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붕괴’ 시작…무너진 ‘대한민국 관문’ 영종도

입력 2020.04.21 (06:31) 수정 2020.04.2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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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 타격 심각하죠.

인천공항 근무자 1/3이 무급휴직이나 희망퇴직 같은 고용위기를 겪고 있는데요.

활기를 잃은 '대한민국 관문' 영종도, 변진석 기자가 현장을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인천공항에서 수하물을 나르던 김정남 씨.

얼마 전 회사로부터 내용 증명 한 통을 받았습니다.

정리해고 통보였습니다.

["물품을 정리하라는 얘기도 있고요."]

[김정남/인천공항 수하물 노동자 : "예, 패스(출입증) 반납. 저희는 패스가 있어야 들어가니까 패스 반납하면 끝이거든요."]

그나마 유급휴직으로 버텼는데, 해고 통보에 결국 노동청을 찾았습니다.

[김정남 : "청장님한테 한시적(으로) 해고를 막아달라고 요청하러 왔습니다."]

한 시간 넘게 이어진 면담, 표정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면담 결과에) 기대가 많이 되세요. 어떠세요?)지금 입장이 물에 빠져서 지푸라기라도 하나 건져야 하는 심정이기 때문에..."]

김 씨가 일하던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희망퇴직과 유급휴직으로 사람을 줄이다, 결국 8명에게 해고를 통보한 겁니다.

[김정남 : "집에서도 그냥 일손 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지금 생계도, 2~3개월 더 가면은 이루 말할 수도 없죠. 앞이 캄캄한…."]

코로나19는 대한민국의 관문인 공항부터 생채기를 냈습니다.

인천공항 관련 노동자 7만 6천여 명인데요.

이중 1/3, 2만 5천 명이 휴직 중이거나 희망퇴직을 했습니다.

대형 항공사들은 무급휴가와 휴직을, 이스타 항공은 350명 구조조정을 발표했습니다.

일자리는 더 약한 곳부터 무너졌습니다.

지상조업사, 하청업체 노동자 절반은 일을 못 하고 있고 면세점, 식료품점 직원도 30%가 휴직 상탭니다.

정부 대책에서도 소외된 하청 노동자들, 무급휴직을 하느니 차라리 사직을 선택합니다.

[조상훈/한국공항노동조합 위원장 :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권고사직을 해서 실업급여를 받는 것이 우리에게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고용지원금도 무용지물, 자기 부담 때문에 포기하는 업체들도 많습니다.

[이상욱/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 : "(고용유지지원금을) 사업주만 신청하는 것이 아니고 노동자들도 신청할 수 있게 정부가 제도 개선을 해야 된다."]

공항, 호텔, 식당 할 것 없이 영종도는 이미 활기를 잃은 지 오래.

고용위기지역 지정 논의는 아직도 제자립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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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 붕괴’ 시작…무너진 ‘대한민국 관문’ 영종도
    • 입력 2020-04-21 06:33:08
    • 수정2020-04-21 08: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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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 타격 심각하죠. 인천공항 근무자 1/3이 무급휴직이나 희망퇴직 같은 고용위기를 겪고 있는데요. 활기를 잃은 '대한민국 관문' 영종도, 변진석 기자가 현장을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인천공항에서 수하물을 나르던 김정남 씨. 얼마 전 회사로부터 내용 증명 한 통을 받았습니다. 정리해고 통보였습니다. ["물품을 정리하라는 얘기도 있고요."] [김정남/인천공항 수하물 노동자 : "예, 패스(출입증) 반납. 저희는 패스가 있어야 들어가니까 패스 반납하면 끝이거든요."] 그나마 유급휴직으로 버텼는데, 해고 통보에 결국 노동청을 찾았습니다. [김정남 : "청장님한테 한시적(으로) 해고를 막아달라고 요청하러 왔습니다."] 한 시간 넘게 이어진 면담, 표정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면담 결과에) 기대가 많이 되세요. 어떠세요?)지금 입장이 물에 빠져서 지푸라기라도 하나 건져야 하는 심정이기 때문에..."] 김 씨가 일하던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희망퇴직과 유급휴직으로 사람을 줄이다, 결국 8명에게 해고를 통보한 겁니다. [김정남 : "집에서도 그냥 일손 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지금 생계도, 2~3개월 더 가면은 이루 말할 수도 없죠. 앞이 캄캄한…."] 코로나19는 대한민국의 관문인 공항부터 생채기를 냈습니다. 인천공항 관련 노동자 7만 6천여 명인데요. 이중 1/3, 2만 5천 명이 휴직 중이거나 희망퇴직을 했습니다. 대형 항공사들은 무급휴가와 휴직을, 이스타 항공은 350명 구조조정을 발표했습니다. 일자리는 더 약한 곳부터 무너졌습니다. 지상조업사, 하청업체 노동자 절반은 일을 못 하고 있고 면세점, 식료품점 직원도 30%가 휴직 상탭니다. 정부 대책에서도 소외된 하청 노동자들, 무급휴직을 하느니 차라리 사직을 선택합니다. [조상훈/한국공항노동조합 위원장 :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권고사직을 해서 실업급여를 받는 것이 우리에게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고용지원금도 무용지물, 자기 부담 때문에 포기하는 업체들도 많습니다. [이상욱/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 : "(고용유지지원금을) 사업주만 신청하는 것이 아니고 노동자들도 신청할 수 있게 정부가 제도 개선을 해야 된다."] 공항, 호텔, 식당 할 것 없이 영종도는 이미 활기를 잃은 지 오래. 고용위기지역 지정 논의는 아직도 제자립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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