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속에 자폐 학생과 엄마 숨진 채 발견…왜?

입력 2020.03.18 (19:56) 수정 2020.03.18 (20:1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반 학교뿐 아니라 특수학교도 개학이 늦어지고 있는데요.

감염 우려에 긴급 돌봄 서비스 조차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자폐성 장애인 아들과 그 어머니가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지역 한 공동묘지 앞에 흰색 차가 덩그러니 있습니다.

지난 16일 실종 됐던 중증 자폐성 장애인 18살 A군과 A군의 어머니가 발견된 곳입니다.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토대로 수색에 나선 끝에 이곳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모자를 발견했습니다.

집에서 발견된 유서엔 삶 자체가 너무 힘들고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도내 한 특수학교 학생인 A군은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늦어지면서 두 달 넘게 집에서만 생활했습니다.

이달 초부터 학교에서 긴급 돌봄 서비스를 했지만, 통학버스가 운행되지 않다보니 부모가 20km 넘는 거리를 등하교 시키기도 쉽지 않았던 상황.

엄마에겐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가 더 컸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이정희/A군 어머니 지인 : "우리 아이들이 코로나19에 노출이 된다면 자가격리 자체도 사실은 어렵고요. 치료하는 과정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부모를 떠나서 어느 치료 기관에서 병원치료 받는 것도 사실 어렵거든요."]

도내 특수학교에서 긴급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생은 10명 가운데 2명꼴. 

감염되거나 자가격리 됐을 경우, 장애를 고려한 지원체계가 없다보니 비장애인 보다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강경균/제주장애인부모회 사무국장 : "신뢰할 수 있는 지원체계가 있었다면, 발달장애인에 대한 코로나19 정국에서 특수성을 반영한 어떤 서비스가 있었다면 좀 안심되지 않았을까."]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모자의 죽음을 개인의 문제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코로나19 여파 속에 자폐 학생과 엄마 숨진 채 발견…왜?
    • 입력 2020-03-18 19:56:46
    • 수정2020-03-18 20:11:46
    뉴스7(제주)
[앵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반 학교뿐 아니라 특수학교도 개학이 늦어지고 있는데요. 감염 우려에 긴급 돌봄 서비스 조차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자폐성 장애인 아들과 그 어머니가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지역 한 공동묘지 앞에 흰색 차가 덩그러니 있습니다. 지난 16일 실종 됐던 중증 자폐성 장애인 18살 A군과 A군의 어머니가 발견된 곳입니다.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토대로 수색에 나선 끝에 이곳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모자를 발견했습니다. 집에서 발견된 유서엔 삶 자체가 너무 힘들고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도내 한 특수학교 학생인 A군은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늦어지면서 두 달 넘게 집에서만 생활했습니다. 이달 초부터 학교에서 긴급 돌봄 서비스를 했지만, 통학버스가 운행되지 않다보니 부모가 20km 넘는 거리를 등하교 시키기도 쉽지 않았던 상황. 엄마에겐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가 더 컸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이정희/A군 어머니 지인 : "우리 아이들이 코로나19에 노출이 된다면 자가격리 자체도 사실은 어렵고요. 치료하는 과정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부모를 떠나서 어느 치료 기관에서 병원치료 받는 것도 사실 어렵거든요."] 도내 특수학교에서 긴급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생은 10명 가운데 2명꼴.  감염되거나 자가격리 됐을 경우, 장애를 고려한 지원체계가 없다보니 비장애인 보다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강경균/제주장애인부모회 사무국장 : "신뢰할 수 있는 지원체계가 있었다면, 발달장애인에 대한 코로나19 정국에서 특수성을 반영한 어떤 서비스가 있었다면 좀 안심되지 않았을까."]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모자의 죽음을 개인의 문제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제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