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시사] 장하준 “코로나 위기, 단발성 재난소득지원보다 복지 확대 기회로 삼아야”

입력 2020.04.17 (09:37) 수정 2020.04.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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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공황 때처럼 30% 육박 실업률 나올 수 있어
- 2008년 금융위기 비교하면, 지금은 금융, 생산, 소비 전반에 모두 문제
- 경제 V자 전망 말도 안돼.. 백산 개발 안되면 불가능
- 수출 의존도 높은 만큼, IMF 한국 –1.2% 전망 하향조정 돼야 할 것
- 재난지원금 한시가 급해.. 전국민 지원해야
- OECD 중 복지수준 멕시코 다음으로 열악해..이번 기회에 복지제도 재정비해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4월 17일(금)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기자)
■ 출연 : 장하준 교수 (영국 케임브리지대)



▷ 김경래 : 코로나19 우리나라는 지금 조금 주춤하죠.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는 아직은 확산세가 멈추지는 않고 있고요. 그런데 이제 코로나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지나가면 더 큰 어떤 경제적인 위기가 올 것이라고 대부분들 걱정과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IMF가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3.0%로 잡았는데 이것도 사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런 이야기도 있고요. 그런데 이게 문제가 아니라 지금 대공황 그리고 전시상황이다, 이렇게 진단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그중에 한 분이시고요. 지금 어떤 위기상황에 대한 경고 그리고 앞으로 코로나19 이후에 새로운 사회경제체제 어떻게 만들어야 되는지, 여기에 대해서 계속 말씀해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님인데요. 저희들이 잠깐 전화로 연결해보겠습니다. 장 교수님, 안녕하세요?

▶ 장하준 : 안녕하십니까?

▷ 김경래 : 영국에 계신 거죠?

▶ 장하준 : 예, 영국에 있죠.

▷ 김경래 : 영국에 지금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더라고요.

▶ 장하준 : 예, 상황이 아주 안 좋습니다.

▷ 김경래 : 확진자 한 10만 명 되고 사망자도 1만 명이 넘는데 어떠세요? 밖에 못 나가시는 상황이죠?

▶ 장하준 : 그렇죠. 여기는 식품점이나 약국 가는 것하고 하루에 한 번씩 운동하러 나가는 것 말고 나가지 말라, 이런 식으로 되어 있고요. 이게 뭐 늦장 대응을 하다가 뒤늦게 봉쇄 조치를 하느라고 세게 하는 것인데, 상황이 굉장히 안 좋습니다.

▷ 김경래 : 조심하시기를 바라고요. 오늘 인터뷰를 최근에 언론들이랑 몇 번 하셨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물론 좀 기자들이 자극적인 단어들을 골라서 기사를 쓴 측면도 있지만 그래도 좀 놀라운 것은 ‘지금 1929년 대공황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지금은 단순한 경제위기가 아니라 전시상황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이게 저널리스트들, 기자들은 과장할 수 있는데 학자가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더 무섭습니다. 어떤 뜻이에요?

▶ 장하준 : 아니, 제가 대공황보다 더하다고까지 얘기한 것 같지는 않고요. 대공황 정도 갈 수 있다, 이런 건데 예를 들어 지금 아까 시작할 때 잠깐 말씀하셨지만 IMF가 올해 세계경제가 3% 수축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예상했는데, 그것도 사실 낙관적인 시나리오예요. 왜냐하면 그 보고서를 보시면 이게 코로나가 올 하반기에 잡힌다는 전제에서 하는 예측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자기들도 이게 올 하반기에 잡히지 않으면 올해 세계성장률이 –6%가 될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게 뭐 대공황 이후에 가장 경제 수축을 많이 하게 되는 거고 그리고 예를 들어 지금 미국 같은 경우는 지난 4주 동안 실업자가 2,200만 명이 나왔는데 이게 미국 경제활동인구의 13%에 해당하는 숫자거든요. 그러니까 기존에 미국 실업률이 이 사태 일어나기 전에 4%였는데 13%가 더 실업자가 됐으니까 지금 실업률이 공식적으로 발표가 안 났지만 17~18%가 된 거죠. 그리고 앞으로 최소한 두 달 정도는 지금같이 소위 녹다운 상태에 있을 텐데, 앞으로 실업이 늘어나는 속도가 좀 줄어든다고 그래도 20%는 떼어 놓은 당상이고 조금 잘못하면 대공황 때처럼 30%에 육박하는 그런 실업률이 나올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뭐 제가 무슨 사람들 겁주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객관적인 숫자가 그렇게 갈 수 있다. 물론 이게 워낙 유례없는 일이기 때문에 예측이 제가 병리학자도 아니고 그 면은 잘 모르니까 예측이 100% 가능한 건 아니지만 지금 이미 나오는 숫자들이 거의 대공황에 버금가는 그런 상황이 될 수도 있는 쪽으로 가고 있는 거죠.

