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기온 오르면 코로나19 소멸”…사실은?

입력 2020.03.30 (17:12) 수정 2020.03.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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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 "기온이 오르면 코로나19가 사라질 거다"라거나 "적어도 4~5월 중에는 소멸할 것이다"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요?

근데 이게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나왔던 주장이잖아요?

[기자]

예, 새로운 주장은 아닌데 기온이 올라가면서 다시 은근히 기대하는 분위기가 좀 있습니다.

나름대로 주장의 근거도 있어요.

우선 바이러스가 고온에 취약하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요.

이를 근거로 한 주장들이 나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주지사들과의 회동에서 "일반적으로 열기가 바이러스를 죽인다. 4월 정도면 코로나19가 사라질 것이다." 이렇게 말도 했고, 이후에 일부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그런 류의 주장을 간간이 했거든요.

그런 주장들이 모여서 일종의 `희망 섞인 믿음'을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희망 섞인 믿음'이라고 하면, 이게 사실이 아니란 말인가요?

[기자]

WHO나 CDC, 감염병 전문가들의 중론은 "아직 속단할 수 없다.. 더 많은 사례가 필요하다"라는 겁니다.

그냥 사실 아니다! 이렇게 단정할 수도 없는 거죠. 지금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등장한 지 3개월밖에 안 됐고 특히 기온이 높은 상황을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모른다는 겁니다.

기온이 높은 동남아 국가에서도 감염자가 꾸준히 나오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좀 적긴 하거든요.

근데 그 원인이 아직 명확히 알려지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관련 주장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2002년에 발생했던 사스의 영향도 있어요.

11월 중국 광둥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서 이듬해 7월 초에 종식됐는데 추울 때 창궐했다가 더워질 때 없어진 거죠.

코로나19가 사스 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상당히 비슷한 걸로 알려지다보니, 사스 때와 똑같이 될 거다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런데 전문가 다수의 의견은 "사스 바이러스 때 그랬다고 해서 코로나19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무리가 있다, 현재로선 과학적 검증이 된 근거가 없다"라는 겁니다.

WHO와 미국 CDC, 우리 질병관리본부 모두 "날씨가 따뜻해지면 코로나19 확산이 줄어들지는 알 수 없다"라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독감처럼 여름에 사멸할 것이라고 말하는 건 헛된 희망"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앞서서 중국의 연구결과도 있고 일부 학자들이 "기온이 오르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거잖아요?

그런 주장은 참고할 필요가 없는 걸까요?

[기자]

지난 2월에 중국 중산대 왕바오 교수 연구팀이 "8.72도에서 전염력이 가장 강했고, 기온이 높아질수록 전염력이 약해졌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어요.

근데 이건 다른 연구자들로부터 검증받거나 공인된 게 아니고, 사전논문 사이트에 게재된 내용이고요.

오로지 온도와 확진자 수 정도의 요소만 가지고 분석한 결과였어요.

방역정책이나 의료 수준 같은 여러 변수는 아예 적용되지 않은 연구라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일부 학자들의 주장도 아까 말씀드린 사스와의 유전적 유사성, 또 기본적으로 바이러스가 열에 약하다는 근거에서 비롯된 전망인데요.

아직은 말 그대로 `전망'으로만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근데 또 좀 더 생각해보면 단순히 기온의 영향만으로 바이러스가 사멸할까? 싶기도 하거든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정부의 방역정책과 의지, 의료수준, 시민의식 등 여러 가지가 다 얽혀있는 거죠.

또 기온뿐 아니라 습도, 바람, 지형도 감염확산에 다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례를 가지고 종합적으로 분석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시청자분들이 의아해하실 것도 같아서 드리는 말씀인데, 저희가 지금 이 얘기를 하는 이유가, 날씨 따뜻해지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거라는 믿음 때문에 지금 대체로 잘하고 계신 '사회적 거리 두기'나 예방수칙 실천에 소홀해질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이 문제를 짚어보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을 비교적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해외 학자들도 있는데, 그분들이 "코로나19가 올해 내내 위협적일 것"이라거나 "전 세계 인구의 40~50%까지 감염될 수 있다"고도 주장하거든요.

때문에 방심하지 말고 계속 경계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입니다.

