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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만 남은 ‘이주노동자의 코리안드림’
입력 2020.04.17 (16:20) 수정 2020.04.18 (01:45) 뉴스9(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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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중순쯤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양양의 한 다가구주택 화재 현장에서 불법체류하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이웃을 구하려다 다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든 이주노동자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창문 밖으로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소방대원이 연신 물을 뿌리며 진화작업을 벌입니다.

지난달 23일 밤, 양양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불이나 5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이웃 주민 2명이 다쳤습니다.

자칫 더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이곳에 살고 있던 주민 4명이 긴급히 대피하면서 더 이상의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불길이 3층으로 번질 무렵, 누군가 일일이 문을 두드리며 불이 났다고 알린 덕분입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2층 불난 집 문을 두드리셨고 문이 열리지 않으니깐 2층에 계시는 (다른)분들 문 두드려서 대피시키고..."]

문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자 이 남성은 이웃을 구하려고 건물 밖 가스 배관을 타고 불이 난 원룸으로 진입을 시도하다 팔과 등에 2도 화상까지 입었습니다.

거센 불길 속으로 뛰어든 남성은 카자흐스탄 출신의 노동자, 28살 알리 씨였습니다.

[알리/카자흐스탄 이주노동자 : "사람들을 살리고 싶었어요. 그냥 아무것도 안 하면 거기서 연기 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 같아서..."]

지금까지 나온 치료비만 7백만 원, 사고 이후 일을 못 해 생활비도 없는 알리 씨를 대신해 이웃이 내줬습니다.

[장선옥/양양군 양양읍 : "저라면 할 수 없는 일이고 만약에 제 아이들이 그 광경 속에서 뛰어든다 그러면 저는 가라고 못하고 말렸을 거예요."]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한국에 불법 체류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이제 정든 곳을 떠나야 합니다. 

주변에서는 그의 몸이 회복될 때까지만이라도 한국에 머무를 방법은 없느냐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보람입니다.
  • 상처만 남은 ‘이주노동자의 코리안드림’
    • 입력 2020-04-18 01:26:30
    • 수정2020-04-18 01:45:55
    뉴스9(강릉)
[앵커]

지난달 중순쯤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양양의 한 다가구주택 화재 현장에서 불법체류하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이웃을 구하려다 다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든 이주노동자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창문 밖으로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소방대원이 연신 물을 뿌리며 진화작업을 벌입니다.

지난달 23일 밤, 양양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불이나 5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이웃 주민 2명이 다쳤습니다.

자칫 더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이곳에 살고 있던 주민 4명이 긴급히 대피하면서 더 이상의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불길이 3층으로 번질 무렵, 누군가 일일이 문을 두드리며 불이 났다고 알린 덕분입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2층 불난 집 문을 두드리셨고 문이 열리지 않으니깐 2층에 계시는 (다른)분들 문 두드려서 대피시키고..."]

문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자 이 남성은 이웃을 구하려고 건물 밖 가스 배관을 타고 불이 난 원룸으로 진입을 시도하다 팔과 등에 2도 화상까지 입었습니다.

거센 불길 속으로 뛰어든 남성은 카자흐스탄 출신의 노동자, 28살 알리 씨였습니다.

[알리/카자흐스탄 이주노동자 : "사람들을 살리고 싶었어요. 그냥 아무것도 안 하면 거기서 연기 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 같아서..."]

지금까지 나온 치료비만 7백만 원, 사고 이후 일을 못 해 생활비도 없는 알리 씨를 대신해 이웃이 내줬습니다.

[장선옥/양양군 양양읍 : "저라면 할 수 없는 일이고 만약에 제 아이들이 그 광경 속에서 뛰어든다 그러면 저는 가라고 못하고 말렸을 거예요."]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한국에 불법 체류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이제 정든 곳을 떠나야 합니다. 

주변에서는 그의 몸이 회복될 때까지만이라도 한국에 머무를 방법은 없느냐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보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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