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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피해자에 ‘사적인 만남’ 요구한 경찰관…법원 “정직 적법”
입력 2020.04.16 (14:28) 수정 2020.04.16 (14:28) 사회
업무 중 만난 성범죄 피해자에게 "남자친구 있냐"며 전화번호를 묻고 사적인 만남을 요구한 경찰관에게 정직의 징계를 내린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경찰관 A 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정직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A 씨는 2018년 6월 서울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중 불법촬영 사건이 벌어졌다는 피해자 B 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A 씨는 파출소에 동행한 B 씨를 순찰차에 태워 관할 경찰서로 인계하던 중 "남자친구 있냐" "실례가 안된다면 연락처 물어봐도 되냐"고 여러 차례 사적인 만남을 요구했습니다. B 씨는 이를 거부했지만, A 씨는 공문서에 적힌 B 씨의 연락처를 확인해 당일 "좋은 인연이라도 될 수 있을 것 같아 카톡 드려봤다"는 등 5차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B 씨에게 페이스북 친구 요청도 했습니다.

경찰청이 2015년 10월 일선 경찰서에 하달한 '성·가정폭력 여성 사건관계자 사적만남 금지 강조 지시'라는 지침은 "경찰관서 외에서의 여성 사건관계자 만남을 절대 엄금"하고 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18년 8월 성실 의무,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으로 A 씨에게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이후 "경찰청장 표창 등 상훈내역이 감경사유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A 씨가 낸 소청심사 청구가 받아들여져 징계가 취소되자,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해 2월 A 씨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A 씨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 외에 다른 징계 사유에 해당되는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정직 1개월 처분에도 불복해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한 세 가지 징계 사유 가운데 한 가지는 사실로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정직 1개월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수사권을 행사하는 경찰공무원은 그 수사 과정에서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고 2차 피해를 방지할 책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A 씨)는 이미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에게 먼저 부적절하게 사적 만남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가 저지른 비위 행위의 비위 정도와 비난가능성이 작지 않고 그에 상응하는 제재를 가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제1징계사유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지만, 2·3징계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처분(정직 1개월 징계)의 타당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 성범죄 피해자에 ‘사적인 만남’ 요구한 경찰관…법원 “정직 적법”
    • 입력 2020-04-16 14:28:27
    • 수정2020-04-16 14:28:43
    사회
업무 중 만난 성범죄 피해자에게 "남자친구 있냐"며 전화번호를 묻고 사적인 만남을 요구한 경찰관에게 정직의 징계를 내린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경찰관 A 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정직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A 씨는 2018년 6월 서울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중 불법촬영 사건이 벌어졌다는 피해자 B 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A 씨는 파출소에 동행한 B 씨를 순찰차에 태워 관할 경찰서로 인계하던 중 "남자친구 있냐" "실례가 안된다면 연락처 물어봐도 되냐"고 여러 차례 사적인 만남을 요구했습니다. B 씨는 이를 거부했지만, A 씨는 공문서에 적힌 B 씨의 연락처를 확인해 당일 "좋은 인연이라도 될 수 있을 것 같아 카톡 드려봤다"는 등 5차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B 씨에게 페이스북 친구 요청도 했습니다.

경찰청이 2015년 10월 일선 경찰서에 하달한 '성·가정폭력 여성 사건관계자 사적만남 금지 강조 지시'라는 지침은 "경찰관서 외에서의 여성 사건관계자 만남을 절대 엄금"하고 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18년 8월 성실 의무,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으로 A 씨에게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이후 "경찰청장 표창 등 상훈내역이 감경사유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A 씨가 낸 소청심사 청구가 받아들여져 징계가 취소되자,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해 2월 A 씨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A 씨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 외에 다른 징계 사유에 해당되는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정직 1개월 처분에도 불복해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한 세 가지 징계 사유 가운데 한 가지는 사실로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정직 1개월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수사권을 행사하는 경찰공무원은 그 수사 과정에서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고 2차 피해를 방지할 책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A 씨)는 이미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에게 먼저 부적절하게 사적 만남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가 저지른 비위 행위의 비위 정도와 비난가능성이 작지 않고 그에 상응하는 제재를 가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제1징계사유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지만, 2·3징계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처분(정직 1개월 징계)의 타당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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