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캥거루가 왜 거기서 나와?”…인간이 사라지자 동물이 찾아왔다

입력 2020.04.22 (18:32) 수정 2020.04.2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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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2일)은 50번째 맞는 '지구의 날'입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시기에 맞이하는 '지구의 날' 지구촌은 어떤 모습일까요?

■ 캥거루가 왜 거기서 나와?


지난 19일 아침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 도심에 캥거루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으로 인적이 끊긴 도심에 난데없이 캥거루가 등장한 것입니다.

도로를 용감하게 내달리던 캥거루는 자동차와 맞닥뜨리면서 잠시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는가 싶더니 이내 멀쩡한 모습으로 가던 길을 계속 껑충껑충 뛰어갑니다.

이 영상은 도로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장면입니다. 애들레이드 경찰은 이 영상과 함께 SNS에 "애들레이드 중심부를 깡총깡총 뛰어가는 회색 외투를 입은 용의자 한 명을 보안요원들이 추적했다"는 우스개를 올렸습니다.

호주에서도 초원에서나 볼법한 캥거루가 도심 한복판에 나타나 아침 조깅을 즐기는 사람처럼 시내 이곳저곳을 제집 마냥 활보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이채롭습니다.

■ 주택가 활보하는 야생 곰


지난 14일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산맥 자락의 몰베노에서 포착된 영상입니다. 어둠이 내려낮은 마을에 야생 곰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길을 갑니다. 혹여 사람을 마주칠까 하는 조금의 경계심도 없이 늘상 다니던 길을 가듯이 태연하게 걸음을 내딛습니다.

아마도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온 듯 합니다. 인기척이 감지됐다면 곰은 먹이를 찾아 대담하게 주택가 활보를 감행하는 대신 다른 곳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이탈리아 전국이 강도 높은 봉쇄령 속에 인적이 뚝 끊겨 누구도 자신을 위협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곰은 이미 알고 있는 듯 합니다. 봉쇄령을 어기면 최대 400만 원에 달하는 벌금이 곰한테는 축복이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 도심 점령한 야생동물들

[화면 출처 : EPA=연합뉴스, bbc.com 캡처][화면 출처 : EPA=연합뉴스, bbc.com 캡처]

어미 멧돼지가 새끼 두 마리와 함께 백주 대낮에 도로를 태연자약하게 건넙니다. 지난 11일 봉쇄령이 내려진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파의 거리에서 카메라에 잡힌 장면입니다. 사진을 보면 비틀스의 그 유명한 앨범 <애비 로드>의 표지를 멧돼지들이 따라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이 사진은 아르헨티나 마르델플라타의 한 항구에서 포착된 바다사자입니다. 이 녀석은 해변을 떠나 상점 앞 인도까지 진출했습니다. 봉쇄령 때문에 영업이 중단된 가게의 문이 다시 열리길 학수고대하는 사람처럼 목을 길게 빼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사진 출처 AP=연합뉴스][사진 출처 AP=연합뉴스]

이번에는 자칼이 지난 9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도심 한복판 공원에 등장했습니다.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한 저녁에 자칼 여러 마리가 무리지어 울부짖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산책하고 운동을 즐기던 공원이 코로나19로 봉쇄되자 야생의 자칼이 점령한 것입니다.

한때 이 땅의 주인이었던 그들이 아득한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 코로나19가 가져온 '공존'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푸른별 지구가 아름답게 반짝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아 공개한 아폴로17호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입니다.

이런 지구는 인간만이 살아가는 땅이 아닙니다. 무수한 동물과 식물, 생명들이 한데 어울려 공존하는 터전입니다. 인간이 잠시 쉼표를 찍고 물러나자 쏟아져 나온 생명들이 이런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그동안 이기적이었던 인류에게 코로나19가 죽비가 되고 있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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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4-22 18: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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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2일)은 50번째 맞는 '지구의 날'입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시기에 맞이하는 '지구의 날' 지구촌은 어떤 모습일까요?

■ 캥거루가 왜 거기서 나와?


지난 19일 아침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 도심에 캥거루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으로 인적이 끊긴 도심에 난데없이 캥거루가 등장한 것입니다.

도로를 용감하게 내달리던 캥거루는 자동차와 맞닥뜨리면서 잠시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는가 싶더니 이내 멀쩡한 모습으로 가던 길을 계속 껑충껑충 뛰어갑니다.

이 영상은 도로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장면입니다. 애들레이드 경찰은 이 영상과 함께 SNS에 "애들레이드 중심부를 깡총깡총 뛰어가는 회색 외투를 입은 용의자 한 명을 보안요원들이 추적했다"는 우스개를 올렸습니다.

호주에서도 초원에서나 볼법한 캥거루가 도심 한복판에 나타나 아침 조깅을 즐기는 사람처럼 시내 이곳저곳을 제집 마냥 활보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이채롭습니다.

■ 주택가 활보하는 야생 곰


지난 14일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산맥 자락의 몰베노에서 포착된 영상입니다. 어둠이 내려낮은 마을에 야생 곰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길을 갑니다. 혹여 사람을 마주칠까 하는 조금의 경계심도 없이 늘상 다니던 길을 가듯이 태연하게 걸음을 내딛습니다.

아마도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온 듯 합니다. 인기척이 감지됐다면 곰은 먹이를 찾아 대담하게 주택가 활보를 감행하는 대신 다른 곳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이탈리아 전국이 강도 높은 봉쇄령 속에 인적이 뚝 끊겨 누구도 자신을 위협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곰은 이미 알고 있는 듯 합니다. 봉쇄령을 어기면 최대 400만 원에 달하는 벌금이 곰한테는 축복이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 도심 점령한 야생동물들

[화면 출처 : EPA=연합뉴스, bbc.com 캡처]
어미 멧돼지가 새끼 두 마리와 함께 백주 대낮에 도로를 태연자약하게 건넙니다. 지난 11일 봉쇄령이 내려진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파의 거리에서 카메라에 잡힌 장면입니다. 사진을 보면 비틀스의 그 유명한 앨범 <애비 로드>의 표지를 멧돼지들이 따라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이 사진은 아르헨티나 마르델플라타의 한 항구에서 포착된 바다사자입니다. 이 녀석은 해변을 떠나 상점 앞 인도까지 진출했습니다. 봉쇄령 때문에 영업이 중단된 가게의 문이 다시 열리길 학수고대하는 사람처럼 목을 길게 빼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사진 출처 AP=연합뉴스]
이번에는 자칼이 지난 9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도심 한복판 공원에 등장했습니다.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한 저녁에 자칼 여러 마리가 무리지어 울부짖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산책하고 운동을 즐기던 공원이 코로나19로 봉쇄되자 야생의 자칼이 점령한 것입니다.

한때 이 땅의 주인이었던 그들이 아득한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 코로나19가 가져온 '공존'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푸른별 지구가 아름답게 반짝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아 공개한 아폴로17호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입니다.

이런 지구는 인간만이 살아가는 땅이 아닙니다. 무수한 동물과 식물, 생명들이 한데 어울려 공존하는 터전입니다. 인간이 잠시 쉼표를 찍고 물러나자 쏟아져 나온 생명들이 이런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그동안 이기적이었던 인류에게 코로나19가 죽비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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