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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행적 조사 막아라”…朴청와대 앞장서 특조위 방해
입력 2020.04.22 (17:56) 취재K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8개월여가 지난 2015년 1월, 사고 원인부터 구조 실패, 진상 규명 등 세월호와 관련된 모든 의혹들을 밝혀내기 위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출범합니다.

하지만 여당과 야당 추천으로 이뤄지는 위원 구성부터 난항을 겪어 2015년 8월쯤에야 위원 구성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공무원 파견과 예산 배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되던 세월호 특조위는, 결국 2016년 6월 제대로 된 조사도 하지 못한 채 사실상 강제 해산당했습니다.

특히 세월호 특조위가 어려움을 겪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을 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입니다.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막기 위해 청와대를 중심으로 각 부처는 강경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와 관련해 해양수산부는 2017년 특조위 조사를 방해하는 내용의 내부 문건을 발견했고, 검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과 윤학배 전 차관,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수석, 안종범 전 수석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원은 안 전 수석에게는 무죄, 나머지 4명에게는 징역 1년에서 2년까지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특조위 조사 방해에 가담한 다른 공무원들은 이렇다 할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늘(22일) 특조위의 후신인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특조위 조사 방해에 개입한 문건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참위가 조사한 내용에는 특조위의 조사를 막기 위해 당시 청와대를 중심으로 각 정부 부처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된 구체적 정황이 담겨있습니다.

"대통령 행적 조사 막아라"…청와대가 앞장서 특조위 조사 방해

2015년 10월 20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진상규명 소위원회는 '청와대의 참사 대응 업무 적정성 등에 관한 건'을 의결했습니다. 이른바 '박근혜 7시간'이라 불리는 대통령의 참사 당일 행적을 조사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내용이 해수부를 통해 전달되자 청와대는 즉각 대응에 나섭니다. 이병기 전 청와대 실장은 2015년 10월 30일부터 11월 25일까지 8차례에 걸쳐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행적 조사를 막기 위한 지침을 내립니다.

"세월호 특조위에서 '사고 당일 VIP 행적'을 조사 안건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바,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있을 뿐 아니라 진상규명 소위에서의 논의 절차도 문제가 큰 만큼 해수부·특조위 부위원장·여당추천위원들 간 긴밀히 협의, 채택되지 않도록 대응할 것"
(2015.10.30. 수석비서관회의 中 )

"세월호 특조위가 세월호 대응 관련 VIP 당일 행적조사 관련해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도록 해수부를 중심으로 철저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
(2015.11.20. 수석비서관회의 中)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실 회의 결과 (2015.11.20.)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실 회의 결과 (2015.11.20.)

하지만 2015년 11월 23일 세월호 특조위는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배제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바로 그날 청와대는 특조위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실 회의 결과(2015.11.23.)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실 회의 결과(2015.11.23.)

위 내용을 보면 청와대는 해당 안건을 통과시킨 데 대해 '명백한 일탈, 월권행위인 만큼 해수부를 중심으로 강력히 대응조치 취할 것'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강경 대응을 예고한 대로 해수부는 특조위에 파견된 공무원을 통해 시시각각 내부 정보를 청와대에 보고하고, 청와대는 여당 추천 위원 등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특조위를 압박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막기 위해 청와대가 택한 가장 노골적이면서도 강력했던 대응은 특조위 공무원 임용과 파견을 방해하는 것이었습니다.

'VIP 조사' 통과될까…"공무원 임용·파견 중단하라"

세월호 특조위는 특조위원 구성이 마무리된 2015년 8월부터 진상규명국장 임용을 추진했습니다. 11월 19일 인사혁신처로부터 인사심사가 통과됐다고도 전달받았습니다. 하지만 진상규명국장은 끝내 임용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사참위는 정진철 당시 청와대 인사수석으로부터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정 전 수석은 "비서실장 및 세월호 담당 수석에게 요청받아 인사혁신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지시해 진상규명국장 임명을 보류한 것"이라고 말한 겁니다.

당시 결재가 진행 중이던 '정부위원회 위원장 임명 등 5인' 문서에서 세월호 특조위 진상규명국장만 빠졌고, 다시 결재가 진행됐습니다. 결재는 11월 20일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의 전결로 마무리됐고, 진상규명국장 자리는 특조위가 해산될 때까지 공석을 유지해야 했습니다.

