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해창갯벌’…새만금 잼버리에 매립 위기

입력 2020.04.08 (15:30) 수정 2020.04.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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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안 어민들과 환경단체가 새만금 생태 복원을 바라며 20년 넘게 지켜온 갯벌 터가 매립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오는 2023년 세계 잼버리 대회에 맞춰 도로가 놓일 예정인데요.

갈등을 낳고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내 최상급 바지락 생산지였던 옛 부안 해창갯벌.

이곳에서 캔 바지락으로 26년째 식당을 운영해 온 신윤희 씨.

해창갯벌에선 더는 바지락이 나지 않아 멀리 하섬까지 가서 바지락을 구해옵니다.

[신윤희/부안군 변산면 : "원망을 많이 했지, 원망 많이 했지. 뭐하러 바다를 막느냐고. 이 동네 사람들은 다 거기서 캐서 먹고 사는데 애들 학교 보내고."]

장승 수십 개가 흙먼지를 맞으며 갯벌 터를 지키고 있습니다.

20년 전부터 어민들과 종교계, 환경단체 등이 새만금 생태 복원을 염원하며 하나, 둘 세우기 시작했는데,  이곳에 세계 잼버리를 치르는 행사장 진입도로가 놓일 예정입니다.

[오동필/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 "2주 행사 끝나고 없어지는 것보다 지켜 내고, 잼버리라는 것을 좀 더 친환경적으로 광고하고 당당하게 행사를 치르려면 매립은 취소하셔야 빨리 좋은 방법으로 갈 수 있다."]

전라북도와 농어촌공사는 새만금 마스터플랜에 이미 관광·레저용지로 지정돼 있어 개발을 늦출 수 없는 데다, 잼버리 야영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매립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담당자 : "노출지에서 행사를 추진하는 건 7, 8월 강우 시에 안정적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현재 도로에서 일단은 환경단체와 협의를 해서 장승은 보존하는 방안을 강구하면서..."]

환경단체들은 새만금 환경운동의 시작점이자, 세계 환경운동의 성지인 해창 갯벌을 보존해, 환경운동과 시민 교육에 활용하자고 제안합니다.

[이정현/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이곳을 잼버리 영지로 포함해서 매립하기 보다 새만금 생명평화공원이라고 하는 새만금의 역사와 기억들을 보존하고 기록하는 공간으로서 후세에게 교훈을 남기는 공간으로..."]

30년 동안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숱한 논란을 불러온 새만금 사업.

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기억하고 보존하려는 시민들의 오랜 염원과 노력이 또다시 개발 논리에 밀려 역사 속으로 묻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대목입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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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안 ‘해창갯벌’…새만금 잼버리에 매립 위기
    • 입력 2020-04-08 15:30:05
    • 수정2020-04-08 15:30:07
    뉴스광장(전주)
[앵커] 부안 어민들과 환경단체가 새만금 생태 복원을 바라며 20년 넘게 지켜온 갯벌 터가 매립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오는 2023년 세계 잼버리 대회에 맞춰 도로가 놓일 예정인데요. 갈등을 낳고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내 최상급 바지락 생산지였던 옛 부안 해창갯벌. 이곳에서 캔 바지락으로 26년째 식당을 운영해 온 신윤희 씨. 해창갯벌에선 더는 바지락이 나지 않아 멀리 하섬까지 가서 바지락을 구해옵니다. [신윤희/부안군 변산면 : "원망을 많이 했지, 원망 많이 했지. 뭐하러 바다를 막느냐고. 이 동네 사람들은 다 거기서 캐서 먹고 사는데 애들 학교 보내고."] 장승 수십 개가 흙먼지를 맞으며 갯벌 터를 지키고 있습니다. 20년 전부터 어민들과 종교계, 환경단체 등이 새만금 생태 복원을 염원하며 하나, 둘 세우기 시작했는데,  이곳에 세계 잼버리를 치르는 행사장 진입도로가 놓일 예정입니다. [오동필/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 "2주 행사 끝나고 없어지는 것보다 지켜 내고, 잼버리라는 것을 좀 더 친환경적으로 광고하고 당당하게 행사를 치르려면 매립은 취소하셔야 빨리 좋은 방법으로 갈 수 있다."] 전라북도와 농어촌공사는 새만금 마스터플랜에 이미 관광·레저용지로 지정돼 있어 개발을 늦출 수 없는 데다, 잼버리 야영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매립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담당자 : "노출지에서 행사를 추진하는 건 7, 8월 강우 시에 안정적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현재 도로에서 일단은 환경단체와 협의를 해서 장승은 보존하는 방안을 강구하면서..."] 환경단체들은 새만금 환경운동의 시작점이자, 세계 환경운동의 성지인 해창 갯벌을 보존해, 환경운동과 시민 교육에 활용하자고 제안합니다. [이정현/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이곳을 잼버리 영지로 포함해서 매립하기 보다 새만금 생명평화공원이라고 하는 새만금의 역사와 기억들을 보존하고 기록하는 공간으로서 후세에게 교훈을 남기는 공간으로..."] 30년 동안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숱한 논란을 불러온 새만금 사업. 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기억하고 보존하려는 시민들의 오랜 염원과 노력이 또다시 개발 논리에 밀려 역사 속으로 묻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대목입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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