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회식·화상 면접…코로나19에 바뀐 직장 풍경

입력 2020.04.17 (12:41) 수정 2020.04.1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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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직장 동료들과의 교류가 아쉬운 요즘인데요.

그래서일까요? 만나지 않고도 회식을 하는가 하면 신입사원 채용 면접도 온라인으로 하는 등 다양한 비대면 시도들이 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바꾼 '슬기로운 직장 생활' 박은주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노트북 앞에서 피자를 먹기 시작하는 한 남성.

얼핏 보기에 ‘먹방' 같지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광호/회사원 : "오늘 제 메뉴는 피자입니다. (오늘 제 메뉴는 치킨입니다.)"]

[이광호/회사원 :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저마다 원하는 메뉴를 앞에 두고 안부를 묻는 사람들, 모두 직장동료들입니다.

온라인으로 회식을 하고 있는 건데요.

[이광호/회사원 : "재택 하면서 좋은 건 집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건데, 안 좋은 것은 내가 일하는데 팀장님이 내가 논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하는 은연 중의 불안함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하게 되는…. (맞아요.)"]

한 달 이상 이어진 재택근무 속에 자취를 감춘 회식.

아쉬움을 이렇게나마 달래고 있는 건데요.

[이광호/회사원 : "재택근무를 하게 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살짝 좀 아쉬운 그런 건 있어요. 집에만 있으니까 재미도 없고 하니까 화상으로 회식 한번 해보자."]

팀별로 진행된 첫 재택 회식, 직원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이광호/회사원 : "집에 늦게 들어가는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되고 집에서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나 외부 질병 감염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장점이 있었고…."]

[정호진/회사원 : "기존 회식에서는 모두가 다 같은 메뉴에 같은 술을 먹어야 하는데 화상 회식을 할 때는 내가 가장 편한 장소에서 내가 먹고 싶은 음식, 내가 먹고 싶은 음료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은 점인 것 같아요."]

1차로 끝낼 수 있고 원하면 언제든 퇴장도 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일상을 되찾고 싶은 직장인들의 색다른 경험이겠죠.

그런가하면,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두 사람.

[이양우/면접관 : "인사 지원실의 이양우 실장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김민진/지원자 : "안녕하세요. 저는 준법지원팀에 지원한 김민진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영상 통화가 아닌, 한 IT 기업이 개발한 비대면 면접 프로그램을 이용한 '모바일 면접' 시연 현장입니다.

[이양우/면접관 : "김민진 님 소개도 좀 듣고 싶거든요. 소개 간단히 좀 해주시겠어요?"]

[김민진/지원자 : "제가 가지고 있는 역량과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더 크게 펼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면접관의 질문에 이어지는 지원자의 진지한 답변.

비대면으로 이뤄진다는 점 외에 일반 채용 면접과 똑같이 진행됩니다.

최근 이 화상 면접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는데요.

[박혁재/화상 면접 프로그램 개발 업체 대표 : "올해 들어선 매달 35%씩 기업들이 추가로 문의를 하고 있고요. 4월까지 한 50개 업체가 지금 추가가 됐습니다."]

지난해 12월, 공채를 진행했던 이 회사는 코로나19 사태로 면접을 치를 엄두도 못 냈었는데요.

[이양우/면접관 : "시간이 흐르면 지원자들이 다 지원을 포기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채용을 멈추고 있을 때 우리가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와 보자 이런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영상 면접을 통해서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고민 끝에 지난달 말 비대면 화상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이양우/면접관 : "영상 면접을 하면 상당히 단편적인 부분들만 보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실제로 영상 면접을 진행해보면 요즘 멀티미디어 기술이 워낙 발전했기 때문에 그 사람의 세세한 표정과 목소리, 여러 심경의 변화도 다 체크할 수 있어서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기업들이 오랜 기간 고수해왔던 면대면 채용 시스템에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시도는 사내 교육 현장에서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민수/사내 교육 강사 : "수업을 진행할 김민수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서희정/회사원 :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냥 미룰 수만은 없어 시도했던 화상 사내교육, 생각보다 반응은 좋은데요.

[서희정/회사원 : "처음에는 굉장히 우려가 컸었는데요. 오히려 개개인마다 더 편안한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수업에 임할 수 있었고 선생님이 직접 컴퓨터로 원격으로 수업을 진행해 주셨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풍경이 바뀐 지는 이미 오랩니다.

구내식당엔 침방울 튀는 걸 막아줄 가림막이 설치됐고요.

[심규성/안양시 만안구청 직원 : "TV를 보면 교도소에서 면회하는 장면 있잖아요. 투명 가림막을 보면서 거기서 면회하면서 식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은 어색했었는데 침이 튀지 않고요. 여러 가지로 방어할 수 있으니까 조금 더 안전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옆으로 한 자리씩 비워둘 수 있도록 식당 운영 시간도 변경했습니다.

[김광택/안양시 만안구청장 : "식당이 작다 보니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서 11시 반, 12시 반, 1시 반 이렇게 분산해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외부 식당이 부담스러울 땐 도시락족을 자처하는데요.

[민보경/회사원 : "저는 아이가 집에 있어서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도시락을 자주 싸서 다니는 편입니다."]

같은 곳에 앉아있어도 혼밥하기, 도시락족의 원칙입니다.

[김기명/회사원 : "요즘에는 식당을 가는 게 약간 꺼려지다 보니까 저는 주로 혼자 먹는 편이고요. 이렇게 도시락을 주문해서 먹을 때도 있고…."]

갑자기 닥쳐와 우리의 일상을 뒤흔든 코로나 19 사태.

생활 방역으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는 요즘.

