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숙식’ 루렌도 가족…인권위 “아동인권 최우선 보장해야”

입력 2020.04.22 (12:41) 수정 2020.04.22 (12:5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한 쪽에서 287일을 산 앙골라 출신 루렌도 씨 가족.

우여곡절 끝에 난민 신청은 할 수 있었는데요.

국가인권위원회가 난민신청 아동의 입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입국조차 막는 건 아동 인권을 침해한다는 게 이유입니다.

이호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난민 신청을 거부당해 공항에서 잠을 잔지 287일.

앙골라 출신 루렌도 씨 가족은 인권단체 등의 도움으로 지난해말 공항을 나와 이 곳 반지하에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자녀들은 지금도 정신과 상담을 받을 정도로 노숙 생활은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24시간 외부에 노출된 환경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탓입니다.

[바체테 보베트/루렌도 씨 부인 : "시리얼 매일 먹었고, 그 전에는 햄버거를 매일 먹었어요. 그래서 아이들 소화에 무리가 왔어요."]

한창 초등학교에 다니며 말과 글을 배워야 할 나이지만,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거나 제대로 된 교육을 받게할 수 없었습니다.

[바체테 보베트/루렌도 씨 부인 : "힘들어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는 게 슬펐어요. 아이들이 그렇게 고통받는 상황을 상상도 못했어요."]

루렌도 씨 가족은 아동 인권을 보호해 달라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아동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적 인권보장을 규정한 헌법과 유엔 아동권리협약 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난민신청이 명백히 남용적인 것이 아니면 기본적 처우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하고, 아동 인권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진/변호사/인권위 진정 대리인 : "공항에 또 다시 아동이 입국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위는 입국이 거부된 송환대상 아동을 위해 관련 법령 및 제도를 개선해 달라는 의견을 법무부 장관에게 전달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공항에서 숙식’ 루렌도 가족…인권위 “아동인권 최우선 보장해야”
    • 입력 2020-04-22 12:44:59
    • 수정2020-04-22 12:55:59
    뉴스 12
[앵커]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한 쪽에서 287일을 산 앙골라 출신 루렌도 씨 가족.

우여곡절 끝에 난민 신청은 할 수 있었는데요.

국가인권위원회가 난민신청 아동의 입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입국조차 막는 건 아동 인권을 침해한다는 게 이유입니다.

이호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난민 신청을 거부당해 공항에서 잠을 잔지 287일.

앙골라 출신 루렌도 씨 가족은 인권단체 등의 도움으로 지난해말 공항을 나와 이 곳 반지하에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자녀들은 지금도 정신과 상담을 받을 정도로 노숙 생활은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24시간 외부에 노출된 환경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탓입니다.

[바체테 보베트/루렌도 씨 부인 : "시리얼 매일 먹었고, 그 전에는 햄버거를 매일 먹었어요. 그래서 아이들 소화에 무리가 왔어요."]

한창 초등학교에 다니며 말과 글을 배워야 할 나이지만,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거나 제대로 된 교육을 받게할 수 없었습니다.

[바체테 보베트/루렌도 씨 부인 : "힘들어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는 게 슬펐어요. 아이들이 그렇게 고통받는 상황을 상상도 못했어요."]

루렌도 씨 가족은 아동 인권을 보호해 달라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아동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적 인권보장을 규정한 헌법과 유엔 아동권리협약 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난민신청이 명백히 남용적인 것이 아니면 기본적 처우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하고, 아동 인권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진/변호사/인권위 진정 대리인 : "공항에 또 다시 아동이 입국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위는 입국이 거부된 송환대상 아동을 위해 관련 법령 및 제도를 개선해 달라는 의견을 법무부 장관에게 전달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