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모든 것을 닦는다”…공항·지하철의 숨은 일꾼들

입력 2020.04.16 (08:30) 수정 2020.04.1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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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화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특히 공공장소는 많이 기피하는 추세죠.

하지만 감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런 곳에서조차 묵묵히 자신의 일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다른 방역으로 외신의 극찬까지 받았던 공항과 하루에도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과 역사를 지키는 직원들인데요.

오늘 <뉴스따라잡기>에서는 시민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는 숨은 일꾼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하루 20만 명에 육박했던 이용객이 3천 명 대로 줄어든 인천공항, 한산해진 그 곳을 오히려 구석구석 누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청소와 소독을 담당하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인데요.

[김분자/인천공항 환경미화 담당 매니저 : "여러분, 소독 작업을 깨끗이 청결하게 꼼꼼히 잘합시다. 파이팅! (파이팅!)"]

구호와 함께 오늘의 업무가 시작됩니다.

이전에는 쓰레기 수거나 화장실 청소가 주 업무였다면 코로나 이후 소독 업무가 추가됐습니다.

엘리베이터나 엘리베이터 버튼,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는 물론이고요.

무인단말기와 직원 데스크, 대기 의자까지 그야말로 보이는 모든 곳을 전부 알코올로 문질러 닦습니다.

하루에 총 4번, 이런 소독 작업이 진행되는데요.

[최지영/인천공항 환경미화 담당 직원 : "이런 구멍, 의자 구멍 사이에는 쓰레기를 많이 마스크 같은 것, 라텍스 장갑 같은 것을 많이 꽂아놓기 때문에 특히 이런 데도 신경을 많이 써서 이런 위주로 많이 작업하고 있습니다."]

카트 관리 직원도 업무가 늘었습니다.

수거에서 소독까지 도맡게 된 겁니다.

[경재수/인천공항 카트 담당 직원 : "수거, 이동, 배치를 하고 있습니다. 그게 주 업무고요. 요즘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소독과 방역을 같이 겸용해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철저한 소독과 방역 작업은 지난 1월 인천공항을 이용했던 한 외신 기자 눈에도 띄었는데요.

“보이는 모든 걸 다 닦는다”며 SNS에 관련 영상을 올려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청소합니다. 레일 위 까지도요."]

이 영상, 조회 수가 백 만이 넘었는데요.

세계인들의 응원이 쏟아지면서 직원들의 사명감은 더욱 커졌다고 합니다.

[김분자/인천공항 환경미화 담당 매니저 : "우리가 그렇게 잘했구나. 그러면서 감동을 받고 아, 앞으로도 이번 계기로 해서 더 열심히 소독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됐습니다."]

하루 750만 명이 오가는 서울 지하철.

코로나 이후 지하철 이용객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밀집지역이죠.

이 곳의 안전은 바로 마스크와 방역복으로 무장한 이 분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장윤서/경찰병원역 환경미화 담당 직원 : "내가 이렇게 할게요. 언니도 그쪽에서 하세요."]

승객들이 만지고 싶어하지 않는 손잡이와 버튼까지 누구보다 더 자주 닦고 소독하는데요.

[장윤서/경찰병원역 환경미화 담당 직원 : "게이트, 발매기, 손잡이, 의자,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엘리베이터 손잡이, 화장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니까 화장실을 더 집중적으로 하고 있죠."]

지난 2월,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방역 횟수는 몇 배로 늘었습니다.

[황춘자/경찰병원역 환경미화 담당 팀장 : "코로나가 있기 전에는 방역 소독이 지금 4월부터는 한 달에 두 번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홉 번이 됐고요. 또 한 가지는 확진자가 지나갈 때가 있어요. 그러면 또 밤에라도 나와서 또 해야 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인 지금, 감염 우려가 높은 지하철역에서 일하는 게 불안하지 않을 리 없는데요.

[장윤서/경찰병원역 환경미화 담당 직원 : "엄마, 마스크는 꼭 벗지 말고 쓰세요. 이제 우리 애들은 그 이야기를 해요. 항상 조심하세요. 엄마가 제일 많이 노출된 데서 일을 한다고 그 이야기를 많이 해 줘요."]

