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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cm의 기적…영아 질식사 막을 ‘입는 에어백’ 개발
입력 2020.04.14 (09:31) 수정 2020.04.14 (09:36) 취재K
"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쯤 됐을 땐가요? 부엌에서 물을 받고 있는데 뭔가 싸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방에 가봤더니 아이가 뒤집혀서 바둥거리고 있더라고요.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최성환 박사는 아찔했던 당시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갓난아이를 돌보며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봄 직했을 위험한 순간, 최 박사는 지난해 2월 전주에서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된 영아의 사망기사를 보고 관련 연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찾아보니 영아가 질식으로 숨지는 경우가 꽤 많더라고요.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죠."

우리 아이 질식 막을 '입는 에어백' 개발
12개월 미만의 영아가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지면 이를 '영아 급사증후군(Sudden Infant Death Syndrome)'이라고 합니다. 영아 급사증후군은 대부분 수면 중 호흡에 이상이 생겨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의 경우 한 해 평균 약 3천5백여 명의 아이가 영아 급사증후군으로 숨지고 국내에서도 매해 100여 명의 영아가 같은 이유로 목숨을 잃습니다. 또 이 중 69%가 영아가 자다가 엎드렸을 때, 베개나 이불 등에 기도가 막혀 질식해 숨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 박사가 중심이 된 연구진은 간단한 기술 개발로 수백, 수천의 생명을 살릴 방법을 찾았습니다. 바로 입을 수 있는 똑똑한 에어백입니다.


아기가 숨 쉴 수 있는 기적의 높이 2.5cm
조끼 모양으로 만들어진 에어백 시스템에는 배와 옆구리 등에 6개의 압력센서가 부착돼 있습니다. 이 센서는 500g 이상의 압력이 가해질 때 반응하는데요. 영아가 몸을 뒤집으면 센서에 압력이 가해지고 엎드려 있음을 감지합니다. 이어 가슴 부위에 있는 에어백에 공기가 주입되고, 2.5cm 높이로 부풀어 올라 입과 코가 막힌 아기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줍니다. 또 하루가 다르게 크는 영아의 몸에 맞도록 부풀어 오르는 두께의 정도와 에어백 유지 시간을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결…위급 상황 실시간 전파
이미 비슷한 기능을 하는 뒤집기 방지 쿠션이나 패드가 이미 시판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에어백 시스템은 한 걸음 더 나가 긴급상황 알림 기능도 갖췄습니다. 아이가 입고 있는 조끼는 블루투스로 보호자의 스마트폰과 연결돼 있는데요. 에어백이 부풀어 오름과 동시에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앱을 통해 보호자의 스마트폰에 전화를 걸어줍니다. 아이가 위급상황에 놓여있다고 알리는 겁니다. 부모님이 아이를 보다가 깜빡 잠이 들거나, 다른 공간에 있을 때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연구진은 이 에어백으로 갓난아이 때문에 쪽잠을 자는 부모님의 피로를 덜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12개월 미만의 영아도 어린이집에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한 번에 많은 영아를 관리해야 하는 보육시설이나 대형병원 신생아실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올해 기술이전 뒤 내년 상용화 예정
지난주에도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생후 130일 된 여자아이가 베개에 엎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최 박사는 이 에어백으로 어린 생명이 세상의 빛을 얼마 보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비극을 막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에어백 시스템에 사용된 기술이 어려운 건 아닙니다. 그런데도 주목할만한 이유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수백, 수천의 생명을 구할 방법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관련 특허 2건을 취득한 데 이어 올해 업체에 기술을 이전하고 내년에 상용화할 계획입니다. 하루빨리 시판돼 귀한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 2.5cm의 기적…영아 질식사 막을 ‘입는 에어백’ 개발
    • 입력 2020-04-14 09:31:14
    • 수정2020-04-14 09:36:51
    취재K
"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쯤 됐을 땐가요? 부엌에서 물을 받고 있는데 뭔가 싸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방에 가봤더니 아이가 뒤집혀서 바둥거리고 있더라고요.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최성환 박사는 아찔했던 당시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갓난아이를 돌보며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봄 직했을 위험한 순간, 최 박사는 지난해 2월 전주에서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된 영아의 사망기사를 보고 관련 연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찾아보니 영아가 질식으로 숨지는 경우가 꽤 많더라고요.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죠."

우리 아이 질식 막을 '입는 에어백' 개발
12개월 미만의 영아가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지면 이를 '영아 급사증후군(Sudden Infant Death Syndrome)'이라고 합니다. 영아 급사증후군은 대부분 수면 중 호흡에 이상이 생겨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의 경우 한 해 평균 약 3천5백여 명의 아이가 영아 급사증후군으로 숨지고 국내에서도 매해 100여 명의 영아가 같은 이유로 목숨을 잃습니다. 또 이 중 69%가 영아가 자다가 엎드렸을 때, 베개나 이불 등에 기도가 막혀 질식해 숨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 박사가 중심이 된 연구진은 간단한 기술 개발로 수백, 수천의 생명을 살릴 방법을 찾았습니다. 바로 입을 수 있는 똑똑한 에어백입니다.


아기가 숨 쉴 수 있는 기적의 높이 2.5cm
조끼 모양으로 만들어진 에어백 시스템에는 배와 옆구리 등에 6개의 압력센서가 부착돼 있습니다. 이 센서는 500g 이상의 압력이 가해질 때 반응하는데요. 영아가 몸을 뒤집으면 센서에 압력이 가해지고 엎드려 있음을 감지합니다. 이어 가슴 부위에 있는 에어백에 공기가 주입되고, 2.5cm 높이로 부풀어 올라 입과 코가 막힌 아기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줍니다. 또 하루가 다르게 크는 영아의 몸에 맞도록 부풀어 오르는 두께의 정도와 에어백 유지 시간을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결…위급 상황 실시간 전파
이미 비슷한 기능을 하는 뒤집기 방지 쿠션이나 패드가 이미 시판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에어백 시스템은 한 걸음 더 나가 긴급상황 알림 기능도 갖췄습니다. 아이가 입고 있는 조끼는 블루투스로 보호자의 스마트폰과 연결돼 있는데요. 에어백이 부풀어 오름과 동시에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앱을 통해 보호자의 스마트폰에 전화를 걸어줍니다. 아이가 위급상황에 놓여있다고 알리는 겁니다. 부모님이 아이를 보다가 깜빡 잠이 들거나, 다른 공간에 있을 때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연구진은 이 에어백으로 갓난아이 때문에 쪽잠을 자는 부모님의 피로를 덜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12개월 미만의 영아도 어린이집에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한 번에 많은 영아를 관리해야 하는 보육시설이나 대형병원 신생아실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올해 기술이전 뒤 내년 상용화 예정
지난주에도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생후 130일 된 여자아이가 베개에 엎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최 박사는 이 에어백으로 어린 생명이 세상의 빛을 얼마 보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비극을 막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에어백 시스템에 사용된 기술이 어려운 건 아닙니다. 그런데도 주목할만한 이유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수백, 수천의 생명을 구할 방법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관련 특허 2건을 취득한 데 이어 올해 업체에 기술을 이전하고 내년에 상용화할 계획입니다. 하루빨리 시판돼 귀한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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