분을 보면, 해당 성분을 흡입할 경우 위험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흡입할 경우 신선한 공기가 있는 곳으로 사람을 옮겨 심호흡을 시켜야 하고, 그래도 몸이 좋지 않을 경우, 독극물센터를 연락하거나 의사를 찾으라고도 돼 있습니다.

'목걸이'는 우리의 코나 입과 매우 가까운 위치에 걸기 때문에 그만큼 흡입할 가능성이 큽니다. 판매처 측은 "일본에서 안전하다고 인증받은 것으로 알고 팔고 있다. 문제가 되는 제품은 한국에서 파는 유사품"이라고 해명했지만, 해당 업체가 제시한 인증서에서조차 이런 위험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일부 제품이 미국 FDA의 인증을 받았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이 목걸이의 주원료인 이산화염소가 의료용이나 소독용 등으로 미국 FDA의 인증을 받았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수영장 소독 등 소독을 위해서 괜찮다는 뜻이지, 계속해서 목걸이 형태로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흡입해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실제로 '이산화염소'는 환경부 화학물질 정보시스템에 유독물질로 등재돼있으며, 흡입할 경우 치명적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온라인의 카페나 블로그에서는 "마스크 대신 목걸이라도 샀다"라며 아이에게 이 목걸이를 해준 사진을 올려놓은 게시물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어린이는 몸이 작아 더 위험할 수 있어서 부모들은 이 점을 꼭 주의해야 합니다.

■ 코로나 방지 안경·항균 팔찌…아무 데나 들어가는 '코로나 예방' 문구

이외에도 인터넷에는 각막 전염을 막는다는 ‘코로나 방지 안경’, 팔에 하는 것만으로도 세균을 죽인다는 ‘항균 팔찌’ 등이 있습니다. 둘 다 코로나19 사태를 인식한 듯, 코로나를 가장 먼저 앞세워 홍보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제 의학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습니다.

'항균 팔찌'의 경우, 팔에 하고 다니며 만지는 것만으로도 구리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이는 원리라고 홍보합니다.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금속 표면에 오히려 오래 사는 균이나 바이러스도 있고, 코로나바이러스에 구리가 효과 있다는 점은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모두 ‘코로나’에 예민해진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자 하는 홍보 수단으로 보입니다.

다 불안하기 때문에 그런 정서를 파고드는 상술입니다. 이럴수록, 예방의 가장 기본인 '비누로 손 자주 씻기'를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특히 바이러스가 손에 묻기만 한다고 감염되는 게 아니라,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질 때 점막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염 공포'가 번질수록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 하며,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들에 현혹되어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거듭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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