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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잇단 경계실패에…“해병대 투입해 해군기지 경계할 것”
입력 2020.04.17 (17:37) 취재K
지난달 7일, 제주 해군기지에 민간인들이 무단 침입했다. 해군기지의 철조망을 절단하고 부대 안에 들어와 1시간 반 넘게 활보했지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충격이 가시기 전에 지난달 16일에는 경기도 시흥에 있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진지 내부에 민간인이 침입했다. 울타리 아래 땅을 파고들어 왔는데, 1시간 동안 아무도 몰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1월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도 민간인 무단 침입 사건이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위병소가 있는 기지 정문으로 민간인이 들어왔지만 1시간 반이 지날 때까지 누구 하나 발견하지 못했다. 해당 사건은 이후 해군본부로는 보고됐지만, 합참이나 국방부에는 신속히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이은 경계실패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등 군 최고 지휘부는 '책임을 통감한다', '뼈아픈 성찰이 필요하다'며 거듭 반성의 메시지를 냈다. 군 기지 경계작전 강화를 위한 대책도 쏟아졌다.

■ 해군기지 경계작전 위해 해병대 투입

가장 눈에 띄는 건 주요 해군기지에 해병대를 투입해 경계작전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결정이다. 국방부는 오늘(17일), 정경두 장관 주관으로 최근 발생한 군 기지 민간인 무단 침입 관련 경계작전태세 확립을 위한 추진평가회의를 화상회의로 개최하고 이같은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제주 해군기지 제주 해군기지

국방부는 "해병대 일부 부대의 임무를 조정해 해군 주요기지의 경계력 강화를 지원한다"며 "해군기지 경계작전을 위해 투입되는 해병대는 임무·특성에 맞게 초동조치와 기동타격대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실시해온 해병대의 해군 지원 임무를 확대하는 개념이며, 경계를 위해 초소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5분대기 기동타격대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해군기지가 잇따라 민간인에 뚫린 데 따른 일종의 '강력 처방'인 셈인데, 국방부 관계자는 "해병대가 추가 지원됨으로써 해군은 CCTV 감시나 초소에 인력을 추가로 배치해 (경계의) 밀도를 보강할 수 있다는 효과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다만 해병대 일각에서는 해군기지에 배치된 해병대 신속대응부대가 새로 부여된 '해군 지원 임무'가 아닌 신속대응부대로서의 '고유 임무'를 수행해야 할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하느냐는 불만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 병력은 한정돼 있는데 해군 경계지원 임무 확대를 할 경우, 해병대 고유의 임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뜻이다.

■ 육군 연락장교가 경계작전 특별참모시설물도 보강

국방부는 또 해군 주요기지에 파견하던 육군 연락장교를 해군 경계작전체계 전반에 대한 특별참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해군기지에 파견된 위관급(주로 대위) 육군 연락장교를 영관급(주로 소령)으로 격상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육군이 주둔지 경계 등에 '노하우'가 있고, 합동성 강화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해군기지에 파견된 육군 장교가 기지 경계의 취약점을 점검하고 해군 지휘관에게 조언하는 참모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관급으로 격상한다고 하더라도, 해군기지에 파견된 육군 연락장교가 해군기지 경계작전을 위해 얼마나 실효성 있는 조언을 할 수 있을지는 다소 물음표다. 군 내부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국방부는 이밖에 경계작전 시스템 운영의 최적화와 효율화를 위해 경계시설물을 전반적으로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초소 위치 조정, 윤형 철조망·침투 저지봉 추가 설치, 순찰로 정비 등이 포함됐다. 경계용 CCTV 운용을 최적화하기 위해 CCTV 위치와 방향을 조정하는 등의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경계작전 시설, 장비, 물자 보강을 위해 조기에 조치해야 하는 노후 CCTV·울타리 교체, 경계등 보강 등은 올해 안까지 추진하고, 과학화 경계 시스템 구축 등 추가 예산이 필요한 과제는 앞으로 국방예산 편성과 연계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해병대의 해군기지 경계작전 투입과 육군 연락장교의 특별참모 역할 수행 등에 대한 조치는 해군 기지 방호에 대한 근원적인 대책을 세울 때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인 침입자 형사·민사 징벌 강화

