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 대납 ‘카드깡’ 사기…10년 동안 되풀이

입력 2020.04.22 (09:02) 수정 2020.04.2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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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용카드를 빌려주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빚만 떠안기는 '카드깡' 사기, 전해드렸죠.

이런 일은 10년 전부터 있었다고 하는데요.

법망을 피해가며, 어떻게 가능했는지,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방세징수법에는 제3자가 납부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대납을 허용한 건데, 낸 징수금은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이른바 지방세 대납 카드깡 사기는 지방세를 신용카드로 받기 시작한 지난 2천10년을 전후해 처음 등장했습니다. 

돈을 벌어주겠다며, 남의 신용카드를 빌려, 법무사가 현금으로 받아놓은 누군가의 지방세를 결제한 뒤, 챙긴 돈으로 처음엔 돌려막기를 하며 카드 주인을 안심시키다 어느 순간 한도를 채우면 잠적하는 수법입니다. 

지방세를 낼 때, 일시적으로 늘려주는 '한도 증액'까지 악용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신용카드 업체를 통해 카드 이용자의 이상거래를 파악해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음성변조 : "(이상거래 탐지시스템이) 완벽하게 사전적으로 거르면 좋겠으나 한계가 있어요. 세금 납부고, 납세자가 고지서에 찍히고 하다 보니까, 어떤 카드사는 이상을 탐지해서 확인하는데 어떤 회사는 놓친 데도 있고..."]

서울시는 지난 2014년부터 신용카드로 지방세를 낼 때 본인 여부를 살피고 있지만, 대부분 지자체는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습니다. 

[전라북도 관계자/음성변조 : "내 (세금을) 형이 낼 수도 있고, 아들이 낼 수도 있고, 타인이 또 납부가 가능해요. 전자납부 번호를 안다거나, 관공서 가서도 카드를 주면..."]

허술한 법과 제도의 틈새를 파고든 지방세 대납 사기. 

피해를 막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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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세 대납 ‘카드깡’ 사기…10년 동안 되풀이
    • 입력 2020-04-22 09:02:08
    • 수정2020-04-22 09:02:11
    뉴스광장(전주)
[앵커] 신용카드를 빌려주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빚만 떠안기는 '카드깡' 사기, 전해드렸죠. 이런 일은 10년 전부터 있었다고 하는데요. 법망을 피해가며, 어떻게 가능했는지,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방세징수법에는 제3자가 납부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대납을 허용한 건데, 낸 징수금은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이른바 지방세 대납 카드깡 사기는 지방세를 신용카드로 받기 시작한 지난 2천10년을 전후해 처음 등장했습니다.  돈을 벌어주겠다며, 남의 신용카드를 빌려, 법무사가 현금으로 받아놓은 누군가의 지방세를 결제한 뒤, 챙긴 돈으로 처음엔 돌려막기를 하며 카드 주인을 안심시키다 어느 순간 한도를 채우면 잠적하는 수법입니다.  지방세를 낼 때, 일시적으로 늘려주는 '한도 증액'까지 악용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신용카드 업체를 통해 카드 이용자의 이상거래를 파악해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음성변조 : "(이상거래 탐지시스템이) 완벽하게 사전적으로 거르면 좋겠으나 한계가 있어요. 세금 납부고, 납세자가 고지서에 찍히고 하다 보니까, 어떤 카드사는 이상을 탐지해서 확인하는데 어떤 회사는 놓친 데도 있고..."] 서울시는 지난 2014년부터 신용카드로 지방세를 낼 때 본인 여부를 살피고 있지만, 대부분 지자체는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습니다.  [전라북도 관계자/음성변조 : "내 (세금을) 형이 낼 수도 있고, 아들이 낼 수도 있고, 타인이 또 납부가 가능해요. 전자납부 번호를 안다거나, 관공서 가서도 카드를 주면..."] 허술한 법과 제도의 틈새를 파고든 지방세 대납 사기.  피해를 막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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