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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코로나19’ 팩트체크
[팩트체크K] 코로나19로 쌀 부족한데 수출?…따져보니
입력 2020.04.08 (08:00) 팩트체크K
코로나19의 여파로 세계 주요 쌀 생산국인 인도와 베트남이 쌀 수출을 중단했습니다. 국제 쌀 가격도 3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쌀 수출 소식이 잇따라 나왔는데요.

경기 여주에서는 여주쌀 2천kg, 660만 원어치를 미국 한인마트에 유통하기로 했고, 전남 강진의 '새청무'쌀 90여톤도 말레이시아 수출이 확정됐습니다. 전북 익산의 '새일미'는 매달 20톤씩 홍콩에 수출하기로 했고, 경북 상주의 '아자개쌀' 10톤, 2천4백만 원 어치가 이달초 처음으로 미국에 수출됐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쌀 수출을 했다간 '제2의 마스크 대란'이 우려된다. 쌀도 사재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식량 부족을 우려하며 "쌀이 부족한데 수출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 같은 주장이 타당한지, 또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쌀 수급에 문제는 없는지 따져봤습니다.

정부 쌀 비축량 여전히 많아...재고 86만7천 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발표한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정부가 비축한 쌀 재고는 86만7천 톤으로 집계됐습니다. 정부는 적정 재고량을 2개월 치, 그러니까 연간 소비량의 17~18% 수준인 80만 톤으로 보고 있는데요. 적정 재고량을 웃도는 수치입니다.

저장 기간이 길어지면 쌀의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년 34만 톤 가량을 사들여 재고 물량을 교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외식·식자재 업체' 타격...쌀 소비 더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코로나19로 쌀 소비가 오히려 더 줄어서 쌀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연구원은 4월 쌀 관측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경기 침체와 외식, 식자재 업체 쌀 소비 감소 등의 영향으로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쌀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외식, 급식 업체 등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아 소비도 줄었다는 겁니다. 1~2월 산지 유통업체 판매량은 28만 9천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 감소했습니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쌀을 가정에서 소비하더라도 재구매까지 시일이 걸린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월 말에 쌀을 샀다고 하더라도 쌀이 떨어질 때까지 재구매가 이뤄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쌀 재고 현황을 봤을 때, 여전히 국민이 쌀 소비를 많이 해주셔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 4월호 캡처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 4월호 캡처

4~5월 쌀 가격 하락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산지 평균 쌀 가격은 80kg 기준 18만 95원으로 수확기(10~12월) 대비 0.2%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원 측은 "4~5월도 쌀 가격이 약보합세로 전망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연구원 조사 결과, 쌀 가격 인하를 요구받은 업체의 비율이 보고서 작성 시점인 3월 중순 63.6%로 집계됐습니다. 전월 46.1%보다 쌀 가격 인하 요구를 받은 업체들이 급증했습니다.

쌀은 무역적자 품목

그렇다면 쌀 수출 규모는 어떨까요? 쌀 수출 규모에 비해 수입 규모가 훨씬 컸습니다. 무역수지 적자라는 얘깁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쌀(정미·현미·벼·분쇄미)은 8195만 7천달러의 무역 적자를 냈습니다.

정미의 경우 1217톤을 수출했고, 4823톤을 수입했습니다. 무역수지는 232만 7천달러 적자였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쌀 가격이 다른 쌀 수출국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로 식량난?...국제 생산량은 많아, 물류가 문제

일각에서는 식량 자급률이 낮은 밀(자급률 1.2%)이나 콩, 옥수수 등의 부족을 우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난달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식량가격지수는 172.2포인트로 전월보다 4.3% 하락했습니다. 쌀 가격은 상승세지만 나머지 곡물들의 가격은 떨어진 셈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물류 차질 등의 영향도 있겠으나 작황 역시 좋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연구원 관계자는 "일부 국가들의 항공, 항만이 폐쇄됨에 따라 물류 유통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고, 일부 사재기 역량이 있는 국가들의 (사재기) 상황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국제적으로도 곡물 생산량과 재고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식량 자급률이 낮은 곡물이 부족해짐에 따라 국내 쌀 수급도 덩달아 차질이 빚어질 거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영향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국내 쌀 재고나 국제 재고 등을 종합하면 식량난을 우려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요 수출국들이 식량 비축에 나선만큼 코로나19를 계기로 쌀 외에 다른 식량들도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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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팩트체크K] 코로나19로 쌀 부족한데 수출?…따져보니
    • 입력 2020-04-08 08:00:26
    팩트체크K
코로나19의 여파로 세계 주요 쌀 생산국인 인도와 베트남이 쌀 수출을 중단했습니다. 국제 쌀 가격도 3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쌀 수출 소식이 잇따라 나왔는데요.

