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투르 드 프랑스, 서울 개최?”…코로나19 때문?

입력 2020.04.01 (22:21) 수정 2020.04.01 (22: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단독 : 투르 드 프랑스 2020이 한국 서울에서 개최된다?”

“단독 : 투르 드 프랑스 2020이 한국 서울에서 개최된다?”

"2020년 투르 드 프랑스 경기, 서울 개최"

프랑스 주간지 르 푸앙(Le Point)에 긴급 단독 기사가 떴습니다. 현재 2주 넘게 전국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프랑스 대신 '봉쇄 없는' 서울에서 경기가 열리고, 현재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 중이란 겁니다.

투르 드 프랑스! 117년 역사의 사이클 경주로 통상 매년 7월 시작돼 프랑스 전역을 일주하는 대회입니다. 뜨거운 프랑스의 여름 태양 아래 달리는 4천 킬로미터 대회 구간엔 난코스가 즐비하고, 3주에 걸쳐 진행되는 동안 프랑스 국민들은 곳곳에서 응원 행사를 펼칩니다. 마지막 수도 파리에 입성해 샹젤리제로 향하는 피날레는 그야말로 초대형 국민 행사입니다. 투르 드 프랑스를 제패한 선수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고, 7연패 기록을 세웠던 랜스 암스트롱은 약물 복용으로 2012년 영구 제명되기 전까진 영웅 대접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117년 역사의 사이클 경주…코로나19 피해 서울로?

코로나19 때문에 사이클 선수들마저 격리 상태에 있는만큼 프랑스 정부는 '무관중 경기' 로 치를 것을 권유했지만 관중과 홍보 차량 동원, 예산 조달 등 문제로 주최 측이 수용하기 힘든 상황. 때문에 투르 드 프랑스 2020은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시작해 다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된다고 르 푸앙은 전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며칠 새 투르 드 프랑스 경기를 무관중으로 진행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고, 여론조사에선 85%가 무관중 경기 대신 취소나 연기에 찬성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2주로 축소해 열리는 대회는 한국과 프랑스 간 7시간 시차를 고려해 공영방송인 프랑스 텔레비지옹이 중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미 지난주 주최측이 한국측과 협의를 했고, '아시아 하늘 아래 초대형 경기를 열겠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기술했습니다.


투르 드 프랑스의 전격적인 서울 개최 배경은 단연 코로나19 때문입니다.

"한국은 유럽 다른 국가들보다 바이러스 감염에 훨씬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봉쇄 정책을 거부하는 대신 디지털 기술과 마스크 착용을 극대화해 진단을 체계적으로 실시했다. 대회가 열리는 6월 말 서울에선 애초 출발 예정지였던 니스보다 전염병 억제가 더 잘 이뤄진 상황일 것이다"

한국에선 여름에 비가 자주 내리고 산이 많다는 점이 코스 개발에 반영될 것이라며 르 푸앙의 기사는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투르 드 프랑스의 아시아 투어! 프랑스인들 뿐 아니라 전세계 사이클 팬들이 열광하는 대형 경기의 서울 개최 소식이 반가우면서도, 정말 사실일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프랑스 주변 국가를 구간 내에 포함시키긴 하지만 유럽을 떠나 개최된다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입니다. 르 푸앙의 대형 '단독' 기사에 대한 주최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다른 언론도 이를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기사가 게재된 시각은 현지 4월 1일 새벽. 그렇다면 혹시, 만우절용 '낚시' 기사일까요?

“유튜브 문 닫는다” 르 푸앙의 2013년 만우절 기사“유튜브 문 닫는다” 르 푸앙의 2013년 만우절 기사

"지능 가진 우주 생명체 발견·문 닫는 유튜브"…르 푸앙의 만우절 기사

르 푸앙의 만우절 기사 전적은 화려합니다. 지난해 만우절에 르 푸앙은 우주탐험대가 지능을 가진 생명체를 최초로 발견했는데 스스로 멸종했다는 기사를 냈고, 뉴스모음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 뉴스에서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2013년엔 유튜브가 문을 닫는다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문 닫기 전 유튜브에 올라왔던 최고의 비디오를 선정할 것인데 10억 회 이상 조회된 '강남스타일'이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까지 덧붙여서 말입니다.

