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득 1년…조현병 치료 무엇이 달라졌나

입력 2020.04.17 (22:19) 수정 2020.04.1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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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년 전 오늘 진주에서 치료를 중단한 중증 조현병 환자가 이웃 20여 명을 해친 참혹한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그 조현병 환자, 안인득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동안 쉬쉬했던 조현병 환자 치료와 관리도 우리 사회의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요.

1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얼마나 달라지고 있을까요.

차주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17일 새벽, 진주의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러 22명의 사상자를 낸 안인득.

치료를 중단한 중증 조현병 환자의 범행으로 확인되면서 정신질환 관리의 문제점도 대두됐습니다.

지난 1년 우리의 정신질환 치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조현병 환자들이 자유롭게 서로 고민과 조언을 나누고 의료진과 대화합니다.

낮에는 치료를 받고 저녁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정신질환자들을 위한 '낮 병동'입니다.

입원하지 않고도 맞춤형 재활과 약물치료를 통해 조현병 환자의 자립까지 이끄는 겁니다.

[최현우/낮병동 환자 : "많이 좋아졌습니다. 입원할 때보다 지금 퇴원하고 나서. 낮병원을 다닌 동안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친밀감 들고, 우울증도 치료되고 하니까…."]

보건복지부는 안인득 사건 뒤 전국 병원 50곳에 낮 병동을 시범 도입했습니다.

[서영수/낮병동 운영 의사 : "급성기 치료 이후에 가능한 짧은 입원, 그리고 낮 병원에서의 주간 재활, 취업에까지 직업 재활까지 연결하는 일련의 시스템을 통해서 일을 가지고 살아가는 분들도 아주 많고요."]

정신건강복지센터 전문 요원이 정신병원을 찾아다니며 조현병 환자의 퇴원 뒤 자립을 상담하고 설계하기도 합니다.

퇴원한 조현병 환자들은 자립 체험홈에서 6개월 동안 머물며 일상을 회복해갑니다.

[권순원/자립체험홈 거주 환자 : "가정집 같다, 따뜻하니까 마음 편안히 먹고. 열심히 하다 보면 쥐구멍에도 해 뜰 날 있으니까 열심히 돈 벌 수 있다고…."]

지역 시민단체 봉사자와 환자 가정을 연결해 교류를 늘리면서 조현병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개선합니다.

[한상영/자원봉사자 : "(조현병 환자들과) 대화하고 같이 공감하고 이런 거 치우고 정리하고 하면서 뭔지 모르게 친근감이 일어나는. 처음에 접근하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궁금하고 가봐야겠다."]

조현병 환자들의 노력도 잇따릅니다.

조현병을 극복한 뒤 또 다른 환자들을 상담해 주는 '동료 지원가'로 활동하기도 하고, 환자 가정의 자조 모임을 열어 치료 정보와 극복 사례를 나누며 서로를 북돋아 줍니다.

[강돈수/동료지원가 : "더 긍정적인 생각 하고 내가 앞장서서 정신장애에 대한 올바른 모습을 보이면 비장애인도 정신장애를 그렇게 안 바라볼 거라는 생각 하면서 ‘동료지원가’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어요."]

국내에 추정되는 조현병 환자는 50만여 명.

더이상 사회적 고립이 아닌, 지역 사회 속에서 치료와 재활을 받으며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첫걸음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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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인득 1년…조현병 치료 무엇이 달라졌나
    • 입력 2020-04-17 22:19:27
    • 수정2020-04-17 22:19:29
    뉴스9(창원)
[앵커] 1년 전 오늘 진주에서 치료를 중단한 중증 조현병 환자가 이웃 20여 명을 해친 참혹한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그 조현병 환자, 안인득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동안 쉬쉬했던 조현병 환자 치료와 관리도 우리 사회의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요. 1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얼마나 달라지고 있을까요. 차주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17일 새벽, 진주의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러 22명의 사상자를 낸 안인득. 치료를 중단한 중증 조현병 환자의 범행으로 확인되면서 정신질환 관리의 문제점도 대두됐습니다. 지난 1년 우리의 정신질환 치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조현병 환자들이 자유롭게 서로 고민과 조언을 나누고 의료진과 대화합니다. 낮에는 치료를 받고 저녁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정신질환자들을 위한 '낮 병동'입니다. 입원하지 않고도 맞춤형 재활과 약물치료를 통해 조현병 환자의 자립까지 이끄는 겁니다. [최현우/낮병동 환자 : "많이 좋아졌습니다. 입원할 때보다 지금 퇴원하고 나서. 낮병원을 다닌 동안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친밀감 들고, 우울증도 치료되고 하니까…."] 보건복지부는 안인득 사건 뒤 전국 병원 50곳에 낮 병동을 시범 도입했습니다. [서영수/낮병동 운영 의사 : "급성기 치료 이후에 가능한 짧은 입원, 그리고 낮 병원에서의 주간 재활, 취업에까지 직업 재활까지 연결하는 일련의 시스템을 통해서 일을 가지고 살아가는 분들도 아주 많고요."] 정신건강복지센터 전문 요원이 정신병원을 찾아다니며 조현병 환자의 퇴원 뒤 자립을 상담하고 설계하기도 합니다. 퇴원한 조현병 환자들은 자립 체험홈에서 6개월 동안 머물며 일상을 회복해갑니다. [권순원/자립체험홈 거주 환자 : "가정집 같다, 따뜻하니까 마음 편안히 먹고. 열심히 하다 보면 쥐구멍에도 해 뜰 날 있으니까 열심히 돈 벌 수 있다고…."] 지역 시민단체 봉사자와 환자 가정을 연결해 교류를 늘리면서 조현병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개선합니다. [한상영/자원봉사자 : "(조현병 환자들과) 대화하고 같이 공감하고 이런 거 치우고 정리하고 하면서 뭔지 모르게 친근감이 일어나는. 처음에 접근하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궁금하고 가봐야겠다."] 조현병 환자들의 노력도 잇따릅니다. 조현병을 극복한 뒤 또 다른 환자들을 상담해 주는 '동료 지원가'로 활동하기도 하고, 환자 가정의 자조 모임을 열어 치료 정보와 극복 사례를 나누며 서로를 북돋아 줍니다. [강돈수/동료지원가 : "더 긍정적인 생각 하고 내가 앞장서서 정신장애에 대한 올바른 모습을 보이면 비장애인도 정신장애를 그렇게 안 바라볼 거라는 생각 하면서 ‘동료지원가’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어요."] 국내에 추정되는 조현병 환자는 50만여 명. 더이상 사회적 고립이 아닌, 지역 사회 속에서 치료와 재활을 받으며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첫걸음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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