[앵커]

네, 안타깝지만 지금으로선, 힘드시더라도 계속 조심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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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K] “기온 오르면 코로나19 소멸”…사실은?
    • 입력 2020-03-30 17:16:39
    • 수정2020-03-30 17: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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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 "기온이 오르면 코로나19가 사라질 거다"라거나 "적어도 4~5월 중에는 소멸할 것이다"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요?

근데 이게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나왔던 주장이잖아요?

[기자]

예, 새로운 주장은 아닌데 기온이 올라가면서 다시 은근히 기대하는 분위기가 좀 있습니다.

나름대로 주장의 근거도 있어요.

우선 바이러스가 고온에 취약하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요.

이를 근거로 한 주장들이 나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주지사들과의 회동에서 "일반적으로 열기가 바이러스를 죽인다. 4월 정도면 코로나19가 사라질 것이다." 이렇게 말도 했고, 이후에 일부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그런 류의 주장을 간간이 했거든요.

그런 주장들이 모여서 일종의 `희망 섞인 믿음'을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희망 섞인 믿음'이라고 하면, 이게 사실이 아니란 말인가요?

[기자]

WHO나 CDC, 감염병 전문가들의 중론은 "아직 속단할 수 없다.. 더 많은 사례가 필요하다"라는 겁니다.

그냥 사실 아니다! 이렇게 단정할 수도 없는 거죠. 지금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등장한 지 3개월밖에 안 됐고 특히 기온이 높은 상황을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모른다는 겁니다.

기온이 높은 동남아 국가에서도 감염자가 꾸준히 나오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좀 적긴 하거든요.

근데 그 원인이 아직 명확히 알려지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관련 주장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2002년에 발생했던 사스의 영향도 있어요.

11월 중국 광둥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서 이듬해 7월 초에 종식됐는데 추울 때 창궐했다가 더워질 때 없어진 거죠.

코로나19가 사스 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상당히 비슷한 걸로 알려지다보니, 사스 때와 똑같이 될 거다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런데 전문가 다수의 의견은 "사스 바이러스 때 그랬다고 해서 코로나19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무리가 있다, 현재로선 과학적 검증이 된 근거가 없다"라는 겁니다.

WHO와 미국 CDC, 우리 질병관리본부 모두 "날씨가 따뜻해지면 코로나19 확산이 줄어들지는 알 수 없다"라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독감처럼 여름에 사멸할 것이라고 말하는 건 헛된 희망"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앞서서 중국의 연구결과도 있고 일부 학자들이 "기온이 오르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거잖아요?

그런 주장은 참고할 필요가 없는 걸까요?

[기자]

지난 2월에 중국 중산대 왕바오 교수 연구팀이 "8.72도에서 전염력이 가장 강했고, 기온이 높아질수록 전염력이 약해졌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어요.

근데 이건 다른 연구자들로부터 검증받거나 공인된 게 아니고, 사전논문 사이트에 게재된 내용이고요.

오로지 온도와 확진자 수 정도의 요소만 가지고 분석한 결과였어요.

방역정책이나 의료 수준 같은 여러 변수는 아예 적용되지 않은 연구라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일부 학자들의 주장도 아까 말씀드린 사스와의 유전적 유사성, 또 기본적으로 바이러스가 열에 약하다는 근거에서 비롯된 전망인데요.

아직은 말 그대로 `전망'으로만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근데 또 좀 더 생각해보면 단순히 기온의 영향만으로 바이러스가 사멸할까? 싶기도 하거든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정부의 방역정책과 의지, 의료수준, 시민의식 등 여러 가지가 다 얽혀있는 거죠.

또 기온뿐 아니라 습도, 바람, 지형도 감염확산에 다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례를 가지고 종합적으로 분석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시청자분들이 의아해하실 것도 같아서 드리는 말씀인데, 저희가 지금 이 얘기를 하는 이유가, 날씨 따뜻해지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거라는 믿음 때문에 지금 대체로 잘하고 계신 '사회적 거리 두기'나 예방수칙 실천에 소홀해질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이 문제를 짚어보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을 비교적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해외 학자들도 있는데, 그분들이 "코로나19가 올해 내내 위협적일 것"이라거나 "전 세계 인구의 40~50%까지 감염될 수 있다"고도 주장하거든요.

때문에 방심하지 말고 계속 경계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입니다.

[앵커]

네, 안타깝지만 지금으로선, 힘드시더라도 계속 조심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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