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세계가 의아해한 일본의 ‘코로나19 방역 성공’ 운이 다했나?”

입력 2020.03.27 (15:50) 수정 2020.03.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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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일본의 바이러스 성공은 세계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 운이 다하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의 코로나19 대응 실태와 향후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일본은 극단적인 이동 제한이나 경제적 피해가 큰 봉쇄 조치, 심지어 광범위한 진단검사를 하지 않고도 이탈리아나 뉴욕과 같은 암담한 상황을 피해 전염병학자들을 갸우뚱하게 했다"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발원지'인 중국과 가깝고 이미 1월 중순부터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데다 고령 인구가 많은데도 사망자 47명만을 보고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느린 속도로 피해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 궁금증을 낳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 워싱턴대 피터 래비노위츠 교수는 "일본이 제대로 했는지 그렇지 않은지 아직 알 수 없다"라며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일본이 중국처럼 도시를 봉쇄하지도 않았고, 싱가포르처럼 첨단 감시기술을 적용하지도 않았고, 한국처럼 대대적인 진단검사와 선제적 격리·치료를 하지도 않았는데 질병 확산을 저지한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아시아 다른 나라들과 특이한 대조를 보여 준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일본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한국이 36만 5천여 명을 검사한 반면, 일본은 지금까지 단 2만 5천 명만 검사했으며 일본이 하루 7천 500명의 검사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히지만, 실제 하루 평균 검사 건수는 1천200~1천300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에서는 고열을 포함한 여러 증상이 2∼4일 지속돼야 의사 진단을 거쳐 진단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사이토 도모야 국장은 일본의 제한적 검사는 '의도적'이라며 덜 아픈 환자들 때문에 보건의료 자원이 바닥나는 일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이토 국장은 또 일본인들이 자주 손을 씻고, 악수 대신 머리 숙여 인사하고, 마스크를 쓰는 습관을 갖고 있어 '사회적 거리 두기'효과가 나타났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지난 24일 밤 올해 개최 예정이던 도쿄 하계올림픽을 연기하기로 합의한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전염병학자들의 수수께끼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다"라며 올림픽 연기 직후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이 '걷잡을 수 없는 전염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것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감염자의 폭발적 증가"를 뒤늦게 경고한 점을 언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은 감염자와 사망자 수 통계에 안도해버린 일본 국민은 만원 지하철을 타고 줄을 서서 쇼핑하고 벚꽃놀이를 즐기는 등 전문가들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오사카 린쿠종합병원의 감염병 책임자인 야마토 마사야 박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단호하게 도쿄 봉쇄를 선언하는 편이 좋다"며 "경제적 파급효과를 최우선 순위로 두어서는 안 된다. 도쿄를 2∼3주 봉쇄하지 않으면 도쿄의 의료시스템이 붕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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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27 15:50:44
    • 수정2020-03-27 16:21:06
    국제
뉴욕타임스는 '일본의 바이러스 성공은 세계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 운이 다하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의 코로나19 대응 실태와 향후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일본은 극단적인 이동 제한이나 경제적 피해가 큰 봉쇄 조치, 심지어 광범위한 진단검사를 하지 않고도 이탈리아나 뉴욕과 같은 암담한 상황을 피해 전염병학자들을 갸우뚱하게 했다"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발원지'인 중국과 가깝고 이미 1월 중순부터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데다 고령 인구가 많은데도 사망자 47명만을 보고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느린 속도로 피해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 궁금증을 낳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 워싱턴대 피터 래비노위츠 교수는 "일본이 제대로 했는지 그렇지 않은지 아직 알 수 없다"라며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일본이 중국처럼 도시를 봉쇄하지도 않았고, 싱가포르처럼 첨단 감시기술을 적용하지도 않았고, 한국처럼 대대적인 진단검사와 선제적 격리·치료를 하지도 않았는데 질병 확산을 저지한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아시아 다른 나라들과 특이한 대조를 보여 준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일본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한국이 36만 5천여 명을 검사한 반면, 일본은 지금까지 단 2만 5천 명만 검사했으며 일본이 하루 7천 500명의 검사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히지만, 실제 하루 평균 검사 건수는 1천200~1천300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에서는 고열을 포함한 여러 증상이 2∼4일 지속돼야 의사 진단을 거쳐 진단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사이토 도모야 국장은 일본의 제한적 검사는 '의도적'이라며 덜 아픈 환자들 때문에 보건의료 자원이 바닥나는 일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이토 국장은 또 일본인들이 자주 손을 씻고, 악수 대신 머리 숙여 인사하고, 마스크를 쓰는 습관을 갖고 있어 '사회적 거리 두기'효과가 나타났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지난 24일 밤 올해 개최 예정이던 도쿄 하계올림픽을 연기하기로 합의한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전염병학자들의 수수께끼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다"라며 올림픽 연기 직후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이 '걷잡을 수 없는 전염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것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감염자의 폭발적 증가"를 뒤늦게 경고한 점을 언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은 감염자와 사망자 수 통계에 안도해버린 일본 국민은 만원 지하철을 타고 줄을 서서 쇼핑하고 벚꽃놀이를 즐기는 등 전문가들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오사카 린쿠종합병원의 감염병 책임자인 야마토 마사야 박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단호하게 도쿄 봉쇄를 선언하는 편이 좋다"며 "경제적 파급효과를 최우선 순위로 두어서는 안 된다. 도쿄를 2∼3주 봉쇄하지 않으면 도쿄의 의료시스템이 붕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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