▷ 김경래 : 그런데 1929년 대공황은 되게 멀어서 많이들 비교하는 것은 사실 2008년 금융위기입니다. 그렇죠?

▶ 장하준 : 그렇죠. 대공황은 사실 그때는 지금하고 세계경제체제도 많이 다르고 제도도 많이 다르고 그래서 1:1 비교는 어렵습니다.

▷ 김경래 : 금융위기랑 비교하면 어때요?

▶ 장하준 : 그때는 물론 그것도 엄청난 위기였죠. 거의 세계 경제가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이런 식으로까지 표현을 하는데, 그런데 그때는 말하자면 위기가 한쪽에서 터진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해서 거기 거품이 끼고 그 과정에서 괴상한 파생상품 같은 것들 많이 만들어서 자산시장에 거품이 확 끼면서 그게 터지면서 문제가 된 것인데 물론 그게 여파가 있는 거죠. 자산시장 거품이 꺼지면 집값도 떨어지고 도산하는 회사도 나오고 실업자도 생기고 그러면 수요도 떨어지고 하니까 다른 기업도 도산하고 이런 식으로 파급효과가 있긴 했지만 주로 금융시장에서 문제가 생긴 건데, 이번에는 완전히 모든 데서 다 생긴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우선 공장이 돌아가지를 못하니까 사람들이 가게를 가지 못하니까 경제가 순환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금융뿐 아니라 생산, 소비 전반에 걸쳐서 온 위기이기 때문에 그때하고 비교하면 훨씬 더 큰 위기죠.

▷ 김경래 :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두 가지 정도의 이어지는 질문이 떠오르는데요. 하나는 뭐 대응을 어떻게 해야 되느냐인데, 그건 조금 이따 여쭤보도록 하고요. 그런데 지금 그런 비관적인 전망 말고 일부에서는 V자, U자 이런 반등을 할 것이다, 경제가 주가라든가 경제라든가, 이런 낙관적인 시각이 아주 일부는 있습니다. 이런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장하준 : 글쎄요, U자까지는 몰라도 V자는 말이 안 되는 게 이게 지금 백신이 개발이 안 되면 경제가 옛날처럼 정상으로 돌아갈 수 없거든요. 그런데 지금 백신 개발이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도 12개월, 보통 18개월 그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식으로 최소한 앞으로 12개월 동안 경제가 지금같이 완전 마비는 아니라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면 그것은 V자라는 것은 말도 안 되고요. U자는 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것도 지금 어떤 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 예를 들어 지금 한국도 그렇지만 유럽 나라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고용을 유지하려고 기업들한테 정부 공적 자금으로 보조금 줘가면서 고용을 유지하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그런 걸 안 하기 때문에 지금 실업자가 순식간에 2천만 명이 넘는 실업자가 생긴 것이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설사 상황이 몇 달 안에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그 사이에 실업자가 예를 들어 3~4천만 명이 생겨버리면 그 사람들이 다 새로 구직하고 또 필요하면 이사도 가고 재교육받고 새 직장에 익숙해지고 하면 거기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얼마겠어요? 그러면 그런 재적응 기간이 또 최소한 몇 달은 필요할 거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V자라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고요. U자도 사실 지금 그 U도 바닥이 얼마나 긴 U자냐, 그건 알기 힘들죠.

▷ 김경래 : 올라가는 데가 보이지가 않는다는 말씀이시네요, U자라고 하더라도. 그렇죠?

▶ 장하준 : 그렇죠. 그게 지금 다른 개혁, 재조직 이런 것은 둘째 치고라도 일단 병을 잡아야 뭐가 재가동이 되는 것인데, 그 점이 불확실하다는 것이죠.

▷ 김경래 : 아까 IMF 말씀하셨는데 세계경제 일단 지금은 –3.0% 잡았는데 한국은 –1.2%로 잡았어요. 그래서 경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한국은 그래도 좀 낫구나, 안심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세요?

▶ 장하준 : 글쎄요, 안심까지는 아니지만 아니, 다른 나라보다는 훨씬 낫죠. 그러니까 뭐 다른 나라하고 비교할 때 일찌감치부터 검사, 추적 열심히 해서 상황을 잘 통제했기 때문에 지금 가장 사정이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한국이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만 잘 돌아간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뭐 미국이나 유럽이 생각보다 더 떨어져버리면 지금 뭐 –1.2%라는 것도 더 하향조정해야겠죠. 왜냐하면 수출이 안 되면 경제가 돌아가지 않으니까.