또 사참위는 세월호 특조위 조사를 방해하기 위해 추가 공무원을 파견하지 않은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작성한 메모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작성한 메모

윤학배 당시 해양수산부 차관이 2015년 11월 19일 작성한 '대응 방안 메모'를 보면, '특조위 활동 기간, 예산 지원, 공무원 추가 파견 전면 재검토'라고 쓰여있습니다. 이 내용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에게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참위는 이에 대한 진술 역시 확보했습니다. 당시 인사혁신국장은 "청와대 지시로 세월호 특조위 진상규명국장 및 공무원 파견 보류가 된 것이 맞으며, 보류 사유는 특조위에서 청와대와 대통령을 조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행령상 세월호 특조위의 정원이 2015년 11월 기점으로 90명에서 120명으로 늘어야 하는데 11월 12일 기재부 소속 공무원 파견을 마지막으로 조사 활동 종료 시점까지 결국 단 한 명의 공무원도 추가 파견되지 않았습니다. 미파견된 공무원은 17~19명으로 추산됩니다.

사참위는 인사혁신처가 2015년 11월 20~23일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법무부 등 10개 부처 중 일부 부처에 특조위에 공무원을 파견하지 못하게 전파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며칠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된 진상규명국장 임용과 공무원 파견 방해는 특조위 해산 때까지 유지됐습니다. 특조위는 2015년 12월부터 해산된 2016년 6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공무원 파견을 촉구했지만, 청와대를 포함한 10개 부처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사참위 "이병기 靑 비서실장 등 19명 검찰 세월호특수단에 수사 의뢰"

사참위는 이러한 조사 내용을 검찰 세월호특수단에 수사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이병기 전 비서실장과 정진철 전 수석, 현기환 전 수석, 현정택 전 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 9명과 당시 인사혁신처장과 인사혁신국장 등 인사혁신처 관계자 8명, 당시 해양수산부 처장과 차관을 포함해 총 19명을 검찰 특수단에 수사 의뢰할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해당 사안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정부 부처 10곳(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교육부 ,법무부, 감사원, 보건복지부, 방송통신위원회, 인사혁신처, 행정안전부, 경찰청)에 대해서도 수사를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사참위는 이번 주 안에 수사 의뢰할 계획입니다. 확보한 증거 자료 256건과 관련자 진술도 모두 특수단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유가족에게 상처만 남긴 채 해산된 세월호 특조위, 명명백백히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지는 이제 특수단 수사 결과에 달려 있습니다.
  • “대통령 행적 조사 막아라”…朴청와대 앞장서 특조위 방해
    • 입력 2020-04-22 17:56:56
    취재K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8개월여가 지난 2015년 1월, 사고 원인부터 구조 실패, 진상 규명 등 세월호와 관련된 모든 의혹들을 밝혀내기 위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출범합니다.

하지만 여당과 야당 추천으로 이뤄지는 위원 구성부터 난항을 겪어 2015년 8월쯤에야 위원 구성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공무원 파견과 예산 배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되던 세월호 특조위는, 결국 2016년 6월 제대로 된 조사도 하지 못한 채 사실상 강제 해산당했습니다.

특히 세월호 특조위가 어려움을 겪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을 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입니다.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막기 위해 청와대를 중심으로 각 부처는 강경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와 관련해 해양수산부는 2017년 특조위 조사를 방해하는 내용의 내부 문건을 발견했고, 검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과 윤학배 전 차관,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수석, 안종범 전 수석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원은 안 전 수석에게는 무죄, 나머지 4명에게는 징역 1년에서 2년까지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특조위 조사 방해에 가담한 다른 공무원들은 이렇다 할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늘(22일) 특조위의 후신인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특조위 조사 방해에 개입한 문건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참위가 조사한 내용에는 특조위의 조사를 막기 위해 당시 청와대를 중심으로 각 정부 부처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된 구체적 정황이 담겨있습니다.

"대통령 행적 조사 막아라"…청와대가 앞장서 특조위 조사 방해

2015년 10월 20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진상규명 소위원회는 '청와대의 참사 대응 업무 적정성 등에 관한 건'을 의결했습니다. 이른바 '박근혜 7시간'이라 불리는 대통령의 참사 당일 행적을 조사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내용이 해수부를 통해 전달되자 청와대는 즉각 대응에 나섭니다. 이병기 전 청와대 실장은 2015년 10월 30일부터 11월 25일까지 8차례에 걸쳐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행적 조사를 막기 위한 지침을 내립니다.