르 푸앙의 ‘우주 생명체’ 만우절 기사, 애플 뉴스 상위에 랭크되기도 했다.르 푸앙의 ‘우주 생명체’ 만우절 기사, 애플 뉴스 상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이런 르 푸앙의 악명(?)을 간파한 몇몇 프랑스 독자들은 투르 드 프랑스 서울 개최 기사에도 '4월의 물고기' (poisson d'avril, 만우절을 일컫는 프랑스어)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반면 사실 여부를 제발 확인해 달라는 댓글, 친구인 한국 사람이 기사 내용이 맞다고 했다는 댓글까지 혼돈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열리면 보러 가기 위해 비행기 티켓을 사겠다는 독자나 북한을 경기 코스에 포함시켰으면 좋겠다는 색다른 의견도 있었습니다.

감염자가 5만 명을 훌쩍 넘어선 프랑스에서는 연일 수백 명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강화된 전국 이동제한령은 이번달 15일까지 연장됐고, 5월 말까지 계속될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관련 기사도 프랑스 언론에서 매일같이 다뤄지는 만큼, 르 푸앙의 기사가 팩트 여부를 떠나 프랑스 독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을 만합니다.

보름동안 이어진 봉쇄 조치로 프랑스에선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과 가정 폭력까지 증가하고 있는 와중에, 격리 생활에 웃음을 줘 고맙다는 댓글들이 눈에 띕니다. 코로나 19가 배경이 된 것은 안타깝지만 '투르 드 프랑스 서울'이 실제로 열리면 어떨까 하는 즐거운 상상도 해보게 됩니다. 르 푸앙의 기사가 '만우절 낚시' 기사인지 여부는 현지시각 2일 새벽 르 푸앙의 홈페이지(https://www.lepoint.fr)에서 확인 가능할 예정입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특파원리포트] “투르 드 프랑스, 서울 개최?”…코로나19 때문?
    • 입력 2020-04-01 22:21:34
    • 수정2020-04-01 22:22:59
    특파원 리포트

“단독 : 투르 드 프랑스 2020이 한국 서울에서 개최된다?”

"2020년 투르 드 프랑스 경기, 서울 개최"

프랑스 주간지 르 푸앙(Le Point)에 긴급 단독 기사가 떴습니다. 현재 2주 넘게 전국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프랑스 대신 '봉쇄 없는' 서울에서 경기가 열리고, 현재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 중이란 겁니다.

투르 드 프랑스! 117년 역사의 사이클 경주로 통상 매년 7월 시작돼 프랑스 전역을 일주하는 대회입니다. 뜨거운 프랑스의 여름 태양 아래 달리는 4천 킬로미터 대회 구간엔 난코스가 즐비하고, 3주에 걸쳐 진행되는 동안 프랑스 국민들은 곳곳에서 응원 행사를 펼칩니다. 마지막 수도 파리에 입성해 샹젤리제로 향하는 피날레는 그야말로 초대형 국민 행사입니다. 투르 드 프랑스를 제패한 선수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고, 7연패 기록을 세웠던 랜스 암스트롱은 약물 복용으로 2012년 영구 제명되기 전까진 영웅 대접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117년 역사의 사이클 경주…코로나19 피해 서울로?

코로나19 때문에 사이클 선수들마저 격리 상태에 있는만큼 프랑스 정부는 '무관중 경기' 로 치를 것을 권유했지만 관중과 홍보 차량 동원, 예산 조달 등 문제로 주최 측이 수용하기 힘든 상황. 때문에 투르 드 프랑스 2020은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시작해 다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된다고 르 푸앙은 전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며칠 새 투르 드 프랑스 경기를 무관중으로 진행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고, 여론조사에선 85%가 무관중 경기 대신 취소나 연기에 찬성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2주로 축소해 열리는 대회는 한국과 프랑스 간 7시간 시차를 고려해 공영방송인 프랑스 텔레비지옹이 중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미 지난주 주최측이 한국측과 협의를 했고, '아시아 하늘 아래 초대형 경기를 열겠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기술했습니다.