▷ 김경래 : 지금 전 세계 대응을 잠깐 말씀하셨는데 지금까지 나온 대응들을 합하면 한 5조 달러 정도 된다고 합니다. 사실 이게 감이 안 잡히는 숫자예요, 저희들한테는 5조 달러가 어느 정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의미 있는 숫자이고 의미 있는 대응입니까?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장하준 : 아니, 뭐 지금 액수를 가릴 때가 아니죠. 필요한 것을 투입해서 해결을 해야 되는 상황인데 그래서 준전시 그런 표현을 제가 자꾸 쓰는 건데, 예를 들어 2차 대전 때 재정 적자 걱정되니까 돈 적당히 풀어서 적당히 싸우자, 이런 게 안 되잖아요. 꼭 이겨야 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나라에서 옛날에 상상할 수 없는 방법까지 동원해서 사실 예를 들어 6개월 전만 해도 누가 실업자 많이 나오면 안 좋으니까 정부에서 보조금 줘서 기업들이 고용 유지하게 하자 했으면 공산당이라고 했을 거라고요. 그런데 지금 다들 하고 있거든요. 시장경제 원조라는 영국 같은 나라에서도 다 하고 있는데 그래서 굉장히 뭐 말하자면 극한 상황이기 때문에 극한 처방이 나오는 것인데, 그런데 중요한 것은 돈을 푸는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돈을 어떻게 푸느냐가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돈을 풀었는데 그 돈을 말하자면 금융기관에만 자꾸 줘서 실물경제에 돈이 안 흘러들어가니까 푼 양은 많은데 사실 그것에 비해서 효과가 별로 없었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짓을 하지 말고 진짜 돈이 필요한 데에 돈을 줘야 된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있고 하는데 아직도 주로 정책가들은 주로 생각하는 게 중앙은행에서 돈 풀고 이자율 깎고 자꾸 이런 것만 생각하니까 그래서 자꾸 재난소득을 줘야 된다, 고용을 유지해야 된다, 이런 방법들이 나오는 거죠. 그리고 지금 특히 어려운 것은 우리나라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 유럽이나 미국은 돈을 줘도 사실 소비를 하기 힘든 상황 아닙니까? 술집도 닫았지, 미장원도 닫았지, 식당도 닫았지, 가서 돈 쓸 데도 없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지금 기존에 경제 정책이 통하지 않는 그런 상황이 많아요.

▷ 김경래 : 2008년도 금융위기 때 돈을 풀었는데 그게 금융기관에만 쌓여서 결국 그 모순이 지금까지 누적이 됐다, 이런 말씀은 여러 차례 지적을 해주셨잖아요.

▶ 장하준 : 그렇죠.

▷ 김경래 : 그런데 지금은 그러면 지금 말씀하신 대로 돈을 어떻게 푸느냐가 중요한데 풀어봤자 쓸 수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방법이 없는 것 아니에요?

▶ 장하준 : 그래도 기본적인 사람들이 생활을 해야 되잖아요. 나가지는 못하더라도 일단 음식이라도 사서 먹어야 하고 전기세 내야 되고 수도세 내야 되고 인터넷 해서 밖 세상이랑 소통이라도 조금 해야 되고 그러니까 그런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돈이 일단 지원이 되어야 되는데 지금 영국이나 유럽 나라들, 그러니까 한국보다 경제 상황도 훨씬 안 좋고 다 닫아놓고 그다음에 한국만큼 배달 같은 것도 잘 안 되어 있고 그래서 노인들은 병에 위험하니까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그러는데 하다 못해 음식 배달시켜 먹기도 힘들어요. 슈퍼에서 배달 같은 거 받으려고 해도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2주 후에 온다, 이래서 그래서 굶는 분들도 생기고 그래서 지금 뭐 하여튼 상황이 굉장히 그렇기 때문에 그런 기본소득이라도 줘야 뭐 생계라도 유지할 수 있는 분들이 많이 생겨서 옛날처럼 돈을 쓰지는 못할지라도 그런 분들한테 생계를 보장은 해줘야죠.

