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공보물 10만여 장 수정…“경찰 실수 탓”

입력 2020.04.02 (23:46) 수정 2020.04.0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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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선거 공보물 배포도 곧 시작됩니다.

그런데, 오늘(2일) 강원도 춘천에서 배포를 앞둔 공보물 10만여 장을 한꺼번에 수정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의 실수 때문이었습니다.

이청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강원도 춘천에 있는 대형 체육관입니다.

바닥에 종이 조각들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벽면을 따라 얇은 책자 더미가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그 사이로 경찰관 수십 명이 책상에 앉아 책장을 한장 한장 넘겨가며 종이 스티커를 붙이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에게 배부할 선거 공보물을 수정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은 이렇게 문이 굳게 걸어잠겨 있는데요.

저 안에서는 경찰들이 투입돼 수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수정할 분량이 10만 장이 넘습니다.

[이대우/춘천경찰서 형사과장 : "저희들이 업무하는 걸 굳이 공개할 이유가있나요?"]

문제가 된 공보물은 춘천철원화천양구 갑 선거구에 출마한 정의당 엄재철 후보의 것입니다.

엄 후보는 2007년 한미FTA 반대 집회 당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엄 후보에게 범죄 경력을 회신해 주면서, 이 가운데 교통방해죄 경력을 뺐습니다.

엄 후보는 황당하단 반응을 보이면서도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습니다.

[엄재철/정의당 국회의원 후보/춘천철원화천양구 갑 : "막바지에서 들어서 정보 누락이 된 게 발견됐다면, 엄재철의 공보물은 유권자들 손에 못 갔어요. 그래서 정보공개를 이렇게 허술하게 하고 있나 이런 생각도 많이 들었죠."]

범죄 경력을 누락한 경찰의 실수로 선거 관리에 쏟아야 할 행정력이 엉뚱하게 낭비되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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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공보물 10만여 장 수정…“경찰 실수 탓”
    • 입력 2020-04-02 23:46:21
    • 수정2020-04-03 01:16:58
    뉴스9(강릉)
[앵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선거 공보물 배포도 곧 시작됩니다. 그런데, 오늘(2일) 강원도 춘천에서 배포를 앞둔 공보물 10만여 장을 한꺼번에 수정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의 실수 때문이었습니다. 이청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강원도 춘천에 있는 대형 체육관입니다. 바닥에 종이 조각들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벽면을 따라 얇은 책자 더미가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그 사이로 경찰관 수십 명이 책상에 앉아 책장을 한장 한장 넘겨가며 종이 스티커를 붙이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에게 배부할 선거 공보물을 수정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은 이렇게 문이 굳게 걸어잠겨 있는데요. 저 안에서는 경찰들이 투입돼 수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수정할 분량이 10만 장이 넘습니다. [이대우/춘천경찰서 형사과장 : "저희들이 업무하는 걸 굳이 공개할 이유가있나요?"] 문제가 된 공보물은 춘천철원화천양구 갑 선거구에 출마한 정의당 엄재철 후보의 것입니다. 엄 후보는 2007년 한미FTA 반대 집회 당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엄 후보에게 범죄 경력을 회신해 주면서, 이 가운데 교통방해죄 경력을 뺐습니다. 엄 후보는 황당하단 반응을 보이면서도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습니다. [엄재철/정의당 국회의원 후보/춘천철원화천양구 갑 : "막바지에서 들어서 정보 누락이 된 게 발견됐다면, 엄재철의 공보물은 유권자들 손에 못 갔어요. 그래서 정보공개를 이렇게 허술하게 하고 있나 이런 생각도 많이 들었죠."] 범죄 경력을 누락한 경찰의 실수로 선거 관리에 쏟아야 할 행정력이 엉뚱하게 낭비되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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