국방부는 군사기지 경계작전 강화를 위한 대책과 함께 기지에 무단 침입한 민간인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무단 침입 사건이 발생할 경우 경찰 등 유관 사법기관 간 공조를 통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민간인 침입자에 대해) 대공 혐의점이 없는 경우, 관대하게 처벌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 해당 지역의 수사기관이나 사법기관에서 (침입자에 대해) 엄중한 사후 조치가 있을 수 있도록 부대 지휘관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민간인이 고의성을 가지고 군 기지에 무단 침입할 경우, 사건을 민간 경찰에 이관하기 전까지 군 차원에서 기초조사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군사시설 손괴 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민사적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도 과거와는 달라진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민간인이 철책이나 울타리를 훼손하고 군 기지에 침입하더라도 민사적 책임을 묻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앞으로는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훼손한 군사시설에 대한 금전적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軍, 잇단 경계실패에…“해병대 투입해 해군기지 경계할 것”
    • 입력 2020-04-17 17:37:37
    취재K
지난달 7일, 제주 해군기지에 민간인들이 무단 침입했다. 해군기지의 철조망을 절단하고 부대 안에 들어와 1시간 반 넘게 활보했지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충격이 가시기 전에 지난달 16일에는 경기도 시흥에 있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진지 내부에 민간인이 침입했다. 울타리 아래 땅을 파고들어 왔는데, 1시간 동안 아무도 몰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1월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도 민간인 무단 침입 사건이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위병소가 있는 기지 정문으로 민간인이 들어왔지만 1시간 반이 지날 때까지 누구 하나 발견하지 못했다. 해당 사건은 이후 해군본부로는 보고됐지만, 합참이나 국방부에는 신속히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이은 경계실패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등 군 최고 지휘부는 '책임을 통감한다', '뼈아픈 성찰이 필요하다'며 거듭 반성의 메시지를 냈다. 군 기지 경계작전 강화를 위한 대책도 쏟아졌다.

■ 해군기지 경계작전 위해 해병대 투입

가장 눈에 띄는 건 주요 해군기지에 해병대를 투입해 경계작전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결정이다. 국방부는 오늘(17일), 정경두 장관 주관으로 최근 발생한 군 기지 민간인 무단 침입 관련 경계작전태세 확립을 위한 추진평가회의를 화상회의로 개최하고 이같은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제주 해군기지 제주 해군기지

국방부는 "해병대 일부 부대의 임무를 조정해 해군 주요기지의 경계력 강화를 지원한다"며 "해군기지 경계작전을 위해 투입되는 해병대는 임무·특성에 맞게 초동조치와 기동타격대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실시해온 해병대의 해군 지원 임무를 확대하는 개념이며, 경계를 위해 초소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5분대기 기동타격대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해군기지가 잇따라 민간인에 뚫린 데 따른 일종의 '강력 처방'인 셈인데, 국방부 관계자는 "해병대가 추가 지원됨으로써 해군은 CCTV 감시나 초소에 인력을 추가로 배치해 (경계의) 밀도를 보강할 수 있다는 효과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다만 해병대 일각에서는 해군기지에 배치된 해병대 신속대응부대가 새로 부여된 '해군 지원 임무'가 아닌 신속대응부대로서의 '고유 임무'를 수행해야 할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하느냐는 불만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 병력은 한정돼 있는데 해군 경계지원 임무 확대를 할 경우, 해병대 고유의 임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뜻이다.

■ 육군 연락장교가 경계작전 특별참모시설물도 보강

국방부는 또 해군 주요기지에 파견하던 육군 연락장교를 해군 경계작전체계 전반에 대한 특별참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해군기지에 파견된 위관급(주로 대위) 육군 연락장교를 영관급(주로 소령)으로 격상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육군이 주둔지 경계 등에 '노하우'가 있고, 합동성 강화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해군기지에 파견된 육군 장교가 기지 경계의 취약점을 점검하고 해군 지휘관에게 조언하는 참모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관급으로 격상한다고 하더라도, 해군기지에 파견된 육군 연락장교가 해군기지 경계작전을 위해 얼마나 실효성 있는 조언을 할 수 있을지는 다소 물음표다. 군 내부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국방부는 이밖에 경계작전 시스템 운영의 최적화와 효율화를 위해 경계시설물을 전반적으로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초소 위치 조정, 윤형 철조망·침투 저지봉 추가 설치, 순찰로 정비 등이 포함됐다. 경계용 CCTV 운용을 최적화하기 위해 CCTV 위치와 방향을 조정하는 등의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경계작전 시설, 장비, 물자 보강을 위해 조기에 조치해야 하는 노후 CCTV·울타리 교체, 경계등 보강 등은 올해 안까지 추진하고, 과학화 경계 시스템 구축 등 추가 예산이 필요한 과제는 앞으로 국방예산 편성과 연계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해병대의 해군기지 경계작전 투입과 육군 연락장교의 특별참모 역할 수행 등에 대한 조치는 해군 기지 방호에 대한 근원적인 대책을 세울 때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인 침입자 형사·민사 징벌 강화

국방부는 군사기지 경계작전 강화를 위한 대책과 함께 기지에 무단 침입한 민간인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무단 침입 사건이 발생할 경우 경찰 등 유관 사법기관 간 공조를 통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민간인 침입자에 대해) 대공 혐의점이 없는 경우, 관대하게 처벌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 해당 지역의 수사기관이나 사법기관에서 (침입자에 대해) 엄중한 사후 조치가 있을 수 있도록 부대 지휘관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민간인이 고의성을 가지고 군 기지에 무단 침입할 경우, 사건을 민간 경찰에 이관하기 전까지 군 차원에서 기초조사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군사시설 손괴 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민사적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도 과거와는 달라진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민간인이 철책이나 울타리를 훼손하고 군 기지에 침입하더라도 민사적 책임을 묻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앞으로는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훼손한 군사시설에 대한 금전적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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