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덴마크, 한국 검사 키트 거절했다…뒤늦은 후회·사과까지

입력 2020.03.24 (14:00) 수정 2020.03.2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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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인구는 5백80만여 명으로, 서울의 절반 정도의 인구를 갖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현지시각 23일 기준 1천5백72명, 사망자는 24명이 나왔습니다.

덴마크 정부는 환자자 급속하게 증가하자 지난 18일 코로나19의 검사 대상을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18일 덴마크 코로나19 제한적 검사 정책 발표

(입원) 환자와 의료 종사자만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고, 단순히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은 검사에서 제외한다는 것입니다.

검사 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인데, 발표 당시 앞으로 하루 1천 명까지 검사받을 수 있는 검사 능력을 늘리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덴마크 정부는 밝혔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온 과정에서 덴마크 보건 당국의 큰 패착이 있었음이 현지 언론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덴마크 일간 베릴링스케(berlingske Tidende)의 지난 일요일(22일) 보도는 덴마크 사람의 고개를 가로젓게 했습니다.


현지 언론 "덴마크, 한국 코로나19 검사 장비 공급 제안 거절"

한국의 4개 업체가 2주 전에 코로나19 진단 키트 수천 개를 제공하겠다고 공식 제안을 했지만, 이를 덴마크 정부가 괜찮다("no thanks")며 거부했다는 내용입니다.

제안 당시인 2주 전 한국은 이미 시민 수십만 명에 대한 공격적인 검사로 성공적으로 코로나19를 억제하고 있었다고 베릴링스케는 평가하면서, "한국 측이 덴마크의 여러 기관에 검사 장비를 제공하기 위해 연락했던 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좌) 마우누스 호이니커(Magnus Heunicke) 덴마크 보건부 장관, (우)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좌) 마우누스 호이니커(Magnus Heunicke) 덴마크 보건부 장관, (우)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한국 코트라(KOTRA)의 관계자는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EU로부터 (코로나19 검사 장비) 인증을 받은 한국의 공급 업체들과 얘기하고 있었고, 어느 정도 수준의 요구량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덴마크는 관심이 없었습니다."라고 코트라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또 "당시 덴마크 당국의 답변은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덴마크의 수용 능력이 충분히 적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상황이 바뀌면 연락을 주기로 했지만,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라고 일간 베릴링스케의 국장(the director for Berlingske)은 전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에 22일 모든 의심 환자 검사로 정책 전환

덴마크의 이 같은 자신감은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덴마크는 지속적인 진단 장비 부족을 겪었고,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수많은 사람의 검사가 거부됐습니다. 최악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만 검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코로나19 환자가 기학급수적으로 늘면서 덴마크 정부는 검사 전략을 다시 바꿔야만 했습니다.

18일 '제한 검사'를 발표한 지 4일 만인 22일 오후, 마우누스 호이니커(Magnus Heunicke) 보건부 장관은 진단 능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경증부터 심각 증상을 보이는 코로나19 의심 환자 전체에 대해 검사를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 덴마크 정부 "한국 제안 거부는 치명적 실수…사과"

호이니커 보건부 장관은 특히, 베릴링스케의 보도가 나오자 이를 인정하며 그날(22일) 밤 "한국의 테스트 키트 제공 제안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을 후회하며 치명적인 실수(fatal mistakes)였다"고 사과했다고 현지 언론 폴리티켄(Poltiken)이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혼란을 겪은 뒤,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는 현지시각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에 걸친 봉쇄 조치를 다음 달 13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덴마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교, 식당 등의 문을 닫고 대다수 공공 분야 종사자들을 집에 머무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

덴마크 국무부 혈청연구소의 최신 보고서를 보면, 지금까지 덴마크에서 1만 2천351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하루 평균 2백 명을 검사했고 최대 1천2백 명까지 검사한 날이 있었습니다.

이에 비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노르웨이의 보건 당국은 인구의 1%를 검사했습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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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3-24 1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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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현지시각 23일 기준 1천5백72명, 사망자는 24명이 나왔습니다.

덴마크 정부는 환자자 급속하게 증가하자 지난 18일 코로나19의 검사 대상을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18일 덴마크 코로나19 제한적 검사 정책 발표

(입원) 환자와 의료 종사자만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고, 단순히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은 검사에서 제외한다는 것입니다.

검사 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인데, 발표 당시 앞으로 하루 1천 명까지 검사받을 수 있는 검사 능력을 늘리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덴마크 정부는 밝혔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온 과정에서 덴마크 보건 당국의 큰 패착이 있었음이 현지 언론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덴마크 일간 베릴링스케(berlingske Tidende)의 지난 일요일(22일) 보도는 덴마크 사람의 고개를 가로젓게 했습니다.


현지 언론 "덴마크, 한국 코로나19 검사 장비 공급 제안 거절"

한국의 4개 업체가 2주 전에 코로나19 진단 키트 수천 개를 제공하겠다고 공식 제안을 했지만, 이를 덴마크 정부가 괜찮다("no thanks")며 거부했다는 내용입니다.

제안 당시인 2주 전 한국은 이미 시민 수십만 명에 대한 공격적인 검사로 성공적으로 코로나19를 억제하고 있었다고 베릴링스케는 평가하면서, "한국 측이 덴마크의 여러 기관에 검사 장비를 제공하기 위해 연락했던 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좌) 마우누스 호이니커(Magnus Heunicke) 덴마크 보건부 장관, (우)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한국 코트라(KOTRA)의 관계자는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EU로부터 (코로나19 검사 장비) 인증을 받은 한국의 공급 업체들과 얘기하고 있었고, 어느 정도 수준의 요구량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덴마크는 관심이 없었습니다."라고 코트라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또 "당시 덴마크 당국의 답변은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덴마크의 수용 능력이 충분히 적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상황이 바뀌면 연락을 주기로 했지만,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라고 일간 베릴링스케의 국장(the director for Berlingske)은 전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에 22일 모든 의심 환자 검사로 정책 전환

덴마크의 이 같은 자신감은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덴마크는 지속적인 진단 장비 부족을 겪었고,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수많은 사람의 검사가 거부됐습니다. 최악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만 검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코로나19 환자가 기학급수적으로 늘면서 덴마크 정부는 검사 전략을 다시 바꿔야만 했습니다.

18일 '제한 검사'를 발표한 지 4일 만인 22일 오후, 마우누스 호이니커(Magnus Heunicke) 보건부 장관은 진단 능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경증부터 심각 증상을 보이는 코로나19 의심 환자 전체에 대해 검사를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 덴마크 정부 "한국 제안 거부는 치명적 실수…사과"

호이니커 보건부 장관은 특히, 베릴링스케의 보도가 나오자 이를 인정하며 그날(22일) 밤 "한국의 테스트 키트 제공 제안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을 후회하며 치명적인 실수(fatal mistakes)였다"고 사과했다고 현지 언론 폴리티켄(Poltiken)이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혼란을 겪은 뒤,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는 현지시각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에 걸친 봉쇄 조치를 다음 달 13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덴마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교, 식당 등의 문을 닫고 대다수 공공 분야 종사자들을 집에 머무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
덴마크 국무부 혈청연구소의 최신 보고서를 보면, 지금까지 덴마크에서 1만 2천351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하루 평균 2백 명을 검사했고 최대 1천2백 명까지 검사한 날이 있었습니다.

이에 비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노르웨이의 보건 당국은 인구의 1%를 검사했습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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