▷ 김경래 : 지금 우리나라도 말씀하신 기본소득 개념들이 일정 정도 도입이 되고 있어요. 정부에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하자, 한 소득수준 70%에게 지급을 하자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고 여전히 논란 중입니다, 전체를 다줘야 되느냐, 이러고 있는데 이 뉴스들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방향을 잘 잡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 장하준 : 글쎄요, 저는 당장 급하니까 재난소득 분배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저는 그냥 지금은 100% 국민 다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지금 뭐 그거 추리고 있자면 시간 들고 지금 하루가 급한 분들이 많은데 일단 줘놓고 나중에 모든 국민 다주는 건 그렇지 않았느냐, 생각하면 고소득자들한테는 세금으로 다시 거둬가면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그거 뭐 선별한다고 서류 제출해라, 뭐 해라 그런 시간이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일단 다 주고 나중에 그게 뭐 70%선이 됐든 80%선이 됐든 어느 선까지만 끊어야 된다고 생각하면 나머지 분들은 나중에 세금으로 거둬가면 되는 거죠.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것은 그런 재난소득도 재난소득이지만 우리나라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복지제도를 재정비를 해야 돼요. 제가 맨날 하고 다니는 이야기지만 OECD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작은 복지국가를 가지고 있는 나라 아닙니까? 복지 안 한다고 하는 미국하고 비교해도 반밖에 안 되는데 지금 이제 그나마 그래도 이렇게 대부분의 가게들이 영업도 하고 이러니까 겨우겨우 생계들을 유지하는 건데 정말 병이 더 심해진다든가 나중에 더 심한 병이 나온다든가 이래서 진짜 이렇게 다 문 닫고 있어야 되는 상황이 되면 예를 들어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할 것입니까? 그래서 하여튼 이 기회를 통해서 우리의 취약적인 복지를 확대하는 그런 일들을 하면 이런 전염병에 희생된 분들한테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것 아니겠어요?

▷ 김경래 : 그런데 복지제도를 재정비한다는 이야기가 너무 커서요. 구체적으로는 어떤 부분이 지금 시급하다고 보십니까?

▶ 장하준 : 아니, 그러니까 지금 뭐 우리나라 예를 들어 실업보험 같은 것도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굉장히 약하고요. 예를 들어 스웨덴, 덴마크 이런 나라는 보통 때도 실업자 되면 월급의 60~70%가 나오거든요. 그리고 노동자 재교육시켜서 재취업하는 것 도와주고 그다음에 연금 같은 것도 풍족하지는 않아도 그래도 다 먹고살 만큼 나와서 어르신들이 사실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연금이 너무 형편 없기 때문에 지금 노인 자살율도 엄청 높고 굉장히 어르신들이 고생하시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약한 부분들이 엄청 많습니다. 그래서 그 복지에 보완할 점이 아주 많죠.

▷ 김경래 : 그런 복지를 보완할 기회로 지금의 위기를 전환해달라, 이런 말씀으로 받아들이면 되겠네요.

▶ 장하준 : 네, 그러니까 단발성 재난소득 이런 것보다는 장기적인 복지국가 확대 기회를 삼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김경래 : 시간이 많지는 않은데, 마지막으로 글로벌연대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우리 대통령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고요. 그리고 유발하라리 교수도 보니까 민족주의 고립보다는 글로벌연대를 선택하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라는 이야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런데 현실은 다 문을 닫는 나라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이게 어떻게 바라봐야 되는지 이 상황을.

▶ 장하준 : 글쎄요, 그런데 단기적으로는 그런 반응들이 더 많고 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건데 이번 일을 거치면서 저는 많은 사람들이 뉴욕타임즈에서 미국 여론조사 같은 것들로 나는 그런 징후들이 있던데 많은 사람들이 이게 우리가 그냥 섬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같이 얽혀 있구나. 예를 들어 이 병 같은 경우는 지금 말하자면 아무리 부자라도 피할 수 없잖아요. 이것이 완전히 안전해지려면 최소한 전 세계 인구의 90%가 맞을 수 있는 싼 백신이 나오지 않으면 이 병이 계속 돌아다닐 텐데 그런 상황에서 나는 돈이 있으니까 어디 태평양 섬 사서 거기서 피해서 살란다, 이렇게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것을 계기로 해서 사람들이 얼마나 서로 얽혀있다는 것을 많이 깨달은 것 같고 그리고 그다음에 지금 말하자면 돌봄 경제, 영어로는 Care Economy라고 하는데 집에서 여성들이 하는 가사노동부터 시작해서 무슨 의료라든가 기본 서비스라든가 이런 데서 일하는 분들이 없으면 그런 도우미 경제가 없으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경제라는 것은 존재할 수도 없다는 것들을 또 많이 느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우리가 다 서로 얽혀 살고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그런 서로 돕고 안전을 지켜주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들이 점점 퍼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정치 지도자들이 잘 유도를 하시면 연대가 강화되는 쪽으로 사회가 재구성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김경래 : 코로나19 이후에 뉴노멀을 이야기를 많이들 하는데 그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겠네요, 지금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이.