"세월호 특조위에서 '사고 당일 VIP 행적'을 조사 안건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바,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있을 뿐 아니라 진상규명 소위에서의 논의 절차도 문제가 큰 만큼 해수부·특조위 부위원장·여당추천위원들 간 긴밀히 협의, 채택되지 않도록 대응할 것"
(2015.10.30. 수석비서관회의 中 )

"세월호 특조위가 세월호 대응 관련 VIP 당일 행적조사 관련해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도록 해수부를 중심으로 철저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
(2015.11.20. 수석비서관회의 中)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실 회의 결과 (2015.11.20.)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실 회의 결과 (2015.11.20.)

하지만 2015년 11월 23일 세월호 특조위는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배제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바로 그날 청와대는 특조위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실 회의 결과(2015.11.23.)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실 회의 결과(2015.11.23.)

위 내용을 보면 청와대는 해당 안건을 통과시킨 데 대해 '명백한 일탈, 월권행위인 만큼 해수부를 중심으로 강력히 대응조치 취할 것'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강경 대응을 예고한 대로 해수부는 특조위에 파견된 공무원을 통해 시시각각 내부 정보를 청와대에 보고하고, 청와대는 여당 추천 위원 등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특조위를 압박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막기 위해 청와대가 택한 가장 노골적이면서도 강력했던 대응은 특조위 공무원 임용과 파견을 방해하는 것이었습니다.

'VIP 조사' 통과될까…"공무원 임용·파견 중단하라"

세월호 특조위는 특조위원 구성이 마무리된 2015년 8월부터 진상규명국장 임용을 추진했습니다. 11월 19일 인사혁신처로부터 인사심사가 통과됐다고도 전달받았습니다. 하지만 진상규명국장은 끝내 임용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사참위는 정진철 당시 청와대 인사수석으로부터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정 전 수석은 "비서실장 및 세월호 담당 수석에게 요청받아 인사혁신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지시해 진상규명국장 임명을 보류한 것"이라고 말한 겁니다.

당시 결재가 진행 중이던 '정부위원회 위원장 임명 등 5인' 문서에서 세월호 특조위 진상규명국장만 빠졌고, 다시 결재가 진행됐습니다. 결재는 11월 20일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의 전결로 마무리됐고, 진상규명국장 자리는 특조위가 해산될 때까지 공석을 유지해야 했습니다.

또 사참위는 세월호 특조위 조사를 방해하기 위해 추가 공무원을 파견하지 않은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작성한 메모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작성한 메모

윤학배 당시 해양수산부 차관이 2015년 11월 19일 작성한 '대응 방안 메모'를 보면, '특조위 활동 기간, 예산 지원, 공무원 추가 파견 전면 재검토'라고 쓰여있습니다. 이 내용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에게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참위는 이에 대한 진술 역시 확보했습니다. 당시 인사혁신국장은 "청와대 지시로 세월호 특조위 진상규명국장 및 공무원 파견 보류가 된 것이 맞으며, 보류 사유는 특조위에서 청와대와 대통령을 조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행령상 세월호 특조위의 정원이 2015년 11월 기점으로 90명에서 120명으로 늘어야 하는데 11월 12일 기재부 소속 공무원 파견을 마지막으로 조사 활동 종료 시점까지 결국 단 한 명의 공무원도 추가 파견되지 않았습니다. 미파견된 공무원은 17~19명으로 추산됩니다.

사참위는 인사혁신처가 2015년 11월 20~23일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법무부 등 10개 부처 중 일부 부처에 특조위에 공무원을 파견하지 못하게 전파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며칠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된 진상규명국장 임용과 공무원 파견 방해는 특조위 해산 때까지 유지됐습니다. 특조위는 2015년 12월부터 해산된 2016년 6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공무원 파견을 촉구했지만, 청와대를 포함한 10개 부처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사참위 "이병기 靑 비서실장 등 19명 검찰 세월호특수단에 수사 의뢰"

사참위는 이러한 조사 내용을 검찰 세월호특수단에 수사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이병기 전 비서실장과 정진철 전 수석, 현기환 전 수석, 현정택 전 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 9명과 당시 인사혁신처장과 인사혁신국장 등 인사혁신처 관계자 8명, 당시 해양수산부 처장과 차관을 포함해 총 19명을 검찰 특수단에 수사 의뢰할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해당 사안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정부 부처 10곳(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교육부 ,법무부, 감사원, 보건복지부, 방송통신위원회, 인사혁신처, 행정안전부, 경찰청)에 대해서도 수사를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사참위는 이번 주 안에 수사 의뢰할 계획입니다. 확보한 증거 자료 256건과 관련자 진술도 모두 특수단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유가족에게 상처만 남긴 채 해산된 세월호 특조위, 명명백백히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지는 이제 특수단 수사 결과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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