경기 여주에서는 여주쌀 2천kg, 660만 원어치를 미국 한인마트에 유통하기로 했고, 전남 강진의 '새청무'쌀 90여톤도 말레이시아 수출이 확정됐습니다. 전북 익산의 '새일미'는 매달 20톤씩 홍콩에 수출하기로 했고, 경북 상주의 '아자개쌀' 10톤, 2천4백만 원 어치가 이달초 처음으로 미국에 수출됐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쌀 수출을 했다간 '제2의 마스크 대란'이 우려된다. 쌀도 사재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식량 부족을 우려하며 "쌀이 부족한데 수출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 같은 주장이 타당한지, 또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쌀 수급에 문제는 없는지 따져봤습니다.

정부 쌀 비축량 여전히 많아...재고 86만7천 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발표한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정부가 비축한 쌀 재고는 86만7천 톤으로 집계됐습니다. 정부는 적정 재고량을 2개월 치, 그러니까 연간 소비량의 17~18% 수준인 80만 톤으로 보고 있는데요. 적정 재고량을 웃도는 수치입니다.

저장 기간이 길어지면 쌀의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년 34만 톤 가량을 사들여 재고 물량을 교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외식·식자재 업체' 타격...쌀 소비 더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코로나19로 쌀 소비가 오히려 더 줄어서 쌀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연구원은 4월 쌀 관측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경기 침체와 외식, 식자재 업체 쌀 소비 감소 등의 영향으로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쌀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외식, 급식 업체 등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아 소비도 줄었다는 겁니다. 1~2월 산지 유통업체 판매량은 28만 9천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 감소했습니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쌀을 가정에서 소비하더라도 재구매까지 시일이 걸린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월 말에 쌀을 샀다고 하더라도 쌀이 떨어질 때까지 재구매가 이뤄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쌀 재고 현황을 봤을 때, 여전히 국민이 쌀 소비를 많이 해주셔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 4월호 캡처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 4월호 캡처

4~5월 쌀 가격 하락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산지 평균 쌀 가격은 80kg 기준 18만 95원으로 수확기(10~12월) 대비 0.2%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원 측은 "4~5월도 쌀 가격이 약보합세로 전망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연구원 조사 결과, 쌀 가격 인하를 요구받은 업체의 비율이 보고서 작성 시점인 3월 중순 63.6%로 집계됐습니다. 전월 46.1%보다 쌀 가격 인하 요구를 받은 업체들이 급증했습니다.

쌀은 무역적자 품목

그렇다면 쌀 수출 규모는 어떨까요? 쌀 수출 규모에 비해 수입 규모가 훨씬 컸습니다. 무역수지 적자라는 얘깁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쌀(정미·현미·벼·분쇄미)은 8195만 7천달러의 무역 적자를 냈습니다.

정미의 경우 1217톤을 수출했고, 4823톤을 수입했습니다. 무역수지는 232만 7천달러 적자였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쌀 가격이 다른 쌀 수출국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로 식량난?...국제 생산량은 많아, 물류가 문제

일각에서는 식량 자급률이 낮은 밀(자급률 1.2%)이나 콩, 옥수수 등의 부족을 우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난달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식량가격지수는 172.2포인트로 전월보다 4.3% 하락했습니다. 쌀 가격은 상승세지만 나머지 곡물들의 가격은 떨어진 셈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물류 차질 등의 영향도 있겠으나 작황 역시 좋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연구원 관계자는 "일부 국가들의 항공, 항만이 폐쇄됨에 따라 물류 유통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고, 일부 사재기 역량이 있는 국가들의 (사재기) 상황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국제적으로도 곡물 생산량과 재고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식량 자급률이 낮은 곡물이 부족해짐에 따라 국내 쌀 수급도 덩달아 차질이 빚어질 거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영향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국내 쌀 재고나 국제 재고 등을 종합하면 식량난을 우려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요 수출국들이 식량 비축에 나선만큼 코로나19를 계기로 쌀 외에 다른 식량들도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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