▶ 장하준 : 그렇죠. 저는 그 전제에서 이 사회와 경제 재구조화를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단순히 그냥 뭐 경제가 어려우니까 돈 좀 풀어서 돌리자, 이런 차원보다도 과연 인간 삶에서 중요한 게 뭔가. 어떤 식으로 사회를 조직해야 다같이 안전하고 건강하고 다같이 잘살 수 있는가, 이런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영국에서 지금 좀 뭐라고 할까요. 힘들게 계신 것 같은데 몸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장하준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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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시사] 장하준 “코로나 위기, 단발성 재난소득지원보다 복지 확대 기회로 삼아야”
    • 입력 2020-04-17 09:37:02
    • 수정2020-04-17 12:00:04
    최강시사
- 대공황 때처럼 30% 육박 실업률 나올 수 있어
- 2008년 금융위기 비교하면, 지금은 금융, 생산, 소비 전반에 모두 문제
- 경제 V자 전망 말도 안돼.. 백산 개발 안되면 불가능
- 수출 의존도 높은 만큼, IMF 한국 –1.2% 전망 하향조정 돼야 할 것
- 재난지원금 한시가 급해.. 전국민 지원해야
- OECD 중 복지수준 멕시코 다음으로 열악해..이번 기회에 복지제도 재정비해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4월 17일(금)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기자)
■ 출연 : 장하준 교수 (영국 케임브리지대)



▷ 김경래 : 코로나19 우리나라는 지금 조금 주춤하죠.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는 아직은 확산세가 멈추지는 않고 있고요. 그런데 이제 코로나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지나가면 더 큰 어떤 경제적인 위기가 올 것이라고 대부분들 걱정과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IMF가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3.0%로 잡았는데 이것도 사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런 이야기도 있고요. 그런데 이게 문제가 아니라 지금 대공황 그리고 전시상황이다, 이렇게 진단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그중에 한 분이시고요. 지금 어떤 위기상황에 대한 경고 그리고 앞으로 코로나19 이후에 새로운 사회경제체제 어떻게 만들어야 되는지, 여기에 대해서 계속 말씀해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님인데요. 저희들이 잠깐 전화로 연결해보겠습니다. 장 교수님, 안녕하세요?

▶ 장하준 : 안녕하십니까?

▷ 김경래 : 영국에 계신 거죠?

▶ 장하준 : 예, 영국에 있죠.

▷ 김경래 : 영국에 지금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더라고요.

▶ 장하준 : 예, 상황이 아주 안 좋습니다.

▷ 김경래 : 확진자 한 10만 명 되고 사망자도 1만 명이 넘는데 어떠세요? 밖에 못 나가시는 상황이죠?

▶ 장하준 : 그렇죠. 여기는 식품점이나 약국 가는 것하고 하루에 한 번씩 운동하러 나가는 것 말고 나가지 말라, 이런 식으로 되어 있고요. 이게 뭐 늦장 대응을 하다가 뒤늦게 봉쇄 조치를 하느라고 세게 하는 것인데, 상황이 굉장히 안 좋습니다.

▷ 김경래 : 조심하시기를 바라고요. 오늘 인터뷰를 최근에 언론들이랑 몇 번 하셨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물론 좀 기자들이 자극적인 단어들을 골라서 기사를 쓴 측면도 있지만 그래도 좀 놀라운 것은 ‘지금 1929년 대공황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지금은 단순한 경제위기가 아니라 전시상황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이게 저널리스트들, 기자들은 과장할 수 있는데 학자가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더 무섭습니다. 어떤 뜻이에요?

▶ 장하준 : 아니, 제가 대공황보다 더하다고까지 얘기한 것 같지는 않고요. 대공황 정도 갈 수 있다, 이런 건데 예를 들어 지금 아까 시작할 때 잠깐 말씀하셨지만 IMF가 올해 세계경제가 3% 수축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예상했는데, 그것도 사실 낙관적인 시나리오예요. 왜냐하면 그 보고서를 보시면 이게 코로나가 올 하반기에 잡힌다는 전제에서 하는 예측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자기들도 이게 올 하반기에 잡히지 않으면 올해 세계성장률이 –6%가 될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게 뭐 대공황 이후에 가장 경제 수축을 많이 하게 되는 거고 그리고 예를 들어 지금 미국 같은 경우는 지난 4주 동안 실업자가 2,200만 명이 나왔는데 이게 미국 경제활동인구의 13%에 해당하는 숫자거든요. 그러니까 기존에 미국 실업률이 이 사태 일어나기 전에 4%였는데 13%가 더 실업자가 됐으니까 지금 실업률이 공식적으로 발표가 안 났지만 17~18%가 된 거죠. 그리고 앞으로 최소한 두 달 정도는 지금같이 소위 녹다운 상태에 있을 텐데, 앞으로 실업이 늘어나는 속도가 좀 줄어든다고 그래도 20%는 떼어 놓은 당상이고 조금 잘못하면 대공황 때처럼 30%에 육박하는 그런 실업률이 나올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뭐 제가 무슨 사람들 겁주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객관적인 숫자가 그렇게 갈 수 있다. 물론 이게 워낙 유례없는 일이기 때문에 예측이 제가 병리학자도 아니고 그 면은 잘 모르니까 예측이 100% 가능한 건 아니지만 지금 이미 나오는 숫자들이 거의 대공황에 버금가는 그런 상황이 될 수도 있는 쪽으로 가고 있는 거죠.