[황춘자/경찰병원역 환경미화 담당 팀장 : "사람이 많은 곳에 나와서 방역을 책임져야 하니까 많이 불안했어요. 그런데 이제 우리가 소독을 하루 4회 이렇게 하니까 우리가 소독약을 많이 만지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면역력이 더 많이 생길 거야, 그러면서 스스로 최면을 걸었죠. 처음에는 소독이 사실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노고를 알아주는 시민들이 있어 힘이 납니다.

[장윤서/경찰병원역 환경미화 담당 직원 : "여기에 장미꽃이 세워져 있고 포장을 예쁘게 해서. 손편지는 여기에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너무 감동을 받아서 사진을 찍었어요."]

버려져 있던 꽃을 치운 적은 있어도 이렇게 꽃을 받아본 건 처음이라는 직원들.

앞으로도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겠다고 하는데요.

[장윤서/경찰병원역 환경미화 담당 직원 : "우리 경찰병원역에서 예를 들어서 감염되시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 생각을 하면서 코로나(극복에) 일조를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로 위안과 희망을 주는 일꾼도 있습니다.

어제 오후, 당고개로 향하는 4호선 전동차 안. 색다른 안내 방송이 울려 퍼집니다.

[강민지/상계승무사업소 소속 차장 : "승객 여러분 왜 그런 날 있잖아요. 미세먼지가 많은 날. 또 그런 날이 사라지고 다시 기분 좋은 날이 찾아오듯이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생각이 듭니다. 저희 조금만 더 힘을 내 감염 예방도 잘해서 함께 이겨내 보아요."]

자신은 전동차 맨 뒤 좁은 차장 석에 서 있지만 승객들에겐 마음의 여유를 주고 싶었다는데요.

승객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엔 지난달만 해도 칭찬과 지지글이 360여 건이나 올라왔습니다.

[심다영/서울시 관악구 :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지하철 항상 타고 지루했던 것 같은데 방송을 들으니까 조금 다 같이 힘을 내고 있구나 싶기도 하고 되게 감동적이었어요."]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우리의 일상도 많이 바뀌었죠.

달라진 일상을 그래도 유지할 수 있는 이유, 바로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이런 손길들 때문 아닐까요?

이렇게 힘든 시기에 맡은 바 제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모든 분들께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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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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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모든 것을 닦는다”…공항·지하철의 숨은 일꾼들
    • 입력 2020-04-16 08:32:08
    • 수정2020-04-16 10: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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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화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특히 공공장소는 많이 기피하는 추세죠.

하지만 감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런 곳에서조차 묵묵히 자신의 일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다른 방역으로 외신의 극찬까지 받았던 공항과 하루에도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과 역사를 지키는 직원들인데요.

오늘 <뉴스따라잡기>에서는 시민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는 숨은 일꾼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하루 20만 명에 육박했던 이용객이 3천 명 대로 줄어든 인천공항, 한산해진 그 곳을 오히려 구석구석 누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청소와 소독을 담당하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인데요.

[김분자/인천공항 환경미화 담당 매니저 : "여러분, 소독 작업을 깨끗이 청결하게 꼼꼼히 잘합시다. 파이팅! (파이팅!)"]

구호와 함께 오늘의 업무가 시작됩니다.

이전에는 쓰레기 수거나 화장실 청소가 주 업무였다면 코로나 이후 소독 업무가 추가됐습니다.

엘리베이터나 엘리베이터 버튼,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는 물론이고요.

무인단말기와 직원 데스크, 대기 의자까지 그야말로 보이는 모든 곳을 전부 알코올로 문질러 닦습니다.

하루에 총 4번, 이런 소독 작업이 진행되는데요.

[최지영/인천공항 환경미화 담당 직원 : "이런 구멍, 의자 구멍 사이에는 쓰레기를 많이 마스크 같은 것, 라텍스 장갑 같은 것을 많이 꽂아놓기 때문에 특히 이런 데도 신경을 많이 써서 이런 위주로 많이 작업하고 있습니다."]

카트 관리 직원도 업무가 늘었습니다.

수거에서 소독까지 도맡게 된 겁니다.

[경재수/인천공항 카트 담당 직원 : "수거, 이동, 배치를 하고 있습니다. 그게 주 업무고요. 요즘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소독과 방역을 같이 겸용해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철저한 소독과 방역 작업은 지난 1월 인천공항을 이용했던 한 외신 기자 눈에도 띄었는데요.

