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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인도서 ‘자동차용 살균제’로 인간 소독…“공포가 낳은 광기”
입력 2020.04.01 (08:00) 수정 2020.04.01 (08:07) 글로벌 돋보기
[글로벌 돋보기] 인도서 ‘자동차용 살균제’로 인간 소독…“공포가 낳은 광기”
SNS에 올라온 동영상 하나가 인도 전역을 들끓게 하고 있다.

동영상을 보면 사람들 수십 명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대도시에서 일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가난한 노동자들이다.

그리고 하얀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사람들이 이들을 향해 액체를 살포하고 있다.

동영상 속 확성기를 든 사람은 "눈을 감아라"라고 소리친다.


그런데 이 액체는 다름 아닌 자동차 소독에 사용하는 화학 살균제였다. 피부에 직접 닿을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아무런 보호 장구도 착용하지 않고 맨몸으로 그대로 화학 살균제를 뒤집어 쓰고 있는 것이다. 무리 속에는 어른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도 끼여 있었다.

사건이 일어난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코로나19 방역 책임자는 미국 CNN 방송에 5천 명이 이런 식으로 '화학 살균제 샤워'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향으로 돌아온 노동자들의 몸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붙어서 함께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살균제가 인체에 해롭지 않게 만들어졌다고 강변하기까지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이미 감염된 사람이라면 아무리 피부에 소독제를 뿌린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죽지 않는다고 말한다.

귀향자들이 병을 옮길지 모른다는 과도한 공포와 부정확한 정보가 결합해 만들어낸 어처구니없는 사건인 셈이다.


인도는 지난 25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1일간 전국 봉쇄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대도시의 회사와 공장, 상점들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

이곳에서 일하던 수백만의 일용직 노동자들은 당장 먹고 지낼 곳을 잃었다. 막막해진 노동자들에게 남겨진 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뿐이었다.

어렵사리 귀향 교통편을 구한 사람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상당수 사람들은 수백 킬로미터를 며칠씩 두 발로 걸어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여기에다,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9일 바이러스가 지역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모든 주는 주 경계를 봉쇄하라는 명령까지 내리면서 위기감은 고조됐다.


이런 상황에서 죽을 힘을 다해 도착한 고향에서 이들을 기다린 것은 바로 '화학물질 샤워'였다.

해당 시 당국은 "버스를 소독하라고 했는데, 일선 실무자들의 열정이 지나쳐 귀향 노동자들에게 살균제를 뿌렸다"고 해명했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현지시간 30일 이 사건은 정부의 지침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사건 관련자들을 징계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인도 당국이 이번엔 이미 고향으로 돌아간 노동자 색출에 나섰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귀향자들을 14일간 강제 격리하라는 정부 지침이 하달됐기 때문이다.

과도한 공포감에 휩싸인 일선 공무원들이 또다시 어떤 식의 과잉 대응을 할 지 예측불허인 상황이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글로벌 돋보기] 인도서 ‘자동차용 살균제’로 인간 소독…“공포가 낳은 광기”
    • 입력 2020.04.01 (08:00)
    • 수정 2020.04.0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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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인도서 ‘자동차용 살균제’로 인간 소독…“공포가 낳은 광기”
SNS에 올라온 동영상 하나가 인도 전역을 들끓게 하고 있다.

동영상을 보면 사람들 수십 명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대도시에서 일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가난한 노동자들이다.

그리고 하얀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사람들이 이들을 향해 액체를 살포하고 있다.

동영상 속 확성기를 든 사람은 "눈을 감아라"라고 소리친다.


그런데 이 액체는 다름 아닌 자동차 소독에 사용하는 화학 살균제였다. 피부에 직접 닿을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아무런 보호 장구도 착용하지 않고 맨몸으로 그대로 화학 살균제를 뒤집어 쓰고 있는 것이다. 무리 속에는 어른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도 끼여 있었다.

사건이 일어난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코로나19 방역 책임자는 미국 CNN 방송에 5천 명이 이런 식으로 '화학 살균제 샤워'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향으로 돌아온 노동자들의 몸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붙어서 함께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살균제가 인체에 해롭지 않게 만들어졌다고 강변하기까지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이미 감염된 사람이라면 아무리 피부에 소독제를 뿌린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죽지 않는다고 말한다.

귀향자들이 병을 옮길지 모른다는 과도한 공포와 부정확한 정보가 결합해 만들어낸 어처구니없는 사건인 셈이다.


인도는 지난 25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1일간 전국 봉쇄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대도시의 회사와 공장, 상점들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

이곳에서 일하던 수백만의 일용직 노동자들은 당장 먹고 지낼 곳을 잃었다. 막막해진 노동자들에게 남겨진 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뿐이었다.

어렵사리 귀향 교통편을 구한 사람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상당수 사람들은 수백 킬로미터를 며칠씩 두 발로 걸어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여기에다,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9일 바이러스가 지역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모든 주는 주 경계를 봉쇄하라는 명령까지 내리면서 위기감은 고조됐다.


이런 상황에서 죽을 힘을 다해 도착한 고향에서 이들을 기다린 것은 바로 '화학물질 샤워'였다.

해당 시 당국은 "버스를 소독하라고 했는데, 일선 실무자들의 열정이 지나쳐 귀향 노동자들에게 살균제를 뿌렸다"고 해명했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현지시간 30일 이 사건은 정부의 지침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사건 관련자들을 징계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인도 당국이 이번엔 이미 고향으로 돌아간 노동자 색출에 나섰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귀향자들을 14일간 강제 격리하라는 정부 지침이 하달됐기 때문이다.

과도한 공포감에 휩싸인 일선 공무원들이 또다시 어떤 식의 과잉 대응을 할 지 예측불허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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