▷ 김경래 : 그런데 1929년 대공황은 되게 멀어서 많이들 비교하는 것은 사실 2008년 금융위기입니다. 그렇죠?

▶ 장하준 : 그렇죠. 대공황은 사실 그때는 지금하고 세계경제체제도 많이 다르고 제도도 많이 다르고 그래서 1:1 비교는 어렵습니다.

▷ 김경래 : 금융위기랑 비교하면 어때요?

▶ 장하준 : 그때는 물론 그것도 엄청난 위기였죠. 거의 세계 경제가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이런 식으로까지 표현을 하는데, 그런데 그때는 말하자면 위기가 한쪽에서 터진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해서 거기 거품이 끼고 그 과정에서 괴상한 파생상품 같은 것들 많이 만들어서 자산시장에 거품이 확 끼면서 그게 터지면서 문제가 된 것인데 물론 그게 여파가 있는 거죠. 자산시장 거품이 꺼지면 집값도 떨어지고 도산하는 회사도 나오고 실업자도 생기고 그러면 수요도 떨어지고 하니까 다른 기업도 도산하고 이런 식으로 파급효과가 있긴 했지만 주로 금융시장에서 문제가 생긴 건데, 이번에는 완전히 모든 데서 다 생긴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우선 공장이 돌아가지를 못하니까 사람들이 가게를 가지 못하니까 경제가 순환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금융뿐 아니라 생산, 소비 전반에 걸쳐서 온 위기이기 때문에 그때하고 비교하면 훨씬 더 큰 위기죠.

▷ 김경래 :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두 가지 정도의 이어지는 질문이 떠오르는데요. 하나는 뭐 대응을 어떻게 해야 되느냐인데, 그건 조금 이따 여쭤보도록 하고요. 그런데 지금 그런 비관적인 전망 말고 일부에서는 V자, U자 이런 반등을 할 것이다, 경제가 주가라든가 경제라든가, 이런 낙관적인 시각이 아주 일부는 있습니다. 이런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장하준 : 글쎄요, U자까지는 몰라도 V자는 말이 안 되는 게 이게 지금 백신이 개발이 안 되면 경제가 옛날처럼 정상으로 돌아갈 수 없거든요. 그런데 지금 백신 개발이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도 12개월, 보통 18개월 그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식으로 최소한 앞으로 12개월 동안 경제가 지금같이 완전 마비는 아니라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면 그것은 V자라는 것은 말도 안 되고요. U자는 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것도 지금 어떤 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 예를 들어 지금 한국도 그렇지만 유럽 나라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고용을 유지하려고 기업들한테 정부 공적 자금으로 보조금 줘가면서 고용을 유지하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그런 걸 안 하기 때문에 지금 실업자가 순식간에 2천만 명이 넘는 실업자가 생긴 것이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설사 상황이 몇 달 안에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그 사이에 실업자가 예를 들어 3~4천만 명이 생겨버리면 그 사람들이 다 새로 구직하고 또 필요하면 이사도 가고 재교육받고 새 직장에 익숙해지고 하면 거기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얼마겠어요? 그러면 그런 재적응 기간이 또 최소한 몇 달은 필요할 거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V자라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고요. U자도 사실 지금 그 U도 바닥이 얼마나 긴 U자냐, 그건 알기 힘들죠.

▷ 김경래 : 올라가는 데가 보이지가 않는다는 말씀이시네요, U자라고 하더라도. 그렇죠?

▶ 장하준 : 그렇죠. 그게 지금 다른 개혁, 재조직 이런 것은 둘째 치고라도 일단 병을 잡아야 뭐가 재가동이 되는 것인데, 그 점이 불확실하다는 것이죠.

▷ 김경래 : 아까 IMF 말씀하셨는데 세계경제 일단 지금은 –3.0% 잡았는데 한국은 –1.2%로 잡았어요. 그래서 경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한국은 그래도 좀 낫구나, 안심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세요?

▶ 장하준 : 글쎄요, 안심까지는 아니지만 아니, 다른 나라보다는 훨씬 낫죠. 그러니까 뭐 다른 나라하고 비교할 때 일찌감치부터 검사, 추적 열심히 해서 상황을 잘 통제했기 때문에 지금 가장 사정이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한국이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만 잘 돌아간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뭐 미국이나 유럽이 생각보다 더 떨어져버리면 지금 뭐 –1.2%라는 것도 더 하향조정해야겠죠. 왜냐하면 수출이 안 되면 경제가 돌아가지 않으니까.