“보이는 모든 걸 다 닦는다”며 SNS에 관련 영상을 올려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청소합니다. 레일 위 까지도요."]

이 영상, 조회 수가 백 만이 넘었는데요.

세계인들의 응원이 쏟아지면서 직원들의 사명감은 더욱 커졌다고 합니다.

[김분자/인천공항 환경미화 담당 매니저 : "우리가 그렇게 잘했구나. 그러면서 감동을 받고 아, 앞으로도 이번 계기로 해서 더 열심히 소독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됐습니다."]

하루 750만 명이 오가는 서울 지하철.

코로나 이후 지하철 이용객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밀집지역이죠.

이 곳의 안전은 바로 마스크와 방역복으로 무장한 이 분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장윤서/경찰병원역 환경미화 담당 직원 : "내가 이렇게 할게요. 언니도 그쪽에서 하세요."]

승객들이 만지고 싶어하지 않는 손잡이와 버튼까지 누구보다 더 자주 닦고 소독하는데요.

[장윤서/경찰병원역 환경미화 담당 직원 : "게이트, 발매기, 손잡이, 의자,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엘리베이터 손잡이, 화장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니까 화장실을 더 집중적으로 하고 있죠."]

지난 2월,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방역 횟수는 몇 배로 늘었습니다.

[황춘자/경찰병원역 환경미화 담당 팀장 : "코로나가 있기 전에는 방역 소독이 지금 4월부터는 한 달에 두 번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홉 번이 됐고요. 또 한 가지는 확진자가 지나갈 때가 있어요. 그러면 또 밤에라도 나와서 또 해야 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인 지금, 감염 우려가 높은 지하철역에서 일하는 게 불안하지 않을 리 없는데요.

[장윤서/경찰병원역 환경미화 담당 직원 : "엄마, 마스크는 꼭 벗지 말고 쓰세요. 이제 우리 애들은 그 이야기를 해요. 항상 조심하세요. 엄마가 제일 많이 노출된 데서 일을 한다고 그 이야기를 많이 해 줘요."]

[황춘자/경찰병원역 환경미화 담당 팀장 : "사람이 많은 곳에 나와서 방역을 책임져야 하니까 많이 불안했어요. 그런데 이제 우리가 소독을 하루 4회 이렇게 하니까 우리가 소독약을 많이 만지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면역력이 더 많이 생길 거야, 그러면서 스스로 최면을 걸었죠. 처음에는 소독이 사실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노고를 알아주는 시민들이 있어 힘이 납니다.

[장윤서/경찰병원역 환경미화 담당 직원 : "여기에 장미꽃이 세워져 있고 포장을 예쁘게 해서. 손편지는 여기에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너무 감동을 받아서 사진을 찍었어요."]

버려져 있던 꽃을 치운 적은 있어도 이렇게 꽃을 받아본 건 처음이라는 직원들.

앞으로도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겠다고 하는데요.

[장윤서/경찰병원역 환경미화 담당 직원 : "우리 경찰병원역에서 예를 들어서 감염되시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 생각을 하면서 코로나(극복에) 일조를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로 위안과 희망을 주는 일꾼도 있습니다.

어제 오후, 당고개로 향하는 4호선 전동차 안. 색다른 안내 방송이 울려 퍼집니다.

[강민지/상계승무사업소 소속 차장 : "승객 여러분 왜 그런 날 있잖아요. 미세먼지가 많은 날. 또 그런 날이 사라지고 다시 기분 좋은 날이 찾아오듯이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생각이 듭니다. 저희 조금만 더 힘을 내 감염 예방도 잘해서 함께 이겨내 보아요."]

자신은 전동차 맨 뒤 좁은 차장 석에 서 있지만 승객들에겐 마음의 여유를 주고 싶었다는데요.

승객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엔 지난달만 해도 칭찬과 지지글이 360여 건이나 올라왔습니다.

[심다영/서울시 관악구 :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지하철 항상 타고 지루했던 것 같은데 방송을 들으니까 조금 다 같이 힘을 내고 있구나 싶기도 하고 되게 감동적이었어요."]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우리의 일상도 많이 바뀌었죠.

달라진 일상을 그래도 유지할 수 있는 이유, 바로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이런 손길들 때문 아닐까요?

이렇게 힘든 시기에 맡은 바 제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모든 분들께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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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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