창의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보다 안전한 직장 내 일상을 되찾게 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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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17 12:47:05
    • 수정2020-04-17 13: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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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직장 동료들과의 교류가 아쉬운 요즘인데요.

그래서일까요? 만나지 않고도 회식을 하는가 하면 신입사원 채용 면접도 온라인으로 하는 등 다양한 비대면 시도들이 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바꾼 '슬기로운 직장 생활' 박은주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노트북 앞에서 피자를 먹기 시작하는 한 남성.

얼핏 보기에 ‘먹방' 같지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광호/회사원 : "오늘 제 메뉴는 피자입니다. (오늘 제 메뉴는 치킨입니다.)"]

[이광호/회사원 :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저마다 원하는 메뉴를 앞에 두고 안부를 묻는 사람들, 모두 직장동료들입니다.

온라인으로 회식을 하고 있는 건데요.

[이광호/회사원 : "재택 하면서 좋은 건 집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건데, 안 좋은 것은 내가 일하는데 팀장님이 내가 논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하는 은연 중의 불안함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하게 되는…. (맞아요.)"]

한 달 이상 이어진 재택근무 속에 자취를 감춘 회식.

아쉬움을 이렇게나마 달래고 있는 건데요.

[이광호/회사원 : "재택근무를 하게 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살짝 좀 아쉬운 그런 건 있어요. 집에만 있으니까 재미도 없고 하니까 화상으로 회식 한번 해보자."]

팀별로 진행된 첫 재택 회식, 직원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이광호/회사원 : "집에 늦게 들어가는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되고 집에서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나 외부 질병 감염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장점이 있었고…."]

[정호진/회사원 : "기존 회식에서는 모두가 다 같은 메뉴에 같은 술을 먹어야 하는데 화상 회식을 할 때는 내가 가장 편한 장소에서 내가 먹고 싶은 음식, 내가 먹고 싶은 음료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은 점인 것 같아요."]

1차로 끝낼 수 있고 원하면 언제든 퇴장도 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일상을 되찾고 싶은 직장인들의 색다른 경험이겠죠.

그런가하면,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두 사람.

[이양우/면접관 : "인사 지원실의 이양우 실장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김민진/지원자 : "안녕하세요. 저는 준법지원팀에 지원한 김민진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영상 통화가 아닌, 한 IT 기업이 개발한 비대면 면접 프로그램을 이용한 '모바일 면접' 시연 현장입니다.

[이양우/면접관 : "김민진 님 소개도 좀 듣고 싶거든요. 소개 간단히 좀 해주시겠어요?"]

[김민진/지원자 : "제가 가지고 있는 역량과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더 크게 펼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면접관의 질문에 이어지는 지원자의 진지한 답변.

비대면으로 이뤄진다는 점 외에 일반 채용 면접과 똑같이 진행됩니다.

최근 이 화상 면접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는데요.

[박혁재/화상 면접 프로그램 개발 업체 대표 : "올해 들어선 매달 35%씩 기업들이 추가로 문의를 하고 있고요. 4월까지 한 50개 업체가 지금 추가가 됐습니다."]

지난해 12월, 공채를 진행했던 이 회사는 코로나19 사태로 면접을 치를 엄두도 못 냈었는데요.

[이양우/면접관 : "시간이 흐르면 지원자들이 다 지원을 포기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채용을 멈추고 있을 때 우리가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와 보자 이런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영상 면접을 통해서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고민 끝에 지난달 말 비대면 화상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이양우/면접관 : "영상 면접을 하면 상당히 단편적인 부분들만 보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실제로 영상 면접을 진행해보면 요즘 멀티미디어 기술이 워낙 발전했기 때문에 그 사람의 세세한 표정과 목소리, 여러 심경의 변화도 다 체크할 수 있어서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기업들이 오랜 기간 고수해왔던 면대면 채용 시스템에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시도는 사내 교육 현장에서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민수/사내 교육 강사 : "수업을 진행할 김민수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서희정/회사원 :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냥 미룰 수만은 없어 시도했던 화상 사내교육, 생각보다 반응은 좋은데요.

[서희정/회사원 : "처음에는 굉장히 우려가 컸었는데요. 오히려 개개인마다 더 편안한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수업에 임할 수 있었고 선생님이 직접 컴퓨터로 원격으로 수업을 진행해 주셨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풍경이 바뀐 지는 이미 오랩니다.

구내식당엔 침방울 튀는 걸 막아줄 가림막이 설치됐고요.

[심규성/안양시 만안구청 직원 : "TV를 보면 교도소에서 면회하는 장면 있잖아요. 투명 가림막을 보면서 거기서 면회하면서 식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은 어색했었는데 침이 튀지 않고요. 여러 가지로 방어할 수 있으니까 조금 더 안전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옆으로 한 자리씩 비워둘 수 있도록 식당 운영 시간도 변경했습니다.

[김광택/안양시 만안구청장 : "식당이 작다 보니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서 11시 반, 12시 반, 1시 반 이렇게 분산해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외부 식당이 부담스러울 땐 도시락족을 자처하는데요.

[민보경/회사원 : "저는 아이가 집에 있어서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도시락을 자주 싸서 다니는 편입니다."]

같은 곳에 앉아있어도 혼밥하기, 도시락족의 원칙입니다.

[김기명/회사원 : "요즘에는 식당을 가는 게 약간 꺼려지다 보니까 저는 주로 혼자 먹는 편이고요. 이렇게 도시락을 주문해서 먹을 때도 있고…."]

갑자기 닥쳐와 우리의 일상을 뒤흔든 코로나 19 사태.

생활 방역으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는 요즘.

창의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보다 안전한 직장 내 일상을 되찾게 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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