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탈리아를 휩쓸고 있다?

입력 2020.03.16 (17:14) 수정 2020.03.1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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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새 코로나 2차 파동을 우려하는 글이 많이 퍼졌다면서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학장인 한균희 교수팀이 밝힌 내용으로 퍼진 글입니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번지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보다 감염력이 4배나 되는 악성으로 변형된 것이다.

그래서 의약계에선 코로나 2차 파동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내용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아무리 대처를 잘해도 변이된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유입될 경우 2차 파동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인 거죠.

2차 파동이라는 표현이 있어서 그런지, 주말 동안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퍼졌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앵커]

안 그래도 요즘 이탈리아에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잖아요? 이 주장, 사실인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해당 주장의 근거가 없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은 있지만 유행 속도나 치명률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이런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으로 얼마 전 중국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내용이 꼽히는데요.

연구진이 총 100여 개의 코로나19 유전체를 분석했더니 신종 코로나의 변형된 형태인 S형과 L형이 발견됐다는 겁니다.

S형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하지만, L형이 전염력이 훨씬 강했다고 분석입니다.

그래서 폭발적으로 환자가 늘어났던 초기 우한지역에서 퍼졌던 게 L형이라고 봤거든요.

근데, 이 연구가 공신력 있다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일부 학자들이 중국 연구진이 L형의 발병이 더 많다는 점만으로 L형이 더 공격적이라고 판단하는 건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논문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또,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무조건 독해지는 쪽으로 가느냐? 그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2003년 사스가 퍼졌을 때도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감염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갈수록 사람 간 전파가 어려운 쪽으로 변이를 일으킨 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소멸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이탈리아에서 번지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근거가 없는 주장입니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본적으로 변이가 많이 일어나는 종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형태로 변이하게 될지는 알 수가 없고, 방역대책의 변수로 작용할 수는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도 변이 패턴에 대해서 계속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다시 말해서, 이탈리아에서 돌고 있는 코로나19바이러스가 4배는 독해졌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지만, 앞으로 변이할 가능성은 있다는 거네요? 그럼 지금 이탈리아의 상황이 급격히 악화한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기자]

감염병 전문가들과 해외 주요 언론의 분석기사를 종합하면, 바이러스 변이보다는 노령인구가 많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탈리아 밀라노 대학 감염병 교수인 마시모 갈리 교수는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에서 "일본에 이은 세계 2위의 초고령 사회가 확진자가 커진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바이러스가 치명적으로 변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단순히 소문이다, 근거가 없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밖에 이탈리아 정부의 뒷북 대응이나 꼼꼼하지 않은 방역 정책, 국민의 안전불감증이나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또... 양볼에 뽀뽀를 하는 인사법 등이 사태를 키운 요인들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 여러 분석 가운데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내용은 아직 없다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근데 유포 글에 적힌 한균희 교수라는 분이 실제로 유포된 글과 같은 주장을 하긴 한 건가요?

[기자]

와전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오전부터 수차례 대학 측에 연락을 취해봤는데 본인의 입장을 직접 듣진 못했고요.

연세대학교 홍보팀 관계자는 "한 교수가 사석에서 코로나19 관련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변종 바이러스에 대해 언급을 하거나 유포 글에 나온 `2차 파동'이라는 말을 한 적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럼, 그게 공유 과정에서 살이 더 붙은 경우라고 이해하면 되겠군요?

[기자]

지금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앵커]

아 근데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관련 전문가나 대학교수의 이름이 들어간 공유 글들이 많은 것 같아요? 왜 그런 거죠?

[기자]

네, 지난달 말엔 춘해보건대학교 김희진 총장의 명의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소독법이란 글이 돌기도 했는데 사실이 아니었고요.

이외에도 여러 전문가를 사칭한 가짜뉴스들이 많이 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유포 글의 신뢰도와 파급력을 높이기 위해 이런 방식이 사용되는 걸로 보입니다.

[앵커]

어쨌든 이런 내용들에 일희일비하실 필요 없이 지금처럼 개인위생, 건강관리 잘 하시면 되는 거죠.