▷ 김경래 : 지금 전 세계 대응을 잠깐 말씀하셨는데 지금까지 나온 대응들을 합하면 한 5조 달러 정도 된다고 합니다. 사실 이게 감이 안 잡히는 숫자예요, 저희들한테는 5조 달러가 어느 정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의미 있는 숫자이고 의미 있는 대응입니까?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장하준 : 아니, 뭐 지금 액수를 가릴 때가 아니죠. 필요한 것을 투입해서 해결을 해야 되는 상황인데 그래서 준전시 그런 표현을 제가 자꾸 쓰는 건데, 예를 들어 2차 대전 때 재정 적자 걱정되니까 돈 적당히 풀어서 적당히 싸우자, 이런 게 안 되잖아요. 꼭 이겨야 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나라에서 옛날에 상상할 수 없는 방법까지 동원해서 사실 예를 들어 6개월 전만 해도 누가 실업자 많이 나오면 안 좋으니까 정부에서 보조금 줘서 기업들이 고용 유지하게 하자 했으면 공산당이라고 했을 거라고요. 그런데 지금 다들 하고 있거든요. 시장경제 원조라는 영국 같은 나라에서도 다 하고 있는데 그래서 굉장히 뭐 말하자면 극한 상황이기 때문에 극한 처방이 나오는 것인데, 그런데 중요한 것은 돈을 푸는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돈을 어떻게 푸느냐가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돈을 풀었는데 그 돈을 말하자면 금융기관에만 자꾸 줘서 실물경제에 돈이 안 흘러들어가니까 푼 양은 많은데 사실 그것에 비해서 효과가 별로 없었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짓을 하지 말고 진짜 돈이 필요한 데에 돈을 줘야 된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있고 하는데 아직도 주로 정책가들은 주로 생각하는 게 중앙은행에서 돈 풀고 이자율 깎고 자꾸 이런 것만 생각하니까 그래서 자꾸 재난소득을 줘야 된다, 고용을 유지해야 된다, 이런 방법들이 나오는 거죠. 그리고 지금 특히 어려운 것은 우리나라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 유럽이나 미국은 돈을 줘도 사실 소비를 하기 힘든 상황 아닙니까? 술집도 닫았지, 미장원도 닫았지, 식당도 닫았지, 가서 돈 쓸 데도 없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지금 기존에 경제 정책이 통하지 않는 그런 상황이 많아요.

▷ 김경래 : 2008년도 금융위기 때 돈을 풀었는데 그게 금융기관에만 쌓여서 결국 그 모순이 지금까지 누적이 됐다, 이런 말씀은 여러 차례 지적을 해주셨잖아요.

▶ 장하준 : 그렇죠.

▷ 김경래 : 그런데 지금은 그러면 지금 말씀하신 대로 돈을 어떻게 푸느냐가 중요한데 풀어봤자 쓸 수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방법이 없는 것 아니에요?

▶ 장하준 : 그래도 기본적인 사람들이 생활을 해야 되잖아요. 나가지는 못하더라도 일단 음식이라도 사서 먹어야 하고 전기세 내야 되고 수도세 내야 되고 인터넷 해서 밖 세상이랑 소통이라도 조금 해야 되고 그러니까 그런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돈이 일단 지원이 되어야 되는데 지금 영국이나 유럽 나라들, 그러니까 한국보다 경제 상황도 훨씬 안 좋고 다 닫아놓고 그다음에 한국만큼 배달 같은 것도 잘 안 되어 있고 그래서 노인들은 병에 위험하니까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그러는데 하다 못해 음식 배달시켜 먹기도 힘들어요. 슈퍼에서 배달 같은 거 받으려고 해도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2주 후에 온다, 이래서 그래서 굶는 분들도 생기고 그래서 지금 뭐 하여튼 상황이 굉장히 그렇기 때문에 그런 기본소득이라도 줘야 뭐 생계라도 유지할 수 있는 분들이 많이 생겨서 옛날처럼 돈을 쓰지는 못할지라도 그런 분들한테 생계를 보장은 해줘야죠.