투르 드 프랑스의 전격적인 서울 개최 배경은 단연 코로나19 때문입니다.

"한국은 유럽 다른 국가들보다 바이러스 감염에 훨씬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봉쇄 정책을 거부하는 대신 디지털 기술과 마스크 착용을 극대화해 진단을 체계적으로 실시했다. 대회가 열리는 6월 말 서울에선 애초 출발 예정지였던 니스보다 전염병 억제가 더 잘 이뤄진 상황일 것이다"

한국에선 여름에 비가 자주 내리고 산이 많다는 점이 코스 개발에 반영될 것이라며 르 푸앙의 기사는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투르 드 프랑스의 아시아 투어! 프랑스인들 뿐 아니라 전세계 사이클 팬들이 열광하는 대형 경기의 서울 개최 소식이 반가우면서도, 정말 사실일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프랑스 주변 국가를 구간 내에 포함시키긴 하지만 유럽을 떠나 개최된다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입니다. 르 푸앙의 대형 '단독' 기사에 대한 주최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다른 언론도 이를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기사가 게재된 시각은 현지 4월 1일 새벽. 그렇다면 혹시, 만우절용 '낚시' 기사일까요?

“유튜브 문 닫는다” 르 푸앙의 2013년 만우절 기사
"지능 가진 우주 생명체 발견·문 닫는 유튜브"…르 푸앙의 만우절 기사

르 푸앙의 만우절 기사 전적은 화려합니다. 지난해 만우절에 르 푸앙은 우주탐험대가 지능을 가진 생명체를 최초로 발견했는데 스스로 멸종했다는 기사를 냈고, 뉴스모음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 뉴스에서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2013년엔 유튜브가 문을 닫는다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문 닫기 전 유튜브에 올라왔던 최고의 비디오를 선정할 것인데 10억 회 이상 조회된 '강남스타일'이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까지 덧붙여서 말입니다.

르 푸앙의 ‘우주 생명체’ 만우절 기사, 애플 뉴스 상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이런 르 푸앙의 악명(?)을 간파한 몇몇 프랑스 독자들은 투르 드 프랑스 서울 개최 기사에도 '4월의 물고기' (poisson d'avril, 만우절을 일컫는 프랑스어)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반면 사실 여부를 제발 확인해 달라는 댓글, 친구인 한국 사람이 기사 내용이 맞다고 했다는 댓글까지 혼돈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열리면 보러 가기 위해 비행기 티켓을 사겠다는 독자나 북한을 경기 코스에 포함시켰으면 좋겠다는 색다른 의견도 있었습니다.

감염자가 5만 명을 훌쩍 넘어선 프랑스에서는 연일 수백 명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강화된 전국 이동제한령은 이번달 15일까지 연장됐고, 5월 말까지 계속될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관련 기사도 프랑스 언론에서 매일같이 다뤄지는 만큼, 르 푸앙의 기사가 팩트 여부를 떠나 프랑스 독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을 만합니다.

보름동안 이어진 봉쇄 조치로 프랑스에선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과 가정 폭력까지 증가하고 있는 와중에, 격리 생활에 웃음을 줘 고맙다는 댓글들이 눈에 띕니다. 코로나 19가 배경이 된 것은 안타깝지만 '투르 드 프랑스 서울'이 실제로 열리면 어떨까 하는 즐거운 상상도 해보게 됩니다. 르 푸앙의 기사가 '만우절 낚시' 기사인지 여부는 현지시각 2일 새벽 르 푸앙의 홈페이지(https://www.lepoint.fr)에서 확인 가능할 예정입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