잘못된 정보나 악성루머는 저희가 계속 체크해드리겠습니다.

임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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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6 17:20:00
    • 수정2020-03-16 17: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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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새 코로나 2차 파동을 우려하는 글이 많이 퍼졌다면서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학장인 한균희 교수팀이 밝힌 내용으로 퍼진 글입니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번지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보다 감염력이 4배나 되는 악성으로 변형된 것이다.

그래서 의약계에선 코로나 2차 파동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내용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아무리 대처를 잘해도 변이된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유입될 경우 2차 파동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인 거죠.

2차 파동이라는 표현이 있어서 그런지, 주말 동안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퍼졌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앵커]

안 그래도 요즘 이탈리아에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잖아요? 이 주장, 사실인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해당 주장의 근거가 없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은 있지만 유행 속도나 치명률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이런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으로 얼마 전 중국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내용이 꼽히는데요.

연구진이 총 100여 개의 코로나19 유전체를 분석했더니 신종 코로나의 변형된 형태인 S형과 L형이 발견됐다는 겁니다.

S형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하지만, L형이 전염력이 훨씬 강했다고 분석입니다.

그래서 폭발적으로 환자가 늘어났던 초기 우한지역에서 퍼졌던 게 L형이라고 봤거든요.

근데, 이 연구가 공신력 있다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일부 학자들이 중국 연구진이 L형의 발병이 더 많다는 점만으로 L형이 더 공격적이라고 판단하는 건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논문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또,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무조건 독해지는 쪽으로 가느냐? 그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2003년 사스가 퍼졌을 때도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감염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갈수록 사람 간 전파가 어려운 쪽으로 변이를 일으킨 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소멸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이탈리아에서 번지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근거가 없는 주장입니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본적으로 변이가 많이 일어나는 종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형태로 변이하게 될지는 알 수가 없고, 방역대책의 변수로 작용할 수는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도 변이 패턴에 대해서 계속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다시 말해서, 이탈리아에서 돌고 있는 코로나19바이러스가 4배는 독해졌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지만, 앞으로 변이할 가능성은 있다는 거네요? 그럼 지금 이탈리아의 상황이 급격히 악화한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기자]

감염병 전문가들과 해외 주요 언론의 분석기사를 종합하면, 바이러스 변이보다는 노령인구가 많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탈리아 밀라노 대학 감염병 교수인 마시모 갈리 교수는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에서 "일본에 이은 세계 2위의 초고령 사회가 확진자가 커진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바이러스가 치명적으로 변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단순히 소문이다, 근거가 없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밖에 이탈리아 정부의 뒷북 대응이나 꼼꼼하지 않은 방역 정책, 국민의 안전불감증이나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또... 양볼에 뽀뽀를 하는 인사법 등이 사태를 키운 요인들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 여러 분석 가운데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내용은 아직 없다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근데 유포 글에 적힌 한균희 교수라는 분이 실제로 유포된 글과 같은 주장을 하긴 한 건가요?

[기자]

와전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오전부터 수차례 대학 측에 연락을 취해봤는데 본인의 입장을 직접 듣진 못했고요.

연세대학교 홍보팀 관계자는 "한 교수가 사석에서 코로나19 관련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변종 바이러스에 대해 언급을 하거나 유포 글에 나온 `2차 파동'이라는 말을 한 적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럼, 그게 공유 과정에서 살이 더 붙은 경우라고 이해하면 되겠군요?

[기자]

지금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앵커]

아 근데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관련 전문가나 대학교수의 이름이 들어간 공유 글들이 많은 것 같아요? 왜 그런 거죠?

[기자]

네, 지난달 말엔 춘해보건대학교 김희진 총장의 명의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소독법이란 글이 돌기도 했는데 사실이 아니었고요.

이외에도 여러 전문가를 사칭한 가짜뉴스들이 많이 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유포 글의 신뢰도와 파급력을 높이기 위해 이런 방식이 사용되는 걸로 보입니다.

[앵커]

어쨌든 이런 내용들에 일희일비하실 필요 없이 지금처럼 개인위생, 건강관리 잘 하시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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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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