▷ 김경래 : 지금 우리나라도 말씀하신 기본소득 개념들이 일정 정도 도입이 되고 있어요. 정부에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하자, 한 소득수준 70%에게 지급을 하자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고 여전히 논란 중입니다, 전체를 다줘야 되느냐, 이러고 있는데 이 뉴스들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방향을 잘 잡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 장하준 : 글쎄요, 저는 당장 급하니까 재난소득 분배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저는 그냥 지금은 100% 국민 다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지금 뭐 그거 추리고 있자면 시간 들고 지금 하루가 급한 분들이 많은데 일단 줘놓고 나중에 모든 국민 다주는 건 그렇지 않았느냐, 생각하면 고소득자들한테는 세금으로 다시 거둬가면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그거 뭐 선별한다고 서류 제출해라, 뭐 해라 그런 시간이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일단 다 주고 나중에 그게 뭐 70%선이 됐든 80%선이 됐든 어느 선까지만 끊어야 된다고 생각하면 나머지 분들은 나중에 세금으로 거둬가면 되는 거죠.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것은 그런 재난소득도 재난소득이지만 우리나라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복지제도를 재정비를 해야 돼요. 제가 맨날 하고 다니는 이야기지만 OECD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작은 복지국가를 가지고 있는 나라 아닙니까? 복지 안 한다고 하는 미국하고 비교해도 반밖에 안 되는데 지금 이제 그나마 그래도 이렇게 대부분의 가게들이 영업도 하고 이러니까 겨우겨우 생계들을 유지하는 건데 정말 병이 더 심해진다든가 나중에 더 심한 병이 나온다든가 이래서 진짜 이렇게 다 문 닫고 있어야 되는 상황이 되면 예를 들어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할 것입니까? 그래서 하여튼 이 기회를 통해서 우리의 취약적인 복지를 확대하는 그런 일들을 하면 이런 전염병에 희생된 분들한테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것 아니겠어요?

▷ 김경래 : 그런데 복지제도를 재정비한다는 이야기가 너무 커서요. 구체적으로는 어떤 부분이 지금 시급하다고 보십니까?

▶ 장하준 : 아니, 그러니까 지금 뭐 우리나라 예를 들어 실업보험 같은 것도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굉장히 약하고요. 예를 들어 스웨덴, 덴마크 이런 나라는 보통 때도 실업자 되면 월급의 60~70%가 나오거든요. 그리고 노동자 재교육시켜서 재취업하는 것 도와주고 그다음에 연금 같은 것도 풍족하지는 않아도 그래도 다 먹고살 만큼 나와서 어르신들이 사실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연금이 너무 형편 없기 때문에 지금 노인 자살율도 엄청 높고 굉장히 어르신들이 고생하시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약한 부분들이 엄청 많습니다. 그래서 그 복지에 보완할 점이 아주 많죠.

▷ 김경래 : 그런 복지를 보완할 기회로 지금의 위기를 전환해달라, 이런 말씀으로 받아들이면 되겠네요.

▶ 장하준 : 네, 그러니까 단발성 재난소득 이런 것보다는 장기적인 복지국가 확대 기회를 삼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김경래 : 시간이 많지는 않은데, 마지막으로 글로벌연대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우리 대통령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고요. 그리고 유발하라리 교수도 보니까 민족주의 고립보다는 글로벌연대를 선택하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라는 이야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런데 현실은 다 문을 닫는 나라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이게 어떻게 바라봐야 되는지 이 상황을.

▶ 장하준 : 글쎄요, 그런데 단기적으로는 그런 반응들이 더 많고 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건데 이번 일을 거치면서 저는 많은 사람들이 뉴욕타임즈에서 미국 여론조사 같은 것들로 나는 그런 징후들이 있던데 많은 사람들이 이게 우리가 그냥 섬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같이 얽혀 있구나. 예를 들어 이 병 같은 경우는 지금 말하자면 아무리 부자라도 피할 수 없잖아요. 이것이 완전히 안전해지려면 최소한 전 세계 인구의 90%가 맞을 수 있는 싼 백신이 나오지 않으면 이 병이 계속 돌아다닐 텐데 그런 상황에서 나는 돈이 있으니까 어디 태평양 섬 사서 거기서 피해서 살란다, 이렇게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것을 계기로 해서 사람들이 얼마나 서로 얽혀있다는 것을 많이 깨달은 것 같고 그리고 그다음에 지금 말하자면 돌봄 경제, 영어로는 Care Economy라고 하는데 집에서 여성들이 하는 가사노동부터 시작해서 무슨 의료라든가 기본 서비스라든가 이런 데서 일하는 분들이 없으면 그런 도우미 경제가 없으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경제라는 것은 존재할 수도 없다는 것들을 또 많이 느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우리가 다 서로 얽혀 살고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그런 서로 돕고 안전을 지켜주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들이 점점 퍼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정치 지도자들이 잘 유도를 하시면 연대가 강화되는 쪽으로 사회가 재구성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김경래 : 코로나19 이후에 뉴노멀을 이야기를 많이들 하는데 그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겠네요, 지금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이.

▶ 장하준 : 그렇죠. 저는 그 전제에서 이 사회와 경제 재구조화를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단순히 그냥 뭐 경제가 어려우니까 돈 좀 풀어서 돌리자, 이런 차원보다도 과연 인간 삶에서 중요한 게 뭔가. 어떤 식으로 사회를 조직해야 다같이 안전하고 건강하고 다같이 잘살 수 있는가, 이런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영국에서 지금 좀 뭐라고 할까요. 힘들게 계신 것 같은